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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말에 트위터의 아트 인플루언서 '미술관 다니는 청년'(https://twitter.com/youthful_museum)님이 강원도 아트 투어를 프린트 베이커리와 함께 기획하는 것을 알게 되고 저보다 훨씬 미술관 및 전시회 매니아인 남친분-_-에게 연락해서 동의를 받고 예약했습니다. 프린트베이커리(https://www.printbakery.com/)는 처음 알게 된 곳인데 아트 플랫폼이네요.

1인당 13만원으로 서울 잠실에서 출발하여 양구 박수근 미술관과 강릉 솔올 미술관을 보고 당일 밤에 서울로 돌아오는 무박 1일 일정(+중식 제공)이었구요, 추진 과정에서 강릉시립미술관 전시회가 추가되었습니다.

저는 부산 사는 사람이라 당일 네 시에 일어나서(...전날 거의 못 잠;) SRT 5시 첫차를 타고 집결지인 종합운동장에 8시 20분 전까지 갔구요, 8시 반에 출발했습니다. 주중 일정이라 버스 한 차 다 차겠나...했는데 우등 전세 버스 세 대를 꽉 채운 여러 연령대의 분들을 보고 미술 열기에 대해 다시 감탄.

이 투어에 여러 모로 가점을 드리고 싶은 건

- 각 버스마다 기획사 프린트 베이커리의 전문성을 갖춘 직원이 한 분씩 탑승해서 친절하게 안내해 주셨고

-  투어 티켓과 필수 용품이 담긴 패키지를 배부해 주었고

- 투어의 A to Z가 담긴 상세 정보를 노션으로 공유해 주었으며

- 투어 전용 아트 뮤직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서 버스 안에서 들을 수 있어서 여러 모로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노션에서 공유한 일정표. 여행이 그렇다시피 아주 칼같이 지켜진 건 아니지만 대체로 맞게 돌아갔습니다.

휴게소 한 번 들렀다가 첫 목적지인 강원도 양구에 열한시 전에 도착. 양구는 군부대 소재지로만 들어보고 와 본 적이 없습니다; 양구에 오면 10년 젊어진다더군요. 젊어졌는지는 잘 모르겠...젊어졌더라도 일단 그 다음날과 다다음날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너무 빡센 일정이라 다시 늙었을 것...

양구 박수근 미술관은 매우 넓습니다. 또한 경내에 컨셉에 따라 여러 미술관이 흩어져 있기 때문에 한 시간 반 동안 다 둘러보기에는 조금 빡빡해서 어린이미술관 등은 스킵했습니다, 자차로 오신 분은 양구 여행을 겸하여 반 나절은 보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도착해서 미술관 소속 학예사님의 뮤지엄 설명을 들었는데요, 박수근 화백의 작품이 국내외 여러 컬렉터에게 다 있다 보니 여러 이슈로 인해 드로잉 위주로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천천히 사 모으고+이건희 등 여러 기증을 받아 지금의 컬렉션이 갖추어졌다고 하네요.

건축도 박수근 화백의 화풍을 많이 고려했다는 설명도 흥미로웠습니다(건축 매니아 남친분이 좋아했음-_-) 

이런 식으로 박수근 화백의 그림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음.

더웠어요...더운데 사진은 참 이쁘게 나오더군요.

현대미술관에서는 박수근미술상 수상작가인 노원희 화백 작가전 중이었음.

한국 현대에 대한 날선 비판을 볼 수 있었던 재밌는 전시였습니다.

전 미디어 아트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 뮤지엄의 미디어아트는 좋았음.

바닥을 밟아 가면 낙엽으로 물들어가요.

더워...더운데 이뿨...

사계절이 각각 다르겠구나 싶었습니다.

딱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가야 하는 박수근기념전시관

최근에 이 뮤지엄 컬렉션에 추가된 '가족'

따님이라는군요.

직접 보는 것과 레플리카나 사진으로 보는 게 별 차이가 없는 그림도 있고, 천지차이인 그림도 있는데 박수근 그림은 후자입니다. 직접 보면 그 질감...우와...

