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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Uq6IFF_SjOg?si=YW-AxEjHhcRzgQQQ

2017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 실황
바그너 ‘발퀴레’

크리스티안 틸레만(지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연주
베라 네미로바(연출)
피터 세이퍼트(지그문트: 보탄의 아들, 발숭족 (테너))
게오르그 체펜펠트(훈딩: 지그린데의 남편 (베이스))
비탈리 코발조브(보탄:신들의 우두머리 (바리톤))
안야 하르테로스(지클린데: 보탄의 딸, 지그문트의 누이, 훈딩의 아내 (소프라노))
안냐 캄페(브룬힐데:발퀴레, 보탄의 딸 (소프라노))
크리스티나 마이어(프리카:보탄의 아내, 결혼의 신 (메조소프라노))
8명의 발퀴레들: 헬름비게, 오르트린데, 게르힐데 (소프라노), 슈베르트라이테 (콘트랄토), 발트라우테, 로스바이세, 그림게르데, 지그루네 (메조소프라노)
한 줄 요약: 불륜 치정 복수....근데 쌍둥이 근친임(아싸 신난다)
저의 클래식 레퍼런스 채널 오르페오에서 방영해 준 2017년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 버전 바그너 오페라 '발퀴레'를 보았습니다. 자휘는 크리스티안 틸레만, 드레스덴 국립관현악단 연주군요. 국내에 DVD 및 블루레이 버전으로 발매되었을 만큼 유명한 버전인가 보아요. 일단 믿고 보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답게 무대의 세련된 퀄리티와 음향, 조명, 부내가 엄청납니다. 사실 발퀴레가 음침한 숲속에 농막 뭐 그런 배경인데도 고급스럽게  표현하자면 한이 없군요.

바그너는 어렵고 인간이 재수없다(...)고 생각해서 거의 안 봤는데 생각보다 격렬하고 재밌군요. 

이 오페라는 4부작 중 두 번째(1은 라인의 황금)에 해당하며 전체 주인공인 지그프리트 부모의 이야기입니다. 1막에서 도망자인 지그문트와 사냥꾼의 훈딩의 아내 지클린데는 보자마자 금사빠입니다. 근데 이게 뭐 순수한 사랑이라기보다는 보자마자 육욕과 치정 그 자체. 지클린데가 쓰러져 있는 지그문트(근데 너무 건장해서 1도 안 불쌍)를 발견할 때부터 전기에 감전된 것처럼 붙어먹...아니 붙어먹기 일보 직전. 그리고 지그문트가 물을 청하는데 뭐 이건 선사시대인 건지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을 지클린데 손바닥으로 받아서 주는데 지그문트가 두 손으로 감싸안고 할짝할짝도 아니고 엄청 축축하게 수십번 핥음...그리고 지클린데가 그 손을 다시 자기 혀로 핥으며 기뻐함. 그 다음 지클린데가 음료를 컵에 갖다주는데(뭐야 아까 컵으로 주지 왜 드럽게 손바닥에 받아 줬음) 니가 먼저 먹어보라고 해서 지클린데가 엄청 야하게 물을 들이키고 그 입술이 닿은 자리에 또 지그문트가 갈구하듯 벌컥벌컥 들이킴. 차라리 보자마자 섹스를 해라.

이것이 낭만주의 파워인가...

여튼 이런 류의 '농부의 아내' 스토리에 걸맞게 남편인 훈딩(아니 근데 훈딩씨 지그문트에 비해 너무 갸냘프잖아여... 테너랑 베이스가 체격이 바뀌어써;;;)이 집안에 들어와서 둘을 엄청 수상하게 바라봄. 그리고 아내를 쥐잡듯이 잡는데 무슨 벨트를 휙 풀어제낄 때는 아내를 패는 줄 알았고 그리고 발 씻을 물(...) 가져온 아내를 갑자기 자기 무릎에 앉히더니 온 몸을 샅샅히 뒤지고 부정의 증거를 찾으려는 듯 아랫도리를 더듬더듬;;;

여기 한 놈도 제대로 된 놈이 없군요-_-

여튼 정체를 추궁해 보니 지그문트는 훈딩네 친척을 몰살시킨 원수였구요, 그래서 무기도 없는 놈을 죽이는 건 도리가 아니니 그 다음날 죽이기로 했는데 그 동안 지클린데가 남편한테 수면제를 먹여서 둘이 이차저차하고 칼 뽑고 남매이자 부부가 되기로 맹세하고 강렬하게 키갈하며 붙어먹는 것으로 1막 끗.
 
