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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23일 오후 6시에 서강대 메리홀에서 진행한 크레즐 팬미팅 초회 다녀왔습니다. 이번이 치타 컴퍼니로 소속사 생기고 첫 행사군요. 

얘가 수평을 못 잡는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못 잡나 할 건데 넵 옆에 머글 동행도 모시고 있어서 대충대충 찍었다능.

작고 소듕한 메리홀. 단차 짱.
크레즐 팬미 1회차:
아 올해 웃을 거 다 웃은 듯
렛잇스노우-토크-황진이-영상-규형 솔로-진호 성악-화개 리버-페이쓰-토크-꼬레
앵콜 킬디스럽-나하나 꽃피어

프리뷰: 크레즐 팬미 동행 머글 평
쿼르텟의 매력이 돋보였다 오래간만에 생음악 즐감함
리더분이 막힐 때마다 지노 봐서 터졌음
지노 조곤조곤 팩폭 너무 웃겼음
언니네 걔(ㅇㅇ 국악이) 무용했다더니 태나 몸짓이 남다르고 본새남
막내가 순딩하니 몰이당하는데 귀여움
그리고 메이저 커플이 메이저인 이유가 있다(...)

오프닝은 렛잇스노우로 했구요 여러분도 알고 저도 아는 크리스마스송 정석대로 중창 느낌 잘 살려서 했습니다. 

노래 후 엠씨분 들어오시고 의자 들어와서 앉은 후 토크 시작. 
팬미 첫 멤버별 자기소개부터 우당탕탕했음
임규형 소개 후 조진호: 사실은 (맨 왼쪽 승민이부터 가리키며) 이 순서대로 해야 되는 거거든요
임규형 어쩔줄 몰라함 ㅋㅋㅋ 그 후 승민이가 크레즐의 막내라고 소개하고 갑자기 진호와 수인이가 서로 바라보며 잠시 정적이 흐름 (순서상 진호 먼저) 수인이가 냉큼 잡아채서 크레즐의 셋째라고 먼저 소개하고 피식 터진 진호가 마지막 소개함 ㅋㅋㅋ

근황 토크를 했는데 최근에 이사해서 둘둘씩 살고 있다 얘기를 했어요. 수인이와 승민이가 같은 동네 사는데 변화는? 했더니 수인이가 퇴근할 때 차로 자주 태워준대요 승민이는 활짝 웃으면서 얘기하는데 수인이는 투덜거려서 엠씨분이 캐치하고 놀리심 츤데레라며; 그러면 승민이가 집에 커피 머신이 있는데 빠바에서 알바도 하고 해서 라떼 만들어줬댑니다. 수인이가 딱 한 번, 하고 투덜거리면서도 라떼를 너무 좋아하는데 승민이가 만든 라떼가 자기가 먹어본 라떼 중에 손에 꼽을 수 있을 만큼 맛있다네요. 승민이가 배운 게 아메리카노 라떼 딱 그렇다고(근데 잘하는 천재 강아디;)

그리고 햄햄은 같은 동네 살아서 서로에 대해서 알아간 거 없냐고 물어봤더니 진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규형이가) 너어무 겁이 많아요(옆에서 수인이가 진짜 많아요 하고 응창)'하면서 뭐 나올 때마다 소리지르는데 '꼴뵈기 싫어요'하면서 규형이가 자기도 겁내기 싫은데 밤에 너무 무섭다네요. 수인이가 '규형이 형은 차 타고 갈 때도 차 끼어들면 음 그러면 되지 하는데 너무 놀래서(표정 흉내냄, 옆에서 진호는 차 윗손잡이 잡고 겁에 질린 거 흉내냄) 사고가 더 날 거 같다며 ㅋㅋㅋ

