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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격조했습니다. 이유는 일했고, 포레스텔라 덕질했으며, 와중에 재무빅데이터분석사(FDA) 2급 시험을 쳤기 때문입니다. 이 시험은,

https://fda.kicpa.or.kr/ 

 

재무빅데이터분석사

 

fda.kicpa.or.kr

재무빅데이터분석사 자격시험은 기업 재무지식과 데이터 분석능력 모두를 검증하는 융합형 자격시험입니다.
- 기업 재무 데이터의 이해와 활용을 위한 기본적인 회계지식을 검증합니다.
- 전산화된 데이터를 직접 저장하고 추출에 필요한 데이터 베이스 이해도를 검증합니다.
- 데이터의 요약, 예측 및 결론 도출에 필요한 통계지식을 검증합니다.
- 대용량의 데이터 활용을 위해 프로그래밍 언어 Python과 전산감사소프트웨어 Fraudit의 실무활용능력을 검증합니다.

기업 내부·외부 데이터를 활용하여 부정적발, 분식회계탐지, 경영비효율 감지 등 실무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능력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집니다.

 

요런 시험입니다. 저는 1회 시험을 봤으므로 2급만 쳤고(어차피 1급은 2급 합격해야 칠 수 있음 ㅇㅇ) 시험 과목은 이랬습니다.

- 데이터베이스: 26년전(...) 배운 '데이터베이스 기초' 한 학기분의 약 절반 정도에 해당합니다.

- 통계: 26년전 배우고 11년전 업데이트한 '통계학 기초' 한 학기 분에 해당합니다.

- 회계: '회계학 기초' 한 학기분의 약 절반에 해당하며, 저는 날로 먹었습니다.

- 파이썬: 음...이건 제가 베이스가 없어서 뭐에 비교할 수가 없군요. 아마 IT 전공자에게는 매우 쉬운 수준이라 생각됩니다.

- Fraudit 조작법: 이것도 베이스가 없어서...일단 초급 정도로 추정됩니다. 이 수준에서 상당 부분은 엑셀로도 구현 가능합니다.(음, 근데 고급이 될 수록 더 무궁무진한 활용법이 기다리고 있고, 현재 초급 수준에서도 Fraudit 고유 기능이 있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이 무용하다고 주장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이 자격증 소개에서도 얘기했지만, 목적 자체가 기업의 외부/내부 감사시 대량의 재무 데이터를 자유자재로 분석해서 이상치를 적발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시험이라, 데이터베이스/통계/회계는 이 시험의 이론적 베이스 역할을 하며 약 50% 비중의 객관식으로 나옵니다. 파이썬은 객관식/주관식에 공통 출제되고요, Fraudit은 주관식만 나옵니다. 총 시험 문항은 40문항에 시험 시간은 2시간 반입니다. 고로 앞 부분 객관식 쪽에 2점이 몰려 있고 30% 비중의 주관식은 배점 3점으로 총 30점입니다.

 

이 시험을 친 이유는, 원래 파이썬 코딩에 관심이 있었는데 좀 깔짝거릴(...) 때마다 너무 설명도 불친절하고 양이 방대해서 첫 부분에서 나가 떨어지더라구요. 그래서 베이스가 있는 분야에서 빌드업하면 좀 접근이 쉽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괜찮았어요. 일단 공식 교재의 설명이 쉬운 편입니다. 이 시험이 문과 쪽이 타겟이라는 점이 분명한 게,

i=i+1

이게 equal이 아니라 '할당'이라는 걸 처음으로 설명 들었음 ㅠㅠ 예전에 vba 할 때부터 걸림돌 중의 하나였는데 이제 좀 마음이 편안해지는군요. 아, 그리고 시험을 응시하면 저자 직강(...) 동영상 강의를 무료로 수강할 수 있습니다. 초장에 들어봤는데 괜찮았어요. 근데 시간에 쫓겨서 거의 못 들었음(...)

 

시험 총 비용은 응시비 9만원, 교재(상) (하) 구입비 4만 5천원 합쳐서 총 13만 5천원이었고, 총 2주간 매일 3시간 정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앞 부분은 베이스가 있어서 빨리 나갔고, 파이썬/Fraudit은 실제로 랩탑으로 코딩을 해야 하니께 절대적인 시간 확보가 좀 있어야 할 듯 해요.

