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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8일~3월 1일, 1박 2일로 지인들이 찾아와서 부산 여기저기를 돌아다녔습니다. 한데 2월 28일~3월 1일 오전은 흐렸고 3월 1일 오후는 심히 비바람이 들이쳐서 갈 만한 데가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가고 동선 나쁘잖게 검증된 것만 돌아다녔어요. 그래서 기존에 쓴 글과 상당수 중복될 겁니다.

 

2월 28일 낮은 부경대 앞에서 연어덮밥을 먹고( kiel97.tistory.com/entry/%EB%B6%80%EC%82%B0-%EA%B2%BD%EC%84%B1%EB%8C%80%EB%B6%80%EA%B2%BD%EB%8C%80-%EC%95%9E-%EA%B5%90%ED%86%A0%EB%8F%88%EB%B6%80%EB%A6%AC-%EB%B3%B8%EC%A0%90 ) 오륙도 해맞이공원 앞으로 갔습니다.

 

 

한때는 오륙도 sk아파트 말고는 볼 게 없다는 평이었는데-_- 요즘은 길도 잘 조성해놓고 스카이워크도 있고 하니 꽤 사람들이 잘 찾아옵니다. 이 지점을 분기점으로 해서 동쪽으로는 해남까지 가는 동파랑길, 그리고 북쪽으로는 동해를 쭉 따라 강원도까지 가는 해파랑길 시작입니다. 저희는 해파랑길 1코스를 가기로 했는데요...

제가 평탄한 길은 쫌 잘 걷는데, 오르내리기를 너무 못합니다;;; 그래서 등산은 젬병이죠. 근데 여기는 길의 탈을 쓴 등산로더라구요. 북쪽으로 가는 1코스는 앞쪽에서만 깔딱고개로 올라가고 나머지는 내려가는 길의 연속이었는데 둘 다 못하는 저로서는 그로기 직전이었습니다. 결국 '오가는 사람들이 등산복을 입고 등산 지팡이를 짚은 이 길이 등산로가 아니고 뭐냐'는 제 주장과 '이건 길의 대부분이 내리막길이나 완만한 길인데 산책로다'라는 일행의 주장이 엇갈렸습니다.

 

그러나 최소율의 법칙에 따라 체력이 후달리는 자가 이기는 법, 결국 2.xkm 되는 지점에서 중간이탈하여 탈출하였습니다. 후..완주했다간 죽을 뻔했어...

 

 

죽기 직전이라 사진도 찍은 게 없어서 중앙일보 사진을 첨부합니다. 길은 참 이쁩니다. 

 

그리고 광안리로 가서 솔탭 하우스에서 일행은 피자+맥주를 먹고 저는 피자+콜라를 먹었습니다( kiel97.tistory.com/entry/%EC%86%94-%ED%83%AD-%EA%B4%91%EC%95%88%EB%A6%AC-%EB%B7%B0%EC%97%90-%EC%B5%9C%EC%A0%81%ED%99%94%EB%90%9C-%ED%8E%8D)

그리고 집에 돌아가서 다들 휴식.

 

둘째날은 일행 중 한 사람이 낮에 돌아가야 해서 가벼운 스케줄과 구경 하나를 오전에 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이 동네 명물 카페...아니 전세계급 카페 모모스에 들러서 저는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고( kiel97.tistory.com/entry/%EB%AA%A8%EB%AA%A8%EC%8A%A4%EC%9D%98-%EB%94%94%EC%B9%B4%ED%8E%98%EC%9D%B8-%EC%9B%90%EB%91%90-%EB%93%9C%EB%A6%BD%EB%B0%B1%EA%B3%BC-TWG-%EB%94%94%EC%B9%B4%ED%8E%98%EC%9D%B8-%ED%8B%B0 )

 

