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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초, 금요일 당일치기로 수원 화성행궁 성곽길에 반나절로 당일치기 여행 다녀왔습니다. 당시에 날씨가 흐려서 사진은 이쁘게 안 나왔는데 당시에 절기 치고도 꽤 더울 때라 직사광선이 덜해서 다행이었어요.

오다가다 찍은 화성행궁 지도. 저희는 날씨가 더워서 팔달문 근처에 있는 냉면집으로 역주행해서 냉면 먹고 다시 걷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냉면집 리뷰는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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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죠? 그런데 당시에 수도권 중심으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다시 심각해져서 전시시설이 다시 문을 닫았습니다. 따라서 화성행궁 안은 들어가보지도 못했습니다...좌절. 좋은 세상에서 다시 만나여...

다시 시작한 행궁 옆 유명 루프탑 카페 행궁파티. 여기서 밤에 보면 뷰가 참 이쁘다고 합니다. 저희는 저녁에 갈비 때려먹으러 가서 야경은 보지 못하였습니다.

이뻐서 찍음.

한국의 거개 문화유산이 그러하듯, 만악의 근원 일제 원쑤놈들이 파괴했다가 최근에서야 복원하였습니다.

눈치챙겨서 이쁜 한옥에 입점한 빈스빈스. 와플 맛집이죠.

성곽길은 진입과 퇴출이 비교적 자유롭습니다. 이런 계단길이 곳곳에 있거든요.

이런 거 볼때마다 일개 행궁보다 더 큰 그림을 그렸다는 게 와닿습니다.

성곽 일부처럼 보이지만, 성곽 밖에 있는 북카페입니다.

평지 좋아요 평지.

좀 더워지다 보면 적당한 누각에 실내에서 편히 앉아 쉴 수 있게 그늘막이 있습니다. 너무 편해서 잠깐 누웠더니 방송으로 눕지 말라고;;; 쫌 민망했지만 나름 관리 잘 하고 있다는 얘기니 좋은 거죠.

북쪽은 좀 산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점점 암자에 가까워지려고 하는 걸 알고, 극렬히 저항하여 행궁 성곽길 산책은 한시간 반에서 끝. 저는 평지에서 걷는 건 잘 하지만, 경사지면 배터리가 급속도로 나갑니다.

남이 찍어준 사진.

그리고 수원 갈비집 대표쯤 되는 '가보정' 1호점에 갔습니다. 기업형 대형 갈비집으로 보입니다.

3인분은 이렇습니다.

가격이 센 집 답게 잘 구워 주십니다.

대체로 연세 좀 있는 분들 모시고 가면 이쁨받을 곳입니다. 고기도 간이 너무 세지 않아서 본연의 고기맛도 잘 살고 좋았습니다.

다음번엔 행궁개장할 때 안도 구경하고, 야경도 봐야겠어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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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 출장 다녀오고 지친 심신을 달래고자(...딱히 뭐 일을 많이 한 것 같지도 않은데 사람에 지친 거 같기도 하고;ㅁ;) 부산 영도 태종사에서 하고 있는 수국 축제에 다녀왔습니다. 매년 6월 말~7월 초면 합니다. 코로나 사태 때문에 축제는 취소되었습니다만 오는 중생을 굳이 막지는 않습니다.

태종사는 1호선 남포역에서 바로 건너면 되는 도개교 영도다리 초입에서 엔간한 영도 버스 다 갑니다. 문제는 영도 반대편...그니까 20여 정거장, 30여분은 더 가야 됩니다. 영도 롤러코스터를 즐기면서 산복도로도 왔다갔다가 해양대 구경도 하고 지칠 때쯤 되면 도착합니다. 태종대 정류장에요.

실은 태종대 정류장이라는 건 서울 2호선 서울대학교역에 버금가는 사기긴 합니다. 거기서 한참 걸어가야 태종대 선착장과 관람버스 정류장이 나오거든요. '너희들이 생각하는 대중교통 노선은 여기서 끝났으니 커피나 새로 사서 빨면서 올라가도록 해라'는 뜻입니다. 저는 작년에 이미 태종사에 샌들 신고 가는 만용을 부려서 발목이 아작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다누비 열차라는 문명의 이기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생겼습니다. 성인 3천원입니다.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정원(72석)의 딱 반만 인원을 받습니다. 저는 오전 열한시에 매표소에 가서 발권했는데 다음다음 회차, 그니까 30분을 기다려서 타게 되었습니다. 삼진어묵 지점도 있고 카페도 있고 그늘 벤치도 있어서 기다리기에는 괜찮은 환경입니다. 수국 시즌에는 평일에도 40분은 기본이고 주말에는 한시간 반을 잡아야 된다는 험한 소리가 있어서 그런가 30분이면 선방한 것 같더라구요.