 

아, 그리고 시험은 비대면으로 쳤어요. 비대면 시험은 처음 쳐 봤는데 시험 가이드 pdf/동영상을 숙지하고 하라는 거 하고/하지 말라는 거 안 해야 됩니다.(Fraudit 프로그램을 띄워놓고 조작하면서 시험을 쳐야 되다 보니 랩탑 해상도를 바꾸고 화면 병렬을 해야 함) 저는 아프다 보니 시험 시간 20분 전에 입실하는 것에 급급해서 스마트폰 알림 끄고 설정을 얼레벌레했더니 나중에 시험 도중에 재난 문자 와서 튕겨나감;;; 다행히 나갔다가 다시 들어갈 수 있었고 결과는 저장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허리 아파서 2시간 반 시험 중에 절반도 못 채우고 나감. 

 

그런 것 치고는 잘 나왔네요...네...역시 저는 시험을 잘 치죠... 음, 일단 교재에 나온 내용이 시험에 나왔구요, 연습 문제가 그대로(혹은 숫자 바꿔서) 나온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봄에 있을 1급을 치고 싶긴 한데 벌인 일들이 한 무데기라 어떻게 될 지 모르겠네요. 일단 기쁩니다. 전 이제 파이썬 코딩에 손을 대 보았어요.

-끗-

덧. 아참, 여기 나오는 이론 과목들이 향후 한국회계사 시험에 출제될 IT의 프리뷰 역할을 한다던데 이 정도면 괜찮을 거 같습니다. 어차피 경영 전공하면 이 정도는 기초 과목이고.

덧2. 이게 경영 또는 문과 베이스라고 계속 얘기하는 이유는 음... IT 전공자에게는 회계 빼고는 쉬울 겁니다. 근데 이 시험 자체가 개발자를 위한 게 아니라 코딩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프로그램을 상시 운용하는 방법 쪽이 중점이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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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 하나를 해치우고 나서 감개무량하여(기행문이 사진도 많고 글도 좀 오래 걸렸습니다) 약간 쓰레기 줍는 기분으로 블로그를 휘 둘러보다가 역시나 업뎃이 별로 없는 '라이센스 콜렉터' 카테고리가 안타까워져서 글 하나를 보탭니다.

옛날옛날 한 옛날 2008년도, 저는 출세와 자기 개발 욕구에 불타고 있었습니다. 당시에만 해도 주니어 시절 이었던지라 출세를 하려면 자기 개발(정확하게 하면 나는 이렇게 자기 개발을 한다는 어필)이 좀 연관이 있던 시절이었죠. 문제는 시니어가 된 지금까지도 그 꼬라지를 하고 있다는 게 문제겠지만...ㅋ 그리고 당시에는 KICPA는 한국회계기준(K-GAAP)이라고도 하죠)으로 출제되고 KGAAP으로 회계를 하던 시절이라 IFRS와 상당히 유사성이 있었던(아 쫌 다르긴 합니다) 미국 회계기준을 익힌 미국 회계사가 약간 차별성이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리고 국내 회계법인에 '합격'만 하고 '개업 자격'은 없는(미국 각 주에서 실무 경력을 1년~2년은 쌓아야 합니다) AICPA들이 비교적 취업에 용이했던 시절이기도 합니다.

 

...그냥 뭐랄까, 부서가 좀 심심해졌던 것도 같습니다. 당시에 1년 가까이를 잡아먹었던 장기 프로젝트가 끝났거든요. 그래서 야근도 별로 안 하고, 술도 좀 시들해지고(안 마셨다는 건 아님. 술친구가 TFT로 잡혀가서 술자리가 줄긴 했어요) 그랬습니다. 

