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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하지만 저 캡처가 내용 거의 답니다. 변화 방향은 문재인 정부의 기조대로 일자리 늘리기와 출산할 수 있는 근로환경 조성에 집중했어요. 지금 언론에서 모든 사회경제 문제의 원인이 1.최저임금 상승에만 있는 것처럼 난리를 치고 있지만 다른 변화도 상당히 큰 거죠.

예를 들면 실업급여라든지 실업급여라든가 실업급여 말입니다...-_-

실업급여 일당이 최대 6만원에서 6만6천원으로 10퍼센트 상승한 건 실업을 권장한다거나 뭐 그런 건 아니겠고; 최저임금 상승폭 10.9퍼센트에 형평성을 맞춘 걸로 보입니다. 설마 저거 오른다고 옳다구나 회사 그만둘 사람이 있겠어요.

전 실업급여 수급자격자니까 2019년 첫 실업인정일이 마침 오프라인 출석일이라 해당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부푼; 마음으로 가서 해당 서류를 제출했더니 딱 단가 6만원으로 산정해서 알려주더군요. 혹시나 해서 문의했더니 하도 많이 들어서 지겹다는 표정으로; 단가 상승은 2019년에 수급자격을 인정받은 사람만 적용된다고=2018년에 수급자격 인정받은 저같은 사람은 해당사항이 없다고...아 네;;;

한데 2월부터 실업급여 구직활동 관련하여 제도 변경이 있었습니다.


어..근데 저는 공교롭게도 2월부터 5차 실업인정일이어서 결국 제도개선으로 인해 득을 본 게 없습니다. 다만 구직인정활동에 각종 특강(복지제도 해설이나 스트레스 관리법 등이 있어서 좀 쓸만합니다) 인정횟수가 최대 3회였는데 횟수제한이 풀려서 부담이 줄었네요. 각종 학원 수강이나 어학시험응시도 구직활동 일환으로 인정하는 범위가 넓어졌대서 좀 써먹어볼까 싶습니다.

그리고 7월부터는 실업급여 지급기간을 120~270일로 현재(90~240일)보다 30일 연장하고, 지급 수준도 평균임금의 50%에서 60%로 상향 조정한다고 하네요. 저는 만약 올해 실직했다면 수급기간이 7개월에서 8개월로 늘었겠지만....

...그 전에 먼저 죽었을지도 몰라요; 전 해당사항이 없지만 올해 실직하는 분들한테는 여러 모로 제도 개선이니 잘 챙기시길...아니 장기 실직자 수치가 천정을 뚫는 작금의 상황에선 엔간하면 제도권 안에 계시는 게 좋겠어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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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고의 노력 끝에 구직급여 수급자격을 인정받고 4주에 한번씩 지급받고 있는 중입니다. 나라 돈을 받아먹는 게 쉽지 않은지라 매번 최소 2회의 구직활동을 하고 이에 대한 증빙을 남기...는 것까진 성가시긴 해도 큰 문제는 없는데 역시나 신청서를 작성해서 전송하는 게 pc 베이스에서만 원활하게 가능해서 나야 그렇다치고 할배할매들은 괜찮나 아니 나야 지금은 잘 하지만 30년쯤 지나면 코딩 교육받고 자란 초딩들이 공무원돼서 직접 코딩을 해야 복지 신청이 가능한 거 아닌가 이런 쓸데없는 잡상이 듭니다.

구직급여 수급자격 신청서를 낼 때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게 ‘실업크레딧’이라고 있습니다. 이게 뭐냐면 국민연금은 인정소득의 9%중에서 근로자 4.5% 사업주 4.5% 즉 반반씩 납부하는데 실직해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 전액을 실직자가 부담해야 합니다. 고로 돈도 없는 실직자는 자신이 돈이 없음을 읍소하며 국민연금 가입기간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근데 이 기간이 늘어날 수록 미래의 잠재 극빈층도 많아질 수 있잖습니까. 해서 2016년부터 정부는 구직급여 수급대상 중 구직활동을 성실히 하고 있으며 본인이 희망하는 사람들에 한해서 국민연금의 75%을 지원해 줍니다(나머지 25%는 본인이 내죠)


내가 지금 실직해서 먹고 살 돈도 없는데 이게 무슨 개소리냐고 할 수 있는데...혹은 실직자들한테 왜 복지를 퍼 주냐고 할 수 있는데 사실은 그 중간 어드메에 있습니다. 국민연금보험료 계산의 베이스가 되는 인정소득은 실직 전 최종 3개월 평균소득의 절반으로 산정되는데, 최대 인정액이 70만원이거든요. 요즘처럼 최저임금이 오른 시점에선 걍 웬만하면 베이스는 월 70만원입니다.

