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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대구 가서 저녁 먹고 왔습니다. 서울 가서 점심 먹고 대구 가서 저녁 먹는 삶... 좋네여.

대구에서 만나기로 한 사람이 동대구역까지 와 주겠다고 해서 그간 어쩌다 보니(그 계기에 대해선 정말 어쩌다 보니; 란 말밖에 할 게 없습니다 어허허;;;) 맛집의 불모지 동대구역에서 소중히 캐내 간직하던 맛집 리스트를 풀어놓으려다 상대방이 가리는 게 쫌 있어서;;; 그러나 일행은 만날 곳을 지정하는 성의를 보여서 저를 기쁘게 하였습니다.

동대구역은 신세계 대구점과 매우 인접해 있는데, 거기 8층에 파미에 스트리트라고 식당가가 있습니다. 그 중에 와라쿠샤샤(여러 사람이 화목하게 모여 시원하게 먹어제낀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잘 못알아듣고 와리가리라고 했던 절 반성;;;)라는 일식집이 있어요. 일본의 3대 우동이라는 미즈사와 방식으로 전수받은 곳이랩니다.( 나머지 2대가 뭐냐면 사누키하고 이나니와입니다. 전 사누키가 면발이 굵어서 기억이 선명한 편이고 나머지는 잘 모르겠;;;)

암튼 메뉴판은 이렇습니다. 덮밥에 샤브샤브도 있습니다만 우동집에 왔으니 우동을 먹어봅시다.

동행이 시킨 새우튀김우동(10,000원) 새우튀김에 각별히 만족스러워 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제가 시킨 후지산 산더미 우동(11,000원) 이 거창한 이름은 소고기와 깎은 우엉을 산더미처럼 쌓아올렸다고 그렇습니다. 산더미라 하기엔 스케일이 적고; 암튼 많이 주는 건 맞습니다. 소고기도 그런데 우엉도 많았음. 제가 우엉을 좋아하는데 깎는 것도 귀찮고 삶는 것도 손가고 참 여러 모로 번거로운 재료라 외식할 때 잘 못 보는데 많이 주니 고마울 따름. 아, 국물이랑 면도 괜찮았습니다. 미즈사와 면이 숙성을 오래 시켜서 탱탱하다더니 그런가봐여.

이렇게 먹고 같은 층의 류 커피에 가서 가을 한정 마롱 글라세 커피와 콜롬비아 디카페인 커피를 먹었습니다. 마롱 커피는 스벅보다 낫다는 동행의 평. 그리고 맛 괜찮은 디카페인 커피는...언제나 고맙죠 ㅠㅠ

저녁 잘 먹고 돌아갑니다. 동대구의 추억이 방울방울은 아니고 스멀스멀 올라오네여. 술 마시고 싶어졌어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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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 번씩 만나서 미식을 즐기는 모임이 있는데요, 장소는 매번 바뀝니다만 제 입장에서는 한 시간 정도 걸리는 부산 구도심/영도/수영 요런 데서 자주 잡힙니다. 하긴 코로나 재택 수업 때문에 매번 폐업/임대가 내걸리는 대학가인 즤 동네에 뭐 먹으라고 오기도 민망합니다(세상에 이런 날이 오리라고는;) 어쨌거나 이번에도 가는데 한 시간 소요 시간은 기대하고 있었는데, 서면 전포동쪽에서 모임이 잡혔습니다. 30분 내로 갈 수 있다는 얘기죠, 신나신나.

 

전포동쪽에서도 1호선 부전역이 좀 가깝습니다. 저는 지하철이 편한지라 2번 출구에서 내려서 대략 6~7분 큰 길로 걷다가 골목길로 들어왔더니 바로 보입니다. 근데 문이 아주아주 심플한, 손잡이도 없는 철문이라 이거 자동문인가 하고 잠시 망설이다가 밀고 들어갔더니...됩니다.

와인 냉장고가 본격적입니다. 와인 잔이 좀 비싸보이고 마음에 들어서 하우스 와인 한 잔 마실까 하다가 요즘이 절주 기간이라 참았음;

전 이렇게 좀 인정머리 없는 간결 깔끔한 모더니즘 인테리어를 좋아합니다.

메뉴판 1.

메뉴판 2.

