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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딧 다 텍스트로 타이핑하기 귀찮아서; 그냥 정보는 아래 캡처를 참조하십시오.


극장에서 제공되는 QR 코드 링크를 촬영하면 네이버 MY박스에 업로드한 프로그램북을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아니 근데 그 QR코드가 한참 박터지는 티켓 부스 바로 앞이나 구석탱이에 있어서; 그리고 프로그램북이 순도 100% 스포일러 그 자체임 그리고 죽는다의 향연 끝에 형리 나아만 살아남는다 개웃김;)

저는 먹이사슬의 하단에 위치하는 메나드 김수인을 보러 갔습니다.
초반에 남성국극이라고 홍보 때려서 트이타 등에서 오지게 욕 먹고 그래서 준비 단계부터 호불호 겁나 탄 극인데 저는 워낙 이런 자극적인 소재도 좋아하고 원작 희곡의 팬이고 정년이 등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 주의이며 가장 중요한 것은...
지성 없는 빠이기 때문입니다 ㅋㅋㅋ 여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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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피아노/첼로/전자기타/생황/25현 가야금/태평소/장구/북 음악이 너무 멋졌구요, 마치 작창가 프로젝트의 두메가 떠오르는 음악이었는데 그보다 더 음울합니다.(의외로 아르코가 음향이 괜찮기도 했음;)
김준수 살로메의 히스테리컬하고 어린애같은 연기 퍼시픽 헤로데의 광기와 코믹의 기괴한 조화가 좋았고
서의철 헤로디아 연기가 너무 의외로 좋았음
그리고 메나드 김수인의 특기는 가야금(하도 연습장면에서 가야금에 집착하길래 뭔 청나라 후궁 장기자랑처럼 가야금이라도 타나 일방적으로 기대함;)이 아니라 마사지ㅋㅋ

아 일단 저는 원작 희곡 살로메의 빅 팬이구요 집착 애증 광기 치정 짱 좋아합니다 일단 초장부터 KTV에서 나왔던 메나드의 '살로메를 죽여서라도 너는 내 거야' 넘버를 초장에 때려줍니다. 경비대장 나라보스와 시종장 나아만의 끝나버린 애정부터 강강강으로 나가거든요. 나라보스와 메나드는 천민 시절부터 친우이자 연인이었는데 메나드가 헤로디아의 눈에 들어 하룻밤(나라보스:하룻밤이 아니잖아)을 보내 출세하고 사랑하는 나라보스를 호위대장으로 만들어주는데 정작 그는 살로메에게 매혹되어 메나드를 버립니다.

이 극은 헤로데의 잔칫날 딱 하룻밤을 배경으로 110분 동안 전개되는데 과거 반추는 나라보스와 메나드 얘기가 다예요. 이미 이 둘은 나라보스 때문에 끝난 관계고 과거에 집착하는 건 메나드거든요. 원작에는 나오지 않거나 두드러지지 않는 자캐 메나드가 낀 나라보스-메나드만이 서사가 부여된 관계이며 나머지는 외모와 성적인 매력에 홀린 정욕과 집착이라는 게 흥미롭습니다. 그런데 자캐에만 부여된 순애 서사가 그리 거슬리지 않는 것이 '그래야만' 떼죽음 엔딩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퀴어 커플만이 순애라는 점에서 저승의 오스카 와일드 선생은 그리 기분나빠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아 초반에 웃겼던 거
메나드(김수인): 난 헤로디아와 하룻밤으로 너한테 경비대장 직도 얻어다줬는데 넌
나라보스(항우): 하룻밤, 하룻밤만?
메나드: (당황) 나는 하인 나는 시종 모든 결정은 그것이 해...(대충 아 내가 무슨 힘이 있음 뉘앙스로 주절주절..).
헤로디아의 상시 마사지기 겸 정부(...)

그리고 나라보스는 살로메를 여자가 아니라 아이돌로 타쿠질하다가 캐해에 실패해서 자살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살로메가 정원에서 혼자 추는 춤을 보면서(아 근데 그 춤 너무 얼큰하지 않던가요) '공주님 춤을 나만 봄'하고 들뜨는 게 딱 아이돌 초회 한정 댄스 영상 보는 타쿠였음;) 내내 살로메만 바라봤다면 그녀의 기승스러운 승질머리와 독설을 모를 리가 없는데 겉껍데기에 매혹되어 캐붕 될때마다 '공주님의 고운 입에서 그런 험한 말이 나오다니 제 귀를 저주합니다' 이럼.

