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힐튼 1박을 하고 나서 근처 고급진 식당가인 ‘더이스트 인 부산’ 에 갔습니다. 여기 저층에 있는 ‘대게만찬’에 점심 예약을 해 놨거든요.


요런 대게 직판장에 가서 대게를 고르고 옆 식당으로 이동합니다. 1인분이 1kg인데 8만원입니다.(상차림비 1인분 5천원 별도)

...돈을 써 보고 싶었어요...;;;

대게 먹고 싶으면 영덕 가지 왜 그 비싼 데를 가냐고 할 수도 있는데 가끔씩은 고급진 한정식집에서...


이런 뷰를 보며 먹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대게 퀄리티나 따라 나오는 전복죽, 회, 마끼, 밑반찬 그리고 게장 비빔밥 퀄은 깔 게 없습니다. 먹다 먹다 지쳐서 포장해 달랬더니 포장도 깔끔하게 잘 해주더라구요.

부모님 모시고 분위기 있는 곳에서 모임하거나 각종 계 모임 등으로 괜찮은 곳입니다. 상견례는 좀 그렇겠네요. 게를 후벼파면서 사돈감을 만나기는 좀 그렇잖아요. 아니 그래서 손이 바쁘면 할 말이 없어져서 더 좋은가;;;

제가 한 때 차암 좋아했던 만화 중에서 ‘심부인의 요리사’라는 게 있는데요, 예쁘지만 심리적으로 가학적인 성향이 있는 중국 마님 심부인이 무척 멍청하지만 충직한 집안 요리사 아삼에게 각종 요리 미션을 내리고 아삼은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착한(누구나 아삼에게 마님은 나쁜 년이라고 하지만 얘만 마님이 참 좋은 분이라고 믿습니다) 마님을 실망시킬 수 없지 하고 천재성으로 미션을 달성하고 심부인은 맛있는 걸 먹어서 기분은 좋은데 저놈이 생각보다 덜 괴로워하니 실망이군 다음엔 뭘로 괴롭혀볼까 하는 옴니버스식 구성입니다. 어느 일화는 심부인이 무척 싫어하는 수다스런 시누이가 집을 방문하자 ‘저 여자를 입닥치게 만들 요리를 만들어라’ 고 밀명을 내립니다. 아삼은 또 머리를 쥐어뜯다가 대게 요리를 냅니다. 그리고 시누이는 대게살을 바쁘게 발라내느라 식사 내내 조용했지요.

불편한 사람들끼리는 대게를 먹읍시다(결론이...)

-끝-

728x90

부산에는 기장군이라는 행정구역이 있습니다. 광역시 밑에 왜 군이냐면 몇십년 전까지 양산시 소속이다가 대기...아니(만주족 드라마를 몇개 봤더니 신분세탁 개념인 代骑가 입에 배서) 편입해서 그렇고, 원자력과학원이나 수산과학원같은 각종 연구기관들이 즐비한 좀 시골스런 곳이라서도 있습니다.

몇년전부터 부산시가 기업과 손을 잡고 여길 관광단지로 개발하겠다고 야심차게 롯데아웃렛이나 셰프월드나 이케아 등등을 들여놓고 땅값도 열심히 올리고 있는데 그 중에 기장힐튼호텔이 들어가 있는 아난티 코브도 있습니다. 모 회사인 아난티는 요즘 금강산 테마파크 계획을 발표한 걸로 봐선 모험 지역을 좋아하는 모양입니다.(왠지 구 회사 재직시절 개성공단 출장갈 시절 남광토건이 떠오르네요... 거기 사업포트폴리오가 앙골라에 적도기니에 북한에;;;)

여튼 여기 기장 힐튼 호텔은 2017년에 오픈해서 꽤 핫한데 극악한 가격을 자랑합니다. 꽤 잘 벌던 시절, 오픈하고 얼마 안 돼서 숙박하며 자본주의를 만끽하며 계속 돈을 벌어야겠다 다짐했는데...

