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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빠른 지인 덕분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하는 이건희 기증 1주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에 5월 26일 12시 반 타임으로 다녀왔습니다. 정작 그 분은 일 때문에 못 갔지만(...ㅠ;) 동행을 해 주신 화가님의 촌철살인 코멘트에 매우 재밌는 관람을 하였어요.

실은 이 후기는 말이죠...

이 짤이랑...

이 짤을 써먹고 싶어서 쓰는 겁니다. 트인낭 설명충 모드로 들어가자면, 이게 어느 순간부터 '러시아 혁명 후 시민군들이 궁궐과 귀족 저택에 난입한 후 생전 처음 보는 호화로운 경내에 놀라고 허탈해 하는 모습'이라고 돌아댕기고 있습니다. 아마 맞는 거 같습니다. 20세기 초반에 러시아는 유럽 최빈국이었지만 왕실하고 귀족의 돈지랄...아니 빈부격차는 상상을 초월했거든요. 빵 좀 달라고 하는 데다가 총을 난사해놓고 저러고 살았으니 쯧;;;

아참, 저는 언제나 수정자본주의자였고 딱히 사회주의에 경도된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보다 보니 처음에는 짤 1의 소년병처럼 와아아아 이게 뭐야 하다가 어머 다 아는 거잖아 이게 다 개인이 꿍쳐(...) 뒀던 거야 하다가 딱 한 순간 짤 2의 죽창..아니 투쟁 전사 모드가 되었습니다.

뭐 누구에게나 소중한 연꽃 한 송이;는 있으니께요 껄껄껄...(의미 불명)

대체 큐레이터가 왜 이건희씨 코스프레를 컨셉으로 선택했을까요. 이 전시회에 온 뭍 대중들이 가장 감정을 이입하기 힘들어하는 사람이 그이 아니겠습니까. 처음엔 어머 이게 뭐야 하고 거부감이 들었는데 보다 보니 어허허 긍가부다...

이번 전시회에 포함되어 꽤 화제가 되었던 모네의 정원. 아 지베르니 가고 싶다...

이걸 상속세로 턱하니 내놓을 줄이야. 

박래현 그림이 두 점 있었는데 둘 다 괜찮았습니다.

안빈낙도를 다시금 다짐하고 갑니다.

흔치 않은 백자의 아랫선과 그림이 참 어울립니다.

정작 박래현은 저럴 시간이 없이 가사와 그림에 치여가며 살았지만.

예전에는 청자>>>백자였는데 요새는 백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나이가 들었나봐요.

이게 추상화 식으로 홍매화를 형상화한 건데 가까이서 볼 때와 멀리서 볼 때의 느낌이 엄청나게 다릅니다. 그리고 실제로 보기 참 잘했다는 느낌이 드는 그림.

이번 전시회의 슈퍼스타 인왕제색도는 5월 31일까지 한 전시실을 통째로 쓰고 있습니다. 워낙 사람이 많아서 개발새발 찍었음. 실물이 생각보다 꽤 컸으며 감동이 상당했습니다. 정선이 76세에 이 그림을 그렸더라구요. 그 당시에 백살에 맞먹지 않나(...)

이쁨.

웬지 거늬찡이 좋아했을 거 같습니다(아 뭐 좋아하니까 샀겠지만, 좋아하는 것을 좋아해...<-;;;)

이번 전시회에서 보길 제일 잘 했다 싶었던 작품. 

음? 이거 너무 국사책 ST?

개인이...

(저랑 닮았군요...)

한글 창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찍어낸, 바로 그 창제한 왕이 명하고 왕비를 기리는 걸 왕자가 기획해서 만들어낸 이 석보상절 초간본을 가지고 있었군요. 저는 바로 이 시점에서 잠시 짤 2의 죽창 모드가 되었습니다. 예술품에 대해서는 그래그래 돈 많은 사람이 보관도 잘 했네 그려 어허허 뭐 장물만 아니면 됐지 모드였다가 이건 이성이 아니라 감정으로 빡쳤습니다.뭐 제겐 이게 연꽃 한 송이인가 보죠;

실제 투명한 옷자락과 섬세한 손 표현이 실제로 보면 말도 못하게 우아하고 고급집니다.

조선 민화 중에서 이렇게 굶주린 민중을 사실적으로 그린 건 흔치 않습니다. 근데 왜 이걸...?(후략)

박수근입니다.

박래현 두 그림 중에서 저는 이쪽이 좀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오리엔탈리즘+섹스 호기심 쩌는 외국인한테 팔아먹을 용도로 본격적으로 그린 기방 그림이라는데 마음에 들었습니다;

세계 경영의 의지 뭐 그런 건가;;;

이응노 그림이 생각보다 매우 거대하고 압도적이었습니다.

