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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0일부터 7월 1일까지 하룻밤을 동행과 함께 힐튼호텔 이그제큐티브 룸에서 숙박했습니다. 이 호텔은 2017년/2019년/2021년 이렇게 세 번째입니다. 2019년 당시 숙박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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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 힐튼호텔 숙박기

부산에는 기장군이라는 행정구역이 있습니다. 광역시 밑에 왜 군이냐면 몇십년 전까지 양산시 소속이다가 대기...아니(만주족 드라마를 몇개 봤더니 신분세탁 개념인 代骑가 입에 배서) 편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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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 자세하게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라며, 이번은 좀 간략한 편입니다. 저는 그간 더 귀차니즘을 타고 호텔은 2년의 세월을 더 먹었고 F&B에 대한 불만은 조금 더 생겼습니다. 

지난번에도 그랬듯 이번에도 힐튼호텔 깜짝세일할 때, 3개월 전인가에 미리 예약했었습니다. 제세 다 합쳐서 바닷가 전망 이그제큐티브룸 가격이 382,800원이니 정가보다는 꽤 할인이 된 편이죠.

동행과 힐튼 호텔 도착을 대략 2시쯤 해서 9층에 있는 이그제큐티브 라운지로 직행했습니다. 공식 체크인 시간이 3시부터라서 좀 일찍 체크인이 되나 싶었는데 가능했습니다. 가능하면 바다가 잘 보이는 방으로 달라고 했더니 (객실 중에서 가장 고층인) 7층은 수리 중이고, (그 다음으로 높은) 6층은 연박 손님들이 쓰고 있어서 가능한 5층으로 배정받았어요. 7월 1일부터 성인 인피니티 풀이 개장이라 수리 소음이 좀 있는데, 소음이 제일 덜하고 뷰가 예쁜 곳으로 하다 보니 엘리베이터에서 멀어졌다...라는 자세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한적하고 전망만 좋다면 좀 걸어도 좋죠.

그리고 전망은 정말 괜찮았습니다. 개장 준비중인 성인 인피니티 풀, 그리고 오른쪽에 아련하게 보이는 건 모든 연령층 가능한 수영장.

기장 바닷가는 해운대보다 훨씬 깊고 푸른 바위해변입니다.

이그제큐티브 룸의 거실. 저번과 달라진 건 별로 없습니다.

트윈 베드룸. 나중에 자 보니 침대 상태는 꽤 괜찮았습니다.

욕실. 최근에 괴랄한 욕실을 한번 겪어봐서 그런가 정상적이고 넓은 욕실을 보니 참 반가웠습니다.

왼쪽은 화장실, 오른쪽은 샤워부스. 어메니티는 여전히 크랩트리 앤 에블린을 씁니다. 향이 참 시원하고 좋더라능.

베란다 상태. 의자가 아무렇게나 굴러도 괜찮을만큼 탄탄합니다. 당일 늦은 밤 술 마실 때 동행과 잘 썼습니다.

요건 5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조망하는 전경.

오후 세시부터 다섯시까지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티타임이길래 갔더니 티푸드가 매우 단촐했습니다. 예전보다 가짓수가 덜해진 느낌? 하나하나 상태는 평균 이상은 하더군요. 오늘의 베스트는 브라우니. 초콜릿이 아주 농축되어 들어가 있어서 꾸덕꾸덕 달달하니 일시적 저혈당 증세 해소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제 커피는 고만 먹어야 할 시간대라 티백 차를 마셨는데 괜찮았어요.

간소하게 차를 마시고 동행과 인근에 있는 해동 용궁사를 보러 갔습니다. 대체로 외부에 알려져 있기로는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찰' 또는 '바닷가 위에 바로 자리잡은 절'인데요, 제가 미는 이 절의 셀링 포인트 두 가지는 '상업주의의 끝판왕'입니다. 절 초입에 십이지신상이 있는데요, 예전에는 그 해에 삼재인 띠 밑에는 시뻘겋게 한자로 '삼재'라고 짱 크게 써놓고 각각의 불전함에 보시를 하도록 유도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삼재 표시도 불전함도 자국만 남고 사라졌습니다. 이제 삼재 여부는 어디 가서 아나...

저와 약간의 이해관계가 있는 띠라 찍어보았읍니다.

절 정식 문은 요렇습니다.

득남불이 대개 그러하듯이 배 부분만 시커멓게 손때가 묻었습니다.

요건 측면에서 찍은 용궁사 풀샷.