어째 비슷한 동네 살아서 좋은 점 얘기하라고 판 깔아줬더니 고충 상담을 ㅋㅋ

고충 하소연 후 팬텀싱어 비하인드 포토 토크 생각나는데요,

1. 판쀼 이혼할 뻔 했다?(수인이 질색팔색에 승민이 난감한 표정 터졌;) 이게 황진이 끝나고 나서 4라운드때 방송에는 평온하게 보이고 안 나갔던 건데 수인이가 '실은 제가 카운터테너랑 하는 거 좋아잖아요(응 그래 너무 잘 알아;) 근데 그 때 동규형하고 오스틴이 같이 하자고 너무 그랬다(옆에서 '열렬한 구애였다'라고 목격 증언했음) 여기서 각 멤버들의 카테...라고 하나 동규형이 뻔해 보이는 그 목소리, 몸짓, 말투 성대모사를 했는데 의자에 뇌쇄적으로 기대앉아 한 다리 올리고 '이제 해 볼만큼 해 보지 않았니?'...와...

아직도 치명섹시 동큐쌤을 삼킨 김수인의 느른하게 의자에 기대서 한 다리 올린 포즈 말투 표정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제 머릿속에서 저 둘은 동류거든요(다정하게 '오늘 사냥은 재밌었엉?'이러는 사이)
그런 걸 보고도 참 잘 살아남았구나...역시 기존쎄

암튼 수인이한테 그러니까 승민이는 쫌 안절부절하고 규형이는 '가라고 해~'했는데 팬텀싱어는 어차피 경연이고 기회를 잡아야 되는 거라고 생각했다네요. 근데 수인이는 자기랑 잘 맞고 검증받은 사람들하고 같이 가는 걸 선택했다고.

그럼 (카테들이랑 같이 했으면) 어떻게 될 뻔 했을까요? 하니까 '국르테나 됐겠죠' ㅋㅋㅋ

저는 이 때 팬텀 시즌2 포레스텔라 결성 당시 기시감이...
형들을 너무 사랑하고 한시라도 떨어지기 싫은 막둥이
전략 생각하고 고민하는 거 같은데 실은 정에 약한 셋째
이미 경연으로 구를 만큼 굴러 해탈한 둘째
성모마리아 첫째

'임규형은 조진호가 1순위가 아니었다?'라는 질문에 규형이는 진지하게 '0순위였습니다'라고 했어요. 진호는 두 팀 남았을 때 (규형이) 다음 팀이 지목하겠거니 하다가 규형이가 지목하니까 저를요? (어리둥절) 이런 거였는데 규형이는 진지하면서 따뜻하게 '진호가 성악가들하고 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는데 그러지 말고 나랑 하자'라는 생각이었다고. 

진호가 '그 전 두 라운드에서 결과가 안 좋아서 많이 의기소침하고 그랬는데 규형이는 상위권이었어요' 그러니까 규형이가 '저 둘한테 얹혀가서' 래서 진호가 '버스를 탔죠, (판) 부부의 아들이에요'

그래서 얘기 나온 김에 첫인상도 얘기가 나왔는데 규형이는 진호 첨 봤을 때 차가워보였대요, 대기실에서도 막 다가갈 수 없이 보였다고 진호는 규형이 팬이었대요, 더블캐스팅때부터 영상 봤다고.

승민이도 팬텀 싱어 전날에도 규형이 더캐 영상 보고 와 했는데(규형이가 반색하자 '알고리즘으로요'해서 개터짐;) 봐서 좋았댑니다. 
승민이는 진호 처음 봤을 때 너어무 잘생겼다고(언제나 진호의 얼빠 승민)
승민이는 수인이가...아직도 무섭댑니다 ㅋㅋㅋ 그래도 2라운드 때 용기내서 다가갔고 같이 하다 보니 '그런 형'은 아니었대서 다들 터짐...(나중에 임리더가 수인이 인상 얘기하면서 관자놀이까지 눈매를 찢길래 수인이가 '거기까지 찢어지면 심봉사야'했는데 모든 이에게 그의 인상은 각별히 무서웠나 봄...
이해 감 우리 애 광공미소녀 이러고 드립쳐도 가끔씩 저도 그가 무서움 해치지 않는다는 건 암 아니 근데 눈을 뒤집으면 무섭다고;)
수인이는 프듀때 한참 피곤하게 있는데 갑자기 목소리가 귀에 확 들어와서 아 잘 들었다 하고 올선택 존에 들어가서 규형이한테 잘 들었다고 했는데 반응이 시원찮았다고(진호가 나랑 뭐가 달라!!!하고) 그러니께 규형이는 자기가 오디션을 많이 해서 사실은 별로 좋지 않았는데 좋았다고 (자기한테) 말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대요;