김환기 그림 있을 줄 알았음.

백남준 것도 귀신같이 이쁜 걸로 수집했던 거늬찡.

다 구경하고 상설전시관 쪽으로 발을 옮겼습니다. 저 아래 보이는 커다란 탁자가 충청도 공주에서 500년 묵은 오동나무로 만든 탁자라는데 참 나무가 잘 생기고 훌륭하더라구요. 여기 앉아서 더운 밖을 쳐다보며 멍때리니 이런 호사가.

남산 타워가 저 멀리 보이는군요. 미세먼지가 덜한 모양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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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달리오의 금융 위기 템플릿 - 전3권 - 다가올 금융 위기를 대비하는 원칙   
레이 달리오 (지은이),송이루,이종호,임경은 (옮긴이) 
한빛비즈 2020-02-24 원제 : Big Debt Crises
정가 43,000원
파트1 : 대형 금융 위기를 이해하는 기본 템플릿
파트2 : 금융 위기의 상징적인 사례 연구
파트3 : 부채 위기 48가지 사례 연구

한국에서는 재작년 이맘때 출간되었던 책입니다. 전설적인 투자자이자 세계 최대 규모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설립자인 레이 달리오 이름이 슬슬 주린이들한테도 알려질 때라 번역 제목 타이틀에도 이름이 들어갔네요. 문제는 음... 출판사가 처음 마케팅할때 '눈 앞의 경제 위기를 예측하고 투자하는 가이드북' 정도로 홍보를 해서 어그로를 좀 끌었습니다. 사실 이 책에는 '불황이 오면 이런 주식을 사라' 내용은 1도 안 들어가 있습니다. 과거 100년간 세계 경제 곳곳에서 되풀이된 금융 위기 케이스 스터디북이거든요. 그리고 타겟 독자들도

- 경제 정책 입안자

- 리스크 매니지먼트 종사자

- 선행 과목 '경제학 원론' 공부 후 '거시경제학' '재정경제학' 보조 교재(사실 이 책은 꽤나 친절한 설명이 일품이라 고등학교 경제-대학교 1학년 경제학 원론 중간 정도의 지식을 갖춘 다음 오건영씨의 '부의 시나리오' 정도를 읽고 출발해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경제학 원론에서 뒷쪽인 거시와 화폐경제로 갈수록 학생들 공부 자세가 점점 방만해지는 것을 감안할 때 경제학 원론 다 떼도 또이또이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어차피 회계학 원론 배울 때 자본까지 또릿하게 공부하는 애들 못 봤;;;)

이 정도입니다.  저도 뭐 근본없는 경영학 쪽이나 알지 재무랑 금융 빼면 거시경제는 원론에서 크게 안 벗어난 수준이라 매우 흥미있게 첫 접근은 가능했습니다.

음 근데 말이죠... 이게 결국 100여년간 각국의 고통의 기록이다 보니 본격적인 케이스 스터디가 시작되는 2권 3권에서는 너무 곳통스러워서(아 물론 평균적인 한국인인 저는 일본 버블기에 대해서는 쌤통이다 캬하하 하면서 즐겁게 읽었;;; 그리고 어차피 버블과 위기의 경제 사이클은 크게 보자면 1권에서 분류하는 대로 디플레이션 경제불황과 인플레이션 경제불황 두 가지로 나눠집니다. 그리고 우리가 위치한 나라는...

- 해당 국가의 통화가 기축 통화가 아니다.

- 외환 보유고가 적다. 이로 인해 자본 유출을 막을 보호 장치가 부족하다.

- 외화 부채가 많다.

- 재정 적자와 경상 수지 적자가 점점 늘어난다.

-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이다.

- 높은 인플레이션과 마이너스 통화 수익률을 기록한 이력이 있다. 이로 인해 통화 가치와 부채 가격에 대한 불신이 크다.

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한국 금융 위기의 모든 조건이 맞아떨어지지 않습니까? 빼박 인플레이션형 불황 조건에 맞습니다. 아, 물론 당시에 호되게 당해서 외환 보유고를 꽤 늘리고, 외화 부채 비율이 줄어들긴 했습니다만 충격 여파가 줄어들었다 뿐이지 아무래도 이 쪽이 맞습니다. 하긴 미국과 80년대 일본 정도나 디플레이션 불황이지 개발도상국 대부분 인플레이션 불황으로 봐야 할 듯 합니다. 

그리하여 저는 인플레이션 불황 사이클에 대한 얘기를 훨씬 진지하게 읽었다는 얘깁니다. 하긴 디플레이션 불황에다가+통화 가치의 변동성과 국제 자본 유출입 충격을 더하면 인플레이션 불황이 됩니다. 기축통화 이 ㅅㄲ들은 무슨 고통을 받든 통화 가치 충격 자체가 개도국에 비하면 정말 미미함요...후...

