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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드 국악-국악인, 국립창극단 창악부 부수석 김준수 출연
240514 19-20시
@부산문화회관 소극장
촬영 금지/커튼콜 없음
이쯤되면 우블 무조건반사 집착인듯
6월에 씽씽밴드 이희문씨도 오는데 올까봐요

러닝타임 정규 공연 60분+ 앵콜 5분
PPT만들어왔는데 본인 말대로 기계치라 포인터 못 다루고 여러번 오류남
판소리와 창극과 추임새에 진심인 소리꾼
어머님 공연에 오셨댑니다
사철가-살아야지-적성가-이별가-어사출두 +앵콜 쾌지나칭칭나네
반응 좋아서 매우 텐션 높고 춤 엄청 추심

전 김준수씨 미모 좋아하니께 헤메코부터 칼라에 닿는 긴 갈색머리
갈색 스퀘어 안경(젠몬인가;)
케이프 느낌 쫌 나는 연갈색 재킷 브이넥 흰 셔츠에 흰 초커+ 흰 바지
매우 부내나는 부채
소리꾼이면 한복 입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요즘은 이렇게 '멋지게 차려 입'는다고 합니다 한복 입으면 관객이 거리감느끼는 경우가 많아서래요

무대는 그 컨셉 연장선에서 고수 없고(밴드 사운드 MR로 대체) 세트 없고  PPT 띄울 스크린만 있음(나중에 설명)
입장해서 환호받으면서 소리꾼 김준수라고 소개했구요 노래를 부르는 사람인데 길게 말하려니까 긴장된다고 '여러분들이 잘해주셔야 해요'라고 하심(관객들은 매우 잘해줌)

우리 소리를 초등학교 4학년에 시작했음 그때 국악 동요나 민요를 처음 들었는데 좋아서 매우 열심히 했대요 선생님이 좋게 봐 주셔서 (학내) 대회에도 나가서 1등하고 지역 대회에도 나갔는데 거기서 소리꾼의 춘향가 그리워하는 대목 듣고 소리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부모님 설득
부모님은 걱정이 돼서 선생님께 얘가 국악 잘 하겠냐고 물어봤는데 선생님이 '잘 하고, 아주 잘 하게 될 거다'라고 해서 부모님이 그때부터 뒷바라지하고 국악 시작
그런데 친구들이 본인이 듣는 음악을 어렵고 낯설게 느껴서 그 때부터 국악을 가깝게 느끼게 해야겠다고 생각하심

그리고 이 공연에 어머님 오셨대요
요즘 어머님 모시고 공연 많이 다닌다 함
어머님 오시면 본인이 긴장돼서 이번엔 집에서 쉬시라고 해도 아들 공연 보러 다니는 게 유일한 낙이라고 하심
어머님이 그동안 뒷바라지 많이 하셨다고

판소리 시작 전에 목 푸는 단가로 사철가를 불렀는데 요게 16년부터 함께 한 두번째 달 밴드 사운드 버전이더라구요 세월이 흐르는 걸 사철에 비유한 건데 '제가 그리 많이 산 건 아니지만'하면서 웃음 ㅎㅎ
노래 듣고 힘과 위안 많이 받았으면 한다고

국악을 너무 멀고 어렵게 느끼지 않았으면 한다고 하면서 부산 시립국악원과 시립교향악단 공연 가본적이 있냐고 질문해서 앞자리에서 네에하고 크게 대답하자 쫌 쑥스러워하면서 '안갔다고 생각하고 (멘트) 준비해왔는데'함
일단 앞자리는 판소리 창극 추임새 기본기가 매우 있는 분들이셨음
그리고 당연한 얘기지만 준수씨는 본인 공연 보러 부산 아닌 곳에서도 온 사람들 있는 거 알고 있었음(저같아도 최애가 60분 풀로 토크 콘서트하면 원정갑니다) 부산엔 창극단이 옹녀와 귀토 공연 왔었는데 반응이 매우 좋아서 기분 좋았다고(흥과 화<-;;;가 많고 리액션이 큰 사람들이져;)