모모스의 디카페인 원두 드립백과 TWG 디카페인 티

몇년 전 심하게 병 때문에 고생하기 전(사실 뭐 그때도 그리 튼튼한 편은 아니었습니다만 아픈 적도 없었습니다;)과 알바 시작하기 전의 백수 생활, 그리고 현재 병과 함께 하는 동거 생활과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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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공원에 가서 케이블카를 탔습니다.(kiel97.tistory.com/entry/%EB%B6%80%EC%82%B0-%EA%B8%88%EA%B0%95%EA%B3%B5%EC%9B%90-%EC%BC%80%EC%9D%B4%EB%B8%94%EC%B9%B4%EC%99%80-%EB%A7%A4%EC%9A%B4%EB%A7%9B-%EC%97%86%EB%8A%94-%EC%88%98%EB%A6%BC%EC%8B%9D%EB%8B%B9)

 

부산 금강공원 케이블카와 매운맛 없는 수림식당

부석사 다녀오고 다음날, 부산 명물 이흥용과자점 부산대 분점(살롱 드 보네라는 제법 멋드러진 이름이 있습니다)과 모모스 커피를 들린 일행은 외지인의 변덕에 이끌려 금강공원 케이블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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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지인들은 부산 북동부의 웅장한 아파트 개발 현장과 저 멀리 보이는 해운대에 감격하는 눈치였습니다.

그리고 한 명은 보내고 나서 일행은 해운대로 가서 관광 열차 '블루 라인 파크'를 탔습니다.(kiel97.tistory.com/entry/%ED%95%B4%EC%9A%B4%EB%8C%80-%EB%AF%B8%ED%8F%AC%EC%86%A1%EC%A0%95-%EC%82%B0%EC%B1%85%EA%B4%80%EA%B4%91%EC%97%B4%EC%B0%A8%EB%A1%9C-%EB%B8%94%EB%A3%A8-%EB%9D%BC%EC%9D%B8-%ED%8C%8C%ED%81%AC-%EC%82%B0%EC%B1%85%EA%B8%B0)

실은 일행들은 그간 홍보가 많이 된 스카이캡슐을 타고 싶어했습니다만, 이미 후두둑 비가 돋기 시작하고 바닷바람이 거센 날씨를 들면서 제가 반대해서; 관광열차를 타고 갔습니다. 그리고 스카이캡슐은 미포에서 청사포까지밖에 안 가요. 인당 2만원 내면서 2.3키로만, 그니까 전체 거리의 반만 타면 그건 그것대로 아깝잖아요-_-

오후 내내 비바람이 심해서 관광열차 타고 내리는데 애로가 좀 있었습니다만 차창 밖으로 보이는 해운대의 풍경은 또 그것대로 흥취가 있었습니다. 

비에 젖어서 춥고 배고파진 일행은 수영 f1963의 프라하993에 갔습니다. 참 신기한 건데 월요일은 복순도가도 닫고 갤러리도 닫고 미술 도서관도 닫는데 왜 저는 매번 월요일에 f1963에 가는 걸까요-_-; ( kiel97.tistory.com/entry/%EB%B6%80%EC%82%B0-%EC%88%98%EC%98%81-%EB%AC%B8%ED%99%94%EA%B3%B5%EA%B0%84-f1963%EA%B3%BC-%ED%94%84%EB%9D%BC%ED%95%98-993)

 

춥고 배고픈 상태에 따뜻한 스파게티는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제가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 호수공원 갔을 때 일인데요, 한번 들어가면 서너시간은 돌아다녀야 밖으로 나오는데, 중간에 비가 와서 꽤 맞았어요. 저도 한국 사람이 맞는지 '아...라면먹고 싶다'가 절로 나오던데요. 하지만 플리트비체에 라면이 있을리 만무해서 뜨끈한 토마토 파스타를 먹고 진정한 기억이 생생히 되살아났어요.

 

그리고 남은 일행의 서울로 돌아가는 비행기는 비바람으로 취소가 된 걸 알게 되고, 검색질 끝에 겨우 밤중에 도착하는 KTX를 예약해서 돌아가는 일행을 배웅하고...이렇게 1박 2일이 끝났습니다.