국민연금보험료 총액=70만원*9%=63,000원
실직자 개인 부담=63,000원*25%=15,750원
국가 부담=63,000원*75%=47,250원

실직자는 월 15,750원 부담을 하면 국가로부터 47,250원 지원을 받아서 구직급여 수급기간동안(수급을 여러번 받을 경우 통산 평생 최대 1년까지) 국민연금 납입기간을 늘릴 수 있으니 그리 손해보는 입장은 아닙니다. 국가도 각 개인에게 지원해주는 금액 최대 한도를 낮춰서 부담을 줄인 구조죠.

뭐 이런저런 말이 있긴 하지만 전 국민연금 자체를 아주 불신하는 편이 아니라 같이 신청했습니다. 실업크레딧은 국민연금공단의 영역이라 고소득자 및 고액재산가는 별도 심사 과정에서 배제하는데 전 어느 영역에도 해당이 안 되는지 한 달간의 심사를 거쳐 인정 통지를 받았습니다.

아, 본인 부담분 납부는 계좌이체, 지로 등 여러 방식을 택할 수 있으나 전 요새 싸돌아다니느라 바빠서 구직급여계좌 자동이체를 신청시 체크해놨더니 구직급여 입금일에 자동 출금됩니다.

미미하나마 나랏돈을 추가로 타먹는 기분은 나쁘지 않네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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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사무직 16년차에서 멈춘 백수

1.인트라넷 혹은 사외 메일로 업무 파일을 받아서 본인 해당 부분을 수정해서 바로 회신하는 경우가 많다. 메일을 열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해당 파일을 내 pc의 관련 폴더에 저장하는 일이다.
 파일을 메일에서 바로 열면 "temp"폴더로 가며, 내 수정 사항이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회신하는 실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파일은 먼저 적당한 이름으로 저장한 후, 수정 사항 반영 등의 적당한 파일 제목으로 다른 이름으로 저장한 다음, 업무를 시작해라
.
2.내 업무를 하고, 관련자가 여기에 작업을 덧붙이고, 상사가 여기에 또 수정하면 버전이 엄청나게 많아진다. 이거 어떻게 하나?
가능하면 수정사항은 버전별로 다 저장해라. 상사란 변덕스런 생물이라 "아니, 그때 그 거, 그걸로 다시 바꿔"라고 한 다음, 그게 없다고 하면 "왜? 왜 그렇게 일 처리를 해?"라고 화를 내는 생물이다. 내가, 동료가 그런 버전의 보고서를 만들었다면 그때 합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이야기며, 나중에 쓸 일이 있다는 얘기다. 다만, 파일이 너무 많아지면 곤란하므로

 버전은 8.1 식의 넘버링을 확실하게 하고(큰 업그레이드는 1.0, 작은 수정은 1.1 이런 식으로)
 가급적 파일 이름에 수정 주체(_팀장님 수정, _기획부 의견 반영 등)를 반영하고,
 수정 주체 또는 목적별로 버전 폴더를 따로 관리하고, 최종조는 꼭 별도로 관리해라(본인은 최종조 파일 이름에 별을 붙인다)
 너무 버전이 많고 변경 사항을 관리해야 하는 경우에는 로그 파일을 관리해도 좋다(필요한 경우에만, 귀찮다)