...몇달 안 돼서 병에 걸렸지 뭡니까;

그러던 중 힐튼이 웬 플래시 세일...그니까 아닌 밤중에 객실 떨이를 한다길래 12월 말에 1박하게 되었습니다. ​


아난티 코브에서 기장 바닷가를 바라보면 대충 이렇습니다. 여기 이연복 쉐프의 목란(연남동 목란은 아들이 운영하는 쪽으로 하고, 방송일정 없으면 여기 와 있다고 하네요)도 있고 이탈리아 화덕커피 국내 유일 지점도 있고 먹을 거리는 꽤 괜찮습니다.



그리고 여기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서점인 eternal journey입니다. 딱 요새 서점 트렌드에서 반 발자국 앞에 있어서 맘에 들어요.


Executive room 에 딸려오는 executive lounge에서 티타임. 여긴 크루아상이 괜찮네요.


룸 컨디션은 대충 이렇습니다.


내려가서 기장 바닷가 산책을 하고...


해가 지고 술을 마시러 다시 라운지로 갑니다.


설마 이것만 먹었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닐 테고... 사진 찍기 귀찮아서 여기서 종료. 대개 라운지가 그렇듯이 와인, 맥주, 진, 럼, 위스키에 부페 무한제공입니다.

전 겨울을 그닥 안 좋아하는데(체력이 개거지가 됩니다) 그나마 좋은 이유가 1.제철 회가 맛있다 2.해돋이를 제때 볼 수 있다 3...없습니다 빨리 봄이 왔으면 좋겠네요 계절성 불면증이 다시 왔어 -_-


객실에서 해돋이를 보고 조식을 먹었습니다. 다른 건 괜찮은데 에그 베네딕트가 에그 베네딕트가 아니여...노른자가 완숙인 에그 베네딕트가 어딨어 ㅠ

이그젝큐티브 룸의 장점은 별도 라운지에서 체크인/아웃이 된다는 거죠. 열시 반에 미리 체크아웃하고 노천 사우나로 갔습니다.


수영복 필참인 곳입니다. 따뜻한 곳에서 노천욕하니 좋네요. 부산은 4계절 다 노천탕 가능한 게 장점입니다.

이러고 열두시 반인가에 나가서 대게를 먹으러 갔습니다. 텍스 봉사료 다 붙여서 이그젝 룸에 30만원이니 참 좋네요. 참고로 며칠 후 크리스마스 이브 당시 동 호텔의 제일 작은 방 마운틴 뷰 1박은 50만원부터 시작했습니다 ㅋㅋㅋ

갈 만한 호텔입니다. 조선호텔의 음식만 떼 왔으면 좋겠네요.

-끝-

728x90

근하신년입니다.
그리고 제 시모노세키 여행기는 한 해를 넘겼죠 으허허허(...)

가라토 어시장에서 스시를 먹고 신사에서 복어 상을 구경(방어나 참치상이었으면 좀 덜 심드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하고 나서 큐슈(시모노세키는 열도의 네 섬 중 일명 본주, 그니께 혼슈라고 일컬어지는 그나마 덜 작은 섬; 소속이고 그 건너편 남쪽에 큐슈가 있습니다. 보통 시모노세키와 묶어서 여행하는 모지코와 고쿠라는 큐슈의 북쪽이라는 뜻의 기타큐슈 지방에 있어요)의 모지코항으로 배로 건너갔습니다. 날씨 좋으면 지하 터널로 걸어가도 된다던데 살짝 비가 흩뿌리는 날씨라 배 타고 갑니다.


모지코항에 내리면 이렇게 생긴 명물 블루윙즈 다리가 있습니다. 어 이거 봤어 영도다리;

다리가 내려질 때 처음으로 걷는 한 쌍이 사랑이 이뤄진다던데..전 동행의 초 3 아드님과 다리를 건넜습니다;ㅁ;

모지코항 쪽은 일본 개화기때 문물을 받아들이면서 한참 날리던 쪽이라 서양식 건물이 많습니다. 구 세관 건물과 아인슈타인 내한 때 묵었다던 호텔 정도가 갈 만 합니다.