메뉴판 3. 오늘 쌀이 떨어져서(...) 리조또 빼고 다 됩니다. 멤버가 다 착석하자 차분차분 친절하게 주요 메뉴 설명을 해 주시는 게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루꼴라와 밤꿀을 곁들인 구운 알감자 요리(8,000원) 소금과 페퍼론치노 고추를 적당히 잘 써서 입에 착착 붙고 따끈한 것이 마음에 아주 들었습니다. 그나저나 전 루꼴라를 볼 때마다 폰 쇤부르크씨가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에서 '그냥 라우케라고 할 땐 흔하고 쌌던 풀이 루꼴라라고 하자 비싸지고 그럴싸해졌다'라고 투덜거리던 게 생각납니다. 그래 라우케는 왠지 좀 없어보여;; 독어 혐오는 아니고 어쨌든요(먼산)

스페셜 메뉴에 있던 시칠리아 스타일의 페스토와 새우, 딸리아뗄레(23,000원) 딸리아뗄레는 생면 파스타인데 소화가 잘 돼서 제가 아주 좋아합니다. 나이가 드니 뭐 위고 장이고 제대로 돌아가는 게 없...에구에구. 보시다시피 곱게 다져진 새우살이 아주 청순하고 파의 향과 잘 어울립니다.

오리 라구 파르파델레(23,000원) 제 기준 오늘의 베스트. 질기지 않게 다진 오리고기는 향신료에 잡내가 나지 않고 부드러워서 마음에 들었던 데다 파르파델레 면을 처음 먹어봤는데 펜네보다 더 넓적하면서도 두툼하지 않게 생각보다 얇고 야들야들한 거이. 입을 넘어갈 때 아주 매끄러운 감촉을 선사합니다. 오감이 다 쓰이는 기분. 그리고 다른 데서 쉽게 먹어보지 못한 맛이라 접시가 비워져 갈 때 매우 아쉽더군요.

 

분위기와 위생, 친절한 접객, 정성들인 요리에 비해 가격은 부담스럽지 않아 재방문 의사가 충분히 있습니다. 화, 수 쉰다고 하더군요. 다음엔 다른 파스타를 먹어봐야겠어요.

 

이렇게 먹고 인근의 매우 잘 나가는 베이커리 '희와제과'에서 빵을 산 다음...역시나 전포동의 에프엠커피에 가서 커피를 마셨습니다.

역시나 제가 좋아하는 인정머리 없는 인테리어.

2층 객장은 묘하게 비현실적인 느낌이었습니다. 프랜차이즈 아닌 데 치고는 의외로 디카페인 커피도 있고, 맛도 괜찮았는데 냉방을 너무 세게 틀어서;;; 제가 춥다고 느낄 정도면 말 다 했죠 뭐;;;(저는 딴 사람들 보기엔 뭐 저렇게 겨울에 얇게 입고 다니냐 할 정도로 몸에 열이 많아서 냉방 러버;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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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온천천 카페거리에 브런치를 먹으러 갔었죠. 그때 같이 갔던 지인과 해운대에 브런치를 먹으러 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약속에 굉장히 성실한 저는(...) 해운대에서 쓸 만한 브런치 집을 찾아내어 오늘 같이 갔습니다.

외지인들이 아는 해운대는 행정동으로 '우동'입니다. 그리고 조금 동쪽에 '중동'이 있고 더 동쪽에 '좌동'이 있습니다. 이쪽이 해운대에서도 약간 구시가지에 속합니다. 그건 그렇고 左는 왼쪽인데 왜 서쪽이 아니고 동쪽에 있냐면... 우수영이 전라도에 있고 좌수영이 경상도에 있는 것과 비슷한 원리로 추측됩니다. 나랏님이 계신 한양 기준에서 아랫동네를 내려다보면 그렇거든요. 뭐 꼭 이런 분들이 서양 기준에서 far east로 대상화되면 그건 못 참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오늘 얘기하려던 건 그런 게 아니고;;;

...어쨌거나 해운대구 좌동, 부산지하철 2호선의 남동쪽 종점 장산역 11번 출구에서 대략 도보 2~3분 거리에 있는 카페 루시입니다. 대략 11시 반쯤에 도착했는데 이미 자리가 거의 다 차 있었어요. 조금만 더 늦었으면 기다려야 했을 뻔;

브런치 메뉴판은 이러합니다.