3.상사란 변덕스럽고 성격 급한 생물이라 자신이 궁금한 점이 해답이 바로바로 나오지 않으면 화를 낸다.
현재 핫한 이슈의 FAQ 하드카피를 출력해서 상시 구비해 두는 것도 방법이며(아뇨 여기 보시면 있잖아요 이 새끼야 용도)
파일의 경우 윈도우 작업표시줄->해당 프로그램(엑셀, 워드 등)->최근 파일을 한번 클릭하면 핀이 보인다. 그 핀을 누르면, 해당 파일이 윗 위치로 고정된다. 폴더로 파일 위치를 찾지 않아도 바로 열린다는 얘기다. 전화로 내용 문의할 때 10초는 세이브할 수 있다.
우리 성질 급한 임원양반이 그거 말이야 그거...하고 나한테 바로 전화했을 때, 핀 처리 되어 있는 파일 바로 띄워서 해당 내용 외우고 있는 것처럼 상세 내용 줄줄 이야기했더니 애 일 잘한다고 뒤에서 칭찬했다고 한다(그럼 월급을 더 주등가)

4.내 일이 아니라도, 옆 팀, 관련 부서의 누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알고 있는 것은 중요하다. 가끔 외부/내부 고객이 뭘 물어보려고, 뭘 해결해달라고 전화를 한다. 그런데 이 일은 내 일이 아니라고 하고 끊는다. 맞는 얘기다. 그리고 더 해줄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미 분노가 올라온 고객은 일이 잘 풀리지 않는 분노를 나한테 화풀이할 가능성이 있다. 누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안 상태에서는 "그 일은 ""부의 ""대리가 하고 있습니다. 지금 전화 돌려드리겠습니다. 끊기면 내선번호 ****로 전화하세요"하면 내 방어는 완벽하다.

5.참조 이즈 베리 임폴턴트(feat 김생민의 영수증)
메일의 참조 기능을 적극 활용하자. 뭔가 관련이 있고, 공유해야 하나 관심을 안 두려고 하는 동료에게 끊임없이 '아뇨 이건 니가 알아야 되는 일이거든요 이 새끼야' 할 수 있는 기본적인 방법은, 업무 메일에서 참조로 넣는 방법이다.
때로는 참조 목록에 들어가는 것도 부담스럽다는 개복치 동료가 있다. 사내 메일 시스템에는 '숨은 참조' 기능이 그래서 개발됐나 보다.

더 쓰려고 했는데 당시 상사 양반이 자리에 돌아와서 중단되었던 글입니다. 후... 잘 계시죠... 아니 어쩌든 상관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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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hebillfold.com/a-story-of-a-fuck-off-fund-648401263659#.qyrs6vfn3

몇년전에 오다가다 링크된 쌀국 칼럼을 보게 되었어요. 너무 감명깊어서 영어 비전공자이지만 발번역을 했었읍니다. 솔직히 20대~30대들한테 노후 얘기해봤자 너무 먼 얘기고, "어차피 그때 국민연금은 다 없어질 건데" "그냥 죽을래"란 반응도 봐서.
너무 길어서 못읽겠다, 뭐 번역이 이러냐...하는 분들을 위해 한 마디로 줄이자면,
"회사가, 애인이, 가족이, ㅈ같이 굴 때 박차고 나올 자유를 얻기 위해서 돈은 꼭 필요하다"
(사족이지만, 쉽게 직장 그만두고, 애인하고 끝내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ㅈ같아서 스트레스로 병 났지만, 먹고 살기 힘드니 계속 다닌다. 이런 얘기 많잖습니까.
부작용은..저처럼 됩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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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대학을 졸업한 성숙한 여성이다. 티나 페이(당당한 독설 개그로 유명한 미국의 여성 코미디언)는 당신의 히어로이며 비욘세 노래는 당신에게 복음과 같다.

당신은 자신을 어떻게 케어할지 잘 안다. 당신은 자신을 어떻게 지킬지 잘 안다. 만약 어떤 남자가 당신을 친다면, 당신은 그 남자의 눈이 돌아가도록 팰 것이다. 당신은 "매드 맨"(회사 배경으로 한 유명 미드)을 봤고, 만약 누가 당신에게 회사에서 성희롱을 하면, 그에게 "꺼져버려"라고 하면서 면전에 커피를 부어버리고, 양손으로 뻑큐를 날리면서 문으로 걸어 나갈 거다.