2막 발할라 무대도 심플하지만 멋지군요. 북유럽 신화에서 보탄은 제우스, 프리카는 헤라, 딸(근데 프리카 딸로는 안 보임)인 브룬힐데는 아테네 포지션인가 보아요. 여전사 발퀴레 중 하나인 브룬힐데와 보탄의 대화로 시작하는데 보탄이 브룬힐데를 총애하는 게 티가 납니다. 프리카는 두 쌍둥이가 결혼의 가치를 손상시켰다고 분노하고 보탄은 '사랑없는 결혼이 신성하지 못하다'라고 방어(...프리카 속 좀 많이 썩였겠...) 베바만 보면 승민병 도져서 승민이가 중년 쯤 보탄(제우스 격)을 해줬으면 좋겠...근데 보탄이 무슨 판다눈 분장하고 있어서 이걸 시켜야 되나...(고민) 암튼 보탄은 쓰레긴데 무척 매력적이네요. 분노한 프리카가 쏟아놓는데 갸들은 역시나 보탄이 인간 여자한테서 낳은 쌍둥이였음. 제우스 맞네.

그리고 보탄과 프리카의 설전 끝에 패륜남매를 보탄이 보호하지 않기로 하고(아 이거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자주 봤어) 다시 나타난 브룬힐데 앞에서 보탄은 온갖 괴로워하는 척은 다 해서 '아버지의 뜻을 한 번도 어긴 적이 없는' 브룬힐데가 '자의로' 나서게 만드네요 아 교활해...  아 맞다 이 4부작을 관통하는 줄거리를 보탄이 다 설명해 줘서(근데 진짜 보탄 나쁜 짓 많이 했네요 심지어 지그문트가 저 짝이 난 것도 다 보탄 때문) 라인의 황금 안 봐도 대충 알게 만드는 건 좋군요.
 
2막은 끝날 줄을 모릅니다. 좀 끊고 가지... 지그문트 남매 아니 부부가 도망치는데 브룬힐데가 와서 니 아내는 내가 보호해줄 테니 살 길을 찾으라고 하는데 세기의 사랑 납셔서 옥신각신하고(제일 위의 사진은 바로 그 장면)...훈딩이 쫓아왔는데 지그문트 창을 보탄(아빠...)가 쫓아와서 뺏어버려서 결국 훈딩 손에 지그문트가 죽었네요; 대체 보탄 웨저래... 프리카한테 약점 단단히 잡혔어요. 그리고 자신의 말을 거역하고(음?) 지그문트를 방패로 보호한 브룬힐데에게 보탄이 분노함.
재밌는데 기네요. 이게 뭔 동초제 판소리도 아니고;
2막 요약: 만악의 근원 보탄(아 근데 마지막에 파아아국이다 할 때는 좀 멋졌...)
 
3막 시작. 투구-갑옷-긴 창 차림의 늠름한 여덟 여전사 발퀴레가 멋있군요. 역시 게르만 피지컬. 근데 사고 친 브룬힐데가 도망치겠다고 구해달라고 하자 다들 아버지의 분노를 두려워하며 거절함. 보탄 대체 어떻게 살았던 거냐...
자 여기서 중간 요약을 해 봅시다. 보탄의 사생아 두 쌍둥이가 근친을 했는데 보탄이 자기 사생아 아들을 죽여버리고 역시나 사생아인 아홉 딸 여전사 중 하나인 이복 누이가 임신한 쌍둥이 누이 쪽을 구해서 도망쳤는데 나머지 딸들은 아빠가 무서워서 오들오들 중임...

