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친구와 브런치를 먹으러 모 유명 브런치 카페에 가려고 했는데 혹시나 하고 전화를 걸었더니 기계가 고장나서 오늘 급 영업을 안 한다고 했습니다. 요즘 인스타 중심 영업을 하는 가게들이 그렇듯이 인스타에 공지 한 장만 달랑 내걸어서 헛걸음할 뻔. 대안으로 찾아본 모 가게도 또 수리 때문에 급 문을 닫아서 이래서 신뢰와 안정성의 대기업 프랜차이즈를 가는 것인가 중얼중얼. 요즘 시국에 개인 사업자가 얼마나 불안정한지는 알고 있지만 저는 그저 배가 고픈 소비자일 뿐입니다.

그래서 친구가 대안 2로 찾은 모해나 키친. 해운대점이 제법 잘 나간다고 합니다.

포스팅 미리보기를 위해 선공개하는 오늘의 에이스, 콥 샐러드(13,000원) 그냥 샐러드 치고는 이 고장 시세에 좀 센 편이네 했는데 메인 디시가 되기에 차고 넘쳤습니다. 싱싱한 채소에 맛깔스런 소스, 간장 양념이 잘 밴 닭다리살까지 매우 좋았습니다. 이 가게에서 하나를 먹어야 한다면 단연 이걸로.

또박또박 이쁘게 손글씨로 적은 메뉴판. 잘 모르면 가게 이름 내걸은 시그니처나 윗줄, 혹은 첫 페이지가 제일 자신이 있을 터이니 그걸 시키면 본전은 건진다는 게 제 신조입니다.

그래서 역시 첫 장에 있는 걸로 시킨 버섯 치킨 크림 파스타(15,000원) 은근 매콤하긴 한데 입맛을 해칠 정도가 아니라 맘에 들었습니다.

아, 그리고 음료수로 애플 주스와 클라우드를 시켰는데 그걸로 별로 마진 남길 생각을 안 해 보여서 좋았습니다...만, 커피가 없어서... 오늘 커피 한 잔 마실 여력을 아침부터 아껴놨다가 여기 써먹으려고 드릉드릉했던 저는 커피가 매우 마시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디저트와 커피 마시려고 찾아간 칙투칙. 이름이 기억이 안나서 잠깐 애를 먹었습니다. 이름은 그저 애플처럼 윗줄에 있고 기억하기 쉬운 게 좋습니다.

2층짜리 주택을 개조한 카페입니다.

디저트 가짓수는 많지 않은 편인데 하나하나 먹고 싶게 만들었습니다.

영국식 플로리스트인 언니와 영국식 파티셰인 동생이 만든 곳이라 2층에서는 꽃꽂이 특강도 한다고 하더라구요.

정원이 참으로 이쁩니다. 늦가을 햇살을 받으며 차를 기울이기 좋은 곳이에요.

딸기 마스카포네(8천원) 진하고 달지 않은 크림에 상큼하고 싱싱한 딸기의 조화가 아름답습니다.

가을이라 시켜 본 단호박 에클레어(6,500원) 단호박을 별로 안 좋아하는 친구도 먹어 보고 호평이었습니다.

디저트와 분위기가 워낙 맘에 들어서 다시 가고 싶은데 겨울은 야외 자리를 어떻게 운영하려나요. 아참 오래간만에 아가씨 느낌의 예쁘장한 베이커리를 보니까 20여년 전에 스벅 치즈 케익을 처음 먹었을 때가 생각나네요. 당시 한남 선배들이 그 돈이면 돼지국밥이 한 그릇인데 부들부들 하면서 자기 돈도 아닌데 분개했었어요. 그러고 보면 1 케이크 조각=1국밥은 대체로 비슷하게 형성된 거 같습니다 ㅋ

-뭔 소린지 모르게 끝-

728x90

며칠 격조했습니다. 좀 바빴어요. 근황 업데이트를 하려고 했는데 그 근황이 또 어그러져서(홀홀홀) 뭐 암튼 일교차가 심해진 환절기에 롤코를 타는 컨디션을 적당히 달래가면서 별일 없이 잘 살고 있습니다.(저의 '별일 없다'의 기준은 좀...넉넉합니다;;;)

 

어쨌거나 지난 주에 부모님 모시고 '제 불찰로 재난지원금 못 받아서 죄송합니다 저녁 2회차'(좀 길게 늘여 말하자면, 제가 간접투자한 사모펀드 배당을 받느라 2020년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되어버렸고, 그래서 가을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된 것까지는 괜찮은데 저랑 같은 건강보험 가구로 묶여있는 부모님까지 못 받게 되어버렸습니다. 10월달에 한우집 가서 제 불찰로 웅앵 죄송합니다 1차를 샀었고, 이번이 2차입니다. 대략 3차로 마무리 지을까 합니다.)를 사러 갔습니다. 원래는 가성비 좋기로 소문난 스시집 오마카세를 먹으러 갈까 했는데 부모님께선 다양하게 먹을 수 있는 걸 좋아하셔서 회, 해물 전문점으로 정했습니다.