1권에서 2, 3권 케이스 스터디별로 되풀이될 나라별 고통의 기록을 미리 원론적으로 설명하고 있으니 저처럼 남의 고통과 대리 수치에 약한 자들은 1권만 읽으셔도 됩니다. 1권 말미에서 전쟁이 일어날 경우 전쟁 전과 중, 그리고 후까지 승전국/패전국(그나저나 패전국도 아닌데 패전국 대신 분단 당한 패전국 전 식민지는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날벼락 대신 맞은 자?-_-?)별로 설명해주거든요. 요즘 러시아/우크라이나 때문에 심란할 때 읽으면 더 심란해집니다. 아참, 3권 말미에 거시건전성 감독 정책 케이스 스터디도 있으니 관련 종사자들은 그 쪽은 더해서 읽으시면 되겠네요.

경제 위기가 오면 왜 나라들이 제각각 돈을 풀어대는지, 낙수 효과가 없다면서도 양적 완화를 빈곤층 직접 보조(기본 소득 그거요;)보다 왜 더 선호하는지, 미국에 경제 위기가 왔다는데 왜 한국 환율이 치솟는지에 대해 아주 좋은 교재로 추천할 만 합니다. 전 1권까진 성의있게 잘 읽었음.

 

...그래요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한국 경제위기는 약한 거더라구요... 인간의 시스템은 역시 불완전해...(의미불명)

-끝-

덧. 혹시 내용이 궁금하시면 51페이지 가량을 미리 읽어볼 수 있는 샘플북이 e-book 형태로 무료 배포되니 읽어보세요.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34669001 

 

[전자책] 레이 달리오의 금융 위기 템플릿 (샘플북)

2008년 금융 위기를 정확히 예측하고 극복한 바로 그 템플릿br/br/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투자자 중 한 사람인 레이 달리오(Ray Dalio)가 2008년 금융 위기 10주년을 맞아, 금융 위기가 일어나는 원리

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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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다다다 - 김영하 인사이트 3부작 
김영하 (지은이) | 복복서가 | 2021년 2월
33,000원
양장본 640쪽
국내도서 > 에세이 > 명사에세이 > 문인에세이

 

어쩌다 보니 제 마음속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와 김영하는 '소설보다 산문을 더 즐겨읽는 작가'로 자리잡았는데요, 소설 작품에 대해서는 그때그때 호불호가 강해서 1/3도 못 읽었습니다만 산문집, 특히 여행에 관한 수필집이 나오면 반색을 하며 즐겨봅니다. 그러고 보면 나온지 딱 1년이 되었는데 좀 늦긴 했네요;

 

이 산문집은 기존의 '보다'와 '읽다' 그리고 '말하다'를 엮어서 다시 편집한 책입니다. 이 책 서문에서 김영하는 이 세 행위이 연관성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책을 통해 타인의 생각을 흡수하여 소화한 사람은 세상을 다른 눈으로 보게 되고, 전과는 다른 방식과 내용으로 말하기 시작한다. 내가 말하면, 다른 사람도 나에게 말한다. 그리하여 대화라는 게 시작되는데, 이런 섞임을 통해 우리의 생각은 더 다듬어지고 풍성해진다. 또한 다른 사람에게 자기 생각을 말하는 사람은 자기의 시야가 좁다는 것을 깨닫고 더 자연스럽게 더 많은 책을 필요로 하게 된다. 이렇게 '보다'는 '말하다'와 '읽다'로 이어지고, 그 셋은 순환하면서 인간을 더욱 강한 존재, 세상의 조류와 대중의 광기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정말 깔끔하고 명쾌한 정리라 하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 다만 실제 구성 안에서는 각종 매체와 사회 현상에 나타나는 함의를 보는 '보다'와 읽는 행위에 대해 말하는 '읽다'의 글 사이의 촘촘한 유기성에 비해 다른 사람과 자신의 작법에 대해 말하는 '말하다'를 끝까지 읽을 동력은 좀 떨어집니다. 왜일까요. 아마도 제가 '보기'와 '읽기'에는 능해도 '쓰기'에는 그렇게 밀도가 높지 않은 일개 독자여서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같은 '말하다' 내에서도 다른 사람의 쓰기와 자신의 쓰기, 그리고 쓰기를 일반론적으로 말할 때는 집중도가 높았지만 자신의 특정 작품의 작법에 대해서 대답할 때는 뭐 읽은 게 그다지 없으니께 그런 거 같기도 하구요...결정적으로 저는 '이야기꾼'으로서의 김영하를 더 좋아합니다. 특히 '덕후로서 영업할 때 김영하'를 제일 좋아합니다.