아 또 기회가 되면 경연프로 나갈거냐는 질문에 승민이랑 수인이는 너무 힘들었다고 절레절레(한 번에 24시간 넘게 촬영하고 화장실도 시간 정해서 단체로 갔다고;), 진호는 '얼마 줄 거예요?' 규형이는 또 나갈 수도 있겠다고 하자 오디션 중독자라고 다들 놀림 ㅋㅋㅋ

기실 크레즐에서 제일 복잡한 캐릭은 임규형같아요
자청하고 즐기는 하찮은 컨셉
인생 진로를 틀어가며 원하는 걸 얻는 뚝심
오디션프로 3회차 산전수전에 도파민중독
압도당하고(...) 오만방자한 거 좋아하는 특이 취향
하지만 팬싱 전회차 세계관 최고 미인에게는 따뜻하겠지

아 그리고 '이승민, SM 연습생될 뻔했다?'에서는 승민이가 중학생 때(아 근데 이렇게 얘기해도 되나요? 하자 진호가 업계 사람 답게 '그 회사'라고 하시죠 일케 ㅋ) 스엠 전국 오디션이 있었는데...하자 그 때 진호가 아 나 심사 잘해 해서는 갑자기 이승민 참가자가 들어오고 세 심사위원 앞에서 (진호의 혼을 갈아넣은 재수없는 심사위원 연기가 매우 인상적이었음) 가요도 부르고(덕분에 승민이 가요 창법 잘 들어서 좋았음) 그냥 끝날 줄 알았는데 남아서 노래도 일곱 곡쯤 더 부르고 그 후에 연락도 했는데 부모님이 반대하셔서 결국 안 하게 되었다는 얘기였습니다.

그리고 미공개 사진 공개 코너에서는 네 장의 사진은 낙산사 가서 찍은 거였고 한 장은 부산에서 라방 직전 자리잡는 모습, 마지막 한 장은 부산 갈라 후 쉬면서 단체로 찍은 모습.

낙산사가서 뭐했냐고 엠씨분 물음 진호는 상냥하면서 단호하게 '술 마셨어요' 수인이는 옆에서 '지인짜 많이 마셨어요'
그 때 팬텀싱어 마친지 얼마 안 되어서 다들 쉬러 간거였고 팔찌도 맞추고 소원도 빌고(마침 짧은 영상으로 규리더가 전불함에 손 넣고 소원비는 거 나오길래 뭐 빌었냐고 물어보니 크레즐 잘 되게 해 주세요 해외투어하게 해 주세요 있는대로 다 빌었다고) (라방에서) 말했다시피 회 픽업하러 갈 때 비가 10분 정도 엄청나게 와서 다들 고생하고 수인이는 무릎도 까지고 하면서 가져오는데 비가 걷히고 그 때 쌍무지개를 봤다....그리고 회와 닭강정으로 숙소에서 엄청 술 마셨다...라는 얘기였습니다(술쟁이로서 반갑ㅋ)

아 토크 중에서 'faith 못 부를 무대가 있었다?'라고 하니까 전등사 측에서 사실 faith를 원했었대요 근데 애들이 faith가 할렐루야가 너무 많이 나와서 '진짜요?'했더니 '괜찮아요'해서 '관세음보살  넣어서 연습도 해 봤는데 결국 안 했다네요. 리허설 땐 안 봤는데 본 공연에서는 앞자리에 스님들이 너무 많이 계셔서 안 하길 잘 했다고. 킬디스럽도 사실 킬 이거 때문에 좀 그랬는데 '안 좋은 걸' '번뇌를' 죽인다로 좋게좋게 해석해서 진행했다고 ㅋㅋㅋ

토크 마무리하고 수인이가 '이 곡 준비하면서 창극 준비랑 병행해서 고생을 너무 했어요'하자 진호가 '(경연에서) 고생하면 좋은 곡 나와요'하고 받아줌. 그리고 황진이를 하였습니다. 황진이 감상은 전등사-와대 때보다 블렌딩이 더 잘 되었고 넷 파트가 더욱 조화롭게 어우러진다는 느낌.