그리고 보탄이 나타나서 브룬힐데를 원형으로 엄호한 발퀴레를 하나하나 바닥으로 집어던지면서 '쟨 내 말 들으려고 만든 도구고 내 뜻을 어긴 적이 없었는데 거역했다'는 취지로 20분째 분노... 보탄 역을 중년의 승민이가 해주길 바랬는데 지금보다 40kg는 더 찌우고 개털 코트에 팬더눈 인성... 아니 신성 쓰레기를 시키려 했다니 내가 다 미안하다
근데 노래는 진짜 잘하네 쩝;

브룬힐데의 모든 영광을 뺏고 발퀴레에서 내치고 대충 아무놈한테나 결혼시키려고 하니까 브룬힐데가 아빠 그 동안 말 잘 들었잖아 아빠 면 봐서라고 아무나는 쫌... 하니까 ㅇㅇ 하면서 끗.

아니 근데 오페라 제목이 지그문트와 지클린데가 아니라 발퀴레인 이유를 알겠네요. 지가 내쳐놓고 사랑하는 너를 잃어야한다니 이제 말을 같이 달릴 수 없단 말인가 껴안고 물고빨고(진짜임) 염병천병 떠는 거 보니 부녀근친 이쪽도 매우 수상쩍음.

아...근친은 너무 짧고 보탄은 너무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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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인문학 탑 100을 13주차 달리고 있고 평도 대체로 좋습니다.

저자:  다니엘 G. 에이멘 (Daniel G. Amen)
역자: 이은경
국내출판사: 위즈덤하우스

 

저는 전전전 직장에서 여러 모로 평행이론을 달리던 고약한 상사 둘을 4년간 겪으면서 유전적으로 취약하던 불면증이 심하게 발현되었고 그에 따른 우울증이 있었습니다. 치료를 한 후에도 몇 년 주기로 이 두 증상에는 취약군이 되었어요. 그래서 예전에는 관심이 없던 심리학과 뇌과학, 자기 돌봄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미국에서 제일 인기있는 정신과 의사(제일 인기있다고 제일 유능한 건 아니지만;) 중 하나인 다니엘 에이멘의 신간으로 사람의 성격을 크게는 다섯가지 유형, 세부적으로는 16가지 유형(으앜 MBTI랑 똑같잖아;;;)으로 나눠서 강점과 취약점을 분석한 다음 생활 습관, 심리 습관, 관계 습관에 대한 처방을 제시합니다.

 

근데 사람은 보통 자기 자신한테 제일 관심있잖아요? 어지간히 상대와 잘 지내고 싶지 않은 이상(솔직히 부모나 배우자에 대해 이 정도로 관심을 가지면 상 줘야 됨...자녀야 뭐 내리사랑이니께;) 남의 것까지는 그닥 관심없습니다. 따라서 책도 빨리 도서관에 반납해야 하고; 헤서 빠른 길을 찾았습니다. 사실 병원에서 뇌 SPECT 스캔을 받아야 제일 정확한데 전 시간도 없고 돈도 없고;ㅁ;

책 앞의 속표지에 있는 QR을 찍어서 다음 주소로 들어갑니다. 저자가 운영하는 페이지입니다.

https://brainhealthassessment.com/lang/kr

 

Brain Health Assessment by Dr. Daniel Amen | #1 Brain Type Quiz

It's LITERALLY All In Your Head "Your Brain is the organ of your personality, character and intelligence and is heavily involved in making you who you are." -Daniel G. Amen, MD Start the quiz now

brainhealthassessment.com

여기서 간단한 검사를 거친 후 유형 판단을 받을 수 있습니다(MBTI 약식 검사보다 좀 쉬움) 근데 구체적인 내용은 영문 PDF 보고서로 동일 페이지에서 다운로드받을 수 있습니다. 귀찮잖아요;

그래서...

https://www.deepl.com/translator/files

 

DeepL 번역: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번역기

텍스트 및 전체 문서 파일을 즉시 번역하세요. 개인과 팀을 위한 정확한 AI 번역. 매일 수백만 명이 DeepL 번역기로 작업합니다.

www.deepl.com

디플 페이지로 들어가서(가입이 필요한데 이메일 주소 등록 정도입니다) 파일 번역에 PDF 파일을 올리면 깔끔하게 한글 파일로 번역해서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제 검사 결과를 보자면

- 5번 신중형이 나왔습니다. 목표를 향해 동기 부여 경향이 있고 강렬한 쾌감(...뭐지...)을 느낄 수 있지만 불안이나 긴장 경향이 높고 조심스럽고 잘 준비하는 성격입니다.