 

그러나 제 불찰인 것도 죄송한데 부모님 앞에서 나오는 요리마다 찰칵거리기도 그렇잖아요? 따라서 대박급인 요리가 줄줄이 나올 때마다 그저 우와우와하면서 입으로만 열심히 넣었습니다. 그리고 전 여기 자주 가서 그 전에 찍어놓은 사진은 많습니다.

 

처음 나오는 생선튀김, 일식 계란말이, 오리엔탈 드레싱 넣은 양상추 샐러드.

아게다시도후. 전 녹말물도 좋아하고 튀긴 두부 참 좋아해서 이거 오면 참 좋아라하고 먹습니다.

냉모밀. 여기까진 평범합니다.

요거는 2019년 가을에 내온 3만 5천원짜리 방어회 정식(2인분). 훈늉합니다.

이건 2020년 초에 갔을 때 내온 선어회정식(인당 3만원, 2인). 

여기부터 2021년 11월 부모님 동반 모임과 차이는 급속도로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3년간 꾸준히 드나들면서 사장님께 얼굴도 팔아왔고 또 제 종특상 음식과 재료에 자부심 있는 사장님께 리액션이 쩔기 때문에(딱히 아첨해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존경해서 ㅎ) 전 제가 나름 중간치기로 이쁨을 받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십여년간 이곳을 꾸준히 드나들면서 내공을 쌓아온 즤 아부지가 오니 비장의 특수 어종+제일 좋은 부위가 줄줄이 나오더라구요. 맛과 때깔 자체가 몇길 위였어요.

 

그래서 말인데요... 왜 굳이 회/해물 혹은 일식집이라고 통칭되는 곳이 단골과/단골 아닌 사람 사이의 차이가 쩌는 걸까요. 전 그게 생선의 특성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생선이란 게 대체로 클 수록 맛이 좋고 해서 마리 단위로 소진해야 하는 양이 꽤 많은데요, 한 마리 잡을 때마다 그걸 손님한테 배분할 때 주인장의 주관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 거 같아요. 아무래도 기름기 많이 돌고 고급 부위는 최애 손님에게 줄 수 밖에 없죠.

생선 커틀릿. 이것도 튀김 기술은 비슷했습니다만 어종과 크기와 맛이 달랐습니다.

어...병어였던 거 같습니다. 병어 참 맛있죠. 그 때도 참 좋아라하고 먹었는데, 2021년 11월에 갔을 땐 엄청나게 커다랗고 통통하게 살이 퍼들퍼들 윤기가 흐르는 청어가 나왔습니다. 맨날 일식집에서 말라빠진 과메기후보생-_- 청어만 보다가 이건 마치 쥬비스 전의 정으니와 후의 정으니 차이같은...(후략)

생선조림은 음식점의 솜씨를 볼 수 있는 좋은 측정계입니다. 여기는 참 잘 해요,

...이것도 괜찮았는데 2021년 11월은...(후략)

그리고 스시가 여섯 점 나온 후, 지리로 마무리. 이건 비슷했습니다(활짝)

생각해 보면 지리는 남은 서더리와 뼈로 만드는 거라 그리 차이가 나진 않죠. 저 이 집 지리 참 좋아합니다. 전 국물은 취급 거의 안 하는 사람인데 이 집 지리는 거의 다 비우는 편.

 

그리고 '난 최애가 되긴 글렀어...'라는 자괴감을 가지고 카드를 긁으러 갔는데 더 나아진 점이 또 있었습니다. 알바 총각이 더 잘생기고 싹싹하더라구요. 조만간 다시 가 봐야겠습니다.

 

728x90

지난 주 금요일에 지인과 함께 영도에 갈 일이 있었습니다. 뭐 먹을 만한 데 없나 하고 찾아보다가 꽤나 음식에 대한 평이 훌륭한(그러나 교통이 좀 힘들다는 평도 플러스) 이태리 음식점 하나를 찾았습니다.

열한시 반에 문을 연다길래 그때 맞춰서 움직였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싶어서 전화로 예약을 하였습니다. 이건 그날 제일 잘한 일이 됩니다.