다누비 열차 안은 이렇습니다. 한 행에 두 사람씩 뜨문뜨문 자리 띄우고 앉습니다. 요즘 대중교통이 대개 그러하듯 마스크 없인 입장 안 됩니다.

중간 기착지는 태종대 전망대-등대-태종사 이렇습니다. 중간에 내렸다가 다음 차 타도 그만입니다. 지금 태종대 전망대는 주요 시설이 내부 수리 중인데다 이미 비 올 기세로 흐려서 따로 가지는 않았습니다.

태종사 초입입니다.

태종사 윗쪽 산책길에서 내려다본 수국입니다.

여기는 대웅전 앞 수국. 태종사 주지스님이 40여년간 전 세계의 수국들을 키워온 게 현재의 엄청난 수국 장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또 하나 특기할 만한 점은, 전국구에서 몰려오는 행사인데 태종사가 이를 참으로 덤덤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겁니다. 절마다 조금씩 정책이 다르긴 한데, 해동 용궁사처럼 상업적으로 잘 활용하는 절을 보다가 여기를 보면 확실히 대조되긴 합니다. 포교 수단으로도 안 쓰고 심지어 부처님 은혜도 아니고 효도하라고 경전을 틀어놨던데 대충 은중경 삘...듣다 보니까 효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네...

멀리서 봐도 이쁘고,

클로즈업해도 이쁩니다.

이때쯤 제 아이폰SE는 노인혹사를 견디지 못해 배터리가 한번 나갔다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이쿠 흔들렸네여;;;

하트하트.

아까 대웅전을 크게 잡아 보았습니다.

절 비탈에 피어있는 파노라마가 제대로 된 디카로 찍으면 참 멋있겠다 싶은데 작년에도 디카 생각을 하다가 뭐 이렇게 디카 생각날때가 또 언제 있겠어 하고 다시 접힙니다. 내년에도 뭐 어디 절벽 위에서 그러고 말겠지;;;

이쁘고 이쁘고 또 이쁩니다. 이쁘다고 하기에도 지치네요.

요건 태종무열왕이 와서 활쏘고 갔다던 전망대.

수국 축제는 6월 말~7월 초에 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6월 극 말 평일이 좋습니다. 워낙 장마철이라 때이른 낙화가 오기 전에 만개하자마자 보는 게 좋고, 사람이 덜 오는 주중이 낫죠. 그나마 올해는 이런저런 요인으로 사람이 매우 적은 편이었습니다.

다 둘러보는 데 한 시간 반 정도면 적당합니다. 식당은 태종대 역에 많습니다만, 저희는 또 반바퀴를 돌아 영도 초입으로 갑니다.

-먹부림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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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 업무상 서울 강남지역과 경기 남부 지역에 4일간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공교롭게도 후반부 이틀간 가게 될 경기 남부 지역에 숙소가 마땅치 않아 결국 첫번째 강남지역에서 3박을 하게 되었는데요, 대체로 이 알바처의 숙소 정책상 그간 모텔에 머물렀던 모양입니다만 강남 지역은 모텔 숙박 가격이 매우 만만찮고, 최근 코로나 정국으로 인하여 비즈니스 호텔의 주요 고객인 출장 고객과 단체 관광객이 사라짐에 따라 비즈니스 호텔 가격이 모텔가격과 만나는 데드 크로스로 인하여 신라스테이 서초에 묵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아니었으면 힘들었겠다는 얘기죠 네;;; 이런저런 사정으로 당일에 체크인했는데 1인 1실 1박에 세금 포함 8만 9천원대는 이 시국 아니면 힘들 가격이긴 합니다.

메인 룸은 이렇습니다. 넓진 않습니다만 1인이 업무상 묵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공간입니다. 그간 일본의 그지같이 좁은 룸을 많이 겪어서 그런가...아니 그러고 보니 미국의 호방한 INN이 그립네여;;; 호텔방 문부터 침대까지 뛰어들어가야 하는 그곳...수상쩍은 냄새가 나지만 암튼 넓고 넓었으며 조식 인심은 좋은 그곳.... 웬지 욕실 들어가면 싸이코의 비쥐엠이 들릴 것 같던...그만합시다.