그리고 쉬어가는 영상으로 크레즐 크리스마스 집 만들기 대결 영상이 나왔는데요, 편 먹으면서 각 지방별 데덴찌 잘 들었습니다. 승민이네 덴띠덴이야 전 그쪽이니까 당연히 알고 있는데 파주사람은 이게 뭐야? 싶었고 광주사람은...뭐라 따라하기도 힘든 그(내일 동행 머글2가 광주인이니 물어봐야지)

그렇게 광(주)대(전) 팀과 파(주)(부)산팀 이렇게 둘둘로 묶었는데요 각자 다이소 크리스마스템을 했는데 진호는 다이소 공주레드귀걸이(너무 어울려서 어이없) 승민이는 토끼귀걸이모자, 규형이는 루돌프머리띠, 수인이는 팬싸템이나 할법한 흰색 베일을 썼는데 너무 광공미소녀 ㅋㅋㅋ

둘이 만드는 동안 나머지 둘은 만드는 둘에게 질문을 던졌는데 지금 생각나는 건 김수인한테 제일 많이 하는 말이 뭐냐고 물으니까 '야, 이승민!(찌릿)'
아  눼 ㅋㅋㅋㅋ

그리고 초반의 광대 고전에 파산팀은 반색을 했는데 광대팀이 너무 이쁘게 만든데다 프레즐도 팍팍 박고 의미부여까지 너무 잘해버림
음...파산은요...열심히 했어요...열심히...그리고 많이 만들었어요 ㅋㅋㅋ
(일단 저는 광공미소녀 베일이 싼티나는데 너무 이뻐서 어이리스)

영상 끝나고
임리더 눈사람 솔로(너무 잘해서 소름돋아 환호하는데 끝난 후에 관객과 내외하면서 후다닥 나감)

지노 성악(제가 무식해서 곡 이름을 모름; 근데 나중에 진호는 본인이 못했다는데 너무 잘 하던데요? 레슨 꾸준히 받고 연습 많이 한 게 티가 났습니다)

그리고 화개 리버-베이스 음 들릴 때부터 열광
저의 리버는(언제부터 니꺼;) 라이브로 처음이군요. 일단 느낌은 이제 둘의 케미가 익을 대로 익어서 서로를 완전히 잘 알고 맡기면서 한다는 느낌. 그리고 수인이가 입장단이나 소리 파트에서 과격한 지름은 안 하고 목을 아낀다 싶었는데 나중에 기관지염이라고;
젭티 한 번 박제된 저의 리버(그니까 언제 니꺼;)는 갓 합을 맞추는 화개의 어?이런 것도 돼?이것까지 맞춰져?아메츄할렐루야환희가 기묘하게 애증의 원곡과 어울렸는데 첫 라이브 풀버전 리버는 서로를 이제 알만큼 알아서 편안하게 몸을 던지는 강이 되었달까요(이런 씹덕멘트라니 찰떡같이 알아들으셔요)

그리고 리버 끝난 후에도 둘이 서 있길래 음? 했는데 거기서 바로 페이쓰 듀엣 갈김... 이제 페이쓰는 팀컬러로 착붙이라 어떤 무대에서든 날아다닙니다. 넷이서 꼭껴안고 부르라고 해도(질색하겠지만;) 잘 할듯. 오늘의 페이쓰 베스트는 임규형. 목소리가 정말 탄탄해요.

페이쓰 끝난 다음 넷 다 수트 차림으로 착석해서 토크 시작(아참 1부의 니트 차림들도 다들 어울리고 이뻤어요. 특히 그런 거 안 입을 거같은 수인이가 브라운 베이지 맞춰서 브이넥 가디건 입고 제법 착한 표정 지을 때 좋았음 ㅋ).