패왕별희와 살로메 평행세계:
항우: 우희야 그러지 마라
나라보스: 공주님 그러지 마세요
영원히 고통받는 그...너무 절규하다 목이 마이 상함(정보권씨 목 치료 좀 받으셔야 될 듯; 하긴 워낙에 강강강에 초고음으로 때려대는 극이라 모두가 실시간으로 맛이 가는 게 느껴졌지만 정보권씨는 젤 심했;) 
결국 우희대신 자살해서 쥬금 으앙 

일단 김수인 팬으로서 초반 10분에 집착과 정염을 불태우면서 노래부르는 신에 집중할 수 밖에 없구요, 나라보스의 자살 이후에는 얼이 빠져서 헤로디아의 보이 토이;로 거의 나옵니다 근데 이 광기 난장에서 그만 순애인데다가 애증의 먹이사슬에서 뒷편이라 그래요. 아 물론 먹이사슬에서 헤로디아가 제일 뒷편이긴 하지만 그녀는 권력에서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고 이미 산전수전 다 겪은 분이라 충격받고 너갱이 나간 메나드를 마음껏 더듬으며 사심을 채우심 ㅋㅋㅋ
다들 예상하셨겠지만 저의 살로메 최애 커플은 위계에 의한 성추행 헤로디아-메나드입니다;
비밀스럽게 사랑을 나누던 이라니..
일단 불륜을 헤로데와 복사기 빼고(아, 살로메도 본인 말고는 지극히 무관심한 캐라 새새아빠;를 몰랐을 수도 ㅋ) 다 알았을 거 같고 왕비 입장에서야 사랑이지;;; 하지만 전 집착과 광기를 좋아하니까요


메나드 의상은 어깨에 프릴이 너무 들어가서 썩 마음에 들진 않습니다만 시종장이니 어쩔 수 없;(그리고 헤로디아의 취향으로 꾸민 거 같;;;) 근데 프레스콜때 고대 의상은 어케 한겨; 그땐 팔이 노출되길래 기대했는데 본공연에서는 꽁꽁 감싸고 나오고. 근데 보니께 보면 볼 수록 가죽 혁대와 한 쪽만 하네스처럼 묶은 게 보면 볼수록 변태같네요.
그니까 메나드 의상의 어깨뽕이 의읭?하긴 한데 또 김수인 허리도 잘 쪼매주고 긴 다리도 잘 보여줘서 결국 멀리서 보면 또 뭐야 의외로 괜찮; 도 됩니다. 근데 이건 솔직히 김수인 피지컬로 옷을 이긴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김수인 헤어 역대급으로 이쁨
의상도 가까이서 보니 겁나 옷감이 고급짐



출연진 다 서양 근세~현대를 가미한 의상이었습니다. 

제가 헤로디아 서의철씨 연기에 놀랬다고 했잖아요 고귀하고 천박하며 이미 궁지에 몰린 왕비 역할을 거의 완벽하게 해 냈습니다. 목소리는 중년 여자 그대로 내는데 창 할때 보면 아 내가 아는 그 서의철 맞네;;; 그리고 메나드와 헤로디아는 더듬더듬할때 섹텐보다는요, 헤로디아가 의자에 나른하게 기대 있고 메나드가 목도리도마뱀;같은 그녀의 목덜미(회가 거듭되면서 아예 칼라를 내리고 한쪽 목을 아예 본인이 까버립니다;)와 어깨를 주물러 줄 때 섹텐이 더 있었습니다...는 1회 기준이고 갈 수록 헤로디아에서 메나드로의 일방적인 스킨십이 강해졌습니다. 

결국 마지막까지 본 결과 스킨십 수위는 
5회차>4회차>3회차>1회차>2회차 이랬습니다. 처음엔 헤로디아 서의철이 메나드 김수인에게 장난기 섞어서 계속 심해지는 건줄 알았는데 반대로 김수인이 처음엔 주저하던 서의철에게 '이래야 내 서사가 부각될 수 있다'면서 더 강하게 스킨십하도록 주문한 거더만요. 역시 성공적인 SM 관계에서는 M의 주도와 관리가 있어야 한다는 이론이 맞<-;맞긴 뭐가 맞;;;

거슬리면 패스하시구요, 혹시나 궁금하시면 드래그하시면 됩니다.