영도 안쪽에는 지하철이 들어가지 않으므로 대략 1호선 남포동역에서 내려서 영도 다리 앞에서 버스로 환승하면 됩니다. 일반 버스는 꽤 있긴 한데 내려서 목적지까지 고바위를 8분간 오르락내리락 해야 하는 애로가 있습니다. 영도 5번 마을버스는 자주 오지 않으며 갈 때까지 롤러코스터를 타지만 목적지 30초 앞에 내려 줍니다.

그라치에가 위치한 곳은 동행이 '이런 데도 레스토랑이 있어?'할 만큼 주택가입니다. 그런데 잘 찾아보면 슬금슬금 힙한 집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 때가 좋죠...

정확하게 열한시 반에 문을 열었습니다. 저희는 리코타 치즈 샐러드와 감자 뇨끼, 그리고 통오징어 먹물 리조또를 시켰습니다.

좀 예스러운 예약석 표지판.

있는 힘껏 다른 사람들 얼굴을 피해 찍은 레스토랑 전경. 좁다고 해서 정말 한 칸짜리 레스토랑인줄 알았는데 그렇게까지 좁진 않습니다. 다만 여기 수용 가능 인원에 비해 사람들이 너무 찾아올 뿐. 이미 열한시 반에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예약석으로 다 찼으며 계속계속 사람들은 바깥에 찾아와서 대기 줄이 쩔어줍니다.

아, 바깥 뷰는 평범한 편입니다. 창쪽 자리에서 열심히 목을 꺾거나 밖에 나가면 바다가 보입니다.

식전빵으로 치아바타 조각에 리코타 치즈와 선 드라이드 토마토를 얹어서 냈고, 웰컴 드링크로 케일 사과 주스가 있습니다. 전 식전빵 많으면 이거 다 먹어야 하나 가끔 혼돈이 오는데 이 정도로 입맛 돋구는 게 딱 좋은 거 같습니다. 선드라이드 토마토와 리코타 치즈, 빵과의 조화도 아주 훌륭했구요.

조리를 빨리 하는 편이라 한꺼번에 샐러드 하나와 메인 두 개가 나왔습니다. 리코타 치즈 샐러드는 아까 먹은 식전빵의 확대 버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신선한 야채와 리코타 치즈, 선드라이드 토마토가 있구요...중요한 건 소스인데, 이 소스가 발사믹도 아니고 오리엔탈도 아니고...(대충 검은 소스 묘사할 밑천이 떨어짐) 여튼 달콤짭짤하고 입에 착착 붙는데 엄청 땡기는 소스였습니다. 역시 서양 음식은 소스, 그것이 서양 요리니까(대충 펀쿨섹 고개 끄덕짤)

요것은 감자 뇨끼, 아래 크림소스에 버섯과 잘게 썬 시금치가 들어갔습니다. 이 집에서 이게 유명하다더니 이유를 알겠습니다. 감자가 바삭하게 잘 구워져 있고 아래 크림소스가 무지무지 농후해요. 먹다가 약간 음? 좀 헤비하다 싶으면 샐러드 먹어주면 되고, 그러다가 뇨끼 다시 먹고 그렇게 무한 루프.

통오징어가 올라간 먹물 리조또. 이건 좀 맵다길래 맵찔이 둘은 '아주 안 맵게!'를 외쳤습니다만 이게 그... 매움이라는 게 기본 향신료에 들어가는 은은한 매움 있잖아요...그건 좀 있습디다. 통오징어의 불향과 먹물이 잘 어우러졌습니다. 양도 무진장 많음.

먹다 보니 여기가 왜 인기 가게인지 잘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영도는 멀죠...

먹고 나서 영도의 흰여울 마을로 가서 산책을 하였습니다.

586이 새벽에 단카방이나 밴드에 올릴 만한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좋은 하루 되세요'짤에 어울리게 생겼습니다.

영도 흰여울마을은 그 동안 유명세를 더 쌓아서 관광객이 더 늘어나 있었습니다. 근데 담이 없고 바로 집 문이나 창 앞에 관광객들이 지나다니며 문을 열어보거나 힐끔거리는 게 썩 좋지만은 않겠더라구요(...하면서도 돌아다니긴 했음)

지난번에도 갔던 북 카페 '손목서가'에 가서 에이드와 디카페인 커피 한 잔. 여기 디카페인은 그냥 커피만큼 맛있습니다.

물은 잔잔하고, 커피는 맛있고, 가을 한낮의 햇볕은 따사롭고... 부른 배를 끌어안고 끄덕끄덕 졸면서 물멍하기 딱 좋습니다.