아 그리고 본인이 직접 만든(대학원생이니 익숙할듯요;) PPT를 본격적으로 스크린에 띄웠는데 포인터 조작을 잘 못해서 화면 로딩 잘 안 되고 꺼지고 앞 뒤 슬라이드 가고...웃으면서 본인이 기계치라고 하심
여튼 약력은 최신 버전으로 창극단 부수석 들어가 있음 올해 초 ㅇㅇ
'제 자랑은 아니지만'(이미 앞에서 '최연소'라고 연호하심) 대학 졸업 전 4학년에 들어갔다고 하심
그러고는 '자기 PR시대인데 잘 못해서...'하자 관객들이 '소통(차원에서 하라고)'외쳐도 웃고는 더 이상 PR은 생략하고 판소리 설명으로 넘어감(세미나에 왔어;)

판소리엔 소리, 아니리, 발림의 3요소가 있다면서 요소별로 설명도 하고 본인은 소리꾼이 있고 고수가 있어도 호응이 있는 관객이 있어야 한다고 봐서 추임새까지 판소리의 4요소라고 생각한다 하심
(격공감하는 추임새 클래스 수강생 1인)
아참 판소리 설명할때 서편제 동편제 중고제 특징까지 다 자세히 얘기함 정말 국악에 대해 소통하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느껴졌음
(전 '오호호 PPT를 하니 오른쪽에 서서 프리젠테이션하는 시간이 길군 우블은 탁월한 선택이어써 하고 잿밥이나 신경썼;;;)

두번째 곡으로 임재범의 '살아야지'를 불렀는데 이게 풍류대장 5라운드때 부른 건데 준수씨 아버지가 생각났다네요 아버지가 뒷바라지 많이 해주셨는데 챙겨드리지 못한 무심한 아들이라고
그래서 심봉사의 심정을 빗대 앞부분에 넣었다고 함요

너의 목소리가 보여 방송 비하인드로 작가는 임재범 '너를 위해'같은 곡을 판소리풍으로(과장 쫌 해서 부름) 하길 바랬는데 난 내가 제일 잘 하는 걸 하겠다고 판소리 이별가 등을 불렀다고 함
아 그리고 창극과 국립창극단 홍보성 설명 매우 자세히 하심(국립극장이 이 공연을 좋아합니다)

본인이 국립창극단의 전환기에 들어가서 행운이었다며 여러 작품들 소개
그 중에서
장화홍련-본격적인 변화의 시작, 스릴러 창극
메디아-그리스 비극 창극화, 의외로 매우 어울림
은 보고싶네요
아 그리고 리어 설명하면서 리어가 셰익스피어의 본고장에 간다고 영국 공연 예정 공식적으로 얘기함(부수석피셜이니 써도 되겠지)
창극단 단원들도 영국 공연을 무척 기대하고 있다고 함요(에드먼드...환생하겠구나...아련)

적성가하고 이별가 불렀는데 적성가에 재즈도 들어감 신기
아 그리고 준수씨 취향은 템포에 변화를 많이 주는 것인듯요

60분이라는 게 짧다면 짧은 시간이라 마지막 곡 어사출두한다니께 엄청 아쉬워들하셨음 호응에 이미 업되셔서 앞 관객들에게 '그럼 추임새를 잘 하든가'
...앞은 추임새 전문가들이었음 준수씨도 부러 해본 농담이었고 중블 뒷블 일반인들이 점점 달궈지자 매우 신나심

어사출두는 날카롭고 엄청나게 빠른 속도가 특징이었는데요(전 어쩔 수 없는 빠라서 동초제가 레퍼런스임) 준수씨 춘향가 제가 궁금해졌습니다
아 어사출두할 때도 출두야 부분 관객하고 주고받더니 앵콜 때는 아예 올 스탠딩시켜서 객석에 조명넣고 쾌지나칭칭나네 후렴은 관객들한테 떼창시킴
중블 뒷블 일반인들까지 떼창 쩔어주니 준수씨는 춤사위를 선보였구요 가사에 무대 마무리 감사 인사 빠빠이까지 다 넣어서 깔끔하게 끝내버림
본인이 원하는 소통을 토크든 공연이든 잘 이뤄내서 서로 좋았던 공연이었으요
아 잘봤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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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 한 옛날(아 이게 밀레니엄인지 전후인지 기억이 잘;)에 W라는 팬픽이 있었습니다. 그 팬픽은 여러 가지 의미로 유명하고 논란이 있었으며 높은 조회수를 자랑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 중 1인의 이해할 수 없는 양태를 완전히 설명했지만 담담하기 그지없는 프리퀄 팬픽 S는 인기가 있었지만 W만큼 인기가 엄청나지는 않았습니다(뭐 당연한 얘기죠;) 저는 둘 다 취향이었지만(옛날부터 익스트림 취향) S의 문학성이 조금 더 높다고 생각하여 아끼고 있었는데 요즘 미친 행동을 하면서 가끔 S 생각이 났습니다.