그러나 비싸.. 리움이나 국중박 가야 볼 수 있죠...(박수근 화백의 그림을 아꼈던 박완서 작가는 그의 그림이 경매가로만 회자되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칼럼을 남겼고, 기념전시관에서 전문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영업 비밀을 선선히 공개하는 분들은 대체로 '공개해도 못 따라할 거'라는 자신감이 있으신 분들이더군요.

잘 보았습니다.

노릇노릇 구워지며 버스로 돌아감.

자연과 하나가 된 듯한 지극히 한국적 정원.

그리고 점심 시간에 되어 전체를 전세낸 식당에 중식을 먹으러 갔습니다(투어 비용에 포함) 미술관 다니는 청년님이 홍보하시면서 '먹을 것에 진심'이라고 하셨는데 그러신 듯함.

남친분-_-의 평에 따르면 절대 다수가 여성분이라 그런지 제육이 남아돌고 리필을 안 한 게 인상적이었다고...

냠냠.

오후에 두 번째로 들른 곳은 강릉시립미술관의 김선우 전시회. 김선우 작가는 멸종된 도도새만 그리는 것으로 유명한 화가입니다.

인간도 언젠가는 멸종하겠거니...

약간 현대의 루소 같더군요.

세 번째로 간 곳은 올해 문을 열었지만 건축과 전시회 컨셉으로 이미 엄청나게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솔올미술관.

사실 워낙 넓고 커서 제가 한 샷에 담기는 힘드니 적당히 https://sorolartmuseum.org/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하시길.

커피 맛있었음.

곳곳의 중문을 열고 나가면 아름다운 풍경과 지옥의 열기가...

중정에서 바라본 솔올미술관.

나선형으로 올라가는 구조가 독특합니다.

솔올미술관은 전시회 내 촬영을 금지하고 있으며, 별도로 도슨트가 없는 컨셉입니다. 대신 별도의 회의실에서 즤를 위해서 학예사님이 미술관과 이번 전시회에 대하여 상세한 프레젠테이션을 해 주어서 도움이 되었음. 아, 그리고 전시회는 해외 작가+컨셉에서 일맥상통하는 국내 작가를 별도 전시실에서 전시하는 컨셉인데 지금은 아그네스 마틴과 정상화 작가가 진행 중입니다.

https://sorolartmuseum.org/exhibition/

 

전시 - 솔올미술관

한국미술과 세계미술을 연결하는 솔올미술관의 전시를 만나보세요

sorolartmuseum.org

 

아그네스 마틴은 요양원에서 힘겹게 그림을 그린 만년의 시리즈가 좋았고, 정상화 작가는 처음 알게 된 분인데 첩첩이 쌓아올리는 사각 흙 질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전시회 끝나고 들른 안목해변.

그리고 자유 시간동안 먹은 석식 짬뽕라면. 반주 시켰더니 동행한 그-_-가 매우 부끄러워함. 견뎌라.

안목 해변에서 사진 찍고 산책하다 출발, 다시 먼먼 길을 가서 도착하니 열시 반에서 열한시 사이. 휴 힘들다.

총평하자면, 서울에서도 자차와 시간 없이는 가기 힘든 양구와 강릉의 뮤지엄을 압축된 당일치기 일정에서 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니크하고 괜찮은 투어였습니다. 물론 찌는 듯한 날씨와 하루에 뮤지엄 세 개...이게 과연 가능? 싶었는데 저도 10일에 12개국 패키지 도는 한국인의 영혼이라 ㅎㅎ 좋았어요.

다음 아트 투어도 충분히 갈 의향이 있습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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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정보는 포스터에 다 있습니다. 타이핑하기 귀찮;

5월의 어느 날, 최애 정보 뭐 없나 하고 하이에나처럼 X(구 트위터)를 어슬렁거리다가 국립극장에서 국립관현악단이 술판...아니 애주가 음악회를 한다길래 바로 예매하러 갔더니 이미 다 매진...아니 저도 만만찮은 술쟁인데 다들 어디서 보고 다 가는 거여;(알고보니 매년 하는데다 꽤 팬층이 탄탄한 공연) 결국 나중에 취소표 잡아서 갔습니다.

https://youtu.be/B1xLltfhDf4?si=glN4p0dKyKaXp36x

요건 나중에 올라온 영상. 분위기를 감잡을 수 있습니다.

