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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맞이 기념으로 8월 17일~18일 양일간 군산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군산이 그리 빡빡하고 큰 여행지도 아니고, 날씨도 더운데 슬렁슬렁 다녀오자 싶어서 서울에서 내려오는 일행과 대충 오후 한시 정도에 만나기로 조율.(하지만 부산과 군산을 직통으로 오가는 교통수단은 변변치 않아서 시외버스로 익산 경유해서 네 시간 걸립니다;) 일행은 고속버스터미널, 저는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 만난 다음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바로 길을 건너서 파리바게뜨 골목으로 100미터쯤 들어가면 '권씨네 밥상'이라는 한식집이 있습니다. 여기는 원래 '백씨네 밥상'이라는 이름으로 성황리에 영업하던 곳인데 집주인이 바뀌었는지 어쨌는지 이름도 바뀌었어요. 근데 바뀐 다음에도 평이 좋고 특히 갈치정식(인당 13,000원)이 괜찮다길래 그걸 2인분 시켰습니다.

기본 반찬 상차림. 대체로 다 기본 이상은 했습니다만 저어기 윗줄 오른쪽의 꼬마갈치조림과 죽순무침이 맛있었습니다.

갈치구이. 꽤 큰 토막으로 나옵니다. 인당 하나씩 가져가서 발라먹으면 됨요.

갈치조림. 거의 다 익혀서 나오는데 2~3분 정도 추가로 익히면 됩니다.

다 익힌 후의 갈치조림. 영롱합니다. 갈치구이와 갈치조림 다 맛있는데 갈치조림이 매애애우 맛있습니다. 입이 짧은 동행이 밥을 다 비우는 모습을 보니 흐뭇.

 

군산의 다른 곳을 제치고 갈 만큼은 아니고, 군산버스터미널에서 여행의 시작 혹은 끝을 갈 때 100미터 정도만 이동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곳입니다. 이렇게 맛있게 점심 한 끼를 하고 기운을 충전해서 여행을 시작합니다.

덧. 근데 옆집이 모텔인데요, 이름이 '천년의 사랑'이었습니다. 아니 뭐 모텔에서 사랑을 해도 천년의 사랑이 불가능하진 않겠지만 너무 거창한 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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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0일부터 7월 1일까지 하룻밤을 동행과 함께 힐튼호텔 이그제큐티브 룸에서 숙박했습니다. 이 호텔은 2017년/2019년/2021년 이렇게 세 번째입니다. 2019년 당시 숙박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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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 힐튼호텔 숙박기

부산에는 기장군이라는 행정구역이 있습니다. 광역시 밑에 왜 군이냐면 몇십년 전까지 양산시 소속이다가 대기...아니(만주족 드라마를 몇개 봤더니 신분세탁 개념인 代骑가 입에 배서) 편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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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 자세하게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라며, 이번은 좀 간략한 편입니다. 저는 그간 더 귀차니즘을 타고 호텔은 2년의 세월을 더 먹었고 F&B에 대한 불만은 조금 더 생겼습니다. 

지난번에도 그랬듯 이번에도 힐튼호텔 깜짝세일할 때, 3개월 전인가에 미리 예약했었습니다. 제세 다 합쳐서 바닷가 전망 이그제큐티브룸 가격이 382,800원이니 정가보다는 꽤 할인이 된 편이죠.

동행과 힐튼 호텔 도착을 대략 2시쯤 해서 9층에 있는 이그제큐티브 라운지로 직행했습니다. 공식 체크인 시간이 3시부터라서 좀 일찍 체크인이 되나 싶었는데 가능했습니다. 가능하면 바다가 잘 보이는 방으로 달라고 했더니 (객실 중에서 가장 고층인) 7층은 수리 중이고, (그 다음으로 높은) 6층은 연박 손님들이 쓰고 있어서 가능한 5층으로 배정받았어요. 7월 1일부터 성인 인피니티 풀이 개장이라 수리 소음이 좀 있는데, 소음이 제일 덜하고 뷰가 예쁜 곳으로 하다 보니 엘리베이터에서 멀어졌다...라는 자세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한적하고 전망만 좋다면 좀 걸어도 좋죠.