프레즐이 '크레즐은 나에게 **이다' 토크 했는데요, 마침 2층의 초등학교 5학년생이 '첫 가수'라며 12년 살면서 ㅋㅋㅋ 처음으로 좋아해서 부모님 허락받고(어머니도 같이 오셨더라구요, 근데 어머님이 더 좋은 자리심 당연함 근데 본인 돈 모아서 왔다고 그러자 진호가 저 분만 환불해주면 안 되냐며. 팬미 온 아기(멤버들도 아기네요 하면서 눈 동그래져서 너무 이뻐했음) 프레즐 너무 귀여웠어요 진호가 사연 뽑아서 불러주는 노래로는 자기가 가수의 꿈을 키운 동방신기의 노래 불러주겠다고(임규형 눈치없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아이돌이야 해서 진호 찌릿) 허그 불러줬습니다.
근데 규형이가 진호의 침대가 되고 싶다고 개드립을...하지만 규형이니까요...

수인이가 뽑은 사연에서는 크레즐은 나의 '묵은지 광어회다'였는데 그 분이 너무 멋드러지게 서사 부여를 하셔서 수인이가 국문과 나오셨냐고 감탄하고 규형이는 '이 책 제가 사겠습니다'. 답가로  수인이는 춘향전 사랑가 한 대목을 불러주었습니다. 그리고 막판에 내 사랑아 부분에 관객분 성함 센스있게 콕 넣어줬다능.

아 당연히; 아까 집 만들기는 스탭 투표 결과 광대팀이 이겼구요, 파산팀이 벌칙을 뽑기로 수행하는데 각각 뽑고 재미를 위해 서로 바꿈. 근데 임규형 너무 약하게 엉덩이로 이름쓰기 당첨. 자기는 엉덩이로 가사도 쓸 수 있다고 하자 진호가 '얘가 스펠링을 몰라요' ㅋㅋㅋ
규형이가 자신만만하게 엉덩이를 들이대려고 하는데 엠씨분이 머리띠 쓰고 하라고 주니까 그걸 엉덩이에 쓰려고 해서 다들 뒤집어짐 ㅋㅋㅋ(그냥 냅둘 걸 그랬나) 다시 준비하자 진호가 '앞모습 보니까 왜 이렇게 꼴뵈기 싫지?' ㅋㅋㅋ
그리고 규형이는 쓰다가 도중에 현타 와서 결국 엎드려서 한 자 더 쓰고 그 다음은 행위예술적으로 쓰면서 마무리를 하였습니다. 

그 다음은 승민이 차롄데 형들이 먼저 보고는 '아 이거 너무 약한데'하고는 계속 편집시키고 새로 뽑고, 또 뽑고 그냥 다 뽑았음, 그 와중에 김수인 '아 저는 이런 거 진짜 못 뽑아요'하면서(ㅇㅇ왕게임때 보니까 진짜 못 뽑더라; 옆에서 규형이는 똥손이라며 ㅋ) 열렬히 자원함. 그렇게까지 동생에게 어려운 미션을 주고 싶었던 거냐...그래서 뽑기 바닥까지 보면서 나온 미션은 섹시한 곡에 섹시 댄스 추기...형들은 자리를 깔아줬고 승민이는 음...열심히 했습니다...(갓잇사우나소핫 2초가 100배는 섹시했던 기분;) 누나와 어머님이 와 계신데(거기서 김수인은 또 슴민아~슴민아~하면서 어머님 성대모사함) 영혼까지 탈곡된 승민이는 그 이후에도 가끔씩 너갱이가 나간 모습을 자주 보였습니다. 미안하다 승민아...형들이 철이 없어;

그 다음에 또 뭐했더라, 아 팬들 포스트잇 메시지 읽기 했어요. 수인이한테 1주일만 휴가 있으면 뭐 할거냐고 하니까 너무너무 진심인 표정으로 쉬고 싶어요, 잘 거예요(ㅇㅇ 청년 요새 너무 노 젓더라) 하고 어디 가고 싶은 데 있냐고 하자 제주도 가고 싶다네요 혹시 여기 제주에서 온 분 있냐 묻자 정말 제주에서 오신 분 계셨음(졌다;) 맛집 추천해드릴까요? 하자 수인이가 가서 쉴만한 곳 추천해 달라고 하자 사려니숲길하고 또...하고 잠시 말이 씹히자 부산에서 오신 거 아니냐며 하자 센스있는 관객분이 바로 제주 사투리하고 멤버들도 신나서 따라하고 그랬음.