 

여행의 반은 날씨라는 말은 맞는 말이에요. 그런데 반이 빠지고도 재밌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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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4일 수요일, 당일치기로 밀양에 다녀왔습니다.

밀양역에 도착하자 영화 '밀양'의 메인 포스터가 있습니다. 밀양역 앞에서도 주인공 신애(...였나)가 신앙을 가지고 사람들과 동화되려고 교회 사람들과 함께 노래부르고 전도하는 장면을 찍었다네요. 그런데 전도연이고 송강호고 지금 보니 참...젊네요;;;(저는 밀양 포스터 중에서 전도연이 넘어져서 울 듯한 표정을 짓는데 뒤에 송강호가 이 사람을 일으켜줄까 하며 쭈삣쭈삣 손을 내밀고 같은 눈높이로 쪼그린 걸 제일 좋아합니다.)

밀양역에는 별로 볼 게 없습니다. 택시를 타고 바로 밀양시 외곽에 있는 위양지로 갑니다.

이건 제가 어제부터 카카오톡 지도 첨부가 잘 되니께 신나서 지도첨부를 남발하는 거구요, 실제로 이 지도에 별다른 정보가 있는 건 아닙니다. 태워주신 기사님께서 오히려 정보를 많이 주셨습니다. 이팝나무와 밤나무가 많이 심겨져 있고, 5월달에 이팝나무꽃이 절정일 때면 전국에서 사진기사들이 몰려드는데 밤차를 타고 밀양역사에서 노숙을 하면 택시기사들이 기다렸다가 위양못(=池 못 지)로 실어다 준다고요. 

때를 잘못 잡긴 했어요. 일단 메인인 5월도 아니고 날씨도 꽤 흐립니다. 사실 그렇게 보자면 겨울 국내 여행은 갈 만한 데가 거의 없습니다.

넘어질 듯 넘어질듯 못에 위태롭게 기댄 이팝나무가 꽤 볼만했습니다. 봄이 되면 저기 주렁주렁 꽃이 피려니.

위양못 자체가 신라시대 때 만든 저수지고 역사가 깊어서 긍가 나무들도 꽤 수령이 오래된 편입니다.

그나저나 지금은 못 크기가 신라시대에 비해 좀 줄어든 편이라고. 한국사 거의 모든 소실의 원흉 임진왜란(+일제시대) 때 훼손된 걸 복구시키긴 했는데 원래 크기만 못하다고 그래요.

그리고 늙은 나무를 괴롭히고 있는 진상 관광객 1.

실은 여기가 포토 스팟입니다. 주중이지만 관광객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라서 여기서 꽤 사진도 찍고 그랬어요.

아름다운 숲 대회는 가끔 이런 쪽 구경 갈 때마다 보는데 취지가 참 좋습니다(꼴에 국립삼림연구원 팔로잉하고 숲 사진 구경하는 게 취미인 인간)

이건 밤나무였는데 거의 못으로 넘어가기 직전입니다.

반대쪽으로 넘어와서 보는 정자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여기는 한강 밤섬 .. 아니 위양못 안의 대나무숲 섬입니다.

요기서 잘 나가는 세도가 중에 안동 권씨가 유명한 건지 안동 권씨의 사택이 안에 있습니다. 그리도 수많은 안동권씨가 기금을 모아서 우리 조상님 만세하는 비도 세워놨고.

아늑하게 잘 보수된 것으로 보아 종중에서 잘 관리하는 모양.

이렇게 위양못을 한 바퀴 돌고 잘 놀다가 다시 택시를 불러서 밀양 시내로 돌아갔습니다. 아참 위양못에 가신 분들은 입구 초입의 카페 위양 가셔도 한옥 스타일이라 창에서 못 바라보며 커피 한잔 하시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동행이 제가 영남사람이라고 밀양에는 뭐가 특산물이냐고 물어봤는데 제가 길가의 중국집의 블루베리 탕수육 메뉴를 가리키며 '블루베리...'라고 기운없이 말하니 그게 뭐냐고 면박을 받았는데 진짜 특산물에 블루베리가 있었습니다. 그쵸...여기저기 넘쳐나면 블루베리로 탕수육도 만들어보고 그런 벱이죠...