왜냐하면 S는 동경과 자아 대리 충족, 예인에 대한 빠*이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_-

이 이야기의 화자 A는 금수저로 태어나서 공예에 재능이 있었지만 치명적인 핸디캡이 있었습니다. 호흡장애가 있어서 조금만 숨이 가빠져도 위태로워진다는 점이었죠. 그래서 부모와 손아래 동생의 과보호를 받으며 곱게 곱게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자신과 정 반대에 놓여있는 취향에 꽂히게 됩니다. 자유롭게 뛰어나다니며 허공을 부유하는 영혼이었죠. 그 영혼-_- J는 동문답게 또 좋은 수저였지만 일찌기 바이크에 미쳐서 자유로 경주를 벌이는 쪽이었는데 A의 끊임없는 주시와 동경을 받으면서도 전혀 눈치채지 못합니다. 자유로웠거든요. 같은 학교에서 동경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던 A에게 대사건이 벌어집니다. J가 탈주했거든요. 절망했지만 그는 집요하게 그의 동선을 추적합니다. 그리고 바이크 경주에서 카레이서로 전직한 J를 지켜보며 J의 후원자로 나서게 됩니다. 여기서 조건은 딱 두 개입니다.

-J의 성과가 담겨 있는 스틸 사진을 제때 줄 것
-J에게 자신의 존재를 절대 드러내지 말 것

A가 J에 대해 느낀 감정이 동경인지, 대리만족인지, 성애인지, 혹은 이 모든 것인지 전 정확하게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A는 몇 년을 공들여서 음지에서 J를 후원하고 그를 F1 최고의 카레이서로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그의 스틸 컷과 카레이싱 장면을 VIP석에서 몰래 지켜보며 얻는 그의 감정은...지나치게 음지 관음 수니의 감각을 자극해서 아직도 힘들군요 ㅎㅎㅎ

아 물론 장애가 있기도 합니다. J가 직장에서 사랑에 빠지거든요. 그 모든 것을 지켜보며 미묘한 절망적인 감정을 느끼지만 A는 그 감정을 느낄 뿐 더 이상 나서지 못합니다.

장기간 큰 스폰서가 되어준 그를 위해 여러 차례 그의 정체를 밝혀주려는 이야기가 있지만 그는 질색하면서 돌아섭니다. 그가 원하는 것은 나서는 게 아니었거든요.

결국 프리퀄 이후에 어째저째 되긴 했습니다만...그가 원하는 게 프리퀄의 상태였는지, 본편의 상태인지 전 잘 모르겠습니다. 전 프리퀄이 훨씬 편하네요.

이 삼대구년 먹은 얘기를 왜 꺼내는지 알아줄 분이 있어야 좋을까요, 없는 게 좋을까요... 전 잘 모르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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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영국 이코노미스트
국내 출판사: 한국경제신문
국내 출간일: 2023-12-05
분량: 412쪽
국내도서 > 경제경영 > 경제학/경제일반 > 경제사/경제전망 > 세계 경제사/경제전망
국내도서 > 경제경영 > 트렌드/미래전망 > 트렌드/미래전망 일반
이 책의 원서/번역서: The Economist: THE WORLD AHEAD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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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연시 행사가 영국 이코노미스트에서 나온 매해 세계대전망 번역판을 읽는 건데요, 1월 20일 경에 손에 잡긴 했는데 꽤 늦어졌습니다. 요새 사랑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네;

- 여전히 이코노미스트 특유의 현학적이고 재수없으며 영국인 특유의 괴이한 개그가 뜬금없이 나오는 문체는 빛을 발합니다. 뭐 언제나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읽으니 어쩔 수 없긴 한데 긁히면 또 거슬리긴 함.