오픈할 때 해떨어지기 전이라 좀 햇볕이 따갑습니다. 진리의 중중블로 일행과 함께 착석.

들어올 때 예약자 이름 확인하고 입장 팔찌, 그리고 안주인 막걸리 과자(실제 막걸리 맛은 안 나고 두부처럼 심심하고 은근 매력적인 맛이었지만 외관에 비해 칼로리 쩔;), 햇볕 가리개 모자, 방석 등이 들어간 웰컴 키트, 그리고 가장 중요한 '술과 바꿀 수 있는 엽전 일곱 닢'을 줍니다. 

여기가 국순당하고 파트너십을 해서 국순당이 공연장 이곳저곳에 부스를 설치하고 공연 전후 및 도중(아 도중에는 시야 안 가리게 조심해야 함;)에 술을 받으러 갈 수 있습니다. 한 사람당 엽전 일곱 닢씩 지급받으니 일곱 잔을 마실 수 있는데(못 마시는 사람은 미개봉 백세주 두 병으로 바꿔갈 수 있음)...전통주가 생각보다 알콜 도수가 꽤 셉니다. 그리고 전 후술하겠지만 항우 겸 나라보스한테 술을 또 받아서 엄청 마심. 

첫잔은 권해주는 대로 국순당 생막걸리.

요건 좀 더 진하고 구수한 옛날 막걸리. 밀도가 좀 더 높습니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연주는 대체로 빠르고 생기에 찬 곡들(술판이 쫌 그렇;) 지휘자님께서는 '어제(토요일)에 오신 분들은 내일이 없는 것처럼 마시던데 오늘(일요일) 오신 분들은 내일 출근을 생각해서 좀 덜 마시는 것 같다'라고 예리한 통찰을 보여 주셔서 절 슬프게 했습니다 ㅠ

그리고 국립국악관현악단 연주 두 곡이 끝난 후 등장한 자알생긴 소리꾼 정보권(국립창극단 창극 '패왕별희'에서 객원으로 항우 역 맡고 창극 살로메에서 제<-; 메나드가 목놓아 부르는 나라보스로 나옴)과 이날치 보컬 신유진 소리꾼이 저 뒤에서부터 관객 여기저기 술을 따라주셔서 저도 튀어나가서 받았음(이런 건 꼭 빠르지;) 

그리고 실제로 두 분이 권주가 부름 ㅋㅋㅋ 아 알콜중독의 나라에서 이렇게 대놓고 술을 권해도 되나 싶긴 한데 전 참 좋네요.

메인 무대 반대편의 보조 무대에서 공연합니다.

태평소 연주가 매우 인상적이었음. 플북에 태평소가 서태지와 아이들의 '하여가'(1993년)에 들어갔다고 해서 그 후에 태어난 아가(직장인임;)이 눈을 휘둥그레 뜨면서 저한테 그래써여?하고 물어봤음.

응 ㅎㅎ 그랬단다...

이게 떠먹는 막걸리인데 질감도 좋고 맛도 기막히며 사르르 녹지만 도수 엄청 높음. 앉은뱅이 술. 결국 한 컵 더 먹음.

생백세주와 토닉을 섞은 하이볼. 이 땐 엄청 맛있게 두 잔 먹었는데 나중에 엄청 열받는 일이 있어서 그냥 백세주 사와서 토닉이랑 말아먹었더니 그 맛이 안나고 다음날 숙취쩔;

기분이 문제인가 생백세주가 문제인가...

지휘자님 술 엄청 세심. 지금껏 원샷하고 머리에 턴 게 몇 잔이여...근데 지휘 겁나 잘하심.

그리고 높으신분도 연행... 아니 나오셔서 원샷 하심.

앵콜에 항우..나라보스...정보권과 신유진이 멘트치는 장면입니다.