 

그래서 AICPA에 도전하고자 하고, 대략 업무와 병행해서 학원 4개월 포함해서 응시 회차 대기 1개월 포함해서 결심부터 응시까지 5개월 잡고 하기로 하였습니다.(대체로 KI들은 이 정도 시간이 걸려서 붙습니다. 법인에서 합격을 전제로 업무에 완전 배제시켜주는 경우는 1달 안에도 붙는 기록이 있습니다. KI가 아니라 회계 노 베이스인 경우 1년~1년 반 정도 걸릴 수도 있습니다)

 

1. 라이센스를 딸 주를 골라서 학점 인증 및 응시 자격 확인을 받아 봅시다. 

https://www.namucpa.com/examinfo/exam-info-AICPA-06.asp?ridx=916&gidx=917&midx=923 

 

나무경영아카데미

회계사, 세무사, 재경자격증 과정의 최고 강사진과 시설을 갖춘 온/오프 전문교육기관

www.namucpa.com

미국은 연방답게 주별로 AICPA 응시 및 개업 자격 취득 요건이 상이합니다. 미국에서 개업할 생각까지 있으신 분은 개업 자격 취득 요건까지 감안하셔서 따는 게 좋습니다.

저는 캘리포니아 주로 골랐는데요, 워낙에 한국에 익숙한 주이기도 하고, 제가 경영학 전공에 회계학 부전공자라 관련 학점이 넘쳐서 ㅋ 요건에 크게 구애받지 않아서도 있습니다. 비전공자는 학점 은행 등으로 취득해서 보완할 수 있습니다.(그럼 응시에 시간이 더 걸립니다)

졸업한 대학에서 영어로 학점 취득 인증서를 떼서 보내고 어쩌고저쩌고 하는데 대략 3주 정도 걸립니다. 

 

2.응시 주에서 과목별로 접수하기

라떼에는 AICPA에 네 가지 과목이 있었습니다.

FAR-한국에서 말하는 재무회계 과목. 중급회계(보통 우리가 말하는 재무회계), 고급회계(합병, 연결회계 등), 정부 비영리회계(지금은 KI 과목에 있지만 당시엔 없었어서 따로 공부가 필요했습니다)

REG-상법, 세법 등 레귤레이션 과목입니다. 미국은 법 체제가 성문법이라 논리 자체가 꽤 다르고, 미국 세법도 좀 골치아프게 외울 게 있습니다.

AUD-감사. 이건 국제감사기준하고 비슷해서 추가로 공부할 게 별로 없습니다. 다만 문제 방식이 좀 달라서 스킬이 필요.

BEC-한국 1차 과목에 있는 잡다한 경제, 경영학, IT 과목들입니다. 이 과목들이 시류를 제일 많이 타는 편. 요즘은 전산감사도 출제된다고 하더군요(그리고 그 흐름은 몇년 후 KI 1차 과목에 반영됩니다)

네 과목이지만 한국 1차와 유사하게 대략 열 몇 가지 과목이 네 개로 퉁쳐져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 합쳐서 80만원 좀 넘는 응시료였는데 지금은 훨씬 더 올랐을 겁니다.

 

3.학원 골라서 수강하기 

솔직히 인정합시다. 이 시험은 붙는 게 주요 목적입니다. 따라서 출제 포인트 쏙쏙 골라서 떠먹여 주는 한국 학원 가는 게 지름길입니다.(저 아는 회계사 양반은 저한테 책하고 강의록 다 빌려가서 독학으로 붙은 다음 책을 지맘대로 버렸;;;) 저는 교대역의 AIFA 갔는데 아마도 지금도 성업 중일 겁니다. 당시 저 살던 곳에서 도보로 가능한 곳이었고 운영하던 파이널 코스가 KI인 저에게 딱 맞았습니다.

 

4.괌 여행 예약하기

한국 서울에서 시험을 치게 해 주는 CFA(이건 '국제'고)와 달리 AICPA는 미국 국경 내에서만 시험 장소가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학생들은 제일 가깝고 시차도 덜한 괌에서 시험을 많이 칩니다. 당시에 시간도 별로 없고 해서 AI 시험 전문 여행 상품(지금도 구글링하면 나옵니다)을 이용했습니다. 사람에 따라서 괌 여행을 병행하는 분들도 있고 한데 저는 당시에 원래 부서에서 파견 부서로 팔려 나가서 여행할 시간이 없어서 하루에 두 과목씩(두 과목 치면 혼이 탈탈 털립니다) 이틀 동안 치고 바로 새벽에 출근하는 초강수 일정을 두었습니다.

 

5.괌에 가서 치고 붙기(...)