청결도-좋습니다. 소음도 없고, 냄새나 먼지 등등 깔 곳이 없습니다. 친환경 정책에 따라 그린 카드를 침대 위에 올려 놓으면 침구를 갈아주고, 아니면 맙니다(3박 이상시 침구 의무 교체) 저는 환경충이기도 하고 귀찮아서 그냥 어쩌다 보니 환경을 보호해줬네여 ㅋㅋㅋ

침대-적당히 높고 단단해서 수면에 최적인 상태입니다. 너무 마음에 들어서 검색해 보니 시몬스 침대라고 하더군요. 여기 공급하는 침대로 살 의향도 있습니다.

조명과 커튼-이게 엔간한 최고급 호텔보다 마음에 들었던 점입니다. 저는 여러번 말했다시피 이런저런 선천/후천적 이후로 지금은 침대 매트리스 아래 콩 하나 있어도 뒤척이는 공듀님처럼 된 사람인데여 ㅋㅋㅋ 엔간한 호텔은 완벽하게 소등을 한다 쳐도 정책상 이유로 꼭 복도 불 정도는 의무상 켜 놓습니다. 그런데 여기는 욕실/복도/메인룸/독서등 짤없이 구분이 되어 있고 독서등 켜고 나면 완벽하게 암전이 됩니다. 그리고 메인룸도 간접조명이라 일하기엔 괜찮지만, 너무 밝지 않아 향후 수면에 부정적이지 않은 미쿡식 조명입니다.

욕실과 어메니티-아베다 로즈메리 라인 씁니다. 어쩌다 보니 토너만 가져오고 수분크림 빼먹어서 3일간 아베다 로즈메리 바디로션을 얼굴에 써 봤는데(...)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그리고 욕실의 수압과 청결도, 수건 상태도 괜찮습니다.

조식은 일행중 한 분이 국과 밥에 한없는 애착을 가진 분이라 국밥을 챙겨드리느라 못 가서 뭐라 평할 게 없습니다. 지금은 뷔페식이 아니라 조식 서빙식으로 한다고 하고, 평이 좋다고 합니다. 대신 저녁에 테라 생맥주 1인 7천원(세금포함)인 3층 라운지바에 가 봤습니다. 테라치고는 참으로 괜찮습니다. 그리고 윙과 웻지감자도 시켜봤는데 짭짤하니 미국 스타일이고 딱히 손님한테 냉겨먹으려고 하는 건 아닌 거 같아요(좋다는 말이죠 뉍)

피트니스-딱 하루 가봤습니다. 새벽부터 쌩 밤까지 열고 관리 잘 됩니다.

이렇게 극찬을 했는데요, 저는 원체 남의 돈으로 가든, 제 돈으로 가든 별 세 개짜리 잘 관리된 비즈니스 호텔 체인을 좋아합니다.(홀리데이 인이나 마르퀴스 어쩌구....) 마침 외부 변수로 저렴해지기까지 했으니 고마울 따름이죠. 7월 말에 출장 올때도 여기서 묵었으면 좋을 텐데(그땐 호텔 룸 안에서 자체 야근도 해야 할테니)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평 대신 입구의 로비와 곰돌이(...) 그리고 작금의 사태 때문에 하염없이 닫혀있는 바로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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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5월 초에 갔다온 부산 수영구 망미동에 위치한 문화공간 f1963과 프라하 993등 입점 공간 구경 후기입니다. f1963은 원래 고려제강 부산공장이 있던 곳이었는데, 공장이전을 하게 되면서 사무동과 주차공간을 남기고(요즘은 연수원을 증개축하고 있는 듯 합니다) 나머지 공장터를 컨설팅을 받아 문화공간으로 만든 곳입니다. 부산 티가 별로 안 나는 공간이죠. 그래서 국내여행 카테고리에 들어갑니다. 부산 안에서 당일치기 여행가고 싶을 때 가는 공간 중 하나거든요(다른 공간의 예로는 기장 힐튼호텔과 영도 등등이 있으며 조금 더 교외 기분 내고 싶으면 양산 통도사 갑니다)

맵은 이렇습니다. 올 때마다 어쩐지 월요일에 오게 되어 매번 휴관이라 못 가는 미술관, 예술 전문 도서관, yes24, 테라로사, 복순도가, 프라하993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은 대나무숲.