당신은 이제 첫번째 인턴 자리를 구했다. 그리고 첫번째 신용카드를 받았다. 노드스트롬(미국의 유명 백화점)으로 가서 자축하면서 멋진 검은 가죽 스커트와 그에 어울리는 하이힐을 산다. 당신의 차는? 그건 대학생한테나 어울리는 차잖아. 리스를 해서 낡은 시빅(준중형 차)에서 최신형 어코드(중형차, 소나타급)로 바꿨다.

당신은 처음으로 갚아야 할 학자금 대출 청구서를 받고, 그 금액을 확인한다.

당신의 삶은 "젊은 프로"가 써 있는 사진같이 멋있다. 당신과 당신의 직장 동료는 사무실 건너편에 있는 바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곳의 칵테일은 꽤나 비싸다.

대학시절 남자친구는 꽤 진지한 상태이다. 당신은 그의 집으로 이사해서 당신이 처음으로 장만한 커피 테이블을 늘어놓는다. 이케아에서 지른 금액은 당신의 새 카드 청구서 청구액의 반이나 된다.

당신은 인턴을 끝내고 취직했다. 당신은 카드를최소결제방식으로 바꾸고 이틀치 식료품과 주유를 하느라 카드한도를 꽉 채웠다.

당신의 은행 앱은 업그레이드되어 당신의 잔고를 보여준다. 반짝거리는 노드스트롬 백화점 카드는 정말 위급할 때만 쓸 수 있고, 당신은 7천달러의 빚이 있다.

당신의 남자친구는 월세를 잠깐 내달라고 한다. 당신은 몇달 후에 정직원이 될 거지만, 빚이 많다. 당신의 첫 월급은 꽉 막혀 있는 폐에 숨통을 터주는 공기 한 줄기와 같다.

당신의 멋진 새 상사는 그의 사무실로 당신을 불러서 애들 사진을 보여준다. 그는 자기 아들에 대해서 농담을 하고, 당신은 웃는다. 그는 당신의 팔에 자기 손을 올리고 잠깐 꽉 쥔다. 당신의 미소는 사라진다.

당신은 반반 내기로 한 공과금을 늦게 내서 50불의 연체료를 내게 됐다. 당신의 남자친구는 왜 그렇게 멍청하냐고 한다. "나는 바보가 아냐"라고 당신은 말한다. 당신은 바보가 아니지만, 다신 통장의 잔고 관리는 못 하고 있다.

당신은 직장 내에서 인맥 관리도 해야 하고, 칠면조 샌드위치 먹기도 지겨우니까 PF창(미국의 유명 레스토랑 체인)에 가자고 하는 새 직장 동료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러면 누가 더 낼까? 당신은 남들이 당신을 "유능하고 멋진 젊은 여성"으로 봐 주게 하고 싶어서 당신 월급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홀터 드레스를 산다. 당신의 상사는 그 드레스를 입으니 멋져 보인다고 하면서 빙글빙글 돌아보라고 한다. 분위기를 맞춰줘야 하니까, 시킨 대로 한다.

당신의 남자친구는 당신이 그 드레스에 얼마 줬냐고 말하고, 그거 입으니 통통해 보인다고 한다. 당신은 욕실에 가서 문을 잠그고, 남자친구는 문을 두드리지만 당신을 그가 좀 상처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가 잠든 후, 당신은 크레이그리스트(음...중고나라와 직방 합쳐놓은 거 같은 미국의 사이트)를 검색해서 방을 알아보지만, 월세가 엄청 오른 걸 확인하고는 인터넷 검색 기록을 지우고 잠이 든다.

몇주 지나서, 당신의 상사는 사무실에 당신을 불렀고 단 둘만 있다. 당신 뒤로 걸어가서는, 너무 바싹 붙어 서 있다. 그의 숨소리는 당신의 목을 간지럽힌다. 그의 손은 당신의 치마를 올린다. 당신은 움찔한다. 그는 "미안. 난 말이지..."라고 말한다.

