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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2일 서울 여행에서 비행기에 내린 후 제일 먼저 간 곳입니다. 이유야 뭐... 평냉 먹으러 가기 전에 간단하게 시간 때울만한 곳이 필요했습니다. 거기다가 원체 제가 뮤지엄 보는 거 좋아하기도 하고.

가는 길은요, 김포공항 국내선 1층에서 ’국립항공박물관‘ 안내표지(김포공항 지하철노선방향과 정반대에 있습니다)를 따라 제2주차장 방면 게이트로 나와서 직진, 박물관까지 약 400M 걸어가면 됩니다. 또는, 국내선 1층 Gate4를 나와서 셔틀버스(공항순환버스) 이용하셔도 됩니다. 가는 길을 예쁘게 만들어놨으니까 되도록 걸어가는 쪽을 추천드립니다. 애들 데리고 가심 그냥 차 타고 가세요. 주차장 넓던데요.

코로나 때문에 한시적으로 유/무료 프로그램은 홈페이지 사전 예약이 필수입니다. 무료관람도 1일 6회차로 나눠서 한 회차당 100명만 받습니다. 예약인원 한 명 한 명 따로따로 예약하셔야 돼요.

http://www.aviation.or.kr/

 

국립항공박물관

항공역사관, 항공산업관, 항공생활관, 기획전시실, 항공체험관, 전시 및 관람 안내

www.aviation.or.kr

그러나 실제로 가보니 평일 오전이라 긍가 한 회차당 100명이 심하게 미달해서 도슨트 서비스도 안 하고, 예약 안 하고 온 어르신들도 소정 절차를 거쳐 받아주시더라능(이런 유도리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어르신들이 나들이 올 때 꼼꼼하게 홈페이지 보고 예약해야지 하고 오시는 건 아니니까요)

생각보다 커 보이기도 하고, 생각보다 작아보이기도 하고 좀 묘한 규모입니다.

알고보니 슈퍼윙스.

들어오면 이렇습니다. 혹은 1층에서 관람동선의 제일 마지막쪽이라고 보시면 되겠네요.

1층부터 4층까지 중앙홀의 꼭대기를 바라보며 찍으면 이렇게 됩니다. 장식없는 리움도 생각났다가, 저의 최애 영화 중 하나인 히치콕의 '현기증' 명장면도 생각나고 그러네요. 정작 설계 의도는 항공기 터빈이라고 합니다. 사실 굉장히 직관적인 설계이긴 해요.

관람 책자를 들고 무척 들떠있는 키모씨.

1층 전반부는 인간의 비행사 초기를 다뤘습니다. 라이트 형제(...만 들어도 홍진경이 떠올라서 요즘 제 웃음지뢰)가 발명한 비행기 축소판. 그나저나 임진왜란시 봉쇄된 진주성에서 실제로 구호 목적으로 썼다던 행글라이더는 왜란 드라마같은 데서 상상력을 발휘해서 에피 같은 걸로 넣어줘도 재밌겠습니다. 원전은 소실되었다지만 뭐 어때요...(먼산)

찰스 린드버그가 대서양 횡단을 할 때 탔던 비행기, '세인트루이스의 정신'. 19세기말, 초창기의 비행기 연구발전은 독일과 프랑스에서 진행되다가 20세기 극초반 라이트 형제 이후 산업강국 원탑인 미국이 승기를 잡고, 유럽에서 꾸준히 뒤를 쫓는 구도였던 듯 합니다.

그리고 비행기는 두 번의 세계 대전과 함께 급성장합니다. 1차세계대전 초창기 비행전은 비행사들이 권총을 들고(...) 서로에게 쏘는 결투같은 방식이었다고 하네요.

이게 비행사의 앞부분이었군(...) 티스토리는 사진 순서 바로잡기 귀찮으니까 그냥 올려야겠다.

이 분은 실제 사이즈.

그리고 '항공과 대중문화' 섹션에서는 제가 무척이나 사랑하는 히치콕의 순수한 오락영화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가 있어서 잠깐 찍어보았읍니다. 물론 이 경우는 남주가 비행기에 죽을 뻔한 얘기긴 하지만;;;

세계와 한국의 비행사를 다뤘던 1층에서 힘을 좀 많이 써서, 2층부터 4층까지는 대충대충 훑긴 했습니다. 그래도 공항 출국 카운터 복원해 놓은 곳은 바로 여행을 떠날 것 같은 분위기를 줄 것 같아서 무척이나 설렜습니다. 공항만 오면 제가 20년간 줄창 흥얼거리는 노래 1.

https://www.youtube.com/watch?v=D3yk6Af4JEY 

뮤직비디오의 주된 배경이 공항입니다.