재미졌어요. 내년에도 가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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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랴오보차오(대만의 알콜 중독 전문의ㅋㅋㅋ)

음주 시인들의 생애 연표

프롤로그: 3000년 전의 계주문
진찰록: 고궁 박물원의 암호-알코올 중독은 만성 질환

1부 그대, 한 잔 드시게
01. 소식 북송의 문호, 술을 빚으며 무엇을 넣었을까?
진찰록: 주량을 가늠하다-알코올 함량 계산

02. 이백 자칭 주선, 최고의 술 홍보대사
진찰록: 술을 즐기다-술의 생리 화학 특성과 뇌에 미치는 영향

03. 두보 인생난제, 어찌할 도리 없어! 술로 푸는 수밖에
진찰록: 스트레스를 풀다-음주와 스트레스 해소의 상관관계

04. 유영 북송의 슈퍼 아이돌, 밝히지 않은 음주의 폐해
진찰록: 초췌한 것은 당연해-음주 후 신체와 심리가 받는 영향

05. 이청조 마시자! 한 잔의 술, 길을 잃고 헤매다
진찰록: 쓸쓸하고 처량하고 근심될 때-청소년과 여성 음주의 특징

06. 하지장 이백과 두보가 만든 주선, 술에 취해 우물에 떨어져
진찰록: 기이한 행동의 배후-장기 음주와 노년 음주의 특징

07. 이상은 낭만적 사와 술, 사랑이 깊을수록 상처도 깊어
진찰록: ‘그때 그 광경’ 아픈 추억-음주 후 뇌 신경의 3단계 변화


2부 그대, 술잔을 내려놓으시게
08. 백거이 술 권하는 시인, 그의 친구가 되려면
진찰록: 알코올 중독-알코올 사용 장애

09. 석만경 기괴한 음주 스타일, 나뭇가지 위에서도 술을 마셔
진찰록: 술을 끊고 죽다-무모한 금주의 금단 증세

10. 육유 알고 보니 당뇨병 환자, 죽 끓이고 술도 마셔
진찰록: ‘건강 음식 준칙’-음주가 당뇨병에 미치는 영향

11. 신기질 술잔에게 전하는 말, 다시 오면 박살 내버리겠다
진찰록: 음주 원인과 갈등-알코올 중독의 배후 뇌 보상 시스템

12. 구양수 술 취한 늙은이, 모순된 심경과 금주 묘책
진찰록: 술 대신 차-몇 가지 금주 심법

13. 매요신 금주 인생 풍경, 금주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할 길
진찰록: 순조로운 금주-금주의 단계별 표현과 방법

14. 양만리 그림자처럼 따라다닌 번뇌, 단주 처방전은 어디에
진찰록: 금주 애한-금주를 위한 약물

에필로그 도연명 술을 끊기 위한 선전포고, 왜 나만 따라해
진찰록: 금주 원로의 메시지-알코올 중독은 만성 질환, 금주는 장기적 도전

특집 그대, 술을 끊으시게

옛 시인 음주 운전 TOP 5
후기 문학과 의학의 만남
나의 음주 스타일
추천 서문 신기한 지식이 늘었다
인문 의학이 새로운 영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무언가에 중독된 자만이 그 이름을 남기리
술을 마주하고 노래 부르자. 인생, 살면 얼마나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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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의 2층(어, L층에서 시작하므로 실질적 3층입니다)에는 북라운지가 있습니다. 공연예술 관련된 상설 전시 도서 잡지와 소속 단원들의 추천 도서(제 최애인 김수인 국립창극단원의 추천 도서, 이우환의 '여백의 예술'이 현재 있으니 많관부...) 진행 중인 공연과 관련있는 테마 도서가 있어요. 이 중 제가 6월 초 '애주가' 공연을 갔을 때 보고 폭소한 책이 바로 이 책입니다.

참고로 애주가 공연은 지휘자님과 감독님이 일하다가 전통주를 원샷했으며 객원 공연자인 항우...아니 나라보스..아니 정보권 소리꾼과 이날치 보컬 신유진 소리꾼이 구성지게 권주가를 말아주었고 국순당이 일곱 잔까지 술을 협찬하는 공연이었습니다.

 

그런데 알콜 중독 전문의가 각잡고 중국 유명 주당 시인들의 술과 관련된 생애, 추정 질환, 주사, 술과 관련된 주요 작품 등을 분석하는 책이 관련 도서로 전시되어 있는 겁니다 ㅋㅋㅋ 담당자가 누군지는 몰라도 블랙 유머를 꽤 즐기시는 듯.