그리고 전망은 정말 괜찮았습니다. 개장 준비중인 성인 인피니티 풀, 그리고 오른쪽에 아련하게 보이는 건 모든 연령층 가능한 수영장.

기장 바닷가는 해운대보다 훨씬 깊고 푸른 바위해변입니다.

이그제큐티브 룸의 거실. 저번과 달라진 건 별로 없습니다.

트윈 베드룸. 나중에 자 보니 침대 상태는 꽤 괜찮았습니다.

욕실. 최근에 괴랄한 욕실을 한번 겪어봐서 그런가 정상적이고 넓은 욕실을 보니 참 반가웠습니다.

왼쪽은 화장실, 오른쪽은 샤워부스. 어메니티는 여전히 크랩트리 앤 에블린을 씁니다. 향이 참 시원하고 좋더라능.

베란다 상태. 의자가 아무렇게나 굴러도 괜찮을만큼 탄탄합니다. 당일 늦은 밤 술 마실 때 동행과 잘 썼습니다.

요건 5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조망하는 전경.

오후 세시부터 다섯시까지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티타임이길래 갔더니 티푸드가 매우 단촐했습니다. 예전보다 가짓수가 덜해진 느낌? 하나하나 상태는 평균 이상은 하더군요. 오늘의 베스트는 브라우니. 초콜릿이 아주 농축되어 들어가 있어서 꾸덕꾸덕 달달하니 일시적 저혈당 증세 해소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제 커피는 고만 먹어야 할 시간대라 티백 차를 마셨는데 괜찮았어요.

간소하게 차를 마시고 동행과 인근에 있는 해동 용궁사를 보러 갔습니다. 대체로 외부에 알려져 있기로는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찰' 또는 '바닷가 위에 바로 자리잡은 절'인데요, 제가 미는 이 절의 셀링 포인트 두 가지는 '상업주의의 끝판왕'입니다. 절 초입에 십이지신상이 있는데요, 예전에는 그 해에 삼재인 띠 밑에는 시뻘겋게 한자로 '삼재'라고 짱 크게 써놓고 각각의 불전함에 보시를 하도록 유도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삼재 표시도 불전함도 자국만 남고 사라졌습니다. 이제 삼재 여부는 어디 가서 아나...

저와 약간의 이해관계가 있는 띠라 찍어보았읍니다.

절 정식 문은 요렇습니다.

득남불이 대개 그러하듯이 배 부분만 시커멓게 손때가 묻었습니다.

요건 측면에서 찍은 용궁사 풀샷.

현재 '코로나 예방불공 백일기도' '수능 백일기도' 및 '백중 맞이 조상천도 50일 기도' 절찬 진행중인 기도 맛집입니다.

남방 불교스러운 면이 꽤 있는 절입니다.

바다가 참으로 호쾌하게 잘 보입니다. 왼쪽에 아련하게 보이는 건 부산 힐튼호텔. 

다시 걸어서 해물짜장 하나 먹고 호텔에 돌아왔습니다.

호텔의 바닷쪽 전면부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인피니티 풀 성업중.

이 구도는 19년도에도 찍어봤는데 그때보다 좀 더 흐리군요.

여전히 책 선택과 전시 센스가 발군인 이터널 져니.

그리고 저는 어느 순간부터 수평과 수직, 그리고 대칭해서 사진을 찍는 능력 부문에서 망하게 된 듯 합니다. 여러번 찍어봤는데 잘 안 되네요. 뭐, 포기해야져.

이터널 져니 돌아다니다가 이미 13,000걸음 넘김을 알고 잠시 방에 돌아가 퍼져 있었습니다. 정신을 차려 보니 일곱시. 이제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이용시간은 한 시간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동행과 부랴부랴 갔는데요...

음...망....

음식이 망했어요...가짓수는 딱히 많지 않던 예전보다 더 줄어들었고, 하나하나의 퀄리티도 한 입씩 먹기 힘들만큼 떨어집니다. 