 

- 한국경제신문사에서는 직역을 원칙으로 계속 진행하고 있나 봅니다. 근데 불과 3~4페이지 밖에 안 되는 영국 정세 컬럼에서 '보수당'과 '토리당'(보수당의 전신)을 혼용하고 있는 건 쫌 심하지 않나 시포요. 우리로 치면 '국민의 힘'과 '민정당' 개그를 치고 있는 셈인데 그걸 그대로 직역하면 동북아 독자는 어떡하라고;

 

- 뭐 투덜투덜하고 있지만 새 해에 뭐라도 집어넣기엔 딱 좋은 책입니다. 특히 국내 언론의 경사진 시각으로 보다가 제1세계 오만한 수구언론;이 한국을 어떻게 취급하고 있는지(아 그래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보다 비중이 꽤 올라간 거라능;) 그리고 한국이 발닦개 쯤으로 취급하는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동유럽 등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어 한국에 대한 건 서울 창동에 건설 중인 '로봇인공지능과학관' 얘기가 있구요(계속 늦춰지는 걸로 봐서는 어른의 사정이 있나 봅니다), 제주도에 생기는 박서보 미술관(7월 완공 예정), 봉준호 감독의 신작, 배터리 산업 플레이어 등등이 짤막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나라별 전망에서...

 

- 윤석열 대통령의 보수당 국민의힘 정부는 일자리 제한(...노동권 약화겠죠;)을 풀고 민간 투자를 신장하기 위해 감세와 규제 완화를 목표로 삼을 것이다. 노동 조합과 야당인 민주당으로부터 저항을 받겠지만, 이는 국민의힘이 과반수를 확보할 가능성이 큰 4월 총선 이후로 누그러질 수 있다. 세계 경제의 회복은 대한민국의 수출 주도형 제조 부문에 힘을 실어줄 것이다.

 

- 아 이 ㅅㄲ들 윤이 대통령 될 것도 맞춘 적 있음...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남의 나라라고 너무 막 던지는 거 아니냐-_- 하긴  얘들은 밑밥으로 '우린 작년에 이런 걸 예측했고 이렇게 틀렸어여 데헷(작년에 틀린 대표적인 건 하마스 사태와 미국의 경기 회복이 있습니다)' 이런 특집도 냅니다. 오히려 그게 쿨한 척 하는 거라 더 재수없지만요.

 

-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노동 축적(코로나 불황으로 급하게 인력을 감축했다가 회복세에 사람을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했던 기억 때문에 지급 급하지 않아도 인력을 회사 내에 비축해 두는 것을 의미합니다) 등으로 전세계적인 구인난이 심화되고 있는 마당에 한국은 노동 쪼개기와 있는 인력 갈아쓰기로 역행하고 있...(이건 제가 한 얘기임) 

 

- 공연계 얘기도 나옵니다. 브로드웨이와 런던의 뮤지컬 신작들에 대한 얘기도 막 쏟아지는데 어차피 한국에는 몇 년 있다가 번안이나 해외 투어팀 와봐야 알 거 같고... 기억에 남는 코멘트

전세계가 경기 둔화와 정치 불안정에 직면하면서 2024년에 탈출에 대한 열망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것이다. 어려운 시기에는 뮤지컬이 제공하는 환상이 사람의 마음을 끈다. 대공황에는 미국 최고 수익 영화 10편이 모두 뮤지컬 영화였다.

 

- 얘들 아직까지 미국 선거 간잽이 중. 본 컬럼에서는 바이든에 대해 불길한 소리 한껏 해 놓고, 전문가 제3자 폴(얘들 적중력 좋음 하고 각주)에서는 트럼프가 질 거라고 함. 난 바이든 눈이 넹글 돌아 있어서 별로지만 트럼프는 더 별로야... 전문가들 힘줘...

 

-빨리 반납해야 해서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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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의 법고전 산책 - 열다섯 권의 고전, 그 사상가들을 만나다 

지은이: 조국

출판사: 오마이북

출간일: 2022-11-09

이 책을 2월에 읽기로 한 건 대단히 얄팍한 생각이었는데요, 제가 이번에 방송대 법학과 3학년에 편입합니다. 그런데 법의 근간인 법철학, 법사상사는 직접 수강할 생각이 없어서(민상법 소송법 등 다른 거 파기에도 바쁨) 책 한 권으로 때우려고 하다 보니 이 업계의 베스트셀러인 이 책에 손 대게 된 것이죠.

