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https://youtu.be/Uq6IFF_SjOg?si=YW-AxEjHhcRzgQQQ

2017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 실황
바그너 ‘발퀴레’

크리스티안 틸레만(지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연주
베라 네미로바(연출)
피터 세이퍼트(지그문트: 보탄의 아들, 발숭족 (테너))
게오르그 체펜펠트(훈딩: 지그린데의 남편 (베이스))
비탈리 코발조브(보탄:신들의 우두머리 (바리톤))
안야 하르테로스(지클린데: 보탄의 딸, 지그문트의 누이, 훈딩의 아내 (소프라노))
안냐 캄페(브룬힐데:발퀴레, 보탄의 딸 (소프라노))
크리스티나 마이어(프리카:보탄의 아내, 결혼의 신 (메조소프라노))
8명의 발퀴레들: 헬름비게, 오르트린데, 게르힐데 (소프라노), 슈베르트라이테 (콘트랄토), 발트라우테, 로스바이세, 그림게르데, 지그루네 (메조소프라노)
한 줄 요약: 불륜 치정 복수....근데 쌍둥이 근친임(아싸 신난다)
저의 클래식 레퍼런스 채널 오르페오에서 방영해 준 2017년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 버전 바그너 오페라 '발퀴레'를 보았습니다. 자휘는 크리스티안 틸레만, 드레스덴 국립관현악단 연주군요. 국내에 DVD 및 블루레이 버전으로 발매되었을 만큼 유명한 버전인가 보아요. 일단 믿고 보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답게 무대의 세련된 퀄리티와 음향, 조명, 부내가 엄청납니다. 사실 발퀴레가 음침한 숲속에 농막 뭐 그런 배경인데도 고급스럽게  표현하자면 한이 없군요.

바그너는 어렵고 인간이 재수없다(...)고 생각해서 거의 안 봤는데 생각보다 격렬하고 재밌군요. 

이 오페라는 4부작 중 두 번째(1은 라인의 황금)에 해당하며 전체 주인공인 지그프리트 부모의 이야기입니다. 1막에서 도망자인 지그문트와 사냥꾼의 훈딩의 아내 지클린데는 보자마자 금사빠입니다. 근데 이게 뭐 순수한 사랑이라기보다는 보자마자 육욕과 치정 그 자체. 지클린데가 쓰러져 있는 지그문트(근데 너무 건장해서 1도 안 불쌍)를 발견할 때부터 전기에 감전된 것처럼 붙어먹...아니 붙어먹기 일보 직전. 그리고 지그문트가 물을 청하는데 뭐 이건 선사시대인 건지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을 지클린데 손바닥으로 받아서 주는데 지그문트가 두 손으로 감싸안고 할짝할짝도 아니고 엄청 축축하게 수십번 핥음...그리고 지클린데가 그 손을 다시 자기 혀로 핥으며 기뻐함. 그 다음 지클린데가 음료를 컵에 갖다주는데(뭐야 아까 컵으로 주지 왜 드럽게 손바닥에 받아 줬음) 니가 먼저 먹어보라고 해서 지클린데가 엄청 야하게 물을 들이키고 그 입술이 닿은 자리에 또 지그문트가 갈구하듯 벌컥벌컥 들이킴. 차라리 보자마자 섹스를 해라.

이것이 낭만주의 파워인가...

여튼 이런 류의 '농부의 아내' 스토리에 걸맞게 남편인 훈딩(아니 근데 훈딩씨 지그문트에 비해 너무 갸냘프잖아여... 테너랑 베이스가 체격이 바뀌어써;;;)이 집안에 들어와서 둘을 엄청 수상하게 바라봄. 그리고 아내를 쥐잡듯이 잡는데 무슨 벨트를 휙 풀어제낄 때는 아내를 패는 줄 알았고 그리고 발 씻을 물(...) 가져온 아내를 갑자기 자기 무릎에 앉히더니 온 몸을 샅샅히 뒤지고 부정의 증거를 찾으려는 듯 아랫도리를 더듬더듬;;;

여기 한 놈도 제대로 된 놈이 없군요-_-

여튼 정체를 추궁해 보니 지그문트는 훈딩네 친척을 몰살시킨 원수였구요, 그래서 무기도 없는 놈을 죽이는 건 도리가 아니니 그 다음날 죽이기로 했는데 그 동안 지클린데가 남편한테 수면제를 먹여서 둘이 이차저차하고 칼 뽑고 남매이자 부부가 되기로 맹세하고 강렬하게 키갈하며 붙어먹는 것으로 1막 끗.
 