유산슬이 제일 먹을만했다면 말 다 했죠. 고기류가 제일 아쉬웠는데, 튼실한 찹스테이크라도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아쉽지는 않았을 겁니다. 양고기카레볶음밥이 육고기의 유일한 흔적.(그렇다고 생선이 있었냐면 그것도 아니고;;;) 한 시간 동안 화이트와인 한 잔, 발렌타인으로 만든 하이볼 두 잔을 마시고 나왔는데 그다지 아쉽지도 않았습니다-_- 2년전에도 F&B부문에 아쉬움이 꽤 있었는데 퀄리티가 더 떨어질 수도 있는 거였군요; 아, 무료 무제한 제공되는 와인은 선택을 잘 한 것 같아요. 그것 말고는 그다지;

G층 바깥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맥주를 더 사다가 룸 발코니에서 이런 야경을 보며 한잔했습니다. 고요한 바깥에서 철썩거리는 밤바다 파도소리를 들으며 마시는 술은 참 좋았는데요... 제가 10개월 넘는 동안 술을 끊었더니 알콜 쓰레기가 거의 다 돼서 맥주 한 캔으로 마무리.

저는 요즘 새벽 5시 17분이면 눈을 뜨는 병에 걸렸습니다. 이번에는 조금 더 일찍, 5시 10분에 일어났는데요, 어제보다 조금 더 흐려서 일출은 보는 둥 마는 둥 하고 다시 잠을 청했습니다.

역시 먹을 것 없었던 조식. 에그 프리타타가 프리타타 본연의 맛인지는 좀 의문이 가지만, 그나마 제일 나았습니다.

이걸로 조식은 끝.

원래 7월 1일부터 개장한다는 인피니티 풀에 들어가려고 수영복을 가져왔는데요, 하도 많이 봐서 그런가 밖에 있어도 이미 들어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귀찮아져서 가지 않았습니다(음?) 침대에서 동행과 오전 열한시까지 빈둥거리다가 구내 전화로 비대면 체크아웃을 하고 나왔습니다.

 

먹을 것에 대해 꽤나 투덜거렸는데요, 그간 제 글들을 봐서 아시겠지만 저는 엔간하면 군소리없이 안 남기고 잘 먹는 편입니다. 제가 먹을 것 없다고 할 정도면 참 어지간한 거죠. 그런데 스탠다드 룸 정상가가 50만원대인 호텔이 이그제큐티브 라운지에서 제공하는 음식이 2년만에 이렇게 퇴보한 거면 음...글쎄요, 전 비즈니스 호텔 조식으로도 더 괜찮은 거 여러번 먹어봤습니다.

접객 태도나 위생 면에서는 그리 입을 대고 싶은 점은 없습니다. 아, 4년밖에 안 되는 비교적 젊은 호텔인데 목재가 살짝 부스러지거나 세면대가 조금씩 바래가는 게 눈에 띄더라구요. 리모델링하기엔 한참 멀었습니다만 미세 보수가 좀 아쉬웠습니다.

-투숙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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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2일 서울 여행에서 비행기에 내린 후 제일 먼저 간 곳입니다. 이유야 뭐... 평냉 먹으러 가기 전에 간단하게 시간 때울만한 곳이 필요했습니다. 거기다가 원체 제가 뮤지엄 보는 거 좋아하기도 하고.

가는 길은요, 김포공항 국내선 1층에서 ’국립항공박물관‘ 안내표지(김포공항 지하철노선방향과 정반대에 있습니다)를 따라 제2주차장 방면 게이트로 나와서 직진, 박물관까지 약 400M 걸어가면 됩니다. 또는, 국내선 1층 Gate4를 나와서 셔틀버스(공항순환버스) 이용하셔도 됩니다. 가는 길을 예쁘게 만들어놨으니까 되도록 걸어가는 쪽을 추천드립니다. 애들 데리고 가심 그냥 차 타고 가세요. 주차장 넓던데요.