고려제강 사무동 외관은 이러합니다.

죽순이 쑥쑥 자라고 있어서 찍어 보았습니다(5월 초 기준). 참 먹음직스럽네요.

고려제강 내부 컨베이어벨트나 기계 일부를 살려서 인더스트리얼 느낌을 주기로는 테라로사 수영점이 제일 낫습니다.

.요기는 예스24. 중고서점에 특화된 곳입니다. 여긴 예전 감성 인쇄기 인테리어쪽. 그리고 여기에서 거하게 낚여서 굳은 여행비용을 대신 질렀습니다. 코로나 시국이라 여행을 거의 안 가는데 돈은 왜 계속 많이 쓸까요. 뻘짓을 더 하기 때문입니다.

복순도가쪽에서 바라본 중정. 복순도가는 그날 문을 닫았습니다. 올 때마다 복순도가 들러서 한식 퓨전 요리에다 낮술을 했는데, 오늘은 다른 데를 개발하라는 계시인가 봅니다.

그래서 예스24쪽 뒷문으로 나가서 유리온실 정원과 분수를 잘 구경하고... 

예술 라이브러리는 정기 회원 또는 1회권 구매한 대상자 한정입니다. 다음에(그니까 날씨 안 좋을때;;;) 와 봐야겠어요.

겸손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인공연못 쪽 뷰.

.

5월 초에도 제법 더웠는데, 초여름에 만개하는 겹꽃이 이르게 피어서 구경 잘 했습니다.

그러게욤.

그리고 건물 내부로 다시들어와서, 복순도가와 예스24에 낑겨 있는 프라하993에 왔습니다.

중정이 보입니다.

여기 가장 큰 걸림돌 또는 허들은 일단 거하게 맥주를 전문적으로 먹어야 할 것 같은 너무나 프라하스러운 인테리어에다가 서버가 죄다 양인 남자들이라 매번 멈칫하게 합니다. 저는 관종이라 영어로 그냥 주문했는데, 대충 한국말도 띄엄띄엄 알아듣는 듯 했습니다.

점심이라 가볍게 시킨 필스너 맥주.

암튼 그럴싸한 브루어리라는 인증 같습니다.

여기 가장 큰 걸림돌 또는 허들은 일단 거하게 맥주를 전문적으로 먹어야 할 것 같은 너무나 프라하스러운 인테리어에다가 서버가 죄다 양인 남자들이라 매번 멈칫하게 합니다. 저는 관종이라 영어로 그냥 주문했는데, 대충 한국말도 띄엄띄엄 알아듣는 듯 했습니다.

버거는 역시 양인이죠. 큼지막한 패티에 제대로 흐르는 육즙이 아주 괜찮았습니다. 더운 날씨에 맥주와 참 잘 어울렸어요. 맥주와 합쳐 16천원이면 그리 저렴하다고 할 수는 없는 가격인데, 본인들도 그건 아는지 요일마다 이런저런 프로모션을 해서 잘만 이용하면 국내 맥주전문점과 비슷하거나 좀 더 싼 가격이 나올 것 같습니다. 맥주 맛은 더 괜찮아요.

사실 가격이 아니라 뭔가 너무 거창해 보이는 그 허들이...(후략)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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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차 동선 : 거북선 호텔 조식-통영 케이블카-전혁림 미술관-봄날의 책방-통영 중앙시장-바다봄 카페-버스터미널

거북선 호텔 조식은 가짓수로 따지자면 별로 대단하진 않지만, 미역국이 해장으로 무척 좋습니다. 호텔인데 웬지 손맛좋은 이모님이 하는 게하 조식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욕인지 칭찬인지)

언제까지 하는지 모르겠지만, 호텔 1층 주차장 섹션에 통영 고지도 전시회가 있으므로 지도에 관심이 있거나 통영 옛날 지리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한번 보시는 게 좋습니다. 저는 둘 다 큰 관심은 없지만 오지랖이 넓으므로(...) 관람을 했는데, 고지도 특유의 관아를 크게 그리는 권력사실주의적인 구도가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2일차도 비가 살짝씩 뿌리면서 매우 흐리고, 해무가 많이 피어오르는 날씨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작년 출장에 받은 통영 케이블카 티켓은 이번이 아니면 언제 쓸지 모르니까 오전에 써 봅시다. 거리두기 관람으로 소독과 거리두고 줄 서기가 제법 빡셌구요, 8인 정원 케이블카에는 2~4명만 탈 수 있었습니다. 관광객은 평소보다 줄긴 했지만 그럭저럭 되는 정도.