2회차는 횟수가 줄었지만 밀착이나 허벅지 쓸기 등등으로 심각성은 꽤 있었습니다. 3회차는 횟수와 밀착도와 부위의 3수겹장이었습니다. 일단 헤로디아 손이 메나드 가죽벨트 아래까지 내려갔;;; 4회차에서는 가죽 벨트를 스윽 지나가서 옷 안으로 손 넣고 가죽 벨트 아래까지 손 내려서 허벅지 쓰다듬더니 엉덩이로 손을 돌리...사람살려
막공 5회차가 정말 끝까지 간 게 헤로디아가 메나드의 가슴 훑기와 힙 허벅지 무릎 끈적하게 쓸어오르내리기...둘다 하얗게 불태움



메나드는 인생이 자기 원하는 대로 흘러가는 적이 거의 없었던 캐릭입니다. 특히 정인 죽은 후에는 맥아리 0. 그래서 타인에게 휘둘려질때가 섹시한데
-헤로디아에게 영혼 1도 없는 표정으로 안마하다가 저 멀리까지 더듬어지거나
-막판에 형리에게 휙 들쳐업히는데 미끈한 몸선이 부각되거나 뭐 그런...
헤로디아에게 더듬더듬 당하는 메나드 표정은 뭐랄까... 도살장의 송아지같은 표정이라고 해야 되나...자기 시체를 자기가 보는 죽은 자의 표정이라고 해야 되나...내내 그랬습니다.   
근데 그게 지극히 수동적이라 묘하게 섹시.

둘이 공연도 같이 한 꽤 친분있는 사이로 아는데 비즈니스 불륜 잘 한다;

창극 살로메  줄거리는 아래 트윗과 같습니다(많이 틀린 거 같은데 맞는 얘기임)
https://twitter.com/1984klee/status/1737010186693599528

음 저는 오스카 와일드 버전의 희곡 살로메만 보았기 때문에 메나드와 나아만이 나오는 버전은 모르겠습니다(근데 요 100여년간 워낙에 오페라도 있고 연극도 있고 별별 버전이 있어서;) 애욕사슬에 메나드가 들어가면서
헤로디아>메나드>나라보스(그리고 헤로데)>살로메>요한 >(그리고 예수) 이래요

2000년전 유대 속국에 대한 저의 느낌은...
나라꼴 잘 돌아간다... 형리 빼고 아무도 일을 안 해...

왕은 맨날 술쳐마시고 조카&의붓딸에게 미쳐 있고
호위대장은 경비는 안 하고 공주에게 눈돌아가 있고
시종장은 주인 멀리하고;
왕비는 시종장과 불륜만 하고
공주는 노는 게 제일 좋아 뽀로로고;
그리고 애욕인들(요한은 예수빠;) 사이에서 혼자 고통받는 상식적 정상인 저의 최애 캐릭터(전 원래 비정상세계의 유일한 상식인캐 좋아함) 형리 나아만님
마지막 창도 멋있었습니다 발성도 너무 근사

제가 유대 나라 백성이면 웬 나사렛 깡촌의 목수가 하늘 나라가 곧 온다고 하고 낙타털옷 입은 그지 요한이 비상식적인 소리를 해도 눈 돌아갈 거 같음. 왕이 유태평양이니까 귀엽긴 한데 피와 술과 색에 미쳐 있음; 솔직히 춤춰줬다고 나라 반 떼준다는 거 죽창 들고 혁명해야 되는 거 아니냐... 실은 헤로데가 유대 민중 봉기 죽창 맞아야 하는 이유는 의붓딸의 땐스에 왕국의 반을 넘기겠다는 게 아니라
"대사제의 망토와 성소의 베일이라도 주겠다"임
유대는 신이 아니라 왕이 통치한다는 개념도 무지 힘들어했던 나라고 종교가 엄청나게 강력하며 신이 왕을 갈아치움 왕따위가 신한테 패드립한 거. 유교 설정에선 부모 무덤이라도 팔아먹겠다는 건데(...) 당연히 기독교 문화권인 원작 작가 오스카 와일드는 이 표현의 개쎔을 잘 알고 있었고 헤로데의 욕정을 극대화하는데 써먹음
영상에 절여져 표현력이 퇴화된 나약한 현대인들보다 근대인들 패드립이 더 쎔