 

뭔 소리냐면, 이 사람은 독서와 쓰기를 무척이나 좋아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가며 읽으면 이래서 좋아요, 써 봐요, 겁내지 말고, 하면서 영업을 합니다. 좋아하는 것을 필력까지 갖춰가며 즐겁게 영업하는 자를 당해낼 수는 없습니다. 특히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을 들어가며 썰을 풀 때 그 흡입력과 전율은 굉장합니다. 그리고 반면 교사로 생각해서 한 번 읽고 나서 껄쩍지근하게 외면했던 '보바리 부인'(뭐랄까... 독서광 여자가 로맨스 환상에 빠져서 현실에 처참히 배반당하고 망하는 얘기는, 독서광 여자로서 절대 되고 싶지 않은 얘기니까요)을 묘사 하나하나를 다시 씹고 맛보고 즐겨보고 싶어졌습니다.

 

그에 비해서 자신의 소설에 대해서 대담 식으로 설명할 때는, 이 사람의 생래적인 본성대로 꽤 건조하고 객관적이며 비관적이기까지 합니다. 이 사람 표현대로 하자면, 이미 끝내서 출판된 소설은 '건조한 배를 항구에 물을 들여서 바다로 보낸' 마음 상태라서 그런가 보아요. 

 

몇 개 마음에 드는 구절을 인용하고 이만 끝낼까 합니다.

- 이제 가난한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자기 시간을 헌납하면서 돈까지 낸다. 비싼 스마트폰 값과 사용료, 구독료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반면 부자들은 이들이 자발적으로 제공한 시간과 데이터, 돈을 거둬들인다. 어떻게? 애플과 구글, 아마존 같은 글로벌 IT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의 부자가 한국의 가난한 젊은이에게 직접 시간 쿠폰을 살 필요는 없다. 그들은 클릭 한 번으로 얼굴도 모르는, 지구 반대편에 사는 이들의 시간을 헐값에 사들일 수 있다. 마르셀 에메의 어두운 버전이 이렇게 구현되었다.

- 베르그루엔의 경우에서 보듯이 현실의 억만장자들은 소유로부터 탈출하고 있다. 그들은 '무소유'가 가장 영리하게 부를 소비하고 현시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있다. 이런 방법은 심지어 쿨해 보이기까지 하다...부자들은 이제 빈자들의 마지막 위안까지 탐내기 시작했다. 누군가에게는 선택의 여지없이 닥치고 받아들여야하는 상태가 누군가에게는 선택 가능한 쿨한 옵션일 뿐인 세계, 세상의 불평등은 이렇게 진화하고 있다.

-메이플라워호에 승선한 이들은 종교적 자유를 찾아 미국으로 건너왔지만, 그 후예들은 원주민의 땅을 차지할 자유를 찾아 총을 들고 서부로 향했다. 자유가 이렇게 힘의 논리를 포장하는 명분에 불과한 사회에선 만인 대 만인의 투쟁이라는 홉스적 세계관이 진리가 된다. 초강대국 미국이 걸핏하면 들이대는 가치가 '자유'라는 것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미래의 시점에서 현재의 파국을 상상해 보는 것은 지금의 삶을 더 각별하게 만든다. 그게 바로 카르페 디엠이다. 메멘토 모리와 카르페 디엠은 그렇게 결합돼 있다.

-<변호인>은 이런 난감한 상황에 도달하기 전, 도덕적 아버지의 탄생이라는 근사한 장면에서 멈춘다...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아버지는 유능한 아버지가 도덕적인 아버지라는 단계를 경유하지 않고 바로 친밀한 아버지로 변모한다는 이야기다...<아무도 머물지 않았다>의 아버지는 유능하지도, 도덕적이지도, 친밀하지도 않다. 게다가 그는 아예 가족의 경계 밖으로 추방되어 있는 상태다...다양한 형태에서의 결합에서 탄생한 구성원들이 닥쳐오는 갖가지 윤리적 딜레마를 힘겹게 풀어가면서 살아가는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속 가족의 모습이 아마 우리가 미구에 경험하게 될 가족상과 가장 유사하지 않을까 싶다.

-독서는 왜 하는가? 세상에는 많은 답이 나와 있다. 나 역시 여러 이유를 갖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독서는 우리 내면에서 자라나는 오만(휴브리스)과의 투쟁일 것이다. 나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와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을 읽으면서 '모르면서 알고 있다고 믿는 오만'과 '우리가 고대로부터 매우 발전했다고 믿는 자만'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렇게 독서는 우리가 굳건하게 믿고 있는 것들을 흔들게 된다.