-기억력(...ㅋㅋㅋ), 실행 능력, 유연한 사고, 두뇌 건강, 기분 등이 우수합니다

-내면의 평화는 중간 수준입니다

-수면은 열악합니다

-명상, 오디오 듣기 등 스트레스 경감 활동과 긍정적 유도를 추천받았습니다

-걷기, 들어올리기, 균형 감각 운동 등을 추천받았습니다

-일기 쓰기를 추천받았습니다

-단백질 위주의 식이와 채소 위주의 탄수화물 섭취를 추천받았습니다

-영양 보조제는 비타민 B6, 마그네슘, 가바, 레몬밤, 테아닌(대부분 불면 관련 보조제 추천과 비슷힙니다) 등 안정 관련입니다.

이 외 책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지침에 대해 나와 있는데(뭐 추천 영양소 요리법같이 시시콜콜한 것도 나옴) 알아서 보고 실천하면 되겠습니다.

 

대충 잘 자고 잘 먹고 잘 걷고 햇볕 많이 쐬고 사람 만나라...정도를 기대하다가 생각보다 구체적이군요. 근데 신종 MBTI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긴 합니다...ㅋㅋㅋ 관심있으신 분들은 시도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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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충돌 - 미중 기술패권 전쟁과 7가지 게임체인저
서해문집 사회과학 시리즈  
지은이: 박현
출판사: 서해문집
출간일: 2022년 9월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한국 출판업계 최고의 마케터 덕분입니다.

요즘 이 분이 최근 추천한 책들을 읽어보려고 현생(그중에 상당 부분은 덕질) 때문에 쉽지 않네요. 
이 책은 1세기 동안 미국의 여러 차례 패권 방어전의 역사를 간략하게 훑고, 현재 전개 중인 대중국 관련 배틀에 대해서 상세히 서술합니다. 오바마-트럼프-바이든 각 정부의 대응은 의외로 크게 바뀌지 않는군요. 여담인데 제가 대학원 시절에 중국 전문가 노 교수님께 학점 잘 주시고 개꿀이래서 ㅋㅋ 중국 강의를 들었는데 당시에 줏어들은 바오파(연 국가성장률 8% 사수)와 디커플링(미중 기술 경제 생태계가 의도적으로 분리되는 상황)은 책 이해에 쫌 도움이 되었습니다.
암튼 이 책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은 제일 뒷 챕터 마무리 쪽인데요, 급하신 분이나 미리 중심을 잡고 싶은 분들은 마지막 챕터부터 시작하셔도 됩니다. 
 
- 미중 관계는 이미 파국이다...이며 냉전 2.0의 초입입니다. 각자 자신들의 우방이나 경제 식민지(...) 들을 편입시켜서 경제권으로 만들어서 전쟁 드릉드릉 중.
 
- 미국이 첨단기술 전반에서 앞섰다는 평이지만 중국은 일부 분야에서 이미 중국을 추월했고 경합하는 부분도 있으며 맹렬히 추격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바이오기술, 정밀화학, 산업용소프트웨어, 의료장비, 민간항공엔진, 금융분야에서는 미국이 앞서고 있으며 통신기술, 항만 기계 철도, 반도체 제작 설계,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경합 중이며 5G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 양자기술에서는 중국이 추월했습니다. 그리고 전기차 부분에서는 중국은 소재-배터리-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해서 시장 점유율을 급속도로 넓히고 있지만 미국은 테슬라 집중도가 높고 배터리 충전소 확충의 한계 등으로 느린 상태입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항 두 가지는 각국의 싱크탱크에서는 자국이 상대국에 비해 아직 모자란다며 징징대고 있다는 점입니다. 싱크탱크의 보고서가 정부 정책에 활용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자국의 위기감을 조성해서 한층 공격적인 스탠스를 잡게 하려는 것이죠. 두 번째로는 중국이 자국과 일대일로 등으로 확보한 희토류 등 핵심광물 등에 대해서는 이를 가지고 대결하게 되면 파아아국이다...까지 가게 되는지라 서로 언급을 삼가고 물밑에서 경쟁 중이랩니다.
 