살로메 원작 희극부터 이 극까지 계속 반복되는 두 가지 클리셰는 '바라본다'와 '달'입니다. 
메나드는 나라보스에게 '나는 너를 바라보지만 네 눈속에 이미 나는 없고 그것(살로메를 그것이라고 부르는 건 메나드밖에 없 ㅋ)만 바라본다고 하고. 헤로디아는 헤로데에게 살로메 그만 바라보라고 경고하고 살로메는 요한이 자기를 외면하고 바라보지 않자 결국 목까지 베어버리는데 요한의 잘린 목이 눈이 감겨서 자신을 바라보지 않자 미쳐버림

아 달도 무대 위에 붉은 달 노란 달 바꿔가면서 나오는데 계속 주인공들이 달 얘기를 하면서 자신의 광기를 달 탓을 합니다(나중에 우리 나아만 오빠가 질타함). 그리고 달은 살로메 그 자체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달이 무슨 잘못이겠어요 달 탓 하면서 미치는 인간들이 문제지...하지만 우리 깜찍이 유태평양 헤로데는 귀여우니까 달 탓해도 됨

무대 얘기를 했으니께 달과 함께 무대 위에 검은 우물이 있는데 수평으로 놓인 게 아니라 수직으로 놓여서 우물의 원을 통과하면 죽음의 세계로 가는 걸로 설정한 게 무척 좋았어요.

아 그리고 살로메는 앙상블 다섯 명도(약간 패왕별희 까마귀같은 검은 긴 후드 뒤집어쓰고 등장했다가 신하로 나왔다가 살로메의 다섯 베일이 되었다가 바쁨) 창이 개쎕니다. 당연히 1인극 판소리를 마스터한 사람들을 주로 뽑았으니(한 분은 발성을 들으니 아닌 듯;) 그렇겠지만; 다만 춤이나 동선은 좀 더 다듬어야 될 듯요.

아 그리고 자신의 애욕만 중요하고 상대(심지어 애욕 상대일지라도)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캐들 특성상 한 무대에서 여러 시점과 분절된 신이 재미있습니다
나라보스가 살로메에게 사랑 고백을 할 때 그 고백은 요한의 목소리로 지워져 버린다거나, 살로메는 나라보스가 자살하든 말든 1도 신경쓰지 않고 일별 없이 요한만 유혹하는데 메나드는 나라보스 옆에서 세상 절망은 다 하고 있다든가.

물론 여기서 가장 나만 중요하고 남, 특히 나를 사랑하는 남 따위 중요하지 않은 캐릭터 정점에는 살로메가 있습니다.  
연습 사진에서 살로메가 왜 저렇게 칠렐레 팔렐레 천진난만해 보이나 했는데 실제로 극을 보니 알겠어요. 그녀는 노는 게 제일 좋아 뽀로로+금쪽이였습니다; 의붓아버지 겸 숙부인 헤로데의 끈적한 욕정에 진저리를 치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해결이 안 되면(메나드요; 메나드는 요한과는 또 다른 결로 살로메 말 안 들음) 폐하 불러제끼는 게 자신에 대한 갈구를 너무 잘 이용할 줄 알아요. 나라보스가 누구인지도 기억 못하면서 그가 요한을 보여줄 수 있는 권력이 된다는 걸 알자 '내가 나중에 널 바라봐줄게 너에게 꽃을 뿌려줄게' 하면서 엉덩이로 요염하게 유혹하는데 안 넘어가자 싹 얼굴이 바뀌면서 '(내 유혹에 안 넘어가는 대상이) 이런 건 오래간만이네?' ㅋㅋㅋ

아 그리고 김준수씨가 왜 한국 창극의 원탑이고 디바이며 데우스 엑스 마키나인지 살로메로 다시 깨달았습니다
연기 노래 춤 외모 다 꽉찬 육각형이면서 이게 종합적으로 내는 아우라가 압도적입니다. 그리고 연기 폭도 무지 넓어요.
더블캐스팅인 윤제원 살로메는 워낙에 강강강으로 때려대는 창을 감당하기 좀 힘들어보였지만(4회차는 일부 곡에서 키 자체를 낮춰 불러서 듣기 편안 본인도 편안) 연기 자체는 괜찮았음. 그리고 묘하게 어머니 헤로디아랑 닮아서 요한의 목을 원합니다로 모녀가 나란히 서서 밀어붙일 때 모녀의 사악함이 잘 부각되어 좋았음.