-현대의 기업들은 우리를 소비자라 부른다. 구글 같은 기업은 우리를 빅데이터의 한 점으로 본다. 정당은 우리를 유권자로 여긴다. 우리의 개성은 몰각되고 행위만이 의미 있다. 우리가 더 이상 물건을 사지 않고, 인터넷에도 접속하지 않으며, 투표에도 참여하지 않는다면 그들에게 우리는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몰개성적 존재로 환원되는 것을 거부할 수 있다. 바로 우리 안에 나만의 작은 우주를 건설함으로써 그렇게 할 수 있다....우리의 작은 우주는 우리가 읽은 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것들이 조용히 우리 안에서 빛날 때, 우리는 인간을 데이터로 환원하는 세계와 맞설 존엄성과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세상에 대하여 비관적 현실주의를 견지하면서도 윤리적으로 건강한 개인주의를 확고하게 담보하려면 단단한 내면이 필요합니다. 남에게 침범당하지 않는 단단한 내면은 지식만으로는 구축되지 않습니다. 감각과 경험을 통해서 비로소 완성됩니다....잘 느끼자. 감성 근육을 키우자 그리하여 함부로 침범당하지 않는 견고한 내면을 가진 고독한 개인들로서 서로를 존중하며 살아가자. 이것이 제가 오늘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 한국 TV 드라마가 '아시아를 평정'한 것은 잘 만들어서가 아니라 이상하게 만들어서라고 생각합니다....그러니 만약 우리가 정말로 한류를 지속시키기 원한다면 더 열심히 하는 것보다 더 이상해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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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오페라는 모차르트가 보마르셰의 희극 피가로의 결혼(1784년)에 기초한 로렌초 다 폰테의 대본으로 1786년에 작곡한 오페라입니다. 저의 IPTV 최애 채널 중 하나인 오르페오에서 모짜르트 주간이라 틀어준 주말 오페라죠.

주요 배역
알마비바 백작(The Count Almaviva): 바리톤, 수잔나에게 치근덕댄다
알마비바 백작부인(The Countess Almaviva)': 소프라노, 로지나
피가로(Figaro): 바리톤, 세빌리아의 이발사, 백작의 하인
수잔나(Susanna): 소프라노, 피가로의 연인, 백작부인의 하녀
케루비노(Cherubino): 메조 소프라노, 백작의 어린 시종, 백작부인을 연모함
조연 배역
마르첼리나(Marcellina): 메조 소프라노, 시녀장으로 피가로의 채권자, 피가로와 결혼하고 싶어함
바르톨로(Bartolo): 베이스, 피가로에게 복수하려 함
바질리오(Basilio): 테너, 음악가이자 책략꾼
돈 쿠르지오(Don Curzio): 테너, 재판관
안토니오(Antonio): 베이스, 정원사
바르바리나(Barbarina): 메조소프라노, 안토니오의 딸


인물 관계도는 이러합니다. 뭐 자세하게 나와 있는 게 없네요. 굳이 말하자면 모짜르트의 전작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 이발사 피가로의 기지로 결혼에 성공한 알마비바 백작과 알마비바 백작부인의 뒷 이야기라서 '세빌리아의 이발사'와 이어지는 관계도가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하지만 본인이 그릴 생각은 1도 없음, 귀찮으니께)

피가로는 이제 백작의 하인이 되어 있고, 백작부인 로지나의 하녀인 수잔나와 연애 결혼을 앞두고 있죠. 문제는 이 드라마 1막에서 수잔나가 피가로에게 고백하는 것처럼 알마비바 백작은 결혼한 뒤에 수많은 성 밖 여자들과 외도를 하다가, 이제는 사정상 성 안에 있는 여자들을 건드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니께 부인의 시녀 수잔나에게 꽂힌 겁니다. 백작도 수잔나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건 알고 있어요. 이 상황에서 켸켸묵은 초야권을 발동시켜 피가로와 수잔나의 첫날밤을 가져갈 수도 있겠지만...이제 중세가 아니라 먹물이 들 만큼 든 근세잖아요? 

개꼰대가 되기 싫었던 알마비바는 수잔나가 자신을 원해서 자신의 정부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갖은 책략을 꾸밉니다. 집의 음악교사 바질리오도 백작의 수하로서 그 역할을 수행하고, 마침 피가로에게 돈을 빌려줬던 시녀장 마르첼리나(피가로의 엄마뻘은 될 만한 엄청난 연상의 여인입니다. 중간에 마르첼리나와 수잔나가 어머 현명하신 아주머니/응 하녀야 하고 정중하게 캣파이트 뜨는 장면이 압권임)도 채권을 빌미로 피가로와 결혼을 간절히 원했던지라 한 편이 됩니다. 그리고 '세빌리아의 이발사' 때 피가로에게 원한을 가지고 있던 덕망 높은 의사 바르톨로도 한 패가 되어서 피가로와 수잔나의 결혼을 방해합니다.