코로나 때문에 한시적으로 유/무료 프로그램은 홈페이지 사전 예약이 필수입니다. 무료관람도 1일 6회차로 나눠서 한 회차당 100명만 받습니다. 예약인원 한 명 한 명 따로따로 예약하셔야 돼요.

http://www.aviation.or.kr/

 

국립항공박물관

항공역사관, 항공산업관, 항공생활관, 기획전시실, 항공체험관, 전시 및 관람 안내

www.aviation.or.kr

그러나 실제로 가보니 평일 오전이라 긍가 한 회차당 100명이 심하게 미달해서 도슨트 서비스도 안 하고, 예약 안 하고 온 어르신들도 소정 절차를 거쳐 받아주시더라능(이런 유도리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어르신들이 나들이 올 때 꼼꼼하게 홈페이지 보고 예약해야지 하고 오시는 건 아니니까요)

생각보다 커 보이기도 하고, 생각보다 작아보이기도 하고 좀 묘한 규모입니다.

알고보니 슈퍼윙스.

들어오면 이렇습니다. 혹은 1층에서 관람동선의 제일 마지막쪽이라고 보시면 되겠네요.

1층부터 4층까지 중앙홀의 꼭대기를 바라보며 찍으면 이렇게 됩니다. 장식없는 리움도 생각났다가, 저의 최애 영화 중 하나인 히치콕의 '현기증' 명장면도 생각나고 그러네요. 정작 설계 의도는 항공기 터빈이라고 합니다. 사실 굉장히 직관적인 설계이긴 해요.

관람 책자를 들고 무척 들떠있는 키모씨.

1층 전반부는 인간의 비행사 초기를 다뤘습니다. 라이트 형제(...만 들어도 홍진경이 떠올라서 요즘 제 웃음지뢰)가 발명한 비행기 축소판. 그나저나 임진왜란시 봉쇄된 진주성에서 실제로 구호 목적으로 썼다던 행글라이더는 왜란 드라마같은 데서 상상력을 발휘해서 에피 같은 걸로 넣어줘도 재밌겠습니다. 원전은 소실되었다지만 뭐 어때요...(먼산)

찰스 린드버그가 대서양 횡단을 할 때 탔던 비행기, '세인트루이스의 정신'. 19세기말, 초창기의 비행기 연구발전은 독일과 프랑스에서 진행되다가 20세기 극초반 라이트 형제 이후 산업강국 원탑인 미국이 승기를 잡고, 유럽에서 꾸준히 뒤를 쫓는 구도였던 듯 합니다.

그리고 비행기는 두 번의 세계 대전과 함께 급성장합니다. 1차세계대전 초창기 비행전은 비행사들이 권총을 들고(...) 서로에게 쏘는 결투같은 방식이었다고 하네요.

이게 비행사의 앞부분이었군(...) 티스토리는 사진 순서 바로잡기 귀찮으니까 그냥 올려야겠다.

이 분은 실제 사이즈.

그리고 '항공과 대중문화' 섹션에서는 제가 무척이나 사랑하는 히치콕의 순수한 오락영화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가 있어서 잠깐 찍어보았읍니다. 물론 이 경우는 남주가 비행기에 죽을 뻔한 얘기긴 하지만;;;

세계와 한국의 비행사를 다뤘던 1층에서 힘을 좀 많이 써서, 2층부터 4층까지는 대충대충 훑긴 했습니다. 그래도 공항 출국 카운터 복원해 놓은 곳은 바로 여행을 떠날 것 같은 분위기를 줄 것 같아서 무척이나 설렜습니다. 공항만 오면 제가 20년간 줄창 흥얼거리는 노래 1.

https://www.youtube.com/watch?v=D3yk6Af4JEY 

뮤직비디오의 주된 배경이 공항입니다.

그리고 드디어 20년만에 김건모를 버리고 요즘 제가 공항만 가면 흥얼거리는 노래 2.

https://www.youtube.com/watch?v=6E_Skz3rS3I 

하이 하이가 굳이 비행기가 아니라도 느낄 수 있는 다른 뭔가를 뜻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뭐 어때요( --)

이 분들은 독립군 항공편대 분들. 교육이나 운영 여건이 여의치 않아 각각 이웃나라들의 공군에 입대해서 교육을 받고, 그 나라를 위해 싸우면서 때를 기다렸다고 하는군요.