한국 3대 누각 중 하나인 영남루는 밀양 북쪽-구도심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거기 그 위에는 단군과 몇대조를 모셔놓은 천진궁도 있고, 그 위엔 밀양관아도 있고, 옆으로는 아랑각과 밀양읍성도 있습니다. 영남루는 촉석루를 레퍼런스로 지었다고 하네요. 저는 이로서 남한에 있는 2대 누각은 다 가 본 셈입니다.(북한은 뭐...언제 가면 가고 아니면 말고)

일단 크기에 압도됩니다.

신발을 벗고 올라가면 밀양강이 잘 보입니다. 밀양부사_뷰.

촉석루와는 달리, 여기는 누각에 신발을 벗고 슬리퍼만 제때 신으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습니다. 마침 안에 먹을거리 싸오신 밀양 시민분들이 작은 파티 중이셨어요. 눕거나 주정만 부리지 말라고 주의문이 있습니다.

여기엔 현판이 무지하게 많습니다. 그 중에는 XX대 영남부사 모씨의 아들 모모씨가 일곱살 때 쓴 현판이 있는데요, 굳이 일곱살에 썼다고 표시도 해놓고 꽤 좋은 자리에 붙여 놨습니다. 어른과 거의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잘 쓴 글씨긴 했는데요... 역시 자식 자랑 주접은 신분과 시대를 가리지 않는 모양입니다.

 바닥이 꽤 삐걱거려서 살살 다닐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영남루 구경은 끗.

단군을 모신 천진각으로 가 봅니다.

그리고 조금만 걸어가면 밀양 관아.

매화가 송이송이 핀 걸 보니 봄이 가까운 모양입니다. 빨리 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겨울에 몸이 안 좋아져서 이거 원...

관아 안인데 지붕이 꽤 특이해서 한번.

밀양루의 진가는 밀양강을 건너서 밤에 야경으로 볼 때 제일 잘 드러납니다. 조명도 쏴 주고 그런다네요. 날씨도 그리 좋지 않고 아직 낮이었지만 밤엔 없던 풍류가 생겨나겠구나 싶었습니다. 

이제 시내에서 볼 건 다 봤네_뭐하지.

일정이 과하게 짧긴 하지만 그건 밀양의 볼 만한 표충사나 얼음골, 터널 등이 밀양시가 아니라 밀양군의 동서남북에 퍼져 있고, 차로 다녀야 할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밀양시 자체도 인구에 비해 꽤 넓게 퍼져있는 편이라 다니기 좀 상그럽고.

영화 밀양에 보면 '밀양이 어떤 곳이에요?'라는 전도연의 물음이 있습니다. 거기 송강호의 대답을 조금 버무려서 대답하자면,

-햇볕 잘 들어오고 땅은 평지고

-사람들은 돼지국밥하고 밀면 먹고 부산말씨 쓰고

-시내에는 신호등이 없어서 차들도 행인들도 요령껏 피해다니고

-관광하려면 차로 다녀야 하는 곳

이라고 말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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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식당의 대를 이은 윤스테이 촬영지가 구례 쌍산재라는 얘기를 듣고 장탄식을 했습니다. '아... 또 가긴 당분간 글렀군...;;;' 그래서 추억팔이 할겸 그때 사진들 몇장 꺼내봅니다. 죽어있던 아이폰 SE를 깨워서 갤러리에서 2016년까지 거슬러올라갔기 때문에 제 딴에는 노력을 꽤 한 셈입니다. 아, 2016년에 건너채 1박했었고, 2018년에는 여행하다가 주인어르신 양해를 받고 잠시 산책을 했습니다.

우선 쌍산재가 있는 상사마을. 구례시에서 택시 타고 기본요금 조금 더 쳐서 갈 수 있을 정도입니다.