그리고 쇼핑몰에 가서 일본에서 바나나가 제일 먼저 수입된 기념으로 만들어진(...왜구들의 습성을 생각해 보았을 때 바나나가 일본에서 발명되었다고 우기지 않아 다행입니다) 바나나상에서 사진도 찍고...


(왼쪽은 갈변한 바나나를 형상화한 걸로 추정됩니다)

동행 아드님의 소원에 따라 오르골 상점에 가서 음악을 고르고 나만의 오르골 키트도 사 봅니다.


천재미소년; 피겨스케이터 유즈루 하뉴상 굿즈가 있길래 찍어 보았습니다. 이러든 저러든 본인 나라에선 여전히 인기가 좋은 모양입니다.


도토로 오르골이 있길래 반가워서 한 컷.

이제 점심 때가 되어 배가 고파진 일행은 수제 맥주 브루어리에 가서 이 곳 명물 야끼카레와 함께 바이젠 비어를 마셨습니다. 국제 맥주 경진대회에서 상 받은 맥주는 필스너고 제가 좋아하는 맥주는 IPA인데 왜 바이젠을 권했냐면 동행 언니님들이 좋아할 것 같길래;


역시나 언니님들은 바이젠 맥주에 넘어가서 고쿠라 관광 일정을 취소하고 피처를 먹기로 하였습니다. 계획대로 ㅋ


그리고 낮술에 흥겨워 각종 사진을 길바닥에서 찍었습니다.

시모노세키로 JR을 타고 돌아오니 세 시 남짓이었고, 남은 시간 동안 이런저런 쇼핑을 하기 딱 좋았습니다.


계란찜, 오뎅탕 등 각종 요리에 붓기만 해도 맛이 살아난다는 다시물이 세일한다길래 샀구요, 그 외에는...아, 남자애들이 환장한다는 베이블레이드 팽이(그게 일본답게 끊임없이 한정판에 신상에 공격형에 수비형에 뭐가 나와서 부모들 지갑을 털어가는 겁니다)가 한국의 1/3 가격이길래 조카 1,3호용으로 신상을 샀습니다(귀국해서 으시대며 줬더니 저를 매우 존경하더군요)

그리고 여섯시부터 시모노세키항에서 다시 티켓팅해서 일곱시에 입선, 저녁 먹고...


(선내 식당 식사는 가격도 참하고 갓 지은 밥에 싱싱한 재료가 매우 괜찮았습니다)


왜 정관장 놈들은 한국에선 절대 세일 안 하는 면세점 사이즈를 왜국 배에선 세일하는가 부들대다가...


요런 기념 사진도 찍고 잘 자고 귀국했습니다. 하선하니 아침 일곱시 반이라.. 중앙동 근처가 직장인 사람은 바로 출근해도 되겠네요. 사실 시모노세키에서 부산까지 배로 열두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별 게 없구요, 세관 공무원들 아침 출근 시간에 맞춘 거라는 게 학계의 정설입니다.

정리하고 나니 개운하네요. 1분기 중에 또 가볼까 싶습니다.

-끝-

728x90

각고의 노력 끝에 구직급여 수급자격을 인정받고 4주에 한번씩 지급받고 있는 중입니다. 나라 돈을 받아먹는 게 쉽지 않은지라 매번 최소 2회의 구직활동을 하고 이에 대한 증빙을 남기...는 것까진 성가시긴 해도 큰 문제는 없는데 역시나 신청서를 작성해서 전송하는 게 pc 베이스에서만 원활하게 가능해서 나야 그렇다치고 할배할매들은 괜찮나 아니 나야 지금은 잘 하지만 30년쯤 지나면 코딩 교육받고 자란 초딩들이 공무원돼서 직접 코딩을 해야 복지 신청이 가능한 거 아닌가 이런 쓸데없는 잡상이 듭니다.