 

실은 이 책은 대여를 벌써 세 번째 했습니다. 서양 고전(고전이란 건 재미가 없죠 녜...) 열 다섯권을 한 책에 집어넣은 데다가 467페이지로 대단히 길어요. 그래서 앞부분에서 언제나 나가떨어지고 반납했는데 너죽고 나죽자...아니 이번에는 성불시켜 보자는 심산으로 다 읽었습니다. 휴 고생해써 나새끼...

 

이런 고전 축약류의 책들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이 책도 시작하기 전에 서문을 찬찬히 읽어보는 게 좋습니다. 저자의 의도나 배경, 구성을 미리 엿볼 수 있거든요. 이 책에서도 서문에서 저자가 그간 오마이뉴스에서 수년간에 걸쳐 진행한 법철학 고전들을 엮은 것이라는 배경, 그리고 순서를 정한 동기(하지만 전 시간 순서대로 해 주는 게 어땠을까 싶기도 합니다;) 굳이 각 고전 저자들의 생장과 세계를 넣은 이유(아 근데 맥락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각 고전의 내용을 일반인 강독 컨셉대로 가능한 한 쉽게 풀어썼으며 21세기 한국에서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도 응용이나 주석(속되게 '썰'이라고 하죠)을 잘 풀어놓았습니다. 하나 블랙코미디는 이 책 강의나 편집 자체가 문재인정부까지가 배경이다 보니 고 김대중 대통령의 자서전 제목처럼 '역사는 발전한다'라는 기조로 진행되는데 실은 법치와 인권이 단시간에 퇴행될만큼 퇴행되어버린 현실이 절로 떠오르게 됩니다.

 

아시다시피 메인스트림 중에서는 제법 진보적 스탠스가 있는 분이라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코멘트의 논조가 거슬릴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시고 읽으셔야 합니다. 저는 뭐 대체로 찬동하는지라('성매매' 관련해서는 워워) 그 점에 있어서는 편안했음. 

아래 목차에 추가된 다른 색 폰트는 제가 메모로 보려고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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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 사회계약
인민의 자기계약을 통한 국가권력의 형성
― 장 자크 루소 《사회계약론》 : 근대를 열고 프랑스 대혁명을 촉발시킨 책, 합법적인 권리에만 복종할 의무, 추첨에 의한 선거, 지방분권,  자유 뿐 아니라 평등에 대한 강조

"사물의 추이가 항상 평등을 무너뜨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입법의 힘은 항상 그것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2장 / 삼권분립과 '법을 만드는 방법'
“권력이 권력을 저지하도록 해야 한다”
― 몽테스키외 《법의 정신》 : 권력의 권력에 의한 저지, 사법권에 대한 견제, 입법의 신중함, 풍토론을 통한 '법'과 '풍속'의 구분, 투표에 의한 군주, 당쟁의 필요성



3장 / 입법권의 한계와 저항권
“인민은 폭정을 무력으로 제거할 권리가 있다”
― 존 로크 《통치론》 : 영국 명예혁명의 배경, 3권 중 입법권의 우선과 한계, 예방적 저항권의 정당화, 노동가치설의 효시

4장 / 죄형법정주의
형사사법체제는 총체적으로 개혁되어야 한다
― 체사레 베카리아 《범죄와 형벌》 : 최대다수의 최대행복 효시, "범죄의 유일 타당한 척도는 사회에 끼친 해악이다", 죄형법정주의, 법률의 명확성, 범죄의 형벌의 비례, 처벌이 아닌 예방 목적의 처벌, 고문 폐지

5장 / 소수자 보호와 사법통제
민중을 위한 사회대개혁과 ‘입헌민주주의’ 구축
― 토머스 페인 《상식》·《인권》 : 미국 독립혁명에 결정적 영향을 준 영국인, 군주제와 귀족정에 폐지 주장, 사회 복지 강조
― 알렉산더 해밀턴, 제임스 매디슨, 존 제이 《페더랄리스트 페이퍼》 : 삼권분립("야심에는 야심으로 대항해야 한다" 권력에 대한 현실적 견해), 소수자 보호, 정당 민주주의, 위헌심사를 통한 사법 견제

6장 / 자유
국가와 사회는 개인의 자유에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가
―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  자유의 세 영역(의식의 자유/취향과 탐구의 자유/단결의 자유)와 세 영역의 연계, 소수자 보호, 사상과 토론의 자유, 개인에 대한 사회적 권위와 처벌의 한계, 개성의 중요성