그리고 드디어 20년만에 김건모를 버리고 요즘 제가 공항만 가면 흥얼거리는 노래 2.

https://www.youtube.com/watch?v=6E_Skz3rS3I 

하이 하이가 굳이 비행기가 아니라도 느낄 수 있는 다른 뭔가를 뜻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뭐 어때요( --)

이 분들은 독립군 항공편대 분들. 교육이나 운영 여건이 여의치 않아 각각 이웃나라들의 공군에 입대해서 교육을 받고, 그 나라를 위해 싸우면서 때를 기다렸다고 하는군요.

조선총독부 폭격 시도의 기상에 빛나는 최초의 여성 비행사 권기옥님. 멋집니다. 전반적으로 여기 역사는 항일에 포커스를 두고, 친일과 관련된 항공사는 가급적 정리를 하거나 간략하게 언급한 정도.

신둥건둥 다루기는 했는데, 가족나들이로 오기에 괜찮은 곳입니다. 타겟별로 말해보자면

청소년&성년 항공 덕후 : 1~2층 항공사와 부품, 성체 전시

어린이 : 각종 비행 관련체험(거의 다 예약 필수), 4층 카페와 야외 산책로

중년, 노년: 공항과 관련된 한국의 애달픈 사연들;;;(3층)

요렇게 보시면 각자 재미있게 최소 한 시간 정도를 즐기실 수 있겠습니다. 다만 카페나 기념품샵처럼 엔간한 개방된 곳은 코로나로 한시적 운영 중지예요.

-아 잘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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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에 이유없이(하긴 뭐 언제는 예고나 이유가 있었나;;;) 며칠 좀 아파서 이번주 화-수로 예정되어 있던 군산 1박 2일 여행을 가지 못했습니다. 한풀이 하는 겸 해서 2019년 11월 방콕 여행 사진을 추억팔이하다가 당시에 갔었던 루프탑 바 사진을 포스팅해봅니다.

당시에 저와 제 일행은 여행 1일차 밤에 방콕 중심부 수쿰빗에 있는 합리적인 가격대+양인이 좋아하는 루프탑 바 'above eleven'도 갔었습니다. 방콕에 루프탑 바는 많고 제각각 다른 매력이 있으므로 루프탑 탐방은 다다익선이라고 아련하게 추억합니다.

 4일차에 갔었던 seen 바는 방콕 리조트세권인 짜오프라야강 건너편, 아바니호텔에 위치해 있습니다. 저희는 같은 계열인 아난타라 리버사이드 리조트에 숙박했었고, 바로 옆이 아바니 호텔이라 가기 수월했습니다.

 아바니 계열 아난타라 리버사이드 리조트 후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kiel97.tistory.com/entry/%ED%83%9C%EA%B5%AD-%EC%95%84%EB%82%9C%ED%83%80%EB%9D%BC-%EB%A6%AC%EB%B2%84%EC%82%AC%EC%9D%B4%EB%93%9C-%EB%B0%A9%EC%BD%95-%EB%A6%AC%EC%A1%B0%ED%8A%B8-%ED%9B%84%EA%B8%B0?category=763715

 

태국 아난타라 리버사이드 방콕 리조트 후기

4박 5일 방콕 여행 중 마지막날 밤(11월 15일-16일)을 묵은 곳입니다. 원래 방콕에서만 닷새를 보내려고 할 때 3일은 관광지인 도심에서 교통 좋고 현대적인 호텔에서 묵고 싶었고, 하루는 그래도

kiel97.tistory.com

당시에는 안 찍었는데 바 전경 사진을 아바니 호텔 홈페이지에서 줍줍했습니다. 영문 알파벳과 타이 폰트가 묘하게 섞인 간판이 인상적입니다.

역시 아바니 호텔 홈페이지에서 줍줍 222

줍줍 333. 이걸 보고 밑 사진을 보면 제 아이폰 SE가 야경에 얼마나 구린지 생생하게 체험하실 수 있습니다.