-끝-

728x90

서울 10월 15일~18일 유람기를 골수까지 쪽쪽 빨아먹고 있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10월 18일 월요일 점심에 들렀던 여의도역 이자카야 진가와 얘기를 해 보죠.

진가와는 여의도역 3번 출구에서 대략 3~4분 걸어가면 있는 먹부림 건물... 아니 씨티플라자 3층에 있습니다. 이 빌딩은 죄다 식당만 들어와 있는데 다 평타 이상은 합니다. 전 지난번에 2층 용호낙지 갔었는데 괜찮았음요.

여의도에 살거나 일하는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구분하는 권역상 동여의도에 속해 있어요. 여의도 공원을 기점으로 해서 국회와 각종 공공기관 등이 있는 곳이 서여의도(아니..그냥 하동관 여의도점 있는 쪽이라고 설명하는 게 나을지도), 각종 증권가와 kbs 별관 등이 있는 쪽이 동여의도입니다. 권역별로 직종이 다르다 보니 점심 시간대도 다른데, 진가와는 증권가 있는 동여의도에 있어서 11시 30분부터 붐빕니다. 예약도 며칠 전에 해야 하지만 것도 11시 40분 넘어가면 예약을 안 받아줘서 서여의도 있는 사람은 좀 일찍 나와야 하죠. 저야 백수니 좀 일찍 출발하면 될 일이고, 나머지 분들은 사회적 지위가 있는 분들이라(...) 괜찮았음.

3층을 통째로 쓸 만큼 넓고 깔끔한 공간이었습니다. 이자카야답게 방이 많았는데요, 저희는 대충 봐도 8인석은 될만큼 부담스럽게 넓은 공간이라 좋긴 했습니다. 뭐 이것도 코로나 여파고 위드 코로나 되면 방 크기에 맞게 밀어넣어질듯 합니다.

사람은 새로운 문물을 만나면 자기가 익숙한 것과 본능적으로 비교하기 마련인데요, 서여의도에 '천상'이라고 비슷한 컨셉의 널찍한 이자카야가 있습니다. 실은 이태원->저 살던 홍대 주차장쪽->서여의도 이렇게 흘러들어온 거긴 합니다만. 낮에는 대체로 1인당 만원 초반~2만원 덮밥/면류 정식을 팔고 밤에는 안주류를 팔면서 되어 가격이 좀 세집니다. 그렇다보니 비교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모임 좌장은 두 집 다 점심/저녁대에 수 차례 가봤는데 '천상보다 한 수 위'라고 평하였습니다. 저는 점심만 먹고, 점심 주력 메뉴가 조금씩 달라서 뭐라고 말하기 힘들었습니다. 진가와는 점심 정식에서 일본 소면과 우동이 메인이고, 천상은 덮밥 종류가 메인이거든요.

진가와 우동은 만원 초반대였는데 꽤 맛있었습니다. 모든 면을 일본에서 공수해 온다는 건 몇 년전부터 그닥 자랑은 아니게 되었지만(...) 얇고 매끈매끈, 탄력있는 면발이 매우 매력있었어요. 이나니와 우동쪽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은 우동 주류가 좀 더 면발이 두꺼운 사누키라서 이런 중면에 가까울만큼 얇은 우동 면발이 잘 먹힐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리고 천상과의 일대 일 비교를 위해 고등어 초밥을 시켰는데 그건 점심에는 안 팔아서(나 이제 집에 내려가야 된단 말입니다 흑흑;) 치킨 가라아게와 후토마키를 시켰는데 둘 다 괜찮았고 특히 후토마키가 맛있었습니다. 좀 아니다 싶은 집에 가면 '큰 김밥'처럼 그냥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여긴 잘 만들었더라고요. 그리고 치킨 가라아게가 나왔으니 당연한 얘깁니다만(...) 맥주도 한 잔 했습니다.

제 총평은 '저녁에 스키야키 정식 먹어보고 싶다'와 '구구회사 사람들은 접근성이 떨어져서(그들은 여의도 공원을 건너는 것은 대장정쯤으로 생각하는 마음의 벽이 있습니다) 자주 못 오겠네' 싶습니다. 여의도 중간계 있는 분들은 가시면 되겠어요.