승민이 보고는 '딸기라떼 불러주세요'하자 형들이 수근수근. 알고 보니 승민이 그 다음해 만든 자작곡은 알고 있었음. 그리고 딸기라떼 불러줬어요. 진짜 귀엽고 스윗한 곡임. 그 다음에 임규형 개드립은 덤.

멤버들한테 원하는 게 있냐고 물어보자 승민이는 해리포터 잠옷 그랬고 규형이는 '여러분들의 사랑'이랬나 뭐 대충 그랬는데 반응이 좋자 진호한테 배웠다고 ㅋㅋㅋ 진호는 거기서 '세계 평화'라고 질러버리자 규형이는 입 떡 벌리고 아직 배울 게 많다고(규형이 진짜 진호 개그 좋아한다고 인증, 규형이가 진호한테 배운다고 하도 그러니까 막판에는 진호가 규형이 보고 돈 내라고 ㅋㅋㅋ) 그리고 수인이보고 원하는 게 뭐냐고 그러니까 강렬하게 객석을 바라보며 '원하는 건 다 있는 거 같은데요'해서 뒤집어짐 ㅋㅋㅋ
해리포터 잠옷 원한 승민이만 뭐가 되냐고 ㅋㅋㅋ

멤버들 서로의 장르 중 해 보고 싶은 거
승민:케이팝
규형:국악
진호:아까 성악했음/국악(수인 인증 국악했으면 대성할 상)
수인:뮤지컬
승민이는 성악없다고 서운해함 진호가 아까 성악이라고 했잖아 욕심많아 아참 너 아까(섹시댄스로..멘탈이...그렇구나 후략)

그리고 진호가 내년에는 바빠질 거라고 그랬는데 거기서 엠씨분이 여기서만 하나만 얘기해달라고 하자 규형이가 '워너뮤직 코리아와 앨범 작업 진행하고 있고 봄에 앨범 나올 거'라고 스포 때림 여기서 3레즐이 무대 저 구석에서 아 뭐야 수근수근 리더와 거리두기ㅋㅋㅋ 그러자 규형이가 '제 솔로 앨범입니다'하고 자폭개그함 ㅋㅋㅋ 암튼 봄에 나온다고 여러 번 강조하자 진호가 (확정하지)말라고 올해도 다 갔다며 ㅋㅋㅋ

급마무리하자면 공식 막곡으로는 꼬레했구요, 꼬레 진짜 좋았습니다. 잠시 휴지기 가졌다가 앵콜로 킬디스럽-나하나꽃피어 했음. 수인이가 힘겨워하는 게 보여서 걱정했는데 킬디스럽 초반에 어둠속에서 번쩍번쩍 안광 보면서 이게 김수인이지했음. 사실 앵콜로 하이어 예상하고 킬디스럽은 예상못함;
갠적으로 여러 모로 즌4 최고 난이도곡이라고 생각하는데 멤버들 생각도 비슷한 모양. 끝나고 조지노씨 멘트: 러브가 아니라 우리 목을 킬하는 거 같은데?

귀한 연휴에 시간 내 주셔서 고맙다, 후회하지 않게 해 드리겠다, 너무 추운데 조심해서 가라, 건강이 최고다 이런 얘기 거듭해서 하고 팬들 소중하게 여겨서 좋더라구요.
저는 일단 마무리하고 술 좀 마시러 가겠습니다. 진호의 깔끔담백 술마셨어요 들으니 술고픔(핑계는;)
2회차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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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2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있었던 '지상 최대의 오페라 갈라'(너무 웅장한 거 아니냐;)에 다녀왔습니다. 
세빌라이의 이발사-리골레토-토스카-카르멘 이렇게 유명 오페라 네 개를 각각 30분간 갈라쇼로 하는 형식이었구요, 국내외 유명 오페라 가수들이 출연했는데 저는 이 ↓ 분 때문에 갔습니다. 네 역시 공연은 잿밥이죠...