-문제는 미국과 중국이 서로 경제권을 구축해서 대립할 경우 주변 우호국에 미치는 타격인데요, 시뮬레이션을 돌렸을 떼 한국이 비슷한 사이즈의 국가 중에서 가장 타격도가 높습니다. 이는 아무래도 대외 의존도가 높은 성격 때문으로 보입니다.
 
- 작가는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든 중국이든 한 편에 노골적으로 서는 것이 사드 짝 난다(...)고 경고하고 비슷한 처지의 아세안, 독일, 프랑스, 캐나다 등과 공조해서 민주주의 원칙으로 정치 명분을 세우고 경제적으로는 자유주의 다자주의 정책을 지켜가는 게 좋다고 제언하고 있습니다. 
 
- 이 부분에 대해서 일각에서 비판을 하고 있는데요, 저는 상당 부분 동감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정부가 이걸 지킬지에 대해서는 상당히 회의감이 들고 있습니다.
 
- 아, 현재 첨단 산업에 대해서도 감을 잡는데 좀 도움이 되는 부수적 효과도 있습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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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게 된 알파와 오메가였던 김수인(극중 이택균)의 뭇 여성을 후리는 사진 ㅋㅋㅋ

장르 공연
국가 한국
등급 전체관람가
러닝타임 107분
출연       이소연, 김지숙, 김미진, 김수인, 조유아, 이연주, 민은경, 유태평양, 조영규

#명색이아프레걸 을 보았습니다 한국전쟁 후가 배경이구요, 한국 최초의 여성감독 박남옥이 '미망인' 영화를 찍는 과정에 대한 창극입니다. 극중극인 미망인에 대한 내용, 박남옥의 인생사까지 총 세 가지 이야기가 교차하고 최승희, 손기정, 윤심덕 에피까지 등장해서 꽤 복잡합니다

박남옥 역의 이소연 배우는 꽤 힘들었을 것 같아요. 세 개의 이야기 구조에서 끊임없이 이야기를 끌고 나가야되거든요. 이소연 배우가 안 나오는 장면은 없다고 보면 됩니다.

사전에 리뷰를 좀 보았는데 예상대로 호불호가 좀 갈리더군요. 주인공 박남옥의 영화 미망인도 수절 도덕을 깨고 아이를 버릴 생각도 하며 마지막 살인까지 저지르지만 끝내 반성도 징벌도 없는 엔딩으로 당시 정서와는 꽤 엇맞았지요(아, 영화의 마지막 10여분은 소실되었기 때문에 창극 작가가 창작한 엔딩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이 엔딩보다는 순한 맛이긴 하지만 가부장제를 저버린 것에 대해 반성이 없어서 당시에 외면받은 건 비슷할 거 같습니다)

박남옥도 어릴 때, 영화 스탭 시절부터 여성이라는 선입견과 제한으로 고군분투하고 영화에 빠져 가정과 아이를 돌보지 못했다고 극중 말미에 남편에게 버림받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씩씩하고 전투적으로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입단 1년차의 김수인배우는 극중 영화의 주연 배우 이택균으로 나옵니다. 반반한 얼굴에 여성들 후려가며 사는 백수날건달 옴므파탈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영화 배우 본체 자체도 성격이 비슷한 거 같아요 ㅋㅋㅋ

왜 부유한 유부녀나 과부한테 원조받아가며 살면서도 자존심은 세우는 키링남 있잖아요, 김수인의 이택균은 딱 그런역입니다. 배우로서도 여성 중심 영화의 액세서리 역할에 좀 불만 있고 투덜투덜. 아쉬운 게 있다면 이택균 피살씬이 직접 나왔으면 좋았을걸(거 취향 참...)

여기서 김수인은 2대8의 머리가 좀 불만이긴 한데 풋풋하고 귀여운 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보다 덜 마른 시절이라 어우 피지컬이...

다시 창극 얘기로 황급히 돌아가자면, 국립창극단-국립국악관현악단-국립무용단 무대라 연주와 특히 무용이 대단합니다. 프로 무용수들의 몸짓, 특히 박남옥 분신 역의 무용은 일정 경지를 넘었더군요. 장르는 다르지만 한영애 라이브 느낌이 났습니다.