그래서 5월 초에 괌에 가서 시험을 쳤습니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것은 괌 경제를 먹여 살리는 한국인 3대 축, 신혼 여행 부부, 미국 간호사 응시생, AI 응시생이 혼재된 비행기 안 풍경과 레오팔레스 리조트에서 시험 마지막으로 초치기하는데 바깥에서 둥둥 아련하기엔 너무 시끄럽고 생생한 북소리가 들려서 보니 리조트 앞마당에서 원주민 쇼가 펼쳐지고 있어서 시험이고 뭐고 약간 뇌가 붕 뜬 기분으로 '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했던 기억, 그리고 고국에서는 미국산 소고기 반대 시위로 혼란했던 가운데 아침으로 먹은 미국산 스테이크가 매우 크고 아름답고 맛있었다는 기억(하지만 저는 반대 시위를 절대 후회하지 않습니다. 당시에 난리 안 치면 지금보다 더 저질의 고기가 들어왔을 것), 그리고 당과 카페인이 떨어져서 시험장 도착해서 프록터에게 '여기 커피 벤딩 머신 어딨나여' 했더니 다시 한번 왓?하고 물어보시더니 괌의 느긋함을 모르는 당신이 불쌍해요;라는 표정으로 친절하게 또박또박 '여기서 왼쪽 모퉁이로 조금 걸어가면 예쁜 까페가 있고 거기서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단다'라고 해 주신 기억...여행은 따로 안 갔지만 괌은 참으로 슬로우 시티가 뭔지 제대로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네 번째 시험을 마치고 탈탈 털려서 리조트까지 와서 밀러 맥주 한 캔을 사서 벌컥벌컥 먹었는데 맛이가 없었어요 맛이가...(전 밀러고 버드와이저고 미국 맥주 싫어합니다. 블루문은 미국 맥주가 아니죠)

 

6. 그리고 붙은 거 확인하고 회사에서 환급받기

구구회사는 시험에 붙으면 관련 비용 일부를 환급해 줍니다. 술 먹고 옷 사는 데 잘 썼습니다.

 

써놓고 보니 정말 재수없네요. 음 그래도 누군가에겐 도움이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14년 전의 정보니 꼭 업데이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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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무더운 일요일 아침입니다. 저는 조금 후에 효도하러 가서 네 시간 넘게 꼼짝도 않고 앉아 있어야 합니다. 살려줘..

겨울 밤이 긴 것 만큼이나 여름 새벽도 깁니다. 여지없이 5시 10분에 일어난 저는 그 동안 시간이 없어서 미뤄 왔던 것을 하기로 했습니다. 몇 번 언급한 것처럼 제가 요 몇 달 새 재무-금융 산업 전문 번역을 하고 있는데요(그러나 돈 되고 제가 할 수 있겠다 싶은 건 다 합니다) 세계 초일류(사랑합니다 일 더 주세여) 번역 전문 기업 RWS에서 번역 소프트웨어 트라도스 자격증 level 1을 땄었고

https://kiel97.tistory.com/entry/SDL-%ED%8A%B8%EB%9D%BC%EB%8F%84%EC%8A%A4-%EC%8A%A4%ED%8A%9C%EB%94%94%EC%98%A4-Getting-started-%EC%9E%90%EA%B2%A9%EC%A6%9D-%ED%95%A9%EA%B2%A9-%ED%9B%84%EA%B8%B0-%EC%8B%9C%ED%97%98-%EC%B9%98%EB%8A%94-%EA%B2%8C-%EC%A7%81%EC%97%85%EC%9D%B4-%EB%90%A0-%EC%88%98-%EC%97%86%EC%9C%BC%EB%8B%88%EA%BB%98?category=761280

이번에는 MTPE(기계번역 전문 교정) certification을 따고 싶었거든요. (이 인간은 왜 이렇게 시험치는 걸 좋아하는지 묻지 맙시다. 사고형 인간들의 전형적인 특징 중 하나인 지식으로 인생의 위험을 극복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며...웅앵. 그냥 제가 술을 좋아하는 것 만큼이나 디폴트 특징 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그리고 40대 중반까지 왔는데 뭐 그리 사람이 쉽게 바뀌겠어요.)