2막 발할라 무대도 심플하지만 멋지군요. 북유럽 신화에서 보탄은 제우스, 프리카는 헤라, 딸(근데 프리카 딸로는 안 보임)인 브룬힐데는 아테네 포지션인가 보아요. 여전사 발퀴레 중 하나인 브룬힐데와 보탄의 대화로 시작하는데 보탄이 브룬힐데를 총애하는 게 티가 납니다. 프리카는 두 쌍둥이가 결혼의 가치를 손상시켰다고 분노하고 보탄은 '사랑없는 결혼이 신성하지 못하다'라고 방어(...프리카 속 좀 많이 썩였겠...) 베바만 보면 승민병 도져서 승민이가 중년 쯤 보탄(제우스 격)을 해줬으면 좋겠...근데 보탄이 무슨 판다눈 분장하고 있어서 이걸 시켜야 되나...(고민) 암튼 보탄은 쓰레긴데 무척 매력적이네요. 분노한 프리카가 쏟아놓는데 갸들은 역시나 보탄이 인간 여자한테서 낳은 쌍둥이였음. 제우스 맞네.

그리고 보탄과 프리카의 설전 끝에 패륜남매를 보탄이 보호하지 않기로 하고(아 이거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자주 봤어) 다시 나타난 브룬힐데 앞에서 보탄은 온갖 괴로워하는 척은 다 해서 '아버지의 뜻을 한 번도 어긴 적이 없는' 브룬힐데가 '자의로' 나서게 만드네요 아 교활해...  아 맞다 이 4부작을 관통하는 줄거리를 보탄이 다 설명해 줘서(근데 진짜 보탄 나쁜 짓 많이 했네요 심지어 지그문트가 저 짝이 난 것도 다 보탄 때문) 라인의 황금 안 봐도 대충 알게 만드는 건 좋군요.
 
2막은 끝날 줄을 모릅니다. 좀 끊고 가지... 지그문트 남매 아니 부부가 도망치는데 브룬힐데가 와서 니 아내는 내가 보호해줄 테니 살 길을 찾으라고 하는데 세기의 사랑 납셔서 옥신각신하고(제일 위의 사진은 바로 그 장면)...훈딩이 쫓아왔는데 지그문트 창을 보탄(아빠...)가 쫓아와서 뺏어버려서 결국 훈딩 손에 지그문트가 죽었네요; 대체 보탄 웨저래... 프리카한테 약점 단단히 잡혔어요. 그리고 자신의 말을 거역하고(음?) 지그문트를 방패로 보호한 브룬힐데에게 보탄이 분노함.
재밌는데 기네요. 이게 뭔 동초제 판소리도 아니고;
2막 요약: 만악의 근원 보탄(아 근데 마지막에 파아아국이다 할 때는 좀 멋졌...)
 
3막 시작. 투구-갑옷-긴 창 차림의 늠름한 여덟 여전사 발퀴레가 멋있군요. 역시 게르만 피지컬. 근데 사고 친 브룬힐데가 도망치겠다고 구해달라고 하자 다들 아버지의 분노를 두려워하며 거절함. 보탄 대체 어떻게 살았던 거냐...
자 여기서 중간 요약을 해 봅시다. 보탄의 사생아 두 쌍둥이가 근친을 했는데 보탄이 자기 사생아 아들을 죽여버리고 역시나 사생아인 아홉 딸 여전사 중 하나인 이복 누이가 임신한 쌍둥이 누이 쪽을 구해서 도망쳤는데 나머지 딸들은 아빠가 무서워서 오들오들 중임...

그리고 보탄이 나타나서 브룬힐데를 원형으로 엄호한 발퀴레를 하나하나 바닥으로 집어던지면서 '쟨 내 말 들으려고 만든 도구고 내 뜻을 어긴 적이 없었는데 거역했다'는 취지로 20분째 분노... 보탄 역을 중년의 승민이가 해주길 바랬는데 지금보다 40kg는 더 찌우고 개털 코트에 팬더눈 인성... 아니 신성 쓰레기를 시키려 했다니 내가 다 미안하다
근데 노래는 진짜 잘하네 쩝;

브룬힐데의 모든 영광을 뺏고 발퀴레에서 내치고 대충 아무놈한테나 결혼시키려고 하니까 브룬힐데가 아빠 그 동안 말 잘 들었잖아 아빠 면 봐서라고 아무나는 쫌... 하니까 ㅇㅇ 하면서 끗.

아니 근데 오페라 제목이 지그문트와 지클린데가 아니라 발퀴레인 이유를 알겠네요. 지가 내쳐놓고 사랑하는 너를 잃어야한다니 이제 말을 같이 달릴 수 없단 말인가 껴안고 물고빨고(진짜임) 염병천병 떠는 거 보니 부녀근친 이쪽도 매우 수상쩍음.

아...근친은 너무 짧고 보탄은 너무 길었다.
-끗-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