구도는 거의 같은데 이게 머선 129... 당시에 저는 칵테일 마시기도 전에 취했던 걸까요. 호텔 루프탑을 통채로 쓰는 바 답게 굉장히 넓고, 구비구비 자리마다 뷰를 잘 즐길 수 있게 좌석을 배치해 두었습니다.

저멀리 보이는 아난타라 리버사이드 호텔의 풀과 짜오프라야 강.

여기는 방콕 도심쪽 뷰.

저희 테이블의 무드등. 그나마 이건 좀 사진같이 나왔네요.

그리고 일행이 시킨 칵테일 1. 여기는 바 이름을 조금 비틀어서 의도한 대로 'SIN' 'FORBIDDEN' 등등의 흑염룡이 넘쳐나는 이름의 칵테일을 팔고 있습니다. 

저는 시그니처 매니아라 이 바의 시그니처라는 FORBIDDEN 어쩌구를 시켜보았습니다. 민트 향이 독특하고 오래 즐길 수 있어 맘에 아주 들었습니다.

저희 테이블에서 바라본 뷰.

약간 틀어서 바라본 뷰.

1일차에 갔던 도심 루프탑이 활기차고 떠들썩한 분위기였다면, 여기는 테이블 간격도 엄청나게 넓고 위치마다 다른 뷰를 즐길 수 있는 고급진 분위기였습니다. 당연히 1일차보다 좀 비쌌지만, 서울 호텔 루프탑 바를 생각한다면 역시 믿을 수 없는 가격. 역시나 호텔 리조트의 천국 방콕다웠습니다.

 

방콕 여행에는 좋은 기억만 남아있어서 여행 제한이 풀리면 다시 가보기를 염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언제가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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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차 계획 일정: 제주 교육박물관-제주박물관-동문시장-공항

3일차 실제 일정: 사려니 숲길-제주 교육박물관-동문시장-디앤대 디파트먼트 카페

제주 여행도 이제 3일차가 되어갑니다. 가이드 겸 네비게이션(렌터카에 네비가 고장났더라구요;ㅁ;)으로 일하느라 지쳤던 저는 2일차 저녁부터 시체가 되어 겨우 원기를 회복하고 3일차 여정에 나섰습니다.(그렇다고 여행 끝나고 아프지 않았다는 얘긴 아님;ㅁ; 그건 또 다른 문제)

간단히 리서치를 해 보니 제주교육박물관은 사전 인터넷 예약이나 입장 수 제한을 두지 않는 모양입니다. 한층 가벼운 마음으로 어제 가지 못했던 사려니 숲길로 가 보았습니다. 사실 이곳은 비가 폭우 수준으로 오지 않는 이상 보슬비에는 묘한 운치가 더해지는 곳이라 어제보다는 오늘이 좀 더 나은 선택이었어요.

 

1. 그러나 삽질이 빠질 수는 없는 거이, 한화리조트에서 정반대방향 3~4km 지점 각각에 사려니숲길 입구가 따로 있습니다. 저희가 어제 차를 타고 힐끗 봤던 곳은 주차장이 있는 곳이었고 제가 비몽사몽간에 네비를 찍고 갔던 곳은 주차장이 '없는' 입구였어요. 하지만 안개 속에서 산길을 주행하는 건 위험한 일이었고 해서 적당히 주차를 하고 입구로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그러니까 어디든 가기 전에 '주차장'을 찍고 가도록 합시다 ;ㅁ;

안내소를 지나서면 요런 풍경이 펼쳐집니다. 조카의 평에 따르면 '겨울왕국 2 찍어도 될 것 같다'고...(열심히 봤구나 얘야)

대충 보셔도 아시겠지만 마지막까지 완주하는 것은 포기할만한 안개입니다. 길 잃기도 쉬워보이구요.

그리하여 하트 모양으로 갈려진 갈림길로 가서 신선한 나무향과 흙내음을 맡으며 적당히 걸었습니다.

조카는 딱따구리 소리를 레알로 들었다고 매우 좋아했지만 알고 보니 녹음한 소리였습니다. 어른들은 아이의 동심을 지켜주기로 하고 같이 신기한 척 했습니다(...)