딩신은 당신이 해야 할 일을 안다.다만 당신은 그걸 안 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당신은 그에게 "꺼져"라고 말하지 못했다. 당신은 은행에 159불밖에 없고, 차 리스료도 내야 하고, 카드 대금은 한도를 꽉 채웠고, 당신의 아빠한테 대출을 한번 더 갚아달라고 하기 전에 죽어버릴 거다. 모든 결론은 하나로 귀결된다. "난 이 직업이 필요해"

"괜찮아"라고 내면의 목소리가 말한다. "그냥 잊어버려" 당신은 상사 사무실을 나오고, 사무실의 절반쯤 되는 여자 동료들에게 물어본 후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당신과 같은 비밀을 갖고 있는지 알게 된다.

아파트에서, 당신의 절친한 남사친이 전화한다. 당신이 전화를 끊은 후, 당신의 남자친구가 당신이 남사친과 통화하면서 얼마나 웃어제끼며 꼬리쳤는지 그와 섹스라도 할 기세였다고 말한다. 당신은 그런 게 아니라고 한다. 당신은 자리를 떠나려고 하지만, 그는 당신을 막아선다. 당신은 그를 지나쳐 가려고 하지만, 그는 당신의 손목을 잡고 눈을 바라보지만 당신은 그를 똑바로 바라보지 못한다. 그는 당신을 세게 밀쳐서 당신은 커피 테이블 위로 세게 넘어진다.

그는 울면서 미안해하는 것 같아서, 당신은 그날 밤은 남자친구 집에서 같은 침대를 쓴다. 당신은 어둠을 빤히 바라보며 남자친구 집을 나갈 돈을 모으려면 얼마나 걸릴지 계산해 본다. 그는 미안하다고 말했고, 그건 사고였고, 이번 딱 한번뿐이었잖아 라고 당신 자신을 납득시키는 게 당신 빚이나 돈을 생각하면 더 현실적일 수도 있다. 다음번엔 당신은 남자친구와 같이 외출할 거고, 그의 팔은 당신의 어깨를 감쌀 거다. 그리고 당신은 다른 여자들을 볼 때 그들의 긴 소매 밑의 손가락만한 크기의 멍을 상상할 거다.(그들도 데이트폭력의 희생자면서 참고 살 수 있다는 얘기)

자, 이 이야기가 역겨우면 앞으로 돌아가서, 당신의 이야기를 다시 써 보자.

만약에 어떤 남자가 당신을 때린다면, 누가 당신을 성희롱한다면, 당신은 "꺼져버려"라고 말하기 위해서 "좆까라 펀드"를 적립해놔야 된다.

당신이 가난뱅이 대학생처럼 산다고 생각해보자. 몇십년 연식이 되고 앞이 망가진 시빅을 몰고 다니고, 벼룩시장에서 산 옷을 입고. 당신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하지만, 토요일에 웨이트레스 일을 한다. 당신은 개러지 세일(개인 벼룩시장)에서 커피 테이블을 산다. 힘들 거다. 당신의 학자금 대출이 짜증나지만, 당신은 여자친구들과 타코 트럭에서 산 음식으로 홈파티를 한다.

당신은 "좆까라 펀드"를 천불, 2천불, 3천불 모으고 6개월을 아무 도움없이 살 생활비를 모았다. 당신의 상사가 당신보고 "멋지네, 한바퀴 돌아봐"하면 "당신이 제 전문가로서의 도움을 필요하지 않다면 제 자리로 돌아가도 될까요?"라고 말할 수 있다. 당신의 남자친구가 당신보고 멍청하다고 한다면 "다시 나보고 멍청하다고 했다간 나가버릴 거야. 그리고 나가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아"라고 말할 수 있다.

당신의 상사가 당신을 만지려고 든다면 "꺼져, 찌질아"라고 말할 수 있다. 당신은 쌍뻑큐를 날리며 문을 걸어나갈 거다. 시스템이 당신을 보호해주든 아니든, 당신은 당신을 혼자 돌볼 수 있다.

당신의 남자친구가 문을 막아서고, 손목을 잡는 행위가 위험해 보이면 당신은 그날밤 "좆까, 미친 놈아"라는 포스트잇을 남기고 떠날 수 있다. 당신은 멋진 호텔에서 룸서비스 샴페인을 마시면서 아파트를 알아보고 틴더(데이팅 앱)을 클릭한다.