좋은 미사여구는 한번 더 보고 넘어갑시다. '무게감 있는 소리와 정교한 음악성을 갖춘 이 시대가 원하는 친 대중 바리톤' 캬...승뽕 찬다...

지최오갈(맘대로 줄임)1부
승민이 피가로함 나는 이 거리의 만능 재주꾼 아리아 드림즈컴트루
와인색 벨벳 타이트한 의상에 장화가 참 섹시했음요
로지나와 2중창할때 능글미 작렬 텐션있어서 좋았음
아니 근데 리골레토와 질다가 연기를 너무 살벌하게 잘함

지금 갈라쇼 1부 끝나고 인터미션 중이구요 1부에 세비야의 이발사/리골레토 일케 했습니다 희극 비극 단짠단짠 섞는 구성인데 좋군요

1부 시작에서 각 오페라 뒷얘기와 줄거리를 얘기해줘서 좋았습니다. 세비야의 이발사가 원래 다른 작곡가인 파이지엘로가 완성해서 공연까지 하던 건데 로시니가 아 이건 되는 주식이다 해서 이름만 슬쩍 바꾸고 공연해서(제가 로시니를 좋아하지만...어우 상도덕 버리고;) 초연때는 파이지엘로 팬들이 소란부리고 해서(그럴 만도...근데 몇백년 전에도 팬싸움은 한결같;) 망했는데 파이지엘로 죽은 다음 로시니가 피가로의 결혼으로 도로 올려서; 그때부터 빅히트했단 얘기였습니다.

제가 오늘 간당간당하게 와서 승민이가 피가로한다는 정보 말고는 몰랐는데 아 그거 해주면 좋겠다 소원만 빌었던 '나는 이 거리의 만능 재주꾼' 아리아를 드디어 들었습니다ㅠㅠ 아 보람차다
저는 김주택님 버전을 참 좋아합니다
https://youtu.be/qovJV2cSr6I?si=gvzLglNkj3b6Ph68

나는 이 거리의 만능 재주꾼 아리아
=피가로 원맨쇼
승민이는 패기만만하고 젊은 피가로 버전으로 선보였습니다 익살맞고 능글할 때 강점을 보이는 본체 표정(눈썹에 또다른 자아), 그리고 그 난감할 때 나오는 하소연하는 듯한 표정 있잖아요... 잘 구경했습니다

승민이가 나는 이 거리의 만능 재주꾼 아리아를 부르다가(그는 리드미컬하고 가사 많은 곡에는 정말 찰떡임) 그 우다다 가사를 하면서도 여유만만하게 ㄱㄴ춤을...(그 세대 절대 아닌데) 다들 빵터짐



여튼 전 하필이면 오페라 볼 때 피가로의 결혼-세비야의 이발사 이렇게 역순으로 봐서 알마비바 백작에 대해 아주 안 좋은 선입견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백작이 사랑의 아리아를 불러도 ㅅㄲ야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그러고 로지나가 상큼발랄앙큼하게 나와도 아니 저런 아가씨를  나쁜놈아하고 욕하고 혼자 난리났음

실은 전 피가로의 결혼을 더 좋아합니다 사랑이 이뤄지는 것보다 사랑이 퇴색되고 망하는 스토리가 더 취향임 ㅋㅋㅋ 여튼 알마비바 백작이나 로지나보다는 피가로 캐릭이 두 오페라에서 거의 일관된 거 같아요.