아참, 서여의도 떠난지 한참 되었지만 천상 이자까야는 별 생각나지 않는데(아마 그곳에서 전 팀장과 식사를 여러번 해서 아닐까;) 가성비 때려박는 곳으로 그리운 곳은 있습니다. 국회의사당 건너편, 현대캐피탈 옆집으로 엘지에클라트 오피스텔 지하 1층에 간사이스타란 돈까스집이 있는데요, 앞에 나온 두 집과는 반대로 '점심에 일식 돈까스 파는 집이 저녁엔 술도 파네?'컨셉입니다. 따라서 가성비가 내려와 제 돈 내고 먹을 땐 참 좋았습니다. 물론 섬세한 요리로 가자면 앞의 두 집과 차이가 나겠습니다만;(근데 자기들이 잘 하는 튀김요리와 가벼운 곁들이 요리에 집중하고 어렵고 양 적은 건 안 했음) 별실도 있고, 과도한 사케 영업도 안 하고. 지금 검색해 보니 아직 살아있군요. 다행입니다.
(결국 의식의 흐름으로 가서 서여의도 추억팔이로 끝내는군요;)

728x90

지난주 수도권 3박4일 먹부림도 이제 끝을 향해 갑니다. 시간 순서가 엉망이군요. 근데 좀 이해를 해 주셔야 할 것이, 제 튼튼하고 가볍고 작아서 거의 모든 점에서 흡족한 제 갤S10e가 배터리는 정말 살살 녹거든요. 그래서 16일 토요일 산본 문화회관에서 이중섭 레플리카 전시회를 보고 나서(아, 전시회는 마음을 비우고 가서 좋았습니다. 전시회 다 보고 나서 이중섭 풍으로 은박지화 그리기 코스가 있었는데 숨은 고수들이 매우 많아서 보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이중섭 화풍이 원래 모사가 쉬운 건가;) 핸드폰 배터리가 다 되어 잠드셨어요. 그래서 친구가 당시 찍었던 사진을 받는데 좀 걸렸습니다.

산본 동네맛집 상무초밥은 1,4호선 금정역과 4호선 산본역 중간쯤에 있습니다. 아니다 산본역에 훨씬 가깝구나... 전 친구 집 올 때 종종 가서 이번에 몇번째인지 잘 모르겠어요. 추운데 새 집 뚫기는 귀찮고 기존 집은 으음? 싶을 때 생각않고 가면 기본 이상은 하는 집이라서 좋아해요.

https://kiel97.tistory.com/entry/%EC%83%81%EB%AC%B4%EC%B4%88%EB%B0%A5-%EC%82%B0%EB%B3%B8%EC%A0%90-%EB%9F%B0%EC%B9%98-%EC%BD%94%EC%8A%A4-%EB%8F%99%EB%84%A4-%EB%A7%9B%EC%A7%91

 

상무초밥 산본점 런치 코스-동네 맛집

그 전날에 곱창을 때려먹고 친구 집에서 닭껍질튀김으로 맥주 2차까지 달리고 어김없이 새벽에 잠을 깨서 커피와 아이스크림으로 해장하며 자숙의 시간을 보내고 나니 점심에는 멀쩡해져서 뭐

kiel97.tistory.com

첫번째 방문했을 때 후기. 이 때는 점심을 먹었네요.

이번엔 점심과 저녁의 중간대(요즘은 아예 이 시간대에 쉬는 집도 많죠)인 오후 네시에서 다섯시 반 사이에 가서 먹었습니다. 런치 코스와 구성은 같은데 네타가 좀 더 고급진 특모듬초밥세트(20,500원). 왜냐하면 이번 식사는 제 생일 기념이거든요.

아참... 제 생일은 8월입니다. 뭐 절친이래도 400km 가까이 떨어져서 살다 보면 두 달 있다 축하해주는 것도 매우 고맙지 않겠습니까.

맛보기 모밀과 자완무시, 그리고 밑반찬. 다 괜찮은데 참기름에 무친 묵은지가 초밥하고 참 어울립니다. 살짝 느끼한 듯 한데 초밥의 기름기와 어울려서 초밥이 계속 들어가게 하는 마성의 묵은지. 이번 점저에서 묵은지만 몇 번을 리필해서 먹었는지 모르겠어요.

얌전 무난한 초밥 열 피스.

가까이 보면 더 사랑스럽읍니다. 전복초밥이 그냥 구색맞추기 용이 아니라 선도도 좋고 치감이 환상적이라서 아주 좋아하면서 먹었습니다.

그리고 반주로 마시고 있던 복분자가 살짝 애매하게 남아서 시킨 돈까스(만원). 어린이용 메뉴로 생각하고 그냥 무난하기만 하면 다행이라고 생각. 깨끗한 기름에 튀겼는지 속에 부담이 없습니다. 그리고 김밥이 아니라 후토마키로 줘서 좋아라하면서 또 먹음.

 

점저라 애매한 시간대였는데 산본 사람들 다 본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포장 수요도 많고, 배달도 많고, 홀에서 먹는 사람도 많고... 그렇죠 찬 바람 날 땐 초밥이 생각나긴 합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