국립무용단 무대도 꼭 봐야겠다-로 결론이 났습니다.

덧. 아, 여기서 아프레걸은 일제시대로 치면 신여성같은 느낌입니다. 같은 단어를 극 중에서 여성은 아프레걸을 긍정적이고 자립적인 느낌으로, 남성은 한없이 부정적인 의미로 지칭하는 게 역시나 싶았어요 ㅋㅋ

덧2. 여기서 박남옥과 아프레걸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남성만 있는 건 아닙니다. 촬영기사는 그녀의 능력을 믿어주고 유일하게 존경을 담아 '감독님'이라고 부르는 남성이지요. 하지만 그는 재일 출신이라 역시나 마이너라는 게 뭔가 시사하는 바가 있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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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자와 출연진 정보는 사진에 나와 있는 바와 같습니다. 전문분장팀 'Face Off'가 깨알같이 웃김. 일 잘 하셨어요. 만 24살 승민이를 아주 영감님으로 바꾸셨더만요 ㅋㅋㅋ

무대는 조촐합니다. 1막 오페라라 무대 전환 없이 여기서 모든 사건이 일어나고 마무리됩니다. 보통은 무대 바로 밑에 오케스트라가 있는데요, 여기서는 오른쪽에 오케스트라가 있음. 그리고 왼쪽 티테이블에서 상당 부분의 사건이 일어나서 왼쪽 블럭에 있었던 얼빠는 행복했음❤

오전에 미리 오페라를  예습해 보았습니다(한글 검색하면 부르스 영상만 나오므로 Signor Bruschino로 검색)

https://en.wikipedia.org/wiki/Il_signor_Bruschino

 

Il signor Bruschino - Wikipedia

From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Opera by Gioachino Rossini Il signor Bruschino, ossia Il figlio per azzardo (Signor Bruschino, or The Accidental Son) is a one act operatic farce (farsa giocosa per musica) by Gioachino Rossini to a libretto by Giusepp

en.wikipedia.org

시뇨르 브루스키노는 생동감 있고 빨리 진행되는 1막 구성 코미디로 싱어의 노래 기술만큼이나 연기와 코미디 재능 필요.
앜 승민아 ㅋㅋㅋ

https://www.youtube.com/watch?v=uKUJvGBtAkM 

이 오페라에서 제일 유명한 곡 중 하나인데 기악도 겁나 빠름 ㅋㅋㅋ 대사가 빠르고 많아서 국내에선 거의 안 한다네요 ㅋㅋㅋ 북미에서도 안 했음(근성없는 양키 놈들)
여튼 보면 볼 수록 이 오페라는 승민이 꺼임 ㅋㅋㅋ

줄거리를 알아봅시다...

청년 ‘플로르빌레’는 ‘소피아’를 사랑한다. 그러나 소피아의 후견인 ‘가우덴치오’ 영감은 플로르빌레의 아버지와 철천지 원수지간. 플로르빌레는 아버지가 세상을 뜨자 가우덴치오의 마음에 변화가 생겼을 것이라 생각해 소피아와의 결혼을 꿈꾼다. 하지만 하녀의 귀띔으로 가우덴치오가 얼굴도 모르는 ‘브루스키노’의 아들과 소피아를 결혼시킬 생각이란 걸 알게 된다. 게다가 그 아들은 결혼을 위해 가우덴치오의 저택으로 오는 중이다. 플로르빌레는 이에 굴하지 않고 두 사람의 정략결혼을 방해할 계획을 짠다.

그러던 중 브루스키노 아들이 묵고 있는 여인숙의 주인이 가우덴치오의 저택을 방문한다. 브루스키노의 아들이 가우덴치오에게 보낸 편지를 전달하러 온 것이다. 그런데 그 편지를 플로르빌레가 받게 된다. 가우덴치오가 저택을 비웠기 때문이었다. 편지의 내용은 자신이 술값을 내지 못해 여인숙에 잡혀 있으니 대신 갚아달라는 것이었다. 플로르빌레는 여인숙 주인에게 빚을 갚아주는 대신 브루스키노 아들을 그곳에 잡아두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플로르빌레는 소피아와 하인들과 짜고 브루스키노 아들의 행세를 하기로 한다. 가우덴치오에게는 브루스키노 이름으로 편지를 보낸다. 그동안 행실이 바르지 않았던 아들을 용서하고 아들이 낭비벽이 심하니 만나게 되면 잡아두라는 말도 적었다. 편지를 본 가우덴치오는 하인들을 시켜 브루스키노의 아들을 잡아오라고 명령한다. 하지만 하인들은 미리 짜놓은 계획대로 플로르빌레를 데려간다. 플로르빌레는 가우덴치오 앞에서 그간 자신의 행동을 진심으로 반성하며 용서를 구한다. 가우덴치오는 가짜 브루스키노 아들의 사과에 동정심을 느낀다.