사려니숲길은 한적하고 날씨가 살짝 비가 돋을 때 가면 최적의 코스라는 걸 느꼈습니다. 처음 갔을 때야 회사 지급 츄리닝 입고 완!주! 이러고 구보로 갔으니 뭐 제대로 볼 새가 있었나 싶어요;ㅁ;

2. 제주교육박물관은 여러 세대의 가족 여행에 딱 맞는 선택입니다. 전 그냥 우리 2촌 취향 고려해서 주차 잘 되고 입장료 무료인 곳을 골랐는데 생각보다 도민들 물품 기부를 받아서 땐실하게 만들어놨더라구요. 고려에 병합된 초기부터 조선시대(원래는 초시부터 전라남도에 건너가서 쳤는데 누가 봐도 너무 심하다고 생각했던지 제주 목사가 관장하는 자체 시험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개화기-일제시대와 민족교육-독립 이후 경제성장기-현대 이렇게 나뉘어져 있는데 마침 코로나 때문에 터치스크린이 주류인 체험 코너는 문을 닫아놨지만 전시물만으로도 괜찮았습니다. 아부지는 50~60년대 교실과 교구를 보면서 추억이 방울방울 하셨고, 오빠는 70~80년대 딱지와 구슬에 눈을 빛내며 본인이 얼마나 구슬킹(...)이었는지 열변을 토하고, 아들은 아들대로 저걸 어떻게 꺼내서 놀아볼까 호시탐탐 노리는 아름다운 광경을 보니 참으로 마음이 찡해졌습니다. 누구든 그리운 학창시절은 있기 마련이고(...음...저는 상대적으로 그리움이 좀 덜하긴 합니다) 사람 손때 묻은 실제 졸업장과 교과서, 교구, 놀이기구를 보면 자기 세대에 맞게 추억에 잠기기 마련이니까요.

여담인데 저는 90년대생들이 어린 시절 기억을 되살려내는 아이템을 볼 때마다 '.... 추억이다' 하는 셰리프를 참 재미있어합니다. 이제 90년대들이 과거를 그리워하며 힘겨운 오늘을 버텨내는 세대가 되었단 말인가... 그리고 의외로 추억의 아이템이 70년대생들과 그렇게 많이 다르진 않더라구요;ㅁ;

조카는 체험학습 보고서를 쓸 만한 자료와 사진을 챙겼고, 후히 주시는 관리인 덕분에 돌하르방 입체 피규어 조립 세트까지 덤으로 받았습니다. 쟨 참 어르신들이 좋아한다니까...

3. 동문시장은 의외로 할 말이 별로 없습니다. 진아떡집 찾아서 오메기떡 노나 먹고 선물할 것까지 챙긴 건 좋았는데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인 아부지와 2촌은 뒤도 옆도 돌아보지 않고 오직 앞만 보면서 10분만에 동선 다 찍고 '다 봤다'면서 차에 돌아와 있는 겁니다. 어이;;; 여긴 주전부리도 하면서 한시간 반은 있어야 하는 곳이라고;;; 그리고는 '이제 뭐 가?'하면서 저를 바라보고...아아;;;; 이제 갈 데 없다, 여기서 마지막으로 좀 오래 있어줘야지 했더니 '모르겠고 어디 앉아있을만한 데 찾아봐라'

.....저는 화내지 않습니다. 가이드가 화를 왜 냅니까.

 

기억을 더듬어 보니 동문시장과 아라리오 탑동시네마가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었고, 거기 1층 카페가 쓸만했던 기억이 나서 그리로 가자고 했습니다. 2년만에 다시 찾은 아라리오 갤러리는 구조를 좀 변경해서 거기 1층보다는 옆 건물인 디앤디 디파트먼트의 1층 카페가 훨씬 널찍하며 조용한고 편안해 보이더라구요.

제가_시킨_한라봉_시럽을_곁들인_우유_푸딩(제가 좀 크림브륄레처럼 꿀럭꿀럭한 디저트를 좋아합니다)

커피가 4천원이나 한다며 불만스러워하던 아부지는(제가 사는 곳은 부산에서도 커피값 싸기로 소문난 곳입니다;) 먹어 보니 괜찮다며 만족스러워했고 새언니는 코코아가 듬뿍 들어간 커피를 만족스러워했습니다. 모두가 좋다면 좋은 것이죠. 

그리고 2시간 전, 렌터카를 반납하고 공항가서 도떼기시장처럼 밀리는 여행객들 백만명 머리통과 면세점 아이템을 구경했습니다.(조니워커 블루가 16만원이던데....쓰읍)

이렇게 2박 3일의 여행을 끝냈습니다. 이번의 여행은

1.여행은 50%가 날씨고 50%가 먹거리지만 다른 5%가 만족스러우면 105%의 인생을 살 수 있다.