디저트 메뉴판은 이러합니다. 브런치를 보고 먹을 걸 대략 골라놨는데 스콘 세트가 너무 제대로라 이것도 먹고 싶어져서 정신이 혼미해졌습니다. 나이가 들면 위장은 작아지고 욕심은 커집니다.

그러나 이성의 힘으로 스콘세트를 누르고 시킨 리코타 치즈 샐러드+따뜻한 아메리카노+마늘빵(14,800원) 수제 리코타 치즈는 신선했으며 양이 듬뿍듬뿍이라 맘에 들었습니다.

리코타 치즈 샐러드를 먹고 있던 도중 두둥하고 나타난 마늘빵. 크기도 크기지만 마늘과 버터를 어찌나 아끼지 않고 발라댔던지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았습니다. 바삭바삭 잘 구워져서 입 천장 까지는 게 좀 힘들긴 했지만 맛은 있었음.

프렌치 토스트+아이스 아메리카노(16,300원) 내가 만들 땐 양심상 슈가 파우더에 버터를 이렇게 때려붓지 못하는데 남이 이렇게 해 주니 참 좋네여...

한 상 그득 차려서 노나 먹었습니다. 그리고 이 사진들을 인스타에 올려서 소정 해시태그를 더하면 마카롱 하나를 공짜로 준대서 자낳괴에다 마카롱에 환장한 저는 기꺼이 개인 sns를 팔았음. 어차피 인스타 가입도 공짜 커피 얻으려고 했는데요 뭐;

그리고 얻은+산 크림 브륄레 마카롱(개당 2,400원) 찬 진열장에서 꺼낸지 얼마 되지 않아 꼬끄와 필링이 좀 딱딱하긴 했지만 맛있었습니다. 하긴 상온에 적당히 놔뒀으면 안 딱딱했겠죠 그걸 또 받자마자 먹어댔으니;

총평하자면 즤 집에서 대중교통으로 딱 한 시간이라+평소에 잘 안 가던 좌동 쪽이라 마음의 벽이 좀 있어서 그렇지 아주 괜찮은 브런치집입니다. 다음엔 감바스도 먹어봤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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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에 약속이 있어서 인천 차이나타운에 갔다왔습니다. 출발지인 김해공항과 도착지인 김포공항 둘 다 추석 연휴라 역대급으로 혼잡하더군요. 이럴 땐 약속을 지켜주는 지하철을 이용해 봅시다. 인천공항철도->인천 1호선->수도권 1호선 종점 인천역에 내리면 차이나타운이 바로 길 건너편에 있고 목적지인 태화원은 5분 정도 도보 거리에 있습니다.

역시나 연휴라 태화원에는 사람이 매우 많더군요. 룸 예약을 해낸 지인이 존경스러워졌습니다. 그리고 체온 체크와 qr코드를 매우 시크하게 받는 걸 보고 나서 "음... 여기는 사람이 많이 몰리는 집이구나;;:"하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손님을 너무너무 많이 봐서 물릴 때 나오는 그 시크한 태도 있잖습니까;

여튼 룸은 훌륭했습니다. 아니 솔직히 여섯명이 있기엔 좀 차고 넘치더군요.

중식 요리점인 걸 감안해도 주문부터 서빙까지 대단히 빠릅니다. 전 대략 10분쯤 늦었는데(망할 수도권 1호선;;;) 이미 정각에 시킨 양장피와 찹쌀탕수육은 반이 비었어요. 아 이 경우엔 빨리 나오고+빨리 먹었다고 해야겠군요.

양장피는 무난무난한 맛입니다.

일행의 혹평을 받은 찹쌀탕수육. 전 며칠 전에 즤 동네에서 역대급 괴악한 고무타이어 찹쌀탕수육에 데여서 "으음? 그렇게까진 나쁘지 않은뎅?"이런 반응. 상대적 올려치기란 이런 것일까요.

딴 얘긴데 제가 홍대 주차장 거리 쪽에서 살 무렵, 모친께서 저 보러 상경하셨다가 그 동네에서 인생 찹쌀 탕수육을 드시곤 요즘도 가끔 그 집 얘깉 하십니다. 하아 그러게요 모친, 그 집 홍대 젠트리피케이션에 튕겨나가서 어디 갔는지 저도 참 안타까워요... 거기 바지락 짬뽕이 해장할 땐 진짜 좋았는데.