문제는...알마비바 백작의 하반신 가벼운 강남좌파...아니 586...(고 박원순씨는 죽기 하루 전까지 쌍방 연애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뭐 암튼 그런 면을 본인 말고는 모두 간파하고 있으며, 여주인공인 하녀 수잔나가 얌전하고 덕성 높아 보이지만 굉장히 영리하고 교활한 여자라는 겁니다. 또한 알마비바 백작 부인 로지나가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 날렸던 히로인이지 않습니까. 지금은 조용히 자긍심 높고 고귀한 안주인 역할을 하고 있지만 남편이 수잔나에게 정신이 팔려 있는 걸 이미 알고 꽤나 상처받았어요. 그녀는 수잔나와 한 편을 먹고('저는 히데코 아가씨와 한 편을 먹기로 하였습니다') 남편에게 망신을 주고 마음을 돌리고 싶어합니다.(근데 남편이 망신 먹으면 마음이 더 뜨지 않나?라고 잠시 생각해 봅니다)

여기서 밤에 백작과 밀회를 할 수잔나의 대역으로 백작의 어린 시종인 절세 미소년 케루비노가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더 꼬입니다. 케루비노는 뭐랄까... 미실의 여동생 미생과 같은 풍류 나비입니다. 모든 남자들은 케루비노를 싫어하고 모든 여자들은 케루비노를 좋아하지요.(보통 메조 소프라노가 남장을 하고 케루비노 역할을 맡는데, 여기서도 미인이 맡아서 매우 좋았습니다) 지극히 궁둥이 가볍기 그지없는 '여자같은' 미소년 케루비노는 지금은 백작 부인한테 꽂혀 있어서 여장 과정에서도 백작 부인에게 끊임없이 플러팅을 합니다. 그런데 우리 정숙한 백작 부인께서는 케루비노에게는 어쩐지 다 받아주는 느낌입니다 ;ㅁ; 그 와중에 백작이 돌아와서 백작 부인은 케루비노를 숨기는데 백작이 지는 온갖 난봉을 부리면서 백작 부인한테는 미친 듯이 질투를 부려서 또 한바탕 헛소동이...(이 부분은 셰익스피어적 기지가 넘치는 장면이라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장면은 바뀌고 백작은 수잔나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건 알지만, 피가로에게 가는 꼴은 못 봐주겠다며 결혼을 기필코 방해하고 말겠다고 다짐합니다. 피가로의 채권자 마르첼리나 시녀장이 바르톨로와 나타나서 '빚을 갚거나, 자신과 결혼하거나'라고 협박하고 백작은 이 편을 들자 피가로는 '나도 멀쩡한 집 자식인데 부모한테 허락을 받지 않으면 결혼할 수 없소'(어이...수잔나 때는...)하고 버팁니다. 그리고 다들 '니가 무슨'하고 비웃자 자신이 어릴 때 납치당해서 그렇지 귀한 집안 자식임을 털어놓고... 알고 보니..

피가로는 의사 바르톨로와 마르첼리나 시녀장의 아이였습니다 짜잔 ;ㅁ; 피가로는 자신의 친모와 결혼할 뻔했습니다;;; 근데 여기서 느무 웃긴 게 바르톨로나 마르첼리나는 너무나 빨리 태세 변환해서 피가로의 부모 역할로 돌아서서 오오 나의 사랑하는 아들아 그럼 니가 원하는 대로 수잔나랑 결혼하렴 하고 수잔나도 분명히 1시간 전에는 연적으로 맞짱 떴으면서 마르첼리나랑 우와 시어머니 사랑해여<-이러고 있음;;; 하긴 수잔나는 사회 생활을 잘 하지...

그래서 둘 사이의 공식적인 장애는 없어지고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요, 모든 사람들이 '초야권을 행사하지 않은 관대하신 알마비바 백작님을 찬양하라'고 아리아를 불러대지만 당연히 백작은 시녀 수잔나에게 미련이 드글드글 남았습니다. 그래서 백작 부인과 수잔나는 온실에서 백작과 수잔나의 밀회를 마련하고 수잔나로 변장한 백작 부인을 대신 보냅니다. 근데 여기서 또 꼬여서<-;;; 피가로는 자신의 신부 수잔나가 백작에게 드디어 넘어간 줄 알고 복수심을 불태우고 매복하다가, 목소리를 듣고 백작부인이 아니라 수잔나인 걸 알아챕니다. 