2.역시 가족여행은 그룹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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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식으로 콘도에서 제공하는 7천원짜리 전복죽을 먹고 아홉시쯤 여행을 떠났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아이브 리조트의 장점은 : 통나무산장 분위기가 좀 그럴싸하고 여름에 오면 수영장이 괜찮다

단점은 : 와이파이가 약하고 전복죽에 전복이 거의 없다

가 되겠습니다.

 

2일차 계획 동선:이중섭미술관-방주교회-본태박물관-오설록티뮤지엄-사려니숲길

2일차 실제 동선: 방주교회-본태박물관-이중섭미술관-올레시장-함덕해수욕장-관곶-닭머르

 

2일차부터 본격적으로 계획과 틀어지게 되는데요, 이건 1.이중섭미술관이 예약제로 운영되는 점 2.비가 들이칠 거라 예상했지만 오전에 꽤 맑고 청명하다 점심부터 흐리고 바람 들이치는 날씨, 이 두 개 탓이 큽니다. 앞에 이중섭미술관 얘기를 좀 해 보자면 2일차 아침에 알아보니 이중섭 미술관이 9:30부터 1시간 단위로 30명만 받는 예약제인데, 이미 9:30 예약이 다 차 있어서 10:30 예약을 해야겠더라구요. 하지만 이미 성질이 급한 한국인+경상도민인 가족들은 이미 여덟시 반에 나갈 준비를 거의 다 했더라구요. 그러니 이중섭 미술관과 방주교회-본태박물관을 바꾸면 동선이 잘 맞습니다.

방주교회는 리조트에서 얼마 가지 않아 산 중턱에 있습니다. 

 

 

물 위에 방주같은 길다란 몸체가 떠 있는 것이 전 전 직장의 본사가 잠시 떠올랐습니다.

 

 

예배실.

 

 

산책을 해도 대략 10~15분입니다. 이미 도착해서 사진을 찍고 계시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본태 박물관은 10시 오픈 직전이라...

 

 

여기 왜 데리고 왔냐는 가족의 물음에 '세계 건축계의 거장 일본인'을 들먹여가며 정당화해 보았습니다.

 

 

호젓하니 산책하긴 좋습니다.

이중섭미술관은 서귀포 시내에 있습니다. 후술할 올레시장과도 이중섭거리가 맞닿아 있고, 어제 갔던 생태공원쪽하고도 예술가의 길로 관련이 있어요.

10:30 제때 맞춰서 잘 도착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중섭의 중요 컬렉션은 북한 아니면 리움에 있고, 이곳에는 아내가 기중한 그의 팔레트나 지인들의 추억담들, 그리고 지인 예술가들 전시회가 있었습니다. 이곳의 의미는 이중섭의 처절한 작품세계 근저에 있던 그의 개인사와 예술사를 잘 알게 된다는 겁니다. 그리고 시간이 된다면 박완서의 '나목'을 읽어 봅시다(피폐물임)

 

 

왜 이중섭 미술관에 와서 이응노의 해녀들을 찍었냐면, 제일 인상에 남아서요(...)

 

 

이중섭 거리는 소문대로 꽃이 만발해서 참 이쁩니다.

 

 

여기는 이중섭이 아내와 두 아이들과 함께 제주에 머무르던 셋집.

 

 

실제 살던 공간은 구석의 1.3평짜리 재래식 부엌과 1.4평짜리 방, 좁은 공간이 다입니다.

이렇게 오전을 보내고, 불과 5분 거리 너머에 있는 제주 올레 시장에 갔습니다. 젊은이들 취향으로 변질된 시장이지만, 그래서 주전부리 먹고 배채우기엔 좋았습니다.

 

 

요기가 꽤 유명해서 줄을 서더라구요.

 

 

웃는 돼지였는데... 망가진 삐에로가 되어 버렸어 ㅠㅠ

 

 

뭐 어쨌든 맛은 육즙 넘치는 돈까스 맛입니다.

그리고 오전까지 그럭저럭 좋았던 날씨 때문에 오설록에 가서 앉아있기 보다는 어디 해수욕장이라도 가는 게 가족들 취향에는 맞겠다 싶어서(실은 오설록 가격에 기함할 2촌 때문에) 2년 전에 오고 감명깊었던 함덕 해수욕장에 가기로 했습니다. 거기서 예쁜 물 색과 풍광에 정신 못 차리면 델 문도로 자연스럽게 이끈다는 계획이었는데...