조선총독부 폭격 시도의 기상에 빛나는 최초의 여성 비행사 권기옥님. 멋집니다. 전반적으로 여기 역사는 항일에 포커스를 두고, 친일과 관련된 항공사는 가급적 정리를 하거나 간략하게 언급한 정도.

신둥건둥 다루기는 했는데, 가족나들이로 오기에 괜찮은 곳입니다. 타겟별로 말해보자면

청소년&성년 항공 덕후 : 1~2층 항공사와 부품, 성체 전시

어린이 : 각종 비행 관련체험(거의 다 예약 필수), 4층 카페와 야외 산책로

중년, 노년: 공항과 관련된 한국의 애달픈 사연들;;;(3층)

요렇게 보시면 각자 재미있게 최소 한 시간 정도를 즐기실 수 있겠습니다. 다만 카페나 기념품샵처럼 엔간한 개방된 곳은 코로나로 한시적 운영 중지예요.

-아 잘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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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에 이유없이(하긴 뭐 언제는 예고나 이유가 있었나;;;) 며칠 좀 아파서 이번주 화-수로 예정되어 있던 군산 1박 2일 여행을 가지 못했습니다. 한풀이 하는 겸 해서 2019년 11월 방콕 여행 사진을 추억팔이하다가 당시에 갔었던 루프탑 바 사진을 포스팅해봅니다.

당시에 저와 제 일행은 여행 1일차 밤에 방콕 중심부 수쿰빗에 있는 합리적인 가격대+양인이 좋아하는 루프탑 바 'above eleven'도 갔었습니다. 방콕에 루프탑 바는 많고 제각각 다른 매력이 있으므로 루프탑 탐방은 다다익선이라고 아련하게 추억합니다.

 4일차에 갔었던 seen 바는 방콕 리조트세권인 짜오프라야강 건너편, 아바니호텔에 위치해 있습니다. 저희는 같은 계열인 아난타라 리버사이드 리조트에 숙박했었고, 바로 옆이 아바니 호텔이라 가기 수월했습니다.

 아바니 계열 아난타라 리버사이드 리조트 후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kiel97.tistory.com/entry/%ED%83%9C%EA%B5%AD-%EC%95%84%EB%82%9C%ED%83%80%EB%9D%BC-%EB%A6%AC%EB%B2%84%EC%82%AC%EC%9D%B4%EB%93%9C-%EB%B0%A9%EC%BD%95-%EB%A6%AC%EC%A1%B0%ED%8A%B8-%ED%9B%84%EA%B8%B0?category=763715

 

태국 아난타라 리버사이드 방콕 리조트 후기

4박 5일 방콕 여행 중 마지막날 밤(11월 15일-16일)을 묵은 곳입니다. 원래 방콕에서만 닷새를 보내려고 할 때 3일은 관광지인 도심에서 교통 좋고 현대적인 호텔에서 묵고 싶었고, 하루는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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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는 안 찍었는데 바 전경 사진을 아바니 호텔 홈페이지에서 줍줍했습니다. 영문 알파벳과 타이 폰트가 묘하게 섞인 간판이 인상적입니다.

역시 아바니 호텔 홈페이지에서 줍줍 222

줍줍 333. 이걸 보고 밑 사진을 보면 제 아이폰 SE가 야경에 얼마나 구린지 생생하게 체험하실 수 있습니다.

구도는 거의 같은데 이게 머선 129... 당시에 저는 칵테일 마시기도 전에 취했던 걸까요. 호텔 루프탑을 통채로 쓰는 바 답게 굉장히 넓고, 구비구비 자리마다 뷰를 잘 즐길 수 있게 좌석을 배치해 두었습니다.

저멀리 보이는 아난타라 리버사이드 호텔의 풀과 짜오프라야 강.

여기는 방콕 도심쪽 뷰.

저희 테이블의 무드등. 그나마 이건 좀 사진같이 나왔네요.

그리고 일행이 시킨 칵테일 1. 여기는 바 이름을 조금 비틀어서 의도한 대로 'SIN' 'FORBIDDEN' 등등의 흑염룡이 넘쳐나는 이름의 칵테일을 팔고 있습니다. 