그때 브루스키노가 나타난다. 그러나 그는 플로르빌레를 보고 “이놈은 내 아들이 아니오!”라며 펄펄 뛴다. 가우덴치오는 브루스키노가 아직 화가 덜 풀렸다고 생각하고 그에게 아들을 용서하라고 말한다. 브루스키노는 계속 아들을 부정한다. 하지만 소피아와 플로르빌레의 사연을 알고 나서 플로르빌레의 연극에 동참한다. 두 사람이 결혼식을 마치고 곧 진짜 브루스키노 아들이 도착한다. 내막을 알게 된 가우덴치오는 불같이 화를 낸다. 하지만 플로르빌레과 소피아는 이미 혼인을 마친 상태. 가우덴치오는 어쩔 수 없이 인정을 하게 된다.

뭐가 뭔지 모르는 헛소동식 희극같죠? 실제로 그렇습니다 ㅋㅋㅋ 사실 오페라가 거의 다 스토리가 이 모양으로 얼키고 설키고 꼬임 ㅋㅋㅋ(그래서 오페라를 사랑하는 자) 그래도 이 오페라는 1막으로 80분 안에 치정과 살인, 막장같은 요소 없이 그저 밝고 깔끔하게 끝남.

이 헛소동의 대부분의 원인은 소피아의 정혼자 '아들 브루스키노'의 얼굴을 아는 자는 아버지 브루스키노밖에 없고, 아버지 브루스키노도 브루스키노, 아들 브루스키노도 브루스키노, 플로르빌레가 사칭한 사촌 브루스키노도 브루스키노로 불리기 때문입니다. 아주 브루스키노 잔치판이에요 ㅋㅋㅋ 대충 이런 식입니다.

경찰서장: 이 사람이 '버루서키노' (경찰서장은 부산 사투리를 구사해서 저렇게 발음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ㅋ) 맞십니까?

여관 주인: 네, (사촌 브루스키노) 맞십니다.

가우덴치오를 포함한 모두: 거봐, (아들 브루스키노) 맞대잖아! 이제 그만 아들을 용서해!!!

아버지 브루스키노: 대환장

 

다음부터는 트위터에 제가 쓴 오페라 팬의 자아 20%와 크레즐빠 80%의 감상을 이어붙입니다.

- 오페라 요약: 얼레벌레 사랑 최고로 끝나는 대소동
승민이는 엄근진한데 인자한 할배였음 
김수인이 이승민 낳은 줄 내내 엄마모드로 봄

- 아 진짜 웃기는 오페라였어요 올해 중 최고로 웃은 듯 얘기는 설명하자면 겁나 복잡한데 사랑하는 청춘 남녀는 이어졌구요 여자쪽 엄근진 후견인인 승민이..아니 가우덴치오는 예상했던 성깔 1도 없고 왕년에 좀 노셨던 것 같지만 지금은 미덕과 사랑을 믿는 귀족 할배임

이랬던 만 24세 이승민씨가...