 

 

서귀포에서 함덕으로 오는 그 한 시간 동안, 날씨는 정말 무자비하게 으슬으슬 춥고 비오기 직전. 델 문도는 거센 물살에 휩쓸리기 직전의 모습이었습니다(...그러나 기막히게 휩쓸리진 않는단 말야... 정말 현대 건축의 신비 델 문도;;;)

그리하여 2촌의 친구가 하는 펜션에 가서 1층 카페에 앉아...

 

 

요런 와인 안주와....

 

 

펜션 여주인이 직접 만든 치즈케익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한번 거칠어진 날씨는 진정되기 힘들었습니다. 여기 관곶은 官이라는 명칭에 맞게 제주도에 귀양온 사람들이 여기서 배로 도착한 후 신고를 하고 제주 관아로 이송되는 곳이었다고 합니다. 날씨가 좋으면 예쁘련만 이런 날씨에는 살풍경함에 귀양다리들이 떨었을 법 합니다.

아참, 함덕의 펜션 주인장들 말로는요, 제주도 남부권(서귀포, 중문단지 등)과 북부권(제주시, 함덕, 세화 등)이 평균 2도 정도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18일 저희는 서귀포에서 천혜의 맑은 날씨를 만끽했습니다만 같은 시각에 함덕은 좀 으시시했다네요.

동선 참 잘 짰어...(...)

 

 

닭의 머리를 닮았다고 닭머르라 명명된 곳. 여기도 날씨가 좋았으면...웅앵...이하동문.

그리고 일행은 촘촘한 일정과 싸한 날씨에 질려, 사려니숲길은 패스한 채 이마트 제주점에서 와인과 각종 먹을 거리를 사들고 한화리조트로 들어갔습니다.

 

 

한화리조트 거실 뷰. 통창은 역시 좋은 것입니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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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차 원래 계획 동선: 제주공항-용연구름다리-산방산 유채꽃밭-엉덩물 계곡-걸매생태공원

실제 동선 : 계획대로

이전 포스팅에 말했던 대로 제주도에 가족여행으로 2박3일을 다녀왔습니다. 이게 좀 가기 전부터 말썽이 있었는데 아는 분들은 아시다시피 제 컨디션이 왔다갔다 기복이 심하잖습니까. 그런데 여행 출발 전날에 그게 심해져서 도저히 이대로는 2박3일은 커녕 당일치기도 못하겠다고 날 버리라고(비행기는 따로 예매해서 제가 취소하면 그만이었음) 했더니 2촌께서(작년 토지 지분 증여시 그 분 맞습니다) 니가 여행 동선 다 짜고 계획하기로 했는데 이렇게 안 가면 어떡하냐고 노발대발하시고 부모님도 제가 초인적인 힘을 내서 대동하기를 바라셔서...

...그래서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심하게 앓는 중. 뭐 며칠 있으면 낫겠죠.

전날에 마음을 새로이 고쳐먹고 이왕 여행계획을 할 거면 이쁘게 하자(<-얘는 이래서 지 병을 더합니다;ㅁ;) 싶어서 ppt로 일별 계획서를 만들었습니다. 원칙은 2촌께서 입장료 및 주차료가 있는 곳을 질색을 해서 무료인 관광지 위주, 그리고18일은 날씨가 좋다고 해서 바깥 경치 구경하는 일정으로, 19-20일은 실내 위주로 했어요. 만들 수록 오오 이대로면 가이드 해도 되겠어 자뻑은 심해지고...

네이버 블로거 힌클랑( blog.naver.com/kayak71 )님 감사합니다. 님 덕분에 일정에 많은 참고가 되었어요.

1. 용연구름다리 및 용두암(제주시)

공항에서 5~10분 정도 차로 걸립니다. 매우 가까우므로 여행 처음에 시동걸기 딱 좋은 코스예요.

저는 이 사진을 찍고 나서 오오... 이 정도면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라고 해도 손색이 없겠는걸...하고 주접을 떨었습니다만(진짜 물이 플리트비체가 절로 떠오르는 예쁜 초록색이었어요) 그러나 옆에 정자가 찍혀서 사기치기엔 망.