아, 그리고 노래. 한국인이 사랑하는 큰 성량 고음 기교 피토하는 감정표현 등등을 하나로 '성대차력쇼'라고 하는데요 살로메는 성대 학대에 가깝습니다.
헤로데의 저년에게 목을 내주어라와
살로메의 요한 잘린 목 감상쇼 넘버는 그 중에서도 투탑이라 절로 관중 박수가 나왔어요.

저는 여러번 말했다시피 간사하고 가성비를 따지는지라 수인이가 크레딧 여섯번째인데 배역의 비중에 비해서 과도하게 성대가 갈리는 건 별로거든요.
감정을 쏟아내는 건 항우(나라보스라니까;)에 대한 치정 관련인데 그가 일찍 가버려서 초반 외에는 성대가 비교적 덜 갈렸습니다. 초반 10분과 항우 쥬금때는 꽤 갈림. 
요한의 죽음 후 잘린 머리를 보며 죄책감에 미쳐버린 헤로데는 우물 속으로 스스로 들어간 후 '살로데를 죽여라' 명을 내립니다. 정인 죽은 뒤 맥아리 0 의지 0으로 죽은 것처럼 있던 메나드가 "살로메를 죽여라"소리 듣자마자 어둠 속에서 허옇게 눈을 뒤집고 빛내면서(김수인 특유의 안광) "명을 받들겠습니다" 하고 칼 들고 달려듬
이러려고 살아있었구나

살로메 죽이라는 명 받들 때 수인이 눈빛은 제대로 못 봤지만 블메 때처럼 목 기괴하게 돌리며 꼭지 돌아가는 모습은 제대로 봄

암튼 다섯 번 대학로 공연만 하고 탈출하는 준수씨 축하합니다 남은 사람들은 경비로 성대 치료나 시켜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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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공연 감상이고 그 다음은 1~5회차 커튼콜 김수인 위주 영상('걔만 바라보시네요'가 테마인 공연에서 특정 조연을 주로 바라보는 타쿠는 참으로 감정이 미묘했습니다)
https://twitter.com/sujinhwang16/status/1753428343113064547

X의 su-jin hwang🥨님(@sujinhwang16)

살로메 첫공 김수인 커튼콜 짧은 영상 (조명과 단차 탓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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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witter.com/sujinhwang16/status/1753587521601360142

X의 su-jin hwang🥨님(@sujinhwang16)

살로메 초연 커튼콜 2 저화질이고 대혼란이라 올리기엔 뭣했는데 인사 마치고 홀가분하게 빠빠이하는 게 이뻐서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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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witter.com/sujinhwang16/status/1753699379595399419

X의 su-jin hwang🥨님(@sujinhwang16)

살로메 두번째 공연 커튼콜 빠빠이 손흔듬 나라보스는 따뜻하게 반겨주고 요한도 잘했다 잘했다 맞아주는데 헤로디아에 빵터진 김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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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witter.com/sujinhwang16/status/1753757091586814163

X의 su-jin hwang🥨님(@sujinhwang16)

살로메 3회차 커튼콜: 2층 중간줄이라 그다지 상태가 좋지 못합니다만 -극에서는 시무룩하다 저세상에선 생글생글 김수인 -쥬금 동기들과 친목질 -헤로디아의 편애 하이파이브에 감동의 오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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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witter.com/sujinhwang16/status/1754054501466874231

X의 su-jin hwang🥨님(@sujinhwang16)

살로메 공연 4회차 커튼콜: 공연 끝나면 행복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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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의 su-jin hwang🥨님(@sujinhwang16)

살로메 5회차 커튼콜: (정수리 뷰지만 그냥 올림) 저세상에 가서야 쌍방 행복해진 나라보스와 메나드 나라보스는 이제 정인과 아이돌을 잘 구분하도록 하고 메나드는 항우가 반지 끼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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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기부터는 살로메 막공 퇴근길 후기.
헤로디아 서의철씨와는 동갑이고 너무 친해서 만지고 손동작 하나에도 연습때 너무 웃겼다 함 공연 때 안 웃으려고 노력함
헤로...아니 의철씨가 처음엔 좀 주저했는데 나를 더 만져야 내가 더 불쌍한 서사가 나온다고 더 만지라고 직접 주문했다함