...뭐가 뭔지 모르겠죠? 저도 피곤합니다...  알마비바 백작은 수잔나로 변장한 백작 부인과 섹스하러 어두운 곳으로 들어가서 나오는데, 자신의 부인과 피가로가 정열을 불태우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으앜 죽여버리겠다 얍얍하고 있는데 수잔나가 그들을 용서해주라고 나옵니다...알고보니 지가 만났던 건 지 와이프 지 와이프로 알았던 사람은 수잔나...

백작의 무릎은 하찮기 그지 없습니다. 바로 무릎 꿇고 부인에게 용서를 구하며 사랑을 맹세합니다. 부인은 사과와 맹세를 받아들이고 수근수근 무슨 일이야 하고 모여든 하객, 피가로, 수잔나와 함께 샴페인 파티를 벌입니다.

 

아참 덤으로 우리 풍류 나비 케루비노는 백작이 이전에 플러팅을 하던 하녀 바르바리나 누님의 손에 넘어가서 결혼당했습니다...

 

...이게 줄거리라니까요...물론 뭐 더한 것도 있는데 싶긴 하겠지만 그건 토스카처럼 대놓고 비극을 표방한 것도 아니고 가볍기 그지 없는 오페라 투테에 명랑한 모짜르트입니다. 명랑한 활극으로 막장을 세 시간 봐 보십쇼...거기다 쓸데없이 멜로디는 좋고 너무 연기를 잘해... 우리 피가로 오빠 너무 등치 크고 느끼하니 울림통 죽이고 백작 부인 고귀한 기품 그대로고 수잔나랑 합이 너무 잘 맞아...

 

아참 이 버전은 20세기 식으로 의상이나 무대를 각색했는데 나름 좋았습니다.

 

그리고 또 뭐냐... 아참, 이 오페라가 가장 유명한 게 오페라 서곡과 더불어서 '쇼생크 탈출'에 나오는 백작부인과 수잔나의 2중창 그 장면일 텐데요.

https://www.youtube.com/watch?v=un7tf_iCGPA 

앤디...행복하니?...(아련)

덧. 제가 제목을 왜 저렇게 지었냐면요, 알마비바 백작 인생에서 이 순간에 가장 중요한 두 여자는 부인과 수잔나였을 겁니다. 하지만 부인도 수잔나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죠. 자기가 정말 원하는 게 뭔지도 모른다는 은유였을 겁니다만 어유 등신 ;ㅁ;

 

덧2. 그리고 '세빌리아의 이발사'-'피가로의 결혼'을 보고 백작 등신아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하면서 생각나던 건 역시나 우리 홍준표씨(실제 인물 아님). 뭔 헛소리냐면요, 20세기 걸작 드라마 '목욕탕집 남자들'에서 김상중과 배종옥 커플이 엄청 인기를 끌었죠. 그리고 김상중은 능글능글 자신만만한 면모로 '국민 사위'로 등극했었는데 불과 10여년만에 같은 드라마 작가의 후속작 '내 남자의 여자'에서 김상중은 아내 배종옥의 절친 김희애와 불륜하면서도 아내의 찐 감자는 포기 못하는 홍준표 교수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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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museum.go.kr/site/main/exhiSpecialTheme/view/current?exhiSpThemId=631858&listType=list

 

조선의 승려 장인 | 현재 전시

국립중앙박물관, □  전시개요   o 전시명 : 조선의 승려 장인   o 기 간 : 2021. 12. 7.(화) ~ 2022. 3. 6.(일)  ※ 1.1.(토)과 설날 당일 2.1.(화)은 휴관입니다.   o 장 소 :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o

www.museum.go.kr

이번 서울 1박 2일 여행 중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이런 것을 보고 왔습니다. 친구들이 보고 왔는데 알차다고 추천하기도 하고, 제가 절 구경을 쫌 좋아하는데 불화나 불상이라는 것에 배경 지식이 없으니 봐도 잘 모르겠고 해서 이번에 뭐라도 알면 좋겠다 싶어서 말이죠(제게 불화란 '토지'의 길상이가 막판에 절에서 그리던 거;;; 그러고 보니 그 때도 스님이 아니라 일반인이 그린다고 뭔가 말이 좀 있긴 했었다;)

그 날 자체는 과히 춥지 않았지만 써늘했고, 연이은 추위로 국중박의 호수는 꽁꽁 얼어 있었습니다. 저기 담 쪽에서 BTS의 RM씨가 그날 사진을 찍어서 인스타에 올렸더라구요. 사유의 방도 왔다 간 모양인데 전 못 봤음. 제 방탄 덕 친구들이 계는 머글이 탄다던데 넌 왜 계도 못 타냐고;;; 글쎄다(...)