요기가 일조량이 많고 공기도 맑고 등등의 요인으로 장수마을이 여러번 되었는데 그러다보니, 지병을 요양하러 서울에서 부유한 노인들이 귀농하러 많이 내려왔고, 그러다 보니 경제 수준이나 취미가 좀 고급지게 되었다... 라고 합니다. 앞 부분은 태워준 택시기사님 말, 뒷 부분 고급진 취향쪽은 1박 하고 오전에 마을 산책하면서 저희가 내린 결론입니다. 일단 마을의 특산품으로 비스코티와 커피를 말하는 것 자체가 비범합니다. 그리고 마을의 다른 집들도 쌍산재가 그리 튀어보지 않습니다.

요기는 상사마을 북카페. 커피가 무척 맛있었습니다.

쌍산재 홈페이지( www.ssangsanje.com/ ) 에서 퍼온 지도.

요기가 정문 바로 옆에 있는 당몰샘입니다.

역사도 오래되고 영험한 물이라는데 일단 위생검사표 결과가 든든해서(...) 마셔보니 물이 차고 깨끗한 맛입니다.

숙박치고는 이른 시간에 들어와서, 주인 어르신 있는 관리동에 가서 인사 드린 다음 안 산책을 좀 했습니다. 여기는 중문.

 

여기는 저희 머무를 건너채입니다. 저는 사진 찍을 때 가식적-_-으로 굳게 찍는 편인데, 이 때는 무척 평화롭게 나오더라구요.

아, 취사는 안 됩니다. 어차피 저희는 화엄사 음악축제 보러 온 거라 저녁에 그 근처에서 산채 비빔밥 먹고, 아침 주전부리 들고 들어왔습니다.

네, 보통은 이렇게 굳어서 나옵니다.

영벽문이라고 큰 저수지로 통하는 문입니다.

요기는 중간께 잔디밭 있는 쪽. 나무가 꽤나 옛스런 운치가 있어요.

그리고 여기는 잔디밭보다 좀 아래에 있는, 죽노차밭길. 왜 이렇게 순서가 지맘대로냐면 업로드할 때는 일단 줍줍해서 올렸는데 순서를 다시 잡기에는 티스토리에 사진 잘라붙이기 기능이 없기 때문입니다-_- 앞 부분 바로 잡은 데서 이미 우주의 기운을 다 써버렸음.

저희가 묵은 건너채에 딸린 아늑한 뒷 마루와 마당, 그리고 고양이.

요 때는 2018년에 잠깐 들릴 때 양해 구하고 찍은 사진. 한창 비가 오다 멈출 때라 투숙객이 거의 없을 시절.

아까 문 열고 나가면 저수지가 이렇습니다. 물론 맑은 날엔 더 이쁘겠지요.

부뚜막. 이거 삼시세끼나 뭐 그런데서는 아주 즐거워하며 여기에 직접 불을 때서 요리를 하라고 시키겠지만 이번 장르는 윤식당입니다. 예고 보니까 관리채나 그런 쪽을 아주 그럴싸한 부엌으로 리모델링해서 쓰는 모양이었습니다.

요기가 사랑채였나...기억이 잘;;;

2016년 가을에 머물던 기억을 더듬어 보면, 한 채 통째로 빌리는 가격도 한옥 펜션치고 그리 비싸지 않았습니다. 대충 주인분이 관리비조로 받고 운영하시는 느낌. 그리고 넓은 정원을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도 플러스. 아, 그리고 주인 어르신이 매우 친절하면서도 부내나셔서(...) 우리끼리 '동네의 왕자님으로 자라서 서울갔다가 귀향했나봐'하고 수근수근(...)

화엄사와 구례를 모두 좋아하는데 이미 유명한 곳이 더더더 유명해져버려서 저는 당분간 화엄제는 다른곳으로 숙박 정해서 다녀야겠습니다. 보존 잘 되고 번창하시길(두 가지가 병존하기 힘들지만, 암튼 마음은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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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글에서 말했던 것처럼 12월 31일 반나절동안 서울 부암동을 돌아다니다 왔습니다. 날씨가 워낙 추워서 낮에도 썩 그리 동선이 길진 못했습니다.