준수씨가 워 이번 회차에 감정을 올려놔서 같이 살리려고 노력했다 함(준수씨가 막공 요한 목 앞에서 넌 날 사랑할 수 있었어 넘버 부를 때 진짜 다 털어내듯이 광기와 패악이 극에 달했거든요 다른 배우들도 거기 맞춰서 감정 피치를 더 올린 듯. 수인이도 나라보스 죽을 때 중심 잃고 비틀거려가며 격하게 몸쓰고 2중창에서 피토하고 곡소리는 비통함이 최고조였음 뭐 원귀 다 몰고 올 거 같은 곡소리... 살로메 찌를 때 막아서는 헤로디아를 수인이가 막 집어 던지듯이 뿌리침;)

준수씨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라고 준수씨 공연 많이 보러 와달라는데; '수인님도 잘 하세요'라는 팬의 말에 웃으면서 행복해함.
이때 지나가던 헤로디아가 어깨에 손 올리며 다정하게 '제 시종입니다'하고 뺨에 뽀뽀하는 시늉하며 지나감

2주 후 있을 공연(고양 랍즐) 재밌게 많이 준비하고 있다고 기대해 달라고 함(ㅇㅇ 갈 거임)

아 그리고 새끼손가락에 낀 은반지 얘기함
극중에서 메나드가 나라보스에게 은반지를 선물했는데 그는 반지를 빼 버렸다는 가사가 있는데 자기만 끼고 있는 설정이라며 자기 반지를 직접 준비했다함(루실장 시즌 2)
자기가 선물한 향수 뿌리고 반지 빼고 살로메 만나러 간다고 나쁜 놈이라고 뒷담화함 ㅋㅋㅋ

옷이 지금까지 중에서 제일 얌전해 보인다고 하자 웃으며 동감 표함 어깨 뽕 손으로 만들어보이며 웃는데 옷이 만족스러운 건 맞아 보임  
아 상봉쌤 우리 애가 좋대요 무대 좀 굽실굽실(이상봉씨 3회차에 이어 이번 회차에도 와서 수인이 연출님 준수씨 와 사진 찍고 감)

사복은 어제 퇴근길 영상에도 있고 제주에서도 본 그 애착 옷 맞구요 요새 인물 더 나서 이쁜 건 맞는데 피곤해 보이긴 함 ㅠㅠ
아 그리고 공연 끝나자마자 혼잡한 로비에서 승민씨가 지나가는 거 봤습니다. 단정한 블랙 수트에 회색 폴라티 차림이었고 베이지색 코트를 손에 들고 입으면서 지나감. 연신 인사를 받아주는데 여전히 순하고 단정하며 착해 보임(그리고 그도 인물 더 남)
-이제 저는 살로메를 성불시켰습니다 PTSD 치료 받아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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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홍백가 역의 박애리, 사방지 역의 김수인, 남자 역이라면 다 했는데 사이비교주로 남은 유태평양, 여자 역 다 했는데 다 큐티섹시했던 전영랑.

사방지 감상:
극 이름답게 김수인 100분 내내 나옴
김수인 무용 진짜 잘함 많이 나옴
시그니처 흰 드레스보다 후반부 자주색 드레스가 더 어울리고 이쁨
홍백가 나리 날 가져요
퍼시픽유 사이비교주 삼킴
매란이 경기민요 너무 간드러짐
연주 좋아요 음향 좋아요
난해한데 전개가 빨라서 확 들어옴

내 이름은 사방지를 보고 왔습니다. 실은 몇년전에 한 김수인 주연의 같은 극 영상을 10여분 봤는데 바빠서 다 보진 못했어요. 그 땐 와아 첫 곡 가사 수위 겁나 쎄네 싶었어요. 가루지기 타령이 25금이면 이건 39금쯤? 근데 사실 그 첫곡만 쎘지 나머지는 서사 위주고 그리 가사 수위는 안 높아요.