번역은 사람이 하는 HT(Human Translation)과 기계번역(Machine Translation)으로 크게 나눌 수도 있습니다. 그 기계 번역을 받아서 원문과 비교하고 수정해서 인간이 볼 만한 자연스럽고 오역이나 누락 없는 것으로 재 탄생시키는 것이 MTPE입니다. 저도 RWS를 비롯한 여러 회사들에서 MTPE를 하고 있는데요, 뭔가 매력발산-_-*을 하고 싶어서 딴 겁니다. 

(신청은 RWS 회원 가입 후 https://mylxexternalportal.rws.com/enrollments/133584650/details 에서 할 수 있습니다)

강습비 및 시험 비용은 따로 없습니다. RWS가 번역 시장 외연을 확장하고자 MT를 계속 개발하고 있으니 번역가들에게 이 시장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훈련시켜서 자신들의 유용한 리소스로 써먹겠다는 생각으로 만든 코스거든요.

코스는 대략 9강으로 나눠지며 코스 끝날 때마다 퀴즈(평균 4~5문항)를 풀어야 합니다. 그리고 퀴즈 점수가 66점 이상 나와야 다음 강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원활하게 진행하니까 처음부터 강의 진행률 100%+퀴즈 9세트 커트라인 넘겨 이수까지 1시간 15분 정도 걸립니다. 1시간 걸렸다는 후기도 있는데..음, 생각보다 내용이 많고 클릭하고 플립하고 동영상 볼 것도 엄청 많이 깔아놔서 1시간 미만으로 하면 머리에 별로 남는 게 없을 것 같습니다.

내용은 대략

- 기계번역의 과거와 현재

-기계번역의 특징과 개발 구조

-기계번역의 향후 미래와 유망 분야

-기계번역 전문 교정의 구조

-MT 전문 툴 Language Weaver 소개와 트라도스 이식 시뮬레이션

-번역가를 위한 MTPE 팁

-Gender Bias 등 향후 과제

뭐 이렇습니다. 솔직히 온오프라인 이력서와 전문 웹 소개에 잘난척 하려고; 한 건데(제 최애 조카에게 '이모 어릴 때 시험 잘 쳤어'라고 하니까 '그런 식으로 잘난 척 하면 사람들에게 미움 받을 걸? 항상 겸손해야 해'하고 일침을 놓으셨습니다. 아냐 근데 잘 치는 걸 어쩌란 말야...그리고 난 어디 딴 데 가서 자랑 안 해...미움 받을 용기가 없어 ㅋ) 생각보다 유용하고 실용적인 팁을 꽤 배웠어요. 앞으로 관련 일거리 받을 때 참고할 게 꽤 있습니다.

어쨌든 알파와 오메가인 RWS MTPE Certificate는...

(일부 캡처 본) 이렇게 잘 받았습니다. 뿌_듯.

P.S. 트라도스 레벨 1 땄을 때 이제 좀 고만해야겠다고 했는데 사실은 저도, 듣는 사람도 못 믿을 소리였다는 거 잘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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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작년 가을부터 재택 근무가 가능하고 진입/퇴출 비용이 최저라는 영업에 혹해서 산업 번역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지금 어떤 단계냐면...후...뭐 아직은 진입 비용 손익 분기 넘기고 용돈 벌고 있는 수준이라고 해 둡시다.
그 진입 비용 중에는 SDL사에서 내놓은 번역 소프트웨어 트라도스 스튜디오(앞으로는 트라도스라고 통칭합니다) 구입 비용도 들어가 있었습니다. 업계 1위에 갑님들이 선호하시는 것이라 이걸 안 사면 안 되겠더라구요. 이걸 사면 LEVEL 1-Getting started에 무료로 세 번 응시할 수 있는 특전이 있습니다. (실은 SDL사를 인수한 RWS에 제가 머슴...아니 벤더가 되어서 세 번 응시할 수 있는 특전이 추가로 하나 더 있습니다) 붙으면요? 이력서에 한 줄 추가하고 전문 사이트 프로필에 링크를 붙여서 자신이 업계 1위 소프트웨어에 초급 수준의 운용 능력이 있다는 것을 갑님들에게 어필할 수 있습니다. 번역 능력은 훌륭하면서 툴 능력은 떨어지는 분들에 비해서 비교 우위는 가질 수 있겠어요.