7장 / 권리
“권리 침해에 저항하는 것은 의무다”
― 루돌프 폰 예링 《권리를 위한 투쟁》 : 현실을 직시하는 목적 법학의 주창자, "법의 생명은 투쟁이다", 권리 침해에 대한 저항은 공동체에 대한 의무, 소송사, "베니스의 상인"에 대한 비판, 사법살인, "국민 각자는 사회의 이익 속에서 권리를 위해 태어난 투사다"

8장 / 악법도 법인가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
― 플라톤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 : 죽음을 불사한 소신, 경고/비판할 지식인의 임무, 합리적인 일반법에 대한 존중, 시민불복종의 효시

9장 / 시민불복종
법에 대한 존경심 vs 정의에 대한 존경심
― 소포클레스 《안티고네》 : 신의 법 대 왕의 법, '백성 하나 없는 사막'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시민불복종》· 《존 브라운을 위한 청원》 : "법에 대한 존경심보다는 정의에 대한 존경심을 함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불의가 정부라는 기계의 필수 불가결한 마찰의 일부분- 내버려 둘 것 / 2. 불의의 속성이 나에게 불의의 하수인이 되도록 강요하는 경우-투쟁해야 함, 대의를 위한 브라운의 폭력 투쟁 옹호, 혁명권

10장 / 평화
전쟁 종식과 영구 평화의 길
― 임마누엘 칸트 《영구 평화론》 : 평화를 저해할 비밀조항이 없어야 함/타국의 소유 전락 반대/상비군 폐지/전쟁국채 반대/타국에 대한 폭력 간섭 반대

공화정체/자유 국가의 연방체제에 기초한 국제법/보편적 우호의 조건에 국한된 세계 시민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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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엔 연체 없이 반납해 보자...

덧. 아 그리고 각 저자들의 인생사와 시대 배경을 통해 그간 오해했던 걸 좀 바로잡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소로가 엄마 밥 얻어먹고 소박한 삶이나 떠들면서 세금 체납;한 인간인 줄 알았는데 무장 투쟁을 옹호한 과격한 면이 있었다거나...

그래봤자 엄마 밥 얻어먹은 건 변함없지만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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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에서 두 번째 총서 '창극의 변화와 도약'을 얼마 전에 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무료 다운 가능. 

https://www.ntok.go.kr/kr/Museum/Archive/ResearchBook

 

공연예술박물관 - 조사·연구 > 연구총서

 

www.ntok.go.kr

다 읽었으니 감상문을 쓰겠읍니다. 저는 불과 7개월 전 '베니스의 상인들'로 창극에 입문한 아가-_-로서 영상 포함 감상 작품이 열 손가락 미만이지만 이럴 때가 용감한 법이죠.
일단 두괄식 구성으로 시작해 봅니다.

이 도서는 창극 전문가들이 창극과 대표 단체 국립창극단에 대해 조망한 논문을 엮어 만들었습니다. 역사 격인 총론과 창극의 각 요소인 각론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론에는 연출/작창/해외작품/영상/배우 등에 대해 다뤘습니다. 245페이지라 버거우면 관심분야만 골라서 먼저 읽어도 되며 요점만 파악하려면 각 논문의 요약편을 읽어도 얼개를 파악하는 데 무리가 없습니다(넵 저는 꼼수에 강합니다)

각론에서 연출은 창극의 역사와 관점, 지향점이 보이고 작창에서는 음악 구성에 대한 전문적인 이야기가 있습니다. 해외 작품은 창극의 현대화와 시대 정신에 대한 고민이 보이고 영상은 기대 안 했는데 매우 독특한 소재 선정으로 현대 관객의 관심을 사로잡기 위한 노력, 그리고 배우는 주조역의 인물론 등이 나옵니다. 대체로 구성은 훌륭하다고 생각하지만 살짝 일관성에 대해서 아쉬웠던 점은(이건 편집자의 몫)

1. 최초의 창극이 1892년 '춘향전'인지 1908년 '은세계'인지 총론 1.2에서 갈린다는 점(저는 '춘향전'이 최초의 창극이고 '은세계'가 창극의 얼개를 갖춘 최초의 창작 창극이라는 식으로 이해했습니다)

2. 창극에 대해서 광복 이후에는 1962년 창단된 중심 단체인 국립창극단 위주로 서술되어 있지만 50년대~6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일종의 대척점이었던 여성국극배우에 대해서는 배우론에서 유일하면서도 자세히 서술되어 있습니다. 좋다나쁘다의 문제가 아니라 일관성 면에서 약간 의문이;

 

총론 1 '판소리에서 창극으로'는 19세기 극후반부터 20세기 극초반을 주로 다루며 판소리에서 창극으로 변화하는 과정에 대해서 서술하며 현재 창극의 한계와 제언이 있습니다. 개화기에 태동하였지만 일제강점기에 풍속을 문제로 끊임없이 규제받았던 창극에 대해 알 수 있어요.