그리고 실은 그 첫곡은 세상의 사방지에 대한 성적인 편견을 대표하는 거라 수위가 높을 수 밖에 없었어요(사실 사방지는 강간이나 희롱 빼고는 뭐 성생활이라는 게 있었을까 싶음) 나머지 90분동안 나온 사방지는 겁나 고단하고 불쌍함 근데 꼭 피해자만은 아니고 가해자적인 면도 있어요 하지만 그(그녀)의 가해는 권력 구도에서 결국 힘없이 묻혀갈 뿐입니다.

이 극의 등장 배우는 총 네 명. 사방지는 자신의 삶을 나레이션과 노래 춤으로 토로하고 초반에 다른 세 분은 사방지의 삶에 대해 해설합니다.
사방지와 홍백가는 해당 역으로 쭉 가고 퍼시픽유와 전영랑님은 계속 역을 바꾸며 등장합니다. 퍼시픽과 영랑님이 사방지의 남녀 자아로 나올 때 특히 좋음

제가 봤던 전통적 판소리나 창극은 시간 순서대로 극이 흘러갔는데 여기서는 처음부터 사방지가 성인으로 본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버려져서 비구니절에서 자라고 일곱살에 동무에게 치마가 벗겨져서 처음으로 본인의 운명을 자각하고 절망하는 건 언급으로 지나가요.

그리고 첫 20분에 이 소개와 회상 부분에 김수인 춤이 매우매우 많이 집중적으로 아름답고 우아하며 섬세하게 나오므로 필견할 가치가 있습니다. 역시 무용 영재, 한국 예술의 총체. 저는 이 춤을 보고 춘천 이틀 1열 잡은 제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이 극에서 사방지는 총 세번을 관아에 잡혀갑니다
첫번째-남장하고 외부 스케줄(...) 뛰다가 여자라고 잡혀감
두번째-여장하고 살다가 남자인데 군역 안 냈다고 잡혀감(아 눙무리...조선시대에도 군대)
세번째-열녀 마님한테 소설 읽어주고 플라토닉 백합물인데 간통했다고 잡혀감

첫번째로 관아에 잡혀가서 맞은 다음 다리 사이로 피를 흘리며 제주도로 끌려가는 부분에서 절절하고 한이 흐르게 노래를 하는데 쑥대머리 급이었음요. 그리고 세번째로 잡혀가서 고문당하는 걸 상대나 소도구 없이 혼자서 연기하는데 왜 저렇게 고통스러워하는 걸 유독 더 잘 하죠;ㅁ;

지금도 인터섹슈얼이 저 정도 스캔들로 터졌으면 난리인데 세 번씩이나 잡혀가고도 살아남은 이유가 있습니다. 거상 로비스트 홍백가가 매번 살려줘요. 홍백가는 여자라서 태어나자마자 죽을 뻔하고 남편이 팔아먹고 이쪽도 팔자 사납기로는 사방지 버금가는데 이쪽은 권력과 독함이 있습니다.

그래서 홍백가는 포식자, 사방지는 피식자가 되는 거죠. 매번 사방지는 홍백가가 놓은 장기판의 말 역할을 하여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열녀 스캔들로 권문세가를 말아먹고 사랑하는 화쟁선비를 죽게 만듭니다. 홍백가가 '독한 년이 되어라'라고 사방지한테 그러는데 얘는 결정적으로 독하지도 못해요.

인생에 있어서 사방지의 유일한 욕망이 있었다면 그건 자신이 사랑하고 학대했던 코끼리 고상이를 되찾는 것 정도?(화쟁선비는 예외로 합시다. 자신의 여성상으로 동경했던 매랑이 거라서 갖고 싶었던 거죠;) 그래서 제주도에서 고상이를 사겠다고 소라를 따제낄 때 가장 생기있고 행복해 보였습니다.

근데 그렇게 모은 돈을 남녀귀천 차별없는 평등한 세상에 퍼시픽유의 오음어쩌구교에 다 갖다바치고 정작 남자도 여자도 아니라서 방주에도 못 탐;ㅁ;(모태 예수쟁이인 저는 사이비종교씬에도 터졌고 갑분 노아의 방주 나와서 더 터짐) 그니까 기댈 데라곤 홍백가 나리밖에 없음.