맨 처음 갔던 곳은 영화 기생충에서 송강호 가족이 폭우를 뚫고 자하문 터널로 내려가는 계단. 당연한 얘기지만 이 계단을 제대로 보려면 길 건너편으로 가야 합니다. 

1) 부암동 주민센터 횡단보도를 걸어 건너편에 있는 미정당 우측 작은 골목길로 내려가

2) 만나는 길(창의문로10길)에서 좌측으로 50m 가면 통로가 있어요.

요런 포토존 표시가 있고요,

포토존이 있습니다. 눈도 가리고 코도 가리고 아주 기분이 편안하네요.

전경은 이렇습니다.

영화에서는 겁나 어두침침하게 이렇게 나왔구요....

이날치밴드+앰비규어스 컴퍼니가 나온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에서는 이렇게 나왔습니다.

 

미묘한 사실은, 제가 이 영화를 아주 열렬한 관심을 가지고 봤음에도 불구하고 자하문 터널 계단을 실제보다 굉장히 길고 구불구불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아마도 당시 영화의 처절하고 꼬인 주인공들 심사가 반영되어 그렇게 느껴진 모양이었는데요...하긴 뭐 '검은 사제들'에서 강동원 뒤에 후광을 봤다고 착각한 적도 있으니 말이죠.(근데 그건 영화를 본 대부분이 그렇게 느꼈으니 뭐)

다시 부암동 주민센터로 길을 건너서 터널길을 돌아 계단을 내려가면 이렇게 보입니다. 기생충가족_시점.

올려서 보면 이렇게 보입니다.

포토스팟 만든 걸 비판하는 분들도 있는데요, 서울에는 웬갖 영화 포토스팟이 다 있습니다. 여의도 한강길에 보면 거의 잊혀진 영화인 '김씨표류기' 스팟도 있어요(근데 그 영화, 한강과 밤섬이 거의 다라 스팟을 안 만들 수가 없;;) 다른 나라 가봐도 별 예외도 없구요.

 

짧았던 투어를 끝내고 '다움 223.1'에 가서 식사를 한 후 1~2분 길을 내려가서 서울미술관에 갔습니다. 서울미술관은 크게 목적을 뒀다기보다는 석파정에 가는 진입로쯤으로 생각했는데, 그런 사람이 엔간한지 서울미술관+석파정 패키지가 11,000원, 석파정만 가는 티켓이 5,000원입니다. 날씨도 있고 하니 실내에서 그림 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서 네이버예약을 통해(여기는 현매는 안 되고 네이버 예약만 받습니다) 티켓을 구매하고 들어갔습니다.

코나 노래였나.... www.youtube.com/watch?v=c6m8Kgzh850

아,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였군요.

제목을 실제로 어디서 따왔는지 모르겠으나 이 전시회는 도시화가 진행된 다음 태어나 도시가 고향이고 편안하나 때론 그 도시에서 고독과 적막을 느끼는 젊은 세대 화가들의 도시 테마 전시입니다.

실제로 제가 점심 먹을 때 자주 하는 짓이라 저장.

으으...깊게 생각하지 말자...깊게 생각하지 말자....

포토 스팟의 달. 보통 자기 셀피 배경으로 하라는 모양이었으나 달 자체만으로도 이쁘잖습니까.

전시회에 웬 음악가냐고 하겠지만, 뮤직비디오가 북유럽스타일+현대아트비디오스럽습니다.

www.youtube.com/watch?v=rtT__umjFVY

풀 버전은 위와 같습니다. 아직도 발음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으나, 바흐가 아름답고 조화롭고 따스하며 지친 몸을 일으켜주는 생명의 박동과도 같은 음악이라는 단편적인 선입견을 깨는 바흐예요. 