총론 1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1908년 최초의 창작 창극 '은세계'입니다. 개화기 소설가이지만 친일파-_-이인직은 이름을 빌려주었을 뿐 개입하지 않았으며 사실 이를 구실로 김옥균빠..아니 추앙하는 최병도와 탐관오리와의 대립 민중의 목소리를 실어서 대중의 호응을 얻어냈습니다. 미묘한 부분은 이 때 '은세계'는 그 때 갈급한 시대 상황을 드러내서 대중의 많은 공감을 받았지만 광복 이후에 리메이크된 작품은 소통과 공감에 실패합니다. 이는 서사의 동시대성이라는 점에서 많은 생각이 들게 됩니다.

총론 2 '국립창극단이 걸어온 60년'은 앞의 각론에 대한 프리뷰 역할을 합니다.
요약: *안숙선* 명창, 배우, 단장, 예술감독, 작창가, 소리 지도자 등을 오랫동안  해 오신 분...
*김성녀* 터닝 포인트

각론 1 '국립창극단 연출 작업의 흐름'에서는 주요 연출자들과 주력 포인트에 따른 변화 등을 서술합니다.
- 60년대 이진순 연출은 ‘판소리를 근간으로 전통예술 양식 체계화'를 주창했고
- 70년~80년대대 허규 연출은 '전통극 문화 복원, 보완.재창조를 통한 현대화'와 민중 강조(솔까 이 시대 연극 연출자 출신 치고 그쪽;에 경도되지 않은 사람이 드물 것;)
- 90년대 김홍승 연출은 오페라의 극적 요소 도입
- 90~00년대 박성환 연출은 국내외 창작 작품 도입
- 각국의 해외 연출가 초빙을 통한 다양화
- '10년대 이후 고선웅, 배요섭, 남인우 연출 등의 각양각색 새로운 시도 등이 있겠습니다

여담인데 '정년이'의 연출가 남인우씨가 제가 참 좋아하는 '천하장사 마돈나'로 창극 '내 이름은 오동구'를 연출했더라구요? 트랜스젠더 소수자의 이야기를 담다니 비범한 국립창극단...궁금해집니다

아 그리고 24~25시즌에 예상되는'변강쇠 점 찍고 옹녀'에 대해 최초의 18금 창극으로서 여성 주인공인 ‘옹녀’ 의 시점으로 극을 전개, 사랑과 삶에 관해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여성의 모습으로 해석했다는군요. 처음엔 이름만 듣고 ㄷㄷ했는데 기대가 됩니다. '변강쇠 점 찍고 옹녀'에 대해서는 여러 각론에서 다양한 관점으로 다루어집니다. 결말은 가부장적이고 순응적이라는 비판도 있는데 각본 인용을 읽어 보니까 키링 겸 인간 딜도 변강쇠를 품어주는 성님 옹녀인 거 같아서ㅋ 좀 지켜봐야 될 듯요.

각론 2 '창극의 시대별 작창과 반주'에서는 시대와 작품별 음악에 대해서 자세히 다루는 데 제가 여기에 있어서는 배움이 특히 짧은 관계로 잘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아주 이른 시기인 60년대 초반부터 작창과 배경 음악에 대해 깊은 고민과 파격, 변화를 도모해 왔다는 점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각론 3 '국립창극단 무대에 활용된 영상'은 사실 가장 특이한 논문 소재이다 보니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① 무대 공간 배경 ② 작품의 시간성 구현③ 작품의 서사 및 음악 상징, 보완 장치로 창극을 현대화시켰으며 인터랙티브 요소도 도입했다는 분석이 ISTJ의 마음에 쏙ㅋ
또한 음성과 서사로 설명해주는 '도창'을 영상이 때로는 보완하고 때로는 대체해 왔다는 설명 또한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전투씬 등으로 무대 상영에 한계가 있는 적벽가에 영상이 하는 역할  재미있었어요.