 

- 이태백, 두보 등 중국 유명 시인 라이트하게(애초에 한국에 딥하게 중국 고전 시인 파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 좋아하는 사람

- 술 좋아하는 사람

이면 꽤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책입니다. 그리고 이 의사 양반이 기본적으로 이 시인들에 대해서 애정이 있어서 이들의 알콜 중독을 더 잘 깔 수 있...; 그리고 꽤나 세밀하게 계층별로 노인/여성/청소년 등 각 유형별로 시인을 정해서 이들의 음주가 생애 어떤 이유로 비롯되었는가, 그리고 이들은 술로 어떤 명작을 내었는가, 그 술은 어떤 맛이고 어떤 도수인가, 이들은 어떤 질환에 시달렸으며 등등을 분석합니다(전 여성 시인 이청조의 음주를 보면서 남의 일이 아니네 ㄷㄷㄷ이러고 있었...)

술쟁이라면 일독을 권합니다. 그리고 전 이 책을 잘 읽은 후 바로 애주가 공연에서 엄청 퍼마셨...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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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드 국악-국악인, 국립창극단 창악부 부수석 김준수 출연
240514 19-20시
@부산문화회관 소극장
촬영 금지/커튼콜 없음
이쯤되면 우블 무조건반사 집착인듯
6월에 씽씽밴드 이희문씨도 오는데 올까봐요

러닝타임 정규 공연 60분+ 앵콜 5분
PPT만들어왔는데 본인 말대로 기계치라 포인터 못 다루고 여러번 오류남
판소리와 창극과 추임새에 진심인 소리꾼
어머님 공연에 오셨댑니다
사철가-살아야지-적성가-이별가-어사출두 +앵콜 쾌지나칭칭나네
반응 좋아서 매우 텐션 높고 춤 엄청 추심

전 김준수씨 미모 좋아하니께 헤메코부터 칼라에 닿는 긴 갈색머리
갈색 스퀘어 안경(젠몬인가;)
케이프 느낌 쫌 나는 연갈색 재킷 브이넥 흰 셔츠에 흰 초커+ 흰 바지
매우 부내나는 부채
소리꾼이면 한복 입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요즘은 이렇게 '멋지게 차려 입'는다고 합니다 한복 입으면 관객이 거리감느끼는 경우가 많아서래요

무대는 그 컨셉 연장선에서 고수 없고(밴드 사운드 MR로 대체) 세트 없고  PPT 띄울 스크린만 있음(나중에 설명)
입장해서 환호받으면서 소리꾼 김준수라고 소개했구요 노래를 부르는 사람인데 길게 말하려니까 긴장된다고 '여러분들이 잘해주셔야 해요'라고 하심(관객들은 매우 잘해줌)

우리 소리를 초등학교 4학년에 시작했음 그때 국악 동요나 민요를 처음 들었는데 좋아서 매우 열심히 했대요 선생님이 좋게 봐 주셔서 (학내) 대회에도 나가서 1등하고 지역 대회에도 나갔는데 거기서 소리꾼의 춘향가 그리워하는 대목 듣고 소리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부모님 설득
부모님은 걱정이 돼서 선생님께 얘가 국악 잘 하겠냐고 물어봤는데 선생님이 '잘 하고, 아주 잘 하게 될 거다'라고 해서 부모님이 그때부터 뒷바라지하고 국악 시작
그런데 친구들이 본인이 듣는 음악을 어렵고 낯설게 느껴서 그 때부터 국악을 가깝게 느끼게 해야겠다고 생각하심

그리고 이 공연에 어머님 오셨대요
요즘 어머님 모시고 공연 많이 다닌다 함
어머님 오시면 본인이 긴장돼서 이번엔 집에서 쉬시라고 해도 아들 공연 보러 다니는 게 유일한 낙이라고 하심
어머님이 그동안 뒷바라지 많이 하셨다고

판소리 시작 전에 목 푸는 단가로 사철가를 불렀는데 요게 16년부터 함께 한 두번째 달 밴드 사운드 버전이더라구요 세월이 흐르는 걸 사철에 비유한 건데 '제가 그리 많이 산 건 아니지만'하면서 웃음 ㅎㅎ
노래 듣고 힘과 위안 많이 받았으면 한다고