 

여튼 조선의 불교 장인전은 특별전이고 대규모인 것 치고는 일반 5,0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하고, 관객도 그리 많지 않아 호젓하니 잘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전체 촬영 가능.

중국, 일본 등에서 불교 수행과 회화/조각 장인이 분리되어 있던 것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수행의 일종으로 미술을 인식하여 불교 회화/조각은 승려 장인이 맡은 모양입니다. 그러고 보니 서양에서도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발주는 교회에서 하고 작업은 화가나 조각가가 했는데 말이죠;

불상 안에서 발굴된 귀요미 소 불상들. 요즘은 X-레이 기술이 발전해서 불상을 굳이 해체하지 않고도 안의 구조나 부장품을 알아낼 수 있다고 합니다.

중국어 때문에 한자 그러게 배웠어도 국태민안 말고는 잘 모르겠;

이 그림이 특히 마음에 들었던 건 선비들과 승려들이 편안히 어울려서 자연과 예술을 논하는 모습 때문에.

이게 20세기 초에 금강산 관광 붐이 일었을 때 그린 불화로, 금강산의 절경을 관광 엽서처럼 강조해서 꽤나 화제였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일본 미술 영향이 느껴지기도 하네요.

이거 보고 꽤나 열 뻗쳤던 게, 인조의 장남 소현세자가 죽고, 세자빈이 사사된 후 그 부부의 세 아들이 죄다 제주도로 유배를 가서 첫째 둘째는 어린 나이에 곧 죽고, 셋째만 유배지에서 살아남아서 스물 가까이 되어서야 장가를 갔는데(당시 왕족이 그 나이에 장가가면 노총각;) 소현세자의 궁인이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불사를 발주했습니다. '살려야 한다'의 비원이 느껴집니다. 그러고도 경안군은 20대때 요절하긴 했지요... 결국 인조 ㅅㅂㄹㅁ... 할애비가 손자들한테 개새끼라고 부르고 잘하는 짓이다.

아, 그나저나 두 번이나 인조의 계비 장렬왕후를 '광해군의 왕비'라고 기술해서 깜놀... 아닙니다 왜 남편이랑 사이도 안 좋은(하긴 장렬왕후는 인조랑도 사이가 안 좋았...) 시삼촌한테 시집을 보내버려요;;; 

전시회 중반부터는 불화의 분담 시스템이나 그리는 방법에 대한 설명이 많았습니다. 밑그림은 기술이 가장 뛰어난 수좌 화승이 그리고, 색을 입히고 세밀하게 하는 건 아랫 사람들이. 

이게 뭐더라...부처님의 탄생부터 깨달음, 구원에다 열반까지 전 생애를 파노라마식으로 그린 팔상도 중 다섯번째 그림인데 제가 쫌 좋아하는 부분입니다. 위에 건 밑그림이고 이건 그 밑그림을 바탕으로 채색한 거. 이번 전시회에는 밑그림 전시가 많았는데, 화려하고 대담한 배색에 가려져 있는 섬세하고 유려한 필치를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성당의 성화나 스테인드 글라스를 가난한 사람들의 성경이라고 했잖아요, 불화도 일반 대중들에게 그런 역할을 했는데 이건 불상 뒤에 있는 그림을 입체적으로 금박 부조로 구현했어요. 일단 화려하니까 불전에 들린 대중들의 시선을 붙잡아서 불교 원리를 알려주는데 역할을 한 듯 합니다.

요건 현대 미술과 콜라보.

생각해 보면 제가 성경을 여러 번 읽은 기독교 신자라서 해외에서 성경을 소재로 한 서양 미술을 볼 때 아 저 망치 들고 남자 머리 휘갈기는 여자 누구야;->아아 야엘 아니면 유디트구나 이렇게 대충이나마 때려잡고 이해를 쉽게 할 수 있었어요. 이번 전시회에서 불교 미술의 각종 상징이나 등장 인물에 대한 설명이 쉽게 되어 있어서 얕게나마 앞으로 불화 볼 때 이해에 도움이 될 듯 합니다. 부처님의 최고 제자 가섭 존자, 가장 많이 들은 자 아난 존자...중얼중얼...

 

그리고 나서 국중박 본관 2층에 있는 사유의 방으로 갔습니다.  

전체 평은, 아래 짤에서 남주혁씨가 대신하겠습니다.

아니 근데 진짜 온도 습도 조명 향취까지 다 어우러져 오묘한 분위기가 나니까 가서 꼭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제 픽은 이 분.

하지만 이 분도 좋습니다.

상시 사람이 많이 몰리기 때문에, 저처럼 월요일 아침같은 뻘한 시간대에 방문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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