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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태평양에서 개정 세법 강의 듣다가 네 시간째 되니 허리도 아프고 집중력도 떨어지고 이제 지방세 끝물이라 관심도 적어지고 해서 코어야 날 살려라 해서 튀었습니다. 거기서 바로 호텔 체크인하고 좀 있다가 국극 가면 되는데...태평양에서 작은 골목길로 나오자마자 저의 추억의 장소 '육미'가 보였던 것이었어요.

이 곳은 꼬치구이와 해산물이 넘실대는 노포로 저의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에 꽤나 열심히 드나들었던 곳인데요(아주 예전이라는 뜻입니다;), 몇 년 전에 불이 엄청 크게 나서 소실되고 결국 좀 작게 해서 다시 열었다...까지 알고 있었습니다. 근데 종각에서 저녁 먹을 일이 없다시피 해서 ㅇㅇ 그렇군 하고 있었는데 다섯시쯤 출출할 때에 보니까 추억이 돋더라구요...

그래서 갔습니다.

메뉴판은 예전에 해산물로는 없던 게 없었는데 많이 단촐해졌더군요. 꼬치는 거의 그대로...아니 좀 줄은 듯? 여전히 다른 꼬치구이집에 비하면 많지만.

가지러버 조진호 선생을 기리며(...음?;) 시킨 가지구이꼬치(2개 3,600원) 가지가 튀기지 않으면 물컹거리는 식감이 있는데 약간 겉에 수분을 날리고 안은 촉촉하니 꼬치구이소스와 불향이 들어가서 맛있습니다.

생굴구이(2만원) 혼자 먹기엔 양이 좀 많은데요, 제가 굴을 워낙 좋아하는데 노로바이러스 당첨이 무서워서 잘 못 먹고 좀 믿을 수 있는 곳에서만 먹습니다(그래봐야 당첨되면 별 수 없음) 싱싱하고 맛있어요. 근데 가성비충이라 부산 내려가면 이보다 좀 더 쌀 수도...하고 중얼중얼거리며 먹음. 신선하고 달아요. 

시키고 메뉴가 차례차례 나오자 예전 오뎅국 무한리필의 추억이 떠올라 '오뎅국은 이제 안 주시나요...?'하고 아련하게 물었습니다. 그러자 이제 안 주신다고. '그래요...그렇군요...'하고 아련하게 말한 다음 퍼묵퍼묵하고 있다 보니 갑자기 해물순두부 1인분(2인분이 16,000원이었나)가 듬뿍 나옴. 어 적이요 저 이거 안 시켰는데요 하고 바라보니 아까 아련하게 질척였던 그 분이 내 주라고 하신 모양. '아가씨가 이뻐서 주는 거예요'

...이뻐서*-_-*...겔겔겔...(하도 드문 일이라 자랑하고 앉았음)

그리고 제가 공연할 것도 아니고 공연 볼 거라 복분자 한 병(12,000원) 시켜서 1/3 쯤 반주로 마시고 나머지는 야무지게 챙김. 제가 복분자 러버인데 보통 보해나 국순당 주로 나오거든요. 근데 고려당은 초면이라 좀 검색해 보니 좋다고 합니다. 근데 좀 블로그 마케팅 향이 낭낭히 나는 것도 반쯤 있어서 깎아 들어도 일단 함량도 괜찮고 맛도 괜찮았음.

 

이렇게 육미 추억팔이는 끝났습니다.

산천이 의구한데 인걸은 간 데 없다...(헛소리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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