배우 얘기를 하자면 김수인은 이제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1인극도 될 거 같아요. 아까도 얘기했다시피 고통당하고 고문받고 피토하고 피흘리고 이런 거 되게 잘 해서 그런 거(본인이 관심가진 사극? 아니 일제시대?;;;)에서 많이 봤으면 합니다. 그리고 분명히 팔척장신에 어깨 딱 벌어졌는데 이뻐요.

가늘가늘한 팔 선도 이쁘고 휘돌아갈 때(김수인 턴 몇십번 봄) 그래서 몸선이 잘 안 드러나는 청순한 흰 드레스보다는 허리선 딱 들어가고 라인이 잡힌 자주색 드레스가 더 이뻐보였어요 김수인은 흐콰해야죠(사방지는 흐콰도 제대로 못했지만)

그리고 해녀복!!! 네 저는 바디슈트 기대했는데(세조 때라니까;) 그러나 극 아니면 김수인이 저 정도로 내놓고 입은 거 언제 보겠냐(긴팔 긴바지 매니아;) 근데 저 정도로 다리가 드러나는데 제모를 했을까 뻘하게 궁금해하고 앉았습니다 잘한다;;;

말할 때는 새침하고 좀 히바리없는(...) 여자 말투 쓰다가 창 할때는 본인의 평소 톤으로 하는데 그게 묘하게 잘 어울립니다. 딱 두 마디, 한남짓;하느라 쩌렁쩌렁하니 남자 말투로 호통치다가 다시 저는...소녀 말투로 돌아오는데 그게 전환이 엄청 빨리 되더라구요.

홍백가 역의 박예리님은 정말 프리마돈나셨습니다. 쩌렁쩌렁한 발성에 쫙쫙 붙는 딕션, 앞에 나와서 마님~하고 광공플레이;하시는데 진짜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멋졌음. 악역계의 한 획을 그으셨어요. 반성도 참회도 없이 그저 욕망대로 살다가 불나방처럼 가셨음.

퍼시픽유는 모든 남자 역은 본인이 다 맡았는데 확확 다르게 소화하는 데다가 유들하고 매끈하게 넘어가는게 마!내가 국립창극단 간판스타다!!!하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창을 너무너무너무 잘하심. 그리고 사이비 교주를 완전 삼키셨음 ㅋㅋㅋ 화쟁선비는...음...캐릭이 매력이 별로 없어요.

그리고 모든 여성 역을 다 맡은 전영랑님(옷에다 풍선까지 너무 고생하심)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고 매력넘치심. 그리고 경기민요(제가 뭘 알겠음 이희문씨처럼 부르길래 경기민요인줄 안 거지;) 쪼가 너무 매력있었습니다. 이러다 경기민요까지 찾아듣겠다.

다시 수니의 자아로 넘어가서 왜 김수인의 자주색 드레스가 더 이뻤나를 얘기해 봅시다. 라인과 색상도 더 잘 어울렸지만 아무래도 진한 메이크업이 자주색 드레스에 더 어울려서도 있습니다. 근데 안 그래도 휙휙 빠르게 지나가는 전개에 사방지가 계속 나와야 되는데 메이크업 수정도 안 되겠고요.

왜 그는 팔척장신에 어깨도 넓고 목과 상체도 탄탄하고 두꺼운데 여장이 고와보일까요? 일단은 팔 선이 이쁘구요, 트친님이 말씀하신 무용인 몸선이라는 게 남녀 불문하고 좀 비슷한 면이 있잖습니까. 그게 옷발이 참 잘 받음. 그리고 동글동글 코코볼 코가 큐티함을 더함.

사실 워낙 사방지가 흥미+에로 위주로 다뤄진 역사 인물이고 얘기했다시피 초반 10분 프리뷰 때문에 꽤 쫄았었는데 그냥
홍백가+사방지: 하드보일드 커플
해녀+사방지: 학원물 갑분 사이비 커플
매란+사방지: 플라토닉 백합물에
고상이+사방지 수인물...<-끌려간다;

이 극에는 유난히 꿈, 그 중에서도 사방지의 꿈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요, 아무래도 워낙에 삶이 신산하다 보니 꿈으로 많은 걸 보는 듯 하더라구요. 저도 오늘 밤에는 소라 전복 왕창 따서 김만덕 능가하는 제주 거상이 된 사방지가 고상이 사들여서 행복하게 사는 꿈을 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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