구직급여 수급자격 신청서를 낼 때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게 ‘실업크레딧’이라고 있습니다. 이게 뭐냐면 국민연금은 인정소득의 9%중에서 근로자 4.5% 사업주 4.5% 즉 반반씩 납부하는데 실직해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 전액을 실직자가 부담해야 합니다. 고로 돈도 없는 실직자는 자신이 돈이 없음을 읍소하며 국민연금 가입기간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근데 이 기간이 늘어날 수록 미래의 잠재 극빈층도 많아질 수 있잖습니까. 해서 2016년부터 정부는 구직급여 수급대상 중 구직활동을 성실히 하고 있으며 본인이 희망하는 사람들에 한해서 국민연금의 75%을 지원해 줍니다(나머지 25%는 본인이 내죠)


내가 지금 실직해서 먹고 살 돈도 없는데 이게 무슨 개소리냐고 할 수 있는데...혹은 실직자들한테 왜 복지를 퍼 주냐고 할 수 있는데 사실은 그 중간 어드메에 있습니다. 국민연금보험료 계산의 베이스가 되는 인정소득은 실직 전 최종 3개월 평균소득의 절반으로 산정되는데, 최대 인정액이 70만원이거든요. 요즘처럼 최저임금이 오른 시점에선 걍 웬만하면 베이스는 월 70만원입니다.

국민연금보험료 총액=70만원*9%=63,000원
실직자 개인 부담=63,000원*25%=15,750원
국가 부담=63,000원*75%=47,250원

실직자는 월 15,750원 부담을 하면 국가로부터 47,250원 지원을 받아서 구직급여 수급기간동안(수급을 여러번 받을 경우 통산 평생 최대 1년까지) 국민연금 납입기간을 늘릴 수 있으니 그리 손해보는 입장은 아닙니다. 국가도 각 개인에게 지원해주는 금액 최대 한도를 낮춰서 부담을 줄인 구조죠.

뭐 이런저런 말이 있긴 하지만 전 국민연금 자체를 아주 불신하는 편이 아니라 같이 신청했습니다. 실업크레딧은 국민연금공단의 영역이라 고소득자 및 고액재산가는 별도 심사 과정에서 배제하는데 전 어느 영역에도 해당이 안 되는지 한 달간의 심사를 거쳐 인정 통지를 받았습니다.

아, 본인 부담분 납부는 계좌이체, 지로 등 여러 방식을 택할 수 있으나 전 요새 싸돌아다니느라 바빠서 구직급여계좌 자동이체를 신청시 체크해놨더니 구직급여 입금일에 자동 출금됩니다.

미미하나마 나랏돈을 추가로 타먹는 기분은 나쁘지 않네요.

-끝-

728x90


뻘짓하느라 격조했습니다.

모종의 뻘짓(그니까 그게 뭐냐면 인터넷하고 IP티비 가입할 때 온라인 최저가라고 주장하는 업체하고 딜을 했는데 페이백으로 현금하고 이마트 상품권을 받았습니다)으로 받은 이마트 상품권을 소진하러 마트에 갔습니다. 전 마트 중에서 코스트코를 제일 좋아하지만 요즘은 한달에 한번 갑니다. 양이 너무 많아요; 간만에 갔더니 크리스마스 이브라 그런가 아비규환... 뭐 세일은 많이 하더군요.

마트에서 산 재료로 감기 예방용 글뤼바인(=프랑스에선 뱅쇼)을 만들어 봅시다.
-싸구려 막 와인 한 병(스페인산 베가 올리베라스 템프라니요 2017이 행사가 5천원하길래 두 병 샀습니다)
-사과 하나
-오렌지 하나
-레몬 하나
-시나몬 스틱 하나(대충 한약방이나 전통시장에서 계피 달라고 하면 줍니다)
-정향...그니까 클로브가 이마트에 없어서 오렌지 껍질 닥닥 씻어서 투입
-통후추
-꿀 적당량

을 냄비에 때려넣고 중불, 끓기 시작하면 중약불로 줄이고 15-20분간 끓이면 됩니다. 원래 이건 한국에서 한 잔에 비싸게 받아먹는 거고 독일에선 노숙자들도 거리에서 냄비 걸어놓고 끓이는 거라고 합디다. 쉽단 얘기죠.

맛있네요. 행복한 24일 저녁 되세요^^

-끝-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