"좆까라 펀드"가 든든하게 받쳐주고 당신이 더 멋진 새 직장을 구하면, 그때 더 멋진 까만 가죽 스커트를 사고, 멋진 컨버터블 차로 바꾸고, 절친하고 다음 여름에 태국으로 여행을 떠나라.

이게 훨씬 나은 얘기다.
그리고 아무도 당신에게 얘기해주지 않았던 얘기다.
도움이 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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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이 여자가 별별 후기를 다 찌는구나 싶겠지만 저는 지금 '나의 신경정신과 병동 입원기'를 시리즈로 연재하고 싶어서 손톱이 드릉드릉하고 있습니다 ㅋㅋㅋ 원래 블로거란 다 관종이에요.

여러분들은 돈을 빌려주고 떼이고 받아낸 적이 있으십니까? 전 직장인이 된 이후 1년에 몇번씩은 저한테 돈 빌려달라는 얘길 심심찮게 들어 왔습니다. 일단 그 직장이 평균 연봉이 공개될 때마다 네이버 뉴스로 때려대는 곳이기도 했고(...사실 뭐 탑티어 사기업에 비하면 별로 잘 받는 것도 아니긴 했는데;;; 그러나 공노비가 그렇듯이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살아야죠;) 남편도 없고 애도 없으니 특별히 돈 들어가는 곳도 없어서 즤들한테 줄 돈도 분명 꿍쳐두고 있을 거라는 오해도 사기도 했고(저는 술 마시고 미식 탐방하고 옷 사고 여행가고 덕질하느라 용처가 충분하고도 남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없고 애가 없으면 내 돈 나한테 쓰고 살아야지 왜 늬들한테;) 제 인상이...참 애매한 게요;;; 뭔가 냉랭해 보이기도 하고 착해 보이기도 하고 왔다리갔다리 해서 아 쟤가 씨알도 안 먹히게 보이는데 알고보니 거절을 잘 못하는 호구구나 하는 매니아들이 좀 몰려드는 타입이기도 했습니다(사실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저도 잘 모르겠음요). 결정적인 건요...

돈 빌려달라는 사람은 당신에게만 그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ㅋㅋㅋ 그들은 마음속에 지인 리스트를 풀로 만들어 놓고, '나한테 빌려줄 만한 돈이 있을 것 같은 사람' '심약해서 땡빚을 내서라도 빌려줄 사람'을 추려낸 다음 그 사람들한테 ㄱ에서 ㅎ 순이든 키 순이든 와꾸 순이든 브라 컵 순이든...아 헛소리다; 암튼 나래비 세워서 전화를 돌리고 있고 당신은 그 사람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당신이 안 빌려주면 큰일 날 것처럼 얘기하겠지만, 그건 아니에요. 다음 순번한테 전화를 할 겁니다.

저는 돈 빌려달라면 대체로 거절합니다. 그거 일일히 들어주면 제 통장 거덜나요. 대체로 핑계는 집에 돈이 묶여있다거나(서울에 집이 있을 때는 꽤 괜찮은 사유였습니다) 투자상품에 돈이 묶여있다거나(그러나 투자상품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꼭 있어서 안 먹히는 경우도;) 그랬죠. 그런데 일부에겐 빌려줍니다. 대체로...

-상환 능력이 매우 충분하고 금전 윤리도 있으나 매수와 매도 중에 잠깐 유동성이 모자라서 요청해온 경우(아부지와 그 후계자;가 대표적인 각각 사례였습니다)

-소액이라 날려도 큰 문제는 없는 경우(제게 소액의 기준은 n십만원입니다)

-진짜 호구질했던 경우(사랑이 죄죠 쯧)