저는 작년 가을에 이 소프트웨어를 구매했을 때부터 흐린 눈으로 애써 외면하면서 LEVEL 1 응시를 피하고 있었습니다. 뭘 하든 시험을 치고 싶어한다는 자칭 타칭 평가에 대해 쫌 반성을 하고 있었거든요. 세상에 시험으로 해결되지 않는 게 많다는 것은 저도 잘 알잖습니까. 차라리 그 시간에 번역 연습을 하는 게 낫지요. 하지만 사람은 심란하고 멘탈이 거지가 될 때가 있지요. 그런 때였습니다. 날씨는 찹찹하고 전날 토막잠을 자서 피곤하고 일거리는 별로 안 들어오고 책도 눈에 안 들어오는데 맥주 한 캔을 들이키고 두 번째 캔은 그만 쳐먹어야겠다 싶은 그런 날...
RWS사 홈페이지에 로그인해서 시험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저는 이 시험을 대충 운전면허 필기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RWS사 홈페이지에서는 초급 치려는 사람에게 트라도스 영어 교재 PDF본 두 권-대충 합쳐서 200페이지 좀 넘는 걸 제공합니다. 근데 제국주의자들의 술책인지 디폴트 번역 설명이 '영어-독일어'인데다가 저는 한글 메뉴에 익숙해져 있는데 뭔가 미묘하게 다르고 잘 매치되지 않는 것도(메이저 언어 쌍에서는 가능한 기능이 한국판에서는 안 되는 것도 몇 개 있습니다) 있어서 교재는 정말 한 시간만에 대충 읽고 시험 창을 열었어요.

시험은 영어로 제공되고, 4지 선다형입니다. 열 문제를 10분 안에 풀어야 하고, 10분이 지나면 창은 자동으로 닫히고 다음 창이 열려서 10문제씩 풀게 합니다. 그렇게 네 세션 도합 40분 동안 40개의 문제를 풀고, 30개 이상 맞히면(75점이네요) LEVEL 1 합격 인증을 받습니다. 참 쉽죠?

...50점으로 떨어졌습니다.... 이 시험은 '착하게 살자'라는 마음가짐만으로는 안 되는 시험이었습니다. 간만에 떨어진 거라 더 우울해져서 러시아인의 우울까지 떨어지려다가 간신히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내가 마음가짐을 잘못 잡았어.

제 컨설턴트님께서 지극히 우려하는 무리들처럼 저는 트라도스를 메모장처럼 사용하는 상태에서 그리 멀지가 않더라구요. 매뉴얼을 꼼꼼하게 읽어서 스스로 각종 기능들을 직접 해 볼 수 있는 단계까지 가야 붙을 수 있는 시험이었어요. 이건 오픈 북이라고 해도 책대로 나오는 문항 수가 적어서 이해를 해야 하더라구요. 거기다 정직하게 책 그대로 출제된다 치더라도 ctrl+f로 찾는 데 시간 걸리는 것만 냄;;;

그래서 저는 트라도스 실습도 해 보면서 평소에 잘 안 쓰던 이런저런 기능도 익히고 매뉴얼을 끝까지 정독한 다음...

80점으로 붙었습니다. 다시 기고만장해지더군요. 잘 들어주는 고마운 지인한테 자랑을 했더니 그냥 시험 쳐 주는 걸로 업을 삼아보면 어떻겠냐고 ㅋㅋㅋ 아뇨 대리시험은 위법입니다 ㅋㅋㅋ

그나저나 별 필요도 없는 level 2나 3 치겠다고 염병천병 떨어대진 않...겠죠?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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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길벗 R&D,
지은이: 강윤석,김용갑,김우경,김종일
출간일: 2021-08-02(벌써 2022년 버전이 나왔군요. 전 도서관에서 2021년 버전 빌려서 봤습니다)
정가: 14,000원(대략 700페이지 되는 두께에 올컬러 고급 지질 생각하면 꽤나 혜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긴 컴활 수험서 자체가 박리다매 대명사니까요)

 

이젠 이 인간이 하다하다 컴활까지 보냐고 하실 수도 있겠는데 얘기는 끝까지 들어보시고;;;

 

여러분들은 컴퓨터를 언제부터 다뤄 보셨습니까? 전 대략 93년 언저리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당시에 도스와 윈도우 3.1을 쓰면서 이것저것 익혔는데요, 그 이후로 30년 가까이 PC를 놀이 기구+밥벌이 기구로 이용해 오면서도 PC 운영체제와 활용에 대한 제 지식은 30년 전부터 업데이트가 거의 되지 않았습니다. 회사에서도 발령시PING과 IPCONFIG 그리고 IP설정한 다음 일할 때 alt+tab만 알면 아재들의 존경을 받았으니까요.