저는 시그니처 매니아라 이 바의 시그니처라는 FORBIDDEN 어쩌구를 시켜보았습니다. 민트 향이 독특하고 오래 즐길 수 있어 맘에 아주 들었습니다.

저희 테이블에서 바라본 뷰.

약간 틀어서 바라본 뷰.

1일차에 갔던 도심 루프탑이 활기차고 떠들썩한 분위기였다면, 여기는 테이블 간격도 엄청나게 넓고 위치마다 다른 뷰를 즐길 수 있는 고급진 분위기였습니다. 당연히 1일차보다 좀 비쌌지만, 서울 호텔 루프탑 바를 생각한다면 역시 믿을 수 없는 가격. 역시나 호텔 리조트의 천국 방콕다웠습니다.

 

방콕 여행에는 좋은 기억만 남아있어서 여행 제한이 풀리면 다시 가보기를 염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언제가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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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차 계획 일정: 제주 교육박물관-제주박물관-동문시장-공항

3일차 실제 일정: 사려니 숲길-제주 교육박물관-동문시장-디앤대 디파트먼트 카페

제주 여행도 이제 3일차가 되어갑니다. 가이드 겸 네비게이션(렌터카에 네비가 고장났더라구요;ㅁ;)으로 일하느라 지쳤던 저는 2일차 저녁부터 시체가 되어 겨우 원기를 회복하고 3일차 여정에 나섰습니다.(그렇다고 여행 끝나고 아프지 않았다는 얘긴 아님;ㅁ; 그건 또 다른 문제)

간단히 리서치를 해 보니 제주교육박물관은 사전 인터넷 예약이나 입장 수 제한을 두지 않는 모양입니다. 한층 가벼운 마음으로 어제 가지 못했던 사려니 숲길로 가 보았습니다. 사실 이곳은 비가 폭우 수준으로 오지 않는 이상 보슬비에는 묘한 운치가 더해지는 곳이라 어제보다는 오늘이 좀 더 나은 선택이었어요.

 

1. 그러나 삽질이 빠질 수는 없는 거이, 한화리조트에서 정반대방향 3~4km 지점 각각에 사려니숲길 입구가 따로 있습니다. 저희가 어제 차를 타고 힐끗 봤던 곳은 주차장이 있는 곳이었고 제가 비몽사몽간에 네비를 찍고 갔던 곳은 주차장이 '없는' 입구였어요. 하지만 안개 속에서 산길을 주행하는 건 위험한 일이었고 해서 적당히 주차를 하고 입구로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그러니까 어디든 가기 전에 '주차장'을 찍고 가도록 합시다 ;ㅁ;

안내소를 지나서면 요런 풍경이 펼쳐집니다. 조카의 평에 따르면 '겨울왕국 2 찍어도 될 것 같다'고...(열심히 봤구나 얘야)

대충 보셔도 아시겠지만 마지막까지 완주하는 것은 포기할만한 안개입니다. 길 잃기도 쉬워보이구요.

그리하여 하트 모양으로 갈려진 갈림길로 가서 신선한 나무향과 흙내음을 맡으며 적당히 걸었습니다.

조카는 딱따구리 소리를 레알로 들었다고 매우 좋아했지만 알고 보니 녹음한 소리였습니다. 어른들은 아이의 동심을 지켜주기로 하고 같이 신기한 척 했습니다(...)

사려니숲길은 한적하고 날씨가 살짝 비가 돋을 때 가면 최적의 코스라는 걸 느꼈습니다. 처음 갔을 때야 회사 지급 츄리닝 입고 완!주! 이러고 구보로 갔으니 뭐 제대로 볼 새가 있었나 싶어요;ㅁ;