근데 이 세 가지 카테고리에 포함되지 않는 상태에서 n백만원을 빌려주고 2년간 돌려받느라 전전긍긍한 사례가 있습니다. 인생의 수치죠. 근데 그 때 좀 감안은 해주셔야 되는 게...마침 대학원을 마치고, 절대 가고 싶지 않았던 곳으로 원격지 발령이 내정되어 있어 멘탈이 상당히 좋지 않던 시절이었습니다. 당시 빌려달라고 한 사람은 대중문화 취미 업계에서 만난 사람이고 상당히 돈독한 사이였습니다. 만난지는 당시 기준으로 15년은 됐었어요. 저는 컨텐츠를 소비하는 사람이고 그 사람은 회사원은 부업이다시피 했고, 본인 스스로의 정체성은 컨텐츠를 만드는 사람이었습니다. 문제는 이 컨텐츠라는 게 굉장히 매니악한 시장을 대상으로 돈이 꽤 되는 수익원이긴 했는데, 그만큼이나 돈이 많이 듭니다. 그리고 이 사람은 필요 이상으로 그 컨텐츠 생산을 위해 돈을 많이 쓰는 사람이었죠. 굳이 전세계를 퍼스트 클래스를 타고 다닐 필요는 없었는데 말이죠. 그러다 현금 유출입에 mis-match가 생기고(나중에 들어보니 회사 공금에 손을 댔다는 소리를;;;) 해서 여기저기 연락하다 저한테까지 온 거죠. 전 처음엔 거절했습니다. 그런데 워낙 간절하게 읍소하고 당시 멘탈도 별로였고 해서 빌려줬습니다. 물론 아주 멘탈이 나간 건 아니라서 온라인에서 차용증 양식을 다운받아서 모든 양식을 자세하게 작성하고 각자 자필서명에 인감까지 받았구요, 계좌이체로 증거까지 남겼습니다. 여기서 한 번이라도 이자를 주고받는 게 증거력이 올라갈 수도 있는데요...그게 그렇게 쉽진 않죠;

차용증상 만기는 2개월이고 양해를 구한 기간은 3개월이었는데, 본인이 양해를 구하는 텀도 점점 길어지고 읍소도 뭔가 성의없어집니다. 여기서 재밌는 건, 세상에는 '빌려주는' 그룹과 '빌리는' 그룹이 따로 있으며, 그 둘 사이에 교집합은 생각보다 매우 미미하다는 겁니다. 그리고 빌려주는 그룹은 회계상 발생주의(내가 돈을 빌려줬으니까 나는 돈을 도로 받을 권리가 있다)를 채택하며 빌리는 그룹은 본능상 현금주의(돈이 들어왔으니 이 돈은 내꺼다)가 체화되어 있습니다. 내가 돈을 받았으니 이 돈은 내꺼예요. 그런데 계속 돈을 갚으라고 독촉하면 짜증나고 야속하기까지 하죠. 사람이 저렇게까지 정이 없나. 이게 그들의 논리입니다. 빌려준 사람들은 스크루지(아니 근데 스크루지 넘 불쌍하지 않나요; 뭐 딱히 많이 잘못한 거 같지도 않더만)나 샤일록(아니 근데 샤일록 넘 불쌍하지 않나요; 뭐 딱히 많이 잘못한 거 같지도 않더만 222)가 아닌 이상 무조건 앉아서 빌려주고 서서 갚아달라고 하는 상황을 스스로 목도하게 됩니다. 빌려간 사람들의 양심에 호소하지 마세요. 그 사람들은 다리 잘 뻗고 잡니다.

그리고 더 복장이 터지는 건 이 사람들은 님에 대한 부채 상환이 매우 후순위라는 겁니다. 자기 여행 갈 거 다 가고, 덕질할 거 다 하고 연애할 거 다 하고 인스타에 흔한_일상_샷 뭐 이런 걸로 자기 돈 쓰는 거 자랑하지만 님에게 갚을 돈은 없어요. 그래도 될 만큼 둔감한 사람들입니다. 저는 그 컨텐츠 크리에이터;가 2년간 온갖 곳을 돈 쓰고 댕긴 정황을 여러 경로로 들었지만... 그 사람은 갚을 생각이 없더만요. 그래도 할 건 해야 하니 기록이 남는 수단을 통해 꾸준히 상환을 독촉했습니다.

그러다가 1년 반째, 제가 있는 400km 떨어진 곳까지 와서 저녁을 먹고 간 후(그래도 성의를 보이렴; 하고 제가 말해서 이뤄진 거였어요) 이 사람은 그 다음날...