국악을 너무 멀고 어렵게 느끼지 않았으면 한다고 하면서 부산 시립국악원과 시립교향악단 공연 가본적이 있냐고 질문해서 앞자리에서 네에하고 크게 대답하자 쫌 쑥스러워하면서 '안갔다고 생각하고 (멘트) 준비해왔는데'함
일단 앞자리는 판소리 창극 추임새 기본기가 매우 있는 분들이셨음
그리고 당연한 얘기지만 준수씨는 본인 공연 보러 부산 아닌 곳에서도 온 사람들 있는 거 알고 있었음(저같아도 최애가 60분 풀로 토크 콘서트하면 원정갑니다) 부산엔 창극단이 옹녀와 귀토 공연 왔었는데 반응이 매우 좋아서 기분 좋았다고(흥과 화<-;;;가 많고 리액션이 큰 사람들이져;)

아 그리고 본인이 직접 만든(대학원생이니 익숙할듯요;) PPT를 본격적으로 스크린에 띄웠는데 포인터 조작을 잘 못해서 화면 로딩 잘 안 되고 꺼지고 앞 뒤 슬라이드 가고...웃으면서 본인이 기계치라고 하심
여튼 약력은 최신 버전으로 창극단 부수석 들어가 있음 올해 초 ㅇㅇ
'제 자랑은 아니지만'(이미 앞에서 '최연소'라고 연호하심) 대학 졸업 전 4학년에 들어갔다고 하심
그러고는 '자기 PR시대인데 잘 못해서...'하자 관객들이 '소통(차원에서 하라고)'외쳐도 웃고는 더 이상 PR은 생략하고 판소리 설명으로 넘어감(세미나에 왔어;)

판소리엔 소리, 아니리, 발림의 3요소가 있다면서 요소별로 설명도 하고 본인은 소리꾼이 있고 고수가 있어도 호응이 있는 관객이 있어야 한다고 봐서 추임새까지 판소리의 4요소라고 생각한다 하심
(격공감하는 추임새 클래스 수강생 1인)
아참 판소리 설명할때 서편제 동편제 중고제 특징까지 다 자세히 얘기함 정말 국악에 대해 소통하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느껴졌음
(전 '오호호 PPT를 하니 오른쪽에 서서 프리젠테이션하는 시간이 길군 우블은 탁월한 선택이어써 하고 잿밥이나 신경썼;;;)

두번째 곡으로 임재범의 '살아야지'를 불렀는데 이게 풍류대장 5라운드때 부른 건데 준수씨 아버지가 생각났다네요 아버지가 뒷바라지 많이 해주셨는데 챙겨드리지 못한 무심한 아들이라고
그래서 심봉사의 심정을 빗대 앞부분에 넣었다고 함요

너의 목소리가 보여 방송 비하인드로 작가는 임재범 '너를 위해'같은 곡을 판소리풍으로(과장 쫌 해서 부름) 하길 바랬는데 난 내가 제일 잘 하는 걸 하겠다고 판소리 이별가 등을 불렀다고 함
아 그리고 창극과 국립창극단 홍보성 설명 매우 자세히 하심(국립극장이 이 공연을 좋아합니다)

본인이 국립창극단의 전환기에 들어가서 행운이었다며 여러 작품들 소개
그 중에서
장화홍련-본격적인 변화의 시작, 스릴러 창극
메디아-그리스 비극 창극화, 의외로 매우 어울림
은 보고싶네요
아 그리고 리어 설명하면서 리어가 셰익스피어의 본고장에 간다고 영국 공연 예정 공식적으로 얘기함(부수석피셜이니 써도 되겠지)
창극단 단원들도 영국 공연을 무척 기대하고 있다고 함요(에드먼드...환생하겠구나...아련)

적성가하고 이별가 불렀는데 적성가에 재즈도 들어감 신기
아 그리고 준수씨 취향은 템포에 변화를 많이 주는 것인듯요

60분이라는 게 짧다면 짧은 시간이라 마지막 곡 어사출두한다니께 엄청 아쉬워들하셨음 호응에 이미 업되셔서 앞 관객들에게 '그럼 추임새를 잘 하든가'
...앞은 추임새 전문가들이었음 준수씨도 부러 해본 농담이었고 중블 뒷블 일반인들이 점점 달궈지자 매우 신나심