일행이 저보고 시켜보래서 뭐 삼겹살 요리가 중간은 가겠지 하고 시킨 삼겹살찜. 예상대로 소소히 흥했습니다. 특히 고기찜 양념이 듬뿍 배인 청경채가 맛있었어요.

이것이 메타 삼겹살찜.

그리고 일행이 가지가 든 요리 없나요 물어보자 서버 분이 ?? 하는 표정으로 사라지셨다가(주문을 받을 줄은 아시는데 질문을 받으면 당황하는 분이셨음) 요건 된다고 해서 시킨 가지새우튀김. 별 기대없이 시킨 이 요리가 이 집에서 제일 훌륭했습니다. 역시 중식 가지튀김은 진리입니다. 뜨겁고 기름을 적당히 듬뿍 머금어서 바삭바삭한 맛. 탱탱한 새우살과의 조화도 뛰어났어요.

이쯤 되자 "왜 이 요리가 제일 맛있는가"에 대한 토론이 있었는데요... 제가 보기엔 가지튀김 다루는 솜씨로 봐서 기본 이상은 하는 곳입니다. 다만 추석 관광객들 몰려오는 대목에 주요 요리를 거의 다 대량으로 만들었다가 데워&튀겨내서 맛이 떨어지고, 메뉴판에 없어서 주문받고 새로 만든 가지 새우 튀김은 맛있는게 아닐까나요.

짬뽕은 제가 맵찔이라 못 먹었는데 나쁘지 않다는 평. 유니짜장은 꽤 맛있었습니다.

이렇게 여섯명이서 먹고 마시고(연태고량과 칭따오 좀 마셨습니다;) 인당 3만원 중반대 나왔습니다. 술 제외한 순수 요리로는 2만원 후반대겠군요.

부른 배를 진정시키고자 차이나타운을 누볐습니다. 인천 차이나타운은 어언 16년만에 다시 오는군요.그때도 잘 먹었었죠. 인걸은 어디가도 먹거리는 남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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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점심에 지인을 온천천 카페거리에서 만나려고 약속을 잡을 때만 해도 이 집을 염두에 둔 건 아니었습니다. 디저트 전문점으로 이름이 높은 곳에서 만나자고 약속해두고, 블로그 포스팅할 때 올릴 짤까지 다 생각해뒀는데!!!(쓸데없는 데서 용의주도한 여자) 그 집 정기 휴일이 수요일이지 뭡니까; 그래서 그 근처에 브런치 집으로 잘 나가는 데로 선회했는데 거긴 또 내부 수리중;;; 아하하 다 필요없어 멀쩡해 보이는 데 들어가자 하고 들어온 데가 여깁니다.

가게 내부. 멀쩡해 보이죠? 창가 자리를 원했지만 예약이 잡혀서 안쪽으로 앉았습니다. 안쪽도 괜찮더군요.

이건 오디오가 그럴싸해 보여서 한 컷.

공작새와 두더지는 무슨 관계인 걸까요...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두더지 피자(전 메뉴판 제일 윗줄에 있는 시그니처 메뉴를 무척 좋아합니다)와 두더지 크림 파스타를 시켰습니다. 

두더지 피자(15,000원). 그냥 씬 피자에 방울토마토와 치즈, 올리브 오일 정도가 올라간 아주 심플한 피자인데 무척 특이하고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양이 적어보이는 것에 비해 무척 배가 찹니다. 여기 올라간 치즈가 묘하게 시큼상큼한 사워크림 맛이 나는데 독특하고 입에 착착 붙었어요.

요건 두더지 크림 파스타(17,000원) 투움바 파스타 스타일의 새우 크림 파스타라더니 정말로 그러합니다. 맛있는데 설명 그대로의 맛.

이렇게 먹고 카페로 옮겼습니다.

러셀 커피. 커피 전문점이라 뭐 신기한 게 많이 보이더군요. 사이폰으로 커피 내리는 것도 구경함.

안이 묘하게 아늑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초코가 무진장 많이 들어가 있던 크루아상. 이미 점심이라 저는 과일 티 종류를 먹었는데 티백이 오설록이라 음 이왕이면 비싼 게 좋지...하고 잘 마셨습니다. 동행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셨는데 무척 진하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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