돈을 더 빌려달라는 요구를 해 옵니다 ㅋㅋㅋ

이유는 말하지 않고 아니 싫어; 하고 딱 잘라 말하니 한동안 연락이 없더군요. 마침 회사에 바쁘던 일도 마무리짓고 열받았던 저는 그분의 회사에 돈을 갚으라는 내용증명을 보냅니다. 사실 내용증명 별 거 아니에요. 우체국에 가서 주소만 제대로 적혀 있으면 다 보내줍니다. 근데 일반인들은 많이 쫄거든요. 바로 연락이 왔습니다. 사연인즉슨...

자기가 요새 재무적으로 많이 힘들어서 개인회생절차를 밟고 있는데 이게 마무리되면 돈을 갚겠다는 겁니다 ;ㅁ;  

저는 기업구조조정은 좀 아는데 개인회생은 한 번도 실무를 해 본 적이 없어서 아 귀찮아; 공부해야 하나 싶어서 대충 회사에 굴러다니던 매뉴얼 좀 읽어봤습니다. 개인회생은 보통 전문 법무사 끼고 진행하는 건데, 이 사람의 금융기관-개인 채권자 대상 부채 목록을 풀로 만들어서 법원에 신고하고 이 사람의 재산상태와 소득 전망(아무래도 월급이 확실한 경우가 좋죠)을 소상히 밝히면 가부간에 정해주고, 개인회생 대상 부채에 대해서 매달 이 사람의 월급을 최소생활비조로 1/2 정도 공제하고 착착 갚아나갑니다. 일단 전 물어봤습니다. '내 채권이 니 개인회생재단에 들어가 있니?'

없댑니다. 

말인즉슨 저 체계적인 관리를 받아가며 단계적으로 상환을 하려면 시간이 꽤 걸리는데, 차라리 개인회생재단에 넣지 않고 제도권 밖의 부채로 남겨놓으면 올해 내로 상환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게 무슨 개소리지;;; 그리고 자기가 이제 몇 달 후에 개인회생절차 인가를 받고 압류를 받으면 월 50만원만 생활비로 남겨놓고 다 뺏기니까 그 후에는 너무 힘들다는 겁니다. 이게 무슨 개소리지 222 여기서 채무자의 정신상태를 다시 한 번 알 수 있는데, 자기와 채권자를 혼동합니다. 채권자 입장에선 월 50만원만 제외하고 돈 갚는데 쓰면 빨리 받을 수 있고 좋잖습니까.

그리고 payopen과 dart 등 각종 소스를 검색해서(그녀의 회사는 나름 네임드였거든요) 월 50만원이 아니라 월 150만원은 생활비로 받을 수 있음을 알고 있던 저는 더 이상의 이성적인 대화는 포기하고 법무사와 다이렉트로 대화를 했습니다. 근데 법무사는 생활비 공제 내역에 대해선 순순히 월 150만원이라고 인정해주긴 했습니다만 이 개싸움에 들어갈 생각이 전혀 없어보였습니다. 사실 그렇잖아요. 이 사람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제도권 밖의 부채로 남겨두려고 해도 자긴 법의 보호를 받는 목록에 대해서만 고객을 대행해서 잘 해두면 되는 상태였고, 이미 거의 인가 직전이었거든요. 귀찮은 일만 하나 더 생기는 거죠.

일단 저는 그간의 차용증, 이체 기록, 독촉 문자와 그녀의 답장 등등을 기반으로 해서 소액 소송을 준비하고 다시 한 번 내용증명을 보냈습니다. 얼마 있지 않아 너무나 허무하게 n백만원이 입금되더라구요. 글쎄요. 아마 법무사가 쟤 좀 호구 아닌듯;하고 말을 해줘서였을지도.

그리고 전 몇 달 후에 뜻밖의 부서로 이동하게 되었는데, 이 당시 익혔던 개인회생과 월급 압류에 대한 지식은 관리자로서 상당한 도움이 되었습니다.

역시 사람은 배워야 돼요.

아, 급 요약하자면...빌려주지 마세요. 혹시나 약점이라도 잡혀서 빌려줘야 된다면 차용증 풀로 남기고, 이체 기록 남기고, 이자 한번이라도 주고 받으시구요... 중간중간 본인의 차입을 인정하고 상환 의지를 밝히는 기록을 남기십시오. 그래도 받을까 말까예요. 사채꾼 우시지마가 괜히 염세주의자가 아닙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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