어사출두는 날카롭고 엄청나게 빠른 속도가 특징이었는데요(전 어쩔 수 없는 빠라서 동초제가 레퍼런스임) 준수씨 춘향가 제가 궁금해졌습니다
아 어사출두할 때도 출두야 부분 관객하고 주고받더니 앵콜 때는 아예 올 스탠딩시켜서 객석에 조명넣고 쾌지나칭칭나네 후렴은 관객들한테 떼창시킴
중블 뒷블 일반인들까지 떼창 쩔어주니 준수씨는 춤사위를 선보였구요 가사에 무대 마무리 감사 인사 빠빠이까지 다 넣어서 깔끔하게 끝내버림
본인이 원하는 소통을 토크든 공연이든 잘 이뤄내서 서로 좋았던 공연이었으요
아 잘봤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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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 한 옛날(아 이게 밀레니엄인지 전후인지 기억이 잘;)에 W라는 팬픽이 있었습니다. 그 팬픽은 여러 가지 의미로 유명하고 논란이 있었으며 높은 조회수를 자랑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 중 1인의 이해할 수 없는 양태를 완전히 설명했지만 담담하기 그지없는 프리퀄 팬픽 S는 인기가 있었지만 W만큼 인기가 엄청나지는 않았습니다(뭐 당연한 얘기죠;) 저는 둘 다 취향이었지만(옛날부터 익스트림 취향) S의 문학성이 조금 더 높다고 생각하여 아끼고 있었는데 요즘 미친 행동을 하면서 가끔 S 생각이 났습니다.

왜냐하면 S는 동경과 자아 대리 충족, 예인에 대한 빠*이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_-

이 이야기의 화자 A는 금수저로 태어나서 공예에 재능이 있었지만 치명적인 핸디캡이 있었습니다. 호흡장애가 있어서 조금만 숨이 가빠져도 위태로워진다는 점이었죠. 그래서 부모와 손아래 동생의 과보호를 받으며 곱게 곱게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자신과 정 반대에 놓여있는 취향에 꽂히게 됩니다. 자유롭게 뛰어나다니며 허공을 부유하는 영혼이었죠. 그 영혼-_- J는 동문답게 또 좋은 수저였지만 일찌기 바이크에 미쳐서 자유로 경주를 벌이는 쪽이었는데 A의 끊임없는 주시와 동경을 받으면서도 전혀 눈치채지 못합니다. 자유로웠거든요. 같은 학교에서 동경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던 A에게 대사건이 벌어집니다. J가 탈주했거든요. 절망했지만 그는 집요하게 그의 동선을 추적합니다. 그리고 바이크 경주에서 카레이서로 전직한 J를 지켜보며 J의 후원자로 나서게 됩니다. 여기서 조건은 딱 두 개입니다.

-J의 성과가 담겨 있는 스틸 사진을 제때 줄 것
-J에게 자신의 존재를 절대 드러내지 말 것

A가 J에 대해 느낀 감정이 동경인지, 대리만족인지, 성애인지, 혹은 이 모든 것인지 전 정확하게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A는 몇 년을 공들여서 음지에서 J를 후원하고 그를 F1 최고의 카레이서로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그의 스틸 컷과 카레이싱 장면을 VIP석에서 몰래 지켜보며 얻는 그의 감정은...지나치게 음지 관음 수니의 감각을 자극해서 아직도 힘들군요 ㅎㅎㅎ

아 물론 장애가 있기도 합니다. J가 직장에서 사랑에 빠지거든요. 그 모든 것을 지켜보며 미묘한 절망적인 감정을 느끼지만 A는 그 감정을 느낄 뿐 더 이상 나서지 못합니다.

장기간 큰 스폰서가 되어준 그를 위해 여러 차례 그의 정체를 밝혀주려는 이야기가 있지만 그는 질색하면서 돌아섭니다. 그가 원하는 것은 나서는 게 아니었거든요.

결국 프리퀄 이후에 어째저째 되긴 했습니다만...그가 원하는 게 프리퀄의 상태였는지, 본편의 상태인지 전 잘 모르겠습니다. 전 프리퀄이 훨씬 편하네요.

이 삼대구년 먹은 얘기를 왜 꺼내는지 알아줄 분이 있어야 좋을까요, 없는 게 좋을까요... 전 잘 모르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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