2. 제주교육박물관은 여러 세대의 가족 여행에 딱 맞는 선택입니다. 전 그냥 우리 2촌 취향 고려해서 주차 잘 되고 입장료 무료인 곳을 골랐는데 생각보다 도민들 물품 기부를 받아서 땐실하게 만들어놨더라구요. 고려에 병합된 초기부터 조선시대(원래는 초시부터 전라남도에 건너가서 쳤는데 누가 봐도 너무 심하다고 생각했던지 제주 목사가 관장하는 자체 시험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개화기-일제시대와 민족교육-독립 이후 경제성장기-현대 이렇게 나뉘어져 있는데 마침 코로나 때문에 터치스크린이 주류인 체험 코너는 문을 닫아놨지만 전시물만으로도 괜찮았습니다. 아부지는 50~60년대 교실과 교구를 보면서 추억이 방울방울 하셨고, 오빠는 70~80년대 딱지와 구슬에 눈을 빛내며 본인이 얼마나 구슬킹(...)이었는지 열변을 토하고, 아들은 아들대로 저걸 어떻게 꺼내서 놀아볼까 호시탐탐 노리는 아름다운 광경을 보니 참으로 마음이 찡해졌습니다. 누구든 그리운 학창시절은 있기 마련이고(...음...저는 상대적으로 그리움이 좀 덜하긴 합니다) 사람 손때 묻은 실제 졸업장과 교과서, 교구, 놀이기구를 보면 자기 세대에 맞게 추억에 잠기기 마련이니까요.

여담인데 저는 90년대생들이 어린 시절 기억을 되살려내는 아이템을 볼 때마다 '.... 추억이다' 하는 셰리프를 참 재미있어합니다. 이제 90년대들이 과거를 그리워하며 힘겨운 오늘을 버텨내는 세대가 되었단 말인가... 그리고 의외로 추억의 아이템이 70년대생들과 그렇게 많이 다르진 않더라구요;ㅁ;

조카는 체험학습 보고서를 쓸 만한 자료와 사진을 챙겼고, 후히 주시는 관리인 덕분에 돌하르방 입체 피규어 조립 세트까지 덤으로 받았습니다. 쟨 참 어르신들이 좋아한다니까...

3. 동문시장은 의외로 할 말이 별로 없습니다. 진아떡집 찾아서 오메기떡 노나 먹고 선물할 것까지 챙긴 건 좋았는데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인 아부지와 2촌은 뒤도 옆도 돌아보지 않고 오직 앞만 보면서 10분만에 동선 다 찍고 '다 봤다'면서 차에 돌아와 있는 겁니다. 어이;;; 여긴 주전부리도 하면서 한시간 반은 있어야 하는 곳이라고;;; 그리고는 '이제 뭐 가?'하면서 저를 바라보고...아아;;;; 이제 갈 데 없다, 여기서 마지막으로 좀 오래 있어줘야지 했더니 '모르겠고 어디 앉아있을만한 데 찾아봐라'

.....저는 화내지 않습니다. 가이드가 화를 왜 냅니까.

 

기억을 더듬어 보니 동문시장과 아라리오 탑동시네마가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었고, 거기 1층 카페가 쓸만했던 기억이 나서 그리로 가자고 했습니다. 2년만에 다시 찾은 아라리오 갤러리는 구조를 좀 변경해서 거기 1층보다는 옆 건물인 디앤디 디파트먼트의 1층 카페가 훨씬 널찍하며 조용한고 편안해 보이더라구요.

제가_시킨_한라봉_시럽을_곁들인_우유_푸딩(제가 좀 크림브륄레처럼 꿀럭꿀럭한 디저트를 좋아합니다)

커피가 4천원이나 한다며 불만스러워하던 아부지는(제가 사는 곳은 부산에서도 커피값 싸기로 소문난 곳입니다;) 먹어 보니 괜찮다며 만족스러워했고 새언니는 코코아가 듬뿍 들어간 커피를 만족스러워했습니다. 모두가 좋다면 좋은 것이죠. 

그리고 2시간 전, 렌터카를 반납하고 공항가서 도떼기시장처럼 밀리는 여행객들 백만명 머리통과 면세점 아이템을 구경했습니다.(조니워커 블루가 16만원이던데....쓰읍)

이렇게 2박 3일의 여행을 끝냈습니다. 이번의 여행은

1.여행은 50%가 날씨고 50%가 먹거리지만 다른 5%가 만족스러우면 105%의 인생을 살 수 있다.

2.역시 가족여행은 그룹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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