좀 신기했던 것이, 저녁에 절친의 집에 찾아갔더니 이 분의 다른 바흐 뮤직비디오를 저에게 권해주길래(그건 디스토피아 이후의 세계인들이 저분의 바흐 음악에 이끌려 하나둘씩 모이는....한마디로 자의식 쩌는 뮤비였습니다) 저는 우연의 일치에 놀라며 위의 생선공장 바흐를 권해주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가 초기 그림이길래.

어...이건 뭐라고 해야 하나요, 19금 애니메이션 성인 이상 공개된 전시장의 야릇하기 그지없는 배경이에요. 꾸금 애니 내용은 진부했습니다. 오리엔탈리즘의 전형처럼 생긴 동양 여성과 한 남자가 열심히 잤잤하다 일이 꼬이니 여자를 죽여서 토막치고 버려요. 냉장고에 안 넣은 게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査眞전, 실제와 비슷하게 그린 전시회의 제가 사랑하는 연아.

그리고 예술의 세계에 갇힌 현대인 하나.

석파정 가는 길목에서야 알게 된 건데, 서울미술관은 공공이 아니라 사설 미술관이었습니다. 유니온제약 회장님(이름 까먹;)이 예술 다방면의 컬렉터인데, 석파정 일대도 경매에서 낙찰받아 미술품 및 석파정 관리 겸사겸사 해서 세운 게 서울미술관이랩니다. 저만 그런 거 아닐 거예요;;; 서울 붙으면 시립인 줄 알잖습;;;

미술관 4층의 바깥으로 나가면 석파정이 있습니다. 실은 안동김씨 권력자 김흥근 소유였는데 흥선대원군이 탐을 내서 아들 고종을 여기 석파정으로 행차시켜서 하룻밤 묵게 했대요. 왕이 묵은 곳에 신하가 머무를 수 없으니 김흥근은 울며 겨자 먹기로 칼 안 든 강도(...) 부자에게 넘겨서 흥선대원군 별장이 되고, 고종의 별저가 되었다는 얘깁니다.

아, 石坡는 흥선대원군의 호이기도 합니다.

제법 큽니다. 저 중에서 오른쪽 잔디 옥상은 꽤나 그럴싸한 현대 미술품이 많으나 어쩐지 개방하는 날보다는 닫혀있는 날이 많다고 하고, 그날도 닫혀 있었습니다.

인왕산 쪽 뷰.

천계송. 실제로 보면 더 무지무지하게 큽니다.

요기가 별저.

별저 올라가는 돌길에서 찍은 천계송 222

부암동의 계단은 많고, 저는 지쳐갑니다.

요기가 고종이 묵은 방. 화려한 데 비해 크기는 작습니다. 근데 문 열면 보이는 계곡과 산수 풍경이 기가 막히네요.

요기는 석파정. 한국 양식과 청나라 양식이 섞였다던데, 청나라 양식이 좀 더 있어 보입니다. 왜 청나라 양식인지는 미상.

계곡은 싹 다 얼어붙고,

바깥은 춥습니다.

김흥근이 소유할 시절에는 삼계동이라 바위에 새겨 기렸는데,

바위에 굳게 새기건 말건 왕이 작심하면 어쩔 수 없습니다.

신라시대 양식 3층 석탑.

하긴 언제든 별장짓기 참 좋은 곳이라 여겼을 겁니다.

이때쯤 핸드폰 쓴 제 손은 얼어붙고, 부리나케 다시 서울미술관으로 들어갔습니다. 석파정은 언제와도 좋지만 봄과 가을이 제일 좋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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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해 뜨기 직전 kbs 각지 중계부터. 마라도와 독도는 너무 화질이 구려서 찍지 않았습니다(아 그러니까 비품 예산 결재 올릴 때 해주시지 그랬어요;)

울산 간절곶 해맞이 모음( 울산 엠비씨) 시간 순으로 간절곶 하나만 조지는 거라 잘 보았습니다.

간절곶 다떴으니 다시 케이비에스.

 

 

 내년에도 해줬으면 좋겠어요. 전 평생에 해맞이를 딱 한번 갔을 만큼 게으르고 내년도 어찌될지 알 수 없(입방정 읍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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