현재 '코로나 예방불공 백일기도' '수능 백일기도' 및 '백중 맞이 조상천도 50일 기도' 절찬 진행중인 기도 맛집입니다.

남방 불교스러운 면이 꽤 있는 절입니다.

바다가 참으로 호쾌하게 잘 보입니다. 왼쪽에 아련하게 보이는 건 부산 힐튼호텔. 

다시 걸어서 해물짜장 하나 먹고 호텔에 돌아왔습니다.

호텔의 바닷쪽 전면부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인피니티 풀 성업중.

이 구도는 19년도에도 찍어봤는데 그때보다 좀 더 흐리군요.

여전히 책 선택과 전시 센스가 발군인 이터널 져니.

그리고 저는 어느 순간부터 수평과 수직, 그리고 대칭해서 사진을 찍는 능력 부문에서 망하게 된 듯 합니다. 여러번 찍어봤는데 잘 안 되네요. 뭐, 포기해야져.

이터널 져니 돌아다니다가 이미 13,000걸음 넘김을 알고 잠시 방에 돌아가 퍼져 있었습니다. 정신을 차려 보니 일곱시. 이제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이용시간은 한 시간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동행과 부랴부랴 갔는데요...

음...망....

음식이 망했어요...가짓수는 딱히 많지 않던 예전보다 더 줄어들었고, 하나하나의 퀄리티도 한 입씩 먹기 힘들만큼 떨어집니다. 

유산슬이 제일 먹을만했다면 말 다 했죠. 고기류가 제일 아쉬웠는데, 튼실한 찹스테이크라도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아쉽지는 않았을 겁니다. 양고기카레볶음밥이 육고기의 유일한 흔적.(그렇다고 생선이 있었냐면 그것도 아니고;;;) 한 시간 동안 화이트와인 한 잔, 발렌타인으로 만든 하이볼 두 잔을 마시고 나왔는데 그다지 아쉽지도 않았습니다-_- 2년전에도 F&B부문에 아쉬움이 꽤 있었는데 퀄리티가 더 떨어질 수도 있는 거였군요; 아, 무료 무제한 제공되는 와인은 선택을 잘 한 것 같아요. 그것 말고는 그다지;

G층 바깥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맥주를 더 사다가 룸 발코니에서 이런 야경을 보며 한잔했습니다. 고요한 바깥에서 철썩거리는 밤바다 파도소리를 들으며 마시는 술은 참 좋았는데요... 제가 10개월 넘는 동안 술을 끊었더니 알콜 쓰레기가 거의 다 돼서 맥주 한 캔으로 마무리.

저는 요즘 새벽 5시 17분이면 눈을 뜨는 병에 걸렸습니다. 이번에는 조금 더 일찍, 5시 10분에 일어났는데요, 어제보다 조금 더 흐려서 일출은 보는 둥 마는 둥 하고 다시 잠을 청했습니다.

역시 먹을 것 없었던 조식. 에그 프리타타가 프리타타 본연의 맛인지는 좀 의문이 가지만, 그나마 제일 나았습니다.

이걸로 조식은 끝.

원래 7월 1일부터 개장한다는 인피니티 풀에 들어가려고 수영복을 가져왔는데요, 하도 많이 봐서 그런가 밖에 있어도 이미 들어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귀찮아져서 가지 않았습니다(음?) 침대에서 동행과 오전 열한시까지 빈둥거리다가 구내 전화로 비대면 체크아웃을 하고 나왔습니다.

 

먹을 것에 대해 꽤나 투덜거렸는데요, 그간 제 글들을 봐서 아시겠지만 저는 엔간하면 군소리없이 안 남기고 잘 먹는 편입니다. 제가 먹을 것 없다고 할 정도면 참 어지간한 거죠. 그런데 스탠다드 룸 정상가가 50만원대인 호텔이 이그제큐티브 라운지에서 제공하는 음식이 2년만에 이렇게 퇴보한 거면 음...글쎄요, 전 비즈니스 호텔 조식으로도 더 괜찮은 거 여러번 먹어봤습니다.

접객 태도나 위생 면에서는 그리 입을 대고 싶은 점은 없습니다. 아, 4년밖에 안 되는 비교적 젊은 호텔인데 목재가 살짝 부스러지거나 세면대가 조금씩 바래가는 게 눈에 띄더라구요. 리모델링하기엔 한참 멀었습니다만 미세 보수가 좀 아쉬웠습니다.

-투숙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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