...네...원래는 다도해의 아름다운 경관을 즐겨야겠지만 해무만 열심히 구경하다 왔습니다. 중공업 뷰와 산만 실컷 봤네요.

그리고 잠깐 탄수화물이 떨어져서 깔딱요기로 케이블카 승강장에 입점한 충무김밥을 먹었습니다. 그냥 충무김밥 맛이죠.


충무김밥은 이상하게 온라인에서 가성비 논쟁이 많이 벌어지는 아이템인데요, 저는 대충 충무김밥 상한선을 수도권 밖에서는 6천원, 수도권 안에서는 7천원에서 자릅니다. 좋아하긴 하는데 아주 좋아하진 않아서 그 이상이 넘어가면 안 가요. 김밥보다 오히려 쌀과 석박지, 해물 등 원재료의 맛이 잘 드러나는 아이템이라 원가를 김밥만큼 후려칠수는 없다고 생각은 해요. 하긴 강남에서 9천원 넘어간다는 어이리스한 가격이나 석박지도 아니고 깍두기만 주고 꼴뚜기나 어묵은 안 주는 일부 서울 로칼라이징은 뭐하는 짓인가 싶긴 한데 그렇게 무식한 짓을 해도 통하는 게 또 서울 입맛이라;ㅁ;

동행의 의견에 따라 케이블카 승강장에서 대략 15분 남짓 걸어서 전혁림 미술관으로 갔습니다.

전혁림 화백 특유의 색감과 질감을 살린 미술관 외부. 

미술관도 거리두기 관람 중이었고 내부는 촬영 금지라 눈으로만 잘 보았습니다. 전 화백님은 구순 넘어서까지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하신 분인데요, 구순 넘은 시절에 노무현 대통령 요청에 따라 '통영항'이라는 겁나 큰 그림을 그리셨습니다.

요렇게 생겼음. 원본은 청와대에 있고 축소 사본은 전혁림 미술관에 있습니다. 청와대에서 아주 띄엄띄엄 일반인 대상 전시회를 한다던데 나중에 실물을 보고 싶네요.

그리고 옆집, 독립서점 '봄날의 책방'에 가서 책구경 좀 했습니다.

저는 지역 여행갈때마다 지역 독립서점 구경가는 걸 즐기는데요, 여기는 동선 구성이 기존 집의 독특한 구조를 잘 살려서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물론 통영의 문화인 저변이 워낙 좋아서 통영 로컬 서적도 볼만했구요. 마침 윤이상 선생이 파리 유학 시절 아내에게 쓴 연애 편지를 엮어만든 책이 좋아보여서 살까 했는데 남의 부부 연애하는 거 봐서 뭐하나 싶어서(...) 그리고 외부자가 통영에 두 번 정착해서 사는 그림일기가 무척 매력적이었습니다.

봄날의 책방에서 택시타고 통영 중앙시장까지는 대략 10분~15분 걸렸습니다. 중앙시장은 저렴하고 싱싱한 해산물들로 무척 정평이 높은데요, 지난 (1)편에서 말했듯이 다찌의 로망을 굳이 추구하지 않는다면 여기서 횟감사서 초장집 가서 때려먹는 게 답일 성 싶습니다.

그리고 시장 내 찐 동네 사람들이 버글버글하는 집에 가서 성게비빔밥, 멍게비빔밥을 먹었습니다.

먹고 꿀빵 영업좀 당하다가(...) 항구 끼고 3~4분 걸어가면 바다와 시장이 제법 매력적으로 보이는 '바다봄' 카페에 갔습니다. 좁고 긴 4층 건물인데, 1층에서 커피 테이크아웃해서 3층에서 부른 배를 쓰다듬으며 바다와 시장을 내려다보며 끄덕끄덕 졸았어요. 가만보자, 여기는 제가 4회까지 보다 손절한 jtbc 드라마 '검사외전' 촬영장소 중 하나네요. 김웅 전 검사 양반은 정치 잘 하고 있나 모르겠습니다 ㅎ

밤에는 뷰가 이렇다고 합니다(웹진 기사사진 대충 줏음)

그리고 적당히 시간돼서 터미널로 돌아가서 귀가. 날씨 제약과 시국 제약이 있었지만 나름 여유롭고 좋은 여행이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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