구름다리의 남쪽은 예쁜 계곡이고...

북쪽은 바닷가입니다.

구름다리 전체는 요렇게 생겼습니다. 아주 길지도 않고 많이 흔들리지도 않아 아이들도 잘 건널 수 있을 정도.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15분 정도 사진 찍고 산책하다 보면 간단히 끝납니다.

요기서 차를 타고,

용이 승천하려다가 실패했다(도대체 한반도에 승천하려다 망한 용이 몇마리 있는 거야;)는 용두암을 가 보았습니다. 당연히 이 사진은 용머리.

용이 그냥 승천을 시도한 것도 아니고 사고를 좀 씨게 쳤네요.

오전 11시 경에는 날이 꽤 맑아져서 더 신났습니다.

이른 점심은 2촌이 지난번에 들렀다 간 '食과 함께'

제주도에서는 보기 드물게 1인 1식을 하는 곳입니다. 갈치조림이든 갈치구이든 향토요리는 다들 4인상은 시켜야 뭐가 되는데, 혼자 여행 와도 합리적인 가격에 맛을 보게 하는 컨셉은 맘에 듭니다.

갈치정식.

저는 성게알을 좋아해서 성게정식을 시켰습니다.

가격도 제주도 치고는 그럭저럭 괜찮고 합니다만, 반찬 추가를 요청하면 3천원에 8가지 반찬이 한꺼번에 리필되고(솔직히 유료보다는 한꺼번에 리필이 더 별로죠.) 위생에서 좀 거슥한 장면을 발견해 버려서 그리 권하고 싶진 않습니다.

 

2. 산방산 유채밭(서귀포)

제주도에서는 곳곳에 유채꽃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 산방산의 장점은 꽤 신령스러워 보이는 산방산 뷰로 만개한 꽃(과 자기 셀피)을 찍으면 더 잘 나온다는 거죠. 그래서 곳곳의 사유지에 유채꽃밭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거기 잠깐이라도 발을 들여놓으면 어디선가 스으윽 관리하는 할머니가 나타나서 천원을 요구하십니다. 꽤나 사람을 공평하게 판단하시는 편이었는데요, 천원 내는 사람/아닌 사람 외에는 아무 관심이 없으셨습니다;

암튼 들어가서 찍으면 이렇게 이쁘죠.

꽤나 신나서 저도 셀피를 시전해 보았읍니다. 날씨는 이미 꽤 더워져서 18~19도 정도더군요.

유채꽃밭은 산방산을 끼고 여기저기 있으니 제일 이쁘고 색이 선연한 곳으로 가시면 되겠습니다.

저희는 이제 이곳을 떠나 중문관광단지에 있는 엉덩물 계곡에 가기로 했습니다. 근데 여기가 뜨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되어서 중문관광단지 안쪽에서도 표지판이 좀 부실하여 반대방향으로 가서 좀 헤맸습니다. 헤매도 그리 나쁘지는 않았던 것이 바닷가에서 절경을 발견하였거든요.

 

 

카페 바다 2822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이런 절경이 없더라구요.

양쪽의 해안이 맞닿는 곳입니다.

다시 한번 츄라이츄라이를 해 본 결과, 엉덩물계곡은 중문관광단지 스타벅스와 세븐일레븐 중간지점에 구름다리를 건너서 한참 내려가면 있었습니다. U자 모형의 계곡이이었는데요, 내려가면서 분지 모양의 아래를 바라볼 때 오 이런 숨어있는 절경이 있나 하는 기분이 듭니다.

당연히 저만 온 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있죠.

여기서 2촌은 왜 산방산에서 천원을 냈는지에 대해서 투덜거렸지만 저는 사실 알면서도 동선을 이렇게 구성해놓은 게, 산방산은 2촌이 가자고 한 거였거든요(...) 그래서 동선에 넣고, 나중에 제가 넣은 엉덩물 계곡의 무료 절경을 보면서 제 탓 못하고 좀 괴로워하라고(...)

 

4. 걸매생태공원(서귀포)

요기는 서귀포 시내에 있는 공원이라 응? 시내에 이런 공원이? 이런 느낌입니다. 홍매화 단지는 못 찾아서 마음이 아픕니다만..

나무 한 그루라도 이쁘게 봤으니 됐습니다.

그리고 숙소인 아이브 리조트로 출발.

짭 사이판이라고 우길 만한 정경이었습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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