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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승려 장인 | 현재 전시

국립중앙박물관, □  전시개요   o 전시명 : 조선의 승려 장인   o 기 간 : 2021. 12. 7.(화) ~ 2022. 3. 6.(일)  ※ 1.1.(토)과 설날 당일 2.1.(화)은 휴관입니다.   o 장 소 :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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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서울 1박 2일 여행 중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이런 것을 보고 왔습니다. 친구들이 보고 왔는데 알차다고 추천하기도 하고, 제가 절 구경을 쫌 좋아하는데 불화나 불상이라는 것에 배경 지식이 없으니 봐도 잘 모르겠고 해서 이번에 뭐라도 알면 좋겠다 싶어서 말이죠(제게 불화란 '토지'의 길상이가 막판에 절에서 그리던 거;;; 그러고 보니 그 때도 스님이 아니라 일반인이 그린다고 뭔가 말이 좀 있긴 했었다;)

그 날 자체는 과히 춥지 않았지만 써늘했고, 연이은 추위로 국중박의 호수는 꽁꽁 얼어 있었습니다. 저기 담 쪽에서 BTS의 RM씨가 그날 사진을 찍어서 인스타에 올렸더라구요. 사유의 방도 왔다 간 모양인데 전 못 봤음. 제 방탄 덕 친구들이 계는 머글이 탄다던데 넌 왜 계도 못 타냐고;;; 글쎄다(...)

 

여튼 조선의 불교 장인전은 특별전이고 대규모인 것 치고는 일반 5,0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하고, 관객도 그리 많지 않아 호젓하니 잘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전체 촬영 가능.

중국, 일본 등에서 불교 수행과 회화/조각 장인이 분리되어 있던 것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수행의 일종으로 미술을 인식하여 불교 회화/조각은 승려 장인이 맡은 모양입니다. 그러고 보니 서양에서도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발주는 교회에서 하고 작업은 화가나 조각가가 했는데 말이죠;

불상 안에서 발굴된 귀요미 소 불상들. 요즘은 X-레이 기술이 발전해서 불상을 굳이 해체하지 않고도 안의 구조나 부장품을 알아낼 수 있다고 합니다.

중국어 때문에 한자 그러게 배웠어도 국태민안 말고는 잘 모르겠;

이 그림이 특히 마음에 들었던 건 선비들과 승려들이 편안히 어울려서 자연과 예술을 논하는 모습 때문에.

이게 20세기 초에 금강산 관광 붐이 일었을 때 그린 불화로, 금강산의 절경을 관광 엽서처럼 강조해서 꽤나 화제였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일본 미술 영향이 느껴지기도 하네요.

이거 보고 꽤나 열 뻗쳤던 게, 인조의 장남 소현세자가 죽고, 세자빈이 사사된 후 그 부부의 세 아들이 죄다 제주도로 유배를 가서 첫째 둘째는 어린 나이에 곧 죽고, 셋째만 유배지에서 살아남아서 스물 가까이 되어서야 장가를 갔는데(당시 왕족이 그 나이에 장가가면 노총각;) 소현세자의 궁인이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불사를 발주했습니다. '살려야 한다'의 비원이 느껴집니다. 그러고도 경안군은 20대때 요절하긴 했지요... 결국 인조 ㅅㅂㄹㅁ... 할애비가 손자들한테 개새끼라고 부르고 잘하는 짓이다.

아, 그나저나 두 번이나 인조의 계비 장렬왕후를 '광해군의 왕비'라고 기술해서 깜놀... 아닙니다 왜 남편이랑 사이도 안 좋은(하긴 장렬왕후는 인조랑도 사이가 안 좋았...) 시삼촌한테 시집을 보내버려요;;; 

전시회 중반부터는 불화의 분담 시스템이나 그리는 방법에 대한 설명이 많았습니다. 밑그림은 기술이 가장 뛰어난 수좌 화승이 그리고, 색을 입히고 세밀하게 하는 건 아랫 사람들이. 

이게 뭐더라...부처님의 탄생부터 깨달음, 구원에다 열반까지 전 생애를 파노라마식으로 그린 팔상도 중 다섯번째 그림인데 제가 쫌 좋아하는 부분입니다. 위에 건 밑그림이고 이건 그 밑그림을 바탕으로 채색한 거. 이번 전시회에는 밑그림 전시가 많았는데, 화려하고 대담한 배색에 가려져 있는 섬세하고 유려한 필치를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성당의 성화나 스테인드 글라스를 가난한 사람들의 성경이라고 했잖아요, 불화도 일반 대중들에게 그런 역할을 했는데 이건 불상 뒤에 있는 그림을 입체적으로 금박 부조로 구현했어요. 일단 화려하니까 불전에 들린 대중들의 시선을 붙잡아서 불교 원리를 알려주는데 역할을 한 듯 합니다.

요건 현대 미술과 콜라보.

생각해 보면 제가 성경을 여러 번 읽은 기독교 신자라서 해외에서 성경을 소재로 한 서양 미술을 볼 때 아 저 망치 들고 남자 머리 휘갈기는 여자 누구야;->아아 야엘 아니면 유디트구나 이렇게 대충이나마 때려잡고 이해를 쉽게 할 수 있었어요. 이번 전시회에서 불교 미술의 각종 상징이나 등장 인물에 대한 설명이 쉽게 되어 있어서 얕게나마 앞으로 불화 볼 때 이해에 도움이 될 듯 합니다. 부처님의 최고 제자 가섭 존자, 가장 많이 들은 자 아난 존자...중얼중얼...

 

그리고 나서 국중박 본관 2층에 있는 사유의 방으로 갔습니다.  

전체 평은, 아래 짤에서 남주혁씨가 대신하겠습니다.

아니 근데 진짜 온도 습도 조명 향취까지 다 어우러져 오묘한 분위기가 나니까 가서 꼭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제 픽은 이 분.

하지만 이 분도 좋습니다.

상시 사람이 많이 몰리기 때문에, 저처럼 월요일 아침같은 뻘한 시간대에 방문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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