'창극의 변화와 도약' 총서 각론 4 '국립창극단의 해외 원작 레퍼토리'에서 제가 자첫했던 '베니스의 상인들'은 시간 한계로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왜 그렇게 창극 기존 팬들에게 이 극이 이질적이었고 엇갈린 평이 나왔나에 대해서 약간의 단초는 잡았습니다.

아래 캡처에 나오는 대로 국립창극단의 해외 원작 창극은 2009년 이후로 동서양의 다양한 레퍼토리를 해 왔는데요(맥베스 부인, 메디아, 트로이의 여인들 등이 땡겼) 제가 패왕별희와 리어 외엔 본 게 없어서 재인용이 조심스럽습니다만

첫째, 해외 원작의 경우 타문화 이야기가 우리 문화로 변이되는 지점이 관객에게 큰 쾌감을 줄 수 있다. 둘째, 관객이 이미 이야기의 내용을 잘 알고 있다면 플롯을 변형하고 압축하는 데 부담이 적다. 셋째, 원작의 예술성에 의탁하여 원작의 문학을 구현한 예술 작품으로서 이어받을 수 있다(인용)

그리고 이 제각각인 해외 원작 창극에서
-여성의 한(恨)으로 치환된 비극성: 여성이 주로 수난당하고 희생하는 비극, 그리고 전통적 가치인 충효를 크게 벗어날 수 없는 고민(코델리어의 효, 메데이아가 자식을 죽이기 위해서는 철저한 희생자로서 비쳐야 한다는 점, 우희의 지고지순함 등) <-저는 특히 이 부분에서 '베니스의 상인들'이 이질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도창과 코러스, 그리고 민중의 목소리를 읽어냅니다. 특히 저는 그리스 연극을 좋아하는 점에서 소실된 그리스희비극이지만 오페라의 원형이 되었고 그것이 다시 창극에 영향을 주면서 그리스식 코러스가 도창과 합창에 영향을 주는 점에 대한 분석이 매우 흥미로웠어요.

 

각론 5 '창극 배우의 역사와정체성'에서는 제가 지극히 사랑하는 신재효 선생의 광대가-인물치레, 사설치레, 득음, 너름새 얘기가 오프닝을 뙇 장식합니다 ㅋㅋㅋ 여기서는 총체적인 연기인 '너름새'를 강조해요. 창극은 사실적인 극 연기이지만 손짓, 발짓, 어깨춤, 과장, 시늉, 발걸음 등이 전통적 너름새에 기반을 두고 수행해야 되는 등 창극의 다른 요소와 마찬가지로 '내일의 전통'에 대해 많은 고민이 필요한 듯 합니다.

아 1908년의 창극 춘향전에서 이도령 역의 최득이는 '20대의 젊고 모양 좋은 광대로 〈너름새〉가 잘 어울리며, 소리하는 양은 우람하여 장안 의 인기를 독점하다시피 하였다'라고 합니다 우리 조상님들은 100여년전에도 얼빠 ㅋㅋㅋ 나는 전통계승임

국립창극단 이후로 배우 세대를 나눠보자면
1세대 명창 배우시대('62~'79): 인간문화재, 판소리 중심
2세대 창극 배우시대('80~'99): 1세대를 사사하고 배우로서 정체성 확립
3세대 스타 배우시대(00~현재): 판소리 대학 전공, 창극을 넘나들며 다양한 매체에서 활동하는 스타 배우 이렇군요. 
마지막 제언쪽에 눈길이 간 게 창극단에 들어가서야 창극 연기에 대해서 배우는 게 거의 다이다 보니 ‘배우’이자 ‘광대’로서의 역할이 넘나들 수 있는 ‘창극 배우’가 체계적인 시스템 하에서 길러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이건 저도 창극배우들 인터뷰에서도 여러 번 본 적 있음)

 

휴 이렇게 깨알같은 254페이지를 한 달음에 읽게 만든 김수인씨께 완독의 영광을 돌리구요 겉핥기나마 창극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어서 기쁩니다
여담으로 위키디피아의 창극 항목은 자세한데 과거 내용과 한계에 머물러 있구요 나무위키는 최근 웨이브에 대해 집중한 감이 있어서 이 총서를 좀 더 대중적으로 다듬은 홍보자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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