 

그런데 올해 중에 커뮤질하다가 신세계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문자표를 입력하려면 한글 자모+한자 키+PgDn 이렇게 하나하나 찾았었는데요(개중 자주 쓰는 문자표는 한글 자모까지 외우기 마련이었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어린이들은 윈도우키+. 이렇게 문자표를 찾아서 쓴다는 것이었습니다! 오 이게 뭐지 싶은데 과연 이렇게 세대 단절;이 일어났다가 나중에 저 젊은이들이 공무원이 되거나 뭐 그렇게 돼서 복지 프로그램 개발 등으로 강제로 엿을 먹게 되지 않을까 해서 간만에 업데이트를 좀 해볼까 싶었습니다. 마침 모처에서 이 책이 시험 목적이 아니라 사무용 컴퓨터의 활용 수준을 높여주는 데 아주 유용하다고 추천을 받아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아참, 읽는다고 하는 데 좀 어폐가 있긴 하네요. 이 책은 한 쪽엔 PC, 한 쪽엔 책을 끼고 책에 나오는 기능 중 기억에 남기고 싶은 건 직접 해 보는 게 기억에 남습니다. 아니고 그냥 읽으면...지루해요; 그리고 시험 목적이 아닌 다음에야 책의 모든 걸 해보겠다는 건 쉬이 지치고 포기하는 지름길인 듯 합니다. 그냥 본인이 기존에 가지고 있는 지식에다가 업데이트하고 유용한 단축키나 몇 개 남기자 이런 생각으로 하면 차라리 낫습니다.

 

그래서, 저는 과목 1: 컴퓨터 일반과 과목 2: 스프레드시트 일반 중에서 과목 2는 날려버리고(스프레드시트는 당분간 업데이트 안 해도 됩니다; 이미 1년 전부터 xlookup 기능을 미리 익혀보겠다고 염병첨병 떨 만큼 저는 이쪽에는 업데이트가 빠르니까요;) 과목 1인 컴퓨터 일반만 슬렁슬렁 넘겨 가며 재밌겠다 싶은 기능은 옆 랩탑에 좀 두들겨보는 기분으로 하여 드디어 책을 끝냈습니다. 이제 책을 반납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책 대출할 때는 언제나 기쁘고 설레지만 안 읽은 책이 집에 있을 땐 소화 불량인 기분이 들어서 여엉;;;

 

개중에 제일 유용하면서도 오 이걸 왜 몰랐지 싶은 기능은 에어로 스냅이었는데요, 열려 있는 창의 제목 표시줄을 화면 맨 위로, 그니까 마우스 포인트가 모니터 끝까지 닿게 드래그하면 창이 전체 화면에 맞게 최대화됩니다. 이거야 그냥 최대화 누르면 그만이라 그게 뭐? 할 수 있겠는데 열려 있는 창의 제목 표시줄을 화면 맨 왼쪽 또는 맨 오른쪽까지 드래그하면 가로 기준으로 바탕 화면의 반을 차지하는 크기로 커집니다. 이렇게 창을 두 개로 분할해서 여기다가 윈도우 탐색기를 4분할로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Q-dir만 있으면 듀얼 모니터가 없더라도 충분히 여러 창을 오가면서 효율적인 작업이 가능합니다!(그러나 이미 저는 듀얼 모니터에 길들여진 몸...)

 

대충 뗀석기에서 갑자기 철기로 간 자의 헛소리라 생각하고 넘기십시오. 저는 '설정'과 '제어판'이 따로 있는 것도 몇 달 전에서야 안 인간이라 이렇습니다(제어판은 설정에게 모든 걸 다 넘겨주고 쥬근 줄 알았음;;;)

 

P.S. 그러나 시험은 안 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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