이 분장에서 수염을 더 붙이고 나옵니다 ㅋㅋㅋ 페이스 오프 분장팀 잘한다 ㅋ

- 그리고 가우덴치오 친구인 브루스키노 할배가 통풍에 시달리는 할배인데 이 오페라의 주요 코믹을 담당하심 그리고 아들인 찐 브루스키노는 주정뱅이인데 경찰서장 역도 하고 부산 사투리가 걸쭉하니 진짜 웃김 '버루서키노'

- 근데 승민이 겁나 잘함요 일단 가창이 안정적인 건 알았는데 연기하는 대사 톤을 제가 처음 들었잖아요 평소에 애교있고 감기는 말투랑 다름 겁나 멋있고 낮게 울림

- 할배가 너무 키 크고 늘씬하고 꼿꼿해서 찐할배 친구랑 비교되긴 했음... 건강 관리를 잘했다고 치자 그리고 스타킹 아래 발목과 다리가 넘 가늘어서...많이 먹자 우리 강아디 ㅠㅠ

- 중간에 3중창으로 (가우덴치오) 이 청년이 당신 아들이 맞다니까-(가짜 브루스키노) 아빠 저예요-(아빠 브루스키노) 아니라니까아앜 장면에서 가사가 겁나 빠르고 리듬이 막 바뀌고 멜로디도 막 오르내리고 프레이징도 힘들고 하는데 와 진짜 승민이 잘 했어요 이승민이 이승민함

- 그리고 승민이가 피후견인(딸 뻘)인 소피아와 결혼과 사랑에 대해 2중창 아리아하는데 로시니답게 멜로디도 아름답고 남녀 2중창도 잘 소화했어요

- 그리고 중간에 개그 포인트-승민이는 커피에 설탕을 엄청 넣어먹기 좋아하는 할배였습니다 그리고 에헷 수염이 떨어지려고 하네 에서 본체 표정이랑 말투가 쫌 나와서 넘 웃겼음 ㅋㅋㅋ

- 아 커튼콜에서 총연출하신 승민이 아버님 나오셨는데 승민이보다 더 키크고 늘씬하고 자세 곧고 완전 멋지심 다른 출연진은 악수하는데 두 손으로 승민이 양볼을 다정하게 감싸고 톡톡 승민이는 에헷 웃는데 정말 사랑받고 잘 자란 아들 ㅠㅠ

- 제가 수인이 사이드 뒤쪽이라 수인이만 보여서 규형이 얘기를 잘 못하겠네요 데둉합니다 ㅠㅠ 규형이는 모자 뒤로 눌러쓰고 왔다가 공연 직전에 벗었구요 수인이는 Lee 모자 뒤로 눌러쓴채로 공연 관람했습니다 승민이 어머님-승민이 동생-수인이- 규형이 일케 나란히 앉음

- 그리고 승민이 동생도 키 크고 완전 승민이 닮음 그 특유의 선하고 순둥한 강아디 느낌 있잖아요 나갈 때도 수인이랑 규형이랑 같이 나감 루인이보고 사진 찍어달라고 누가 오니까 '한번 찍어주면 계속 찍어야 돼요' 같이 움직이는 듯요

- 그러면 안 되지만; 눈만 굴려서 수인이 좀 봤는데요 와 제가 본 남자 중에 피부가 제일 좋음 노메컵인데 우와...대체로(아닐 때도 ㅋㅋ) 집중해서 보고 웃고 하는데 승민이 입장할 때 뭔가 드릉드릉하는 거 같았 ㅋㅋㅋ

- 근데 승민이가 아까 말한 3중창, 그리고 2중창하고 엔딩에서 잘할 때마다 그 팬텀싱어 포디가드 무대에서 승민이 노래할 때 수인이 표정 있잖아요 내내 그랬음 승민이 낳은 줄....완전 광대 발사에 씨익 웃고 있었 ㅋㅋㅋ(판교러 만족 맥스)

- 공연장 밖에 나가니 포토 부스에서 승민이 포함 출연진이 있었는데요, 되게 급한 손님이 대기실에 있는지 승민이 동생이 승민이 손잡고 감 이쪽도 다정해 보임...어라? 할배 승민이, 고딩 승민이 도합 승민이가 둘이다?

- 수인이는 공연 시작 7-8분 전에 들어와서 공연 끝 후 바로 나왔는데 사인이나 사진 요청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상냥하게 웃어주면서 방긋방긋 감삽니당 고마워용 모드 발동 너는 그러고 내일 눈을 뒤집겠지(...)

- 여튼 재밌게 잘 보았습니다 제가 방구석 오페라 팬이고 실제로 본 건 열 손가락 안인데 로컬 오페라도 좀 보러 다녀야겠네요 승민이에게도 소중한 경험이 되었길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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