그래서 승민이 두번째 곡인 로지나와의 이중창 보고도(피가로가 로지나와 백작 사이 이어주는 비즈니스 매파, 로지나를 살짝 앙큼하다고 생각함) 뭐야 둘이 케미 좋네 했어요
능글(인데 사실 누님 손바닥 위) 연하남과 상냥정숙반전 누님 좋잖아요
하지만 그녀는 피가로보다는 케루비노 취향이었던 걸로...알고 계십니까 피가로 3부작의 제3부에서 백작부인은 리벤지 매치로 케루비노와 본격적으로 바람이 납니다...ㄷㄷㄷ


그래서 아 좋은 관람이었다 이제 좀 널널하게 봐야지(추운 날씨는 대개 그러하듯이 실내 히터를 너무 틀어서 너무 건조한 공기에 눈알 빠지기 직전이었음) 했는데 아니 1부 두 번째 갈라 리골레토에서 리골레토 역 바리톤 박정민님과 질다 역의 유성녀님이 너무 연기를 살벌하게 잘하셨...

굳이 다른 갈라나 역하고 비교하려는 건 아니구요, 원래 오페라 갈라는 원 오페라에 비해서 힘을 빼고 좀 가볍게 하잖아요, 근데 박정민님이 리골레토 분장하고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비틀거리며 등장할 때부터 얼어붙었습니다. 그는 완전 리골레토에 빙의해서 곡 다 끝나고 관객들이 안 볼 때, 퇴장해서 문 안에 들어가는 그 순간까지 너무 리골레토였음...ㄷㄷㄷ(장르가 다르긴 한데 이번 달 초에 제가 봤던 작창가 프로젝트에서 이소연님 혼자 살벌하게 창극 본편 찍으셨던 거 떠올랐음)

 

그리고 유일하게 리골레토가 오페라 기승전결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갈라 곡을 배치했는데(아무래도 다른 갈라는 나오는 가수들이 고르게 나오게 안배한다거나 유명 곡을 고려할 수 밖에 없음) 그래서 모든 곡에서 고통받는 질다 역의 유성녀님 너무 고생하셨음... 완급조절 너무 잘 하심.

 

인터미션 20분하고 토스카로 넘어가봅시다.

실은 전 토스카를 이 네 오페라 중 제일 안 좋아하는데다가 복흑 스카르피아 최애라 남주(성의없어서 이름도 못 외움)와 토스카의 사랑 각축전 아리아는 그냥 흰눈뜨고 봤구요, 토스카 손에 스카르피아가 칼 맞는 장면이 안 나와서 좀 상심함.

 

그 다음은 카르멘. 캬... 모든 곡이 히트 넘버인 최고의 대중 오페라 카르멘...

하바네라는 정석대로 팜므파탈 카르멘(메조소프라노 송윤진님 존멋 다카라즈카 남주 역도 잘하실 듯<-;;;)과 그녀를 갈구하고 욕망하는 합창단의 끈적하고 더티한 텐션이 참 좋았는데요 동큐쌤 생각이 나더라구요 저걸 혼자서 옴므파탈로 참 잘 말아주셨구나 역시 월클 카테 사랑해요(난 왜 동큐쌤 플로우만 되면 마무리가 이상해지지; 이게 바로 사랑인가)

카르멘 좋았어요. 좋았는데 카르멘하고 돈 호세 케미가 덜 살아서 쫌 아쉽. 하긴 돈 호세랑 카르멘은 극 중에서 오래 사랑하지 않습니다. 생각해 보니 좋았던 시절보다 돈 호세가 질척이고 카르멘이 정뚝떨 극혐하는 시간이 더 기네요.

 

여튼 이렇게 다 끝났구요. 커튼콜. 처음엔 어린이합창단과 오페라합창단이 나와서 인사하고 그 다음은 각 갈라의 주역들이 차례차례 등장해서 한꺼번에 인사함. 

커튼콜 승민이는 연습 스케줄에 마음이 급했을 텐데도 다른 팀들 인사에 하나하나 귀기울이고(가끔 ??할 때 귀여웠) 진심으로 박수치는 모습이 참 이뻤습니다
성악가답게 평소엔 자세가 참 곧은데 어젠 살짝 배 앞으로 뺀 것도 귀여웠어요(니가 뭔들;)

 

아 그리고 공연 다 끝난 다음 얼굴이나 멀찍이서 보자고 기다렸는데 다른 싱어들 다 나오시고도 한참 안 나와서 휘휘 둘러봤는데 뭐야 승민이가  이상한 방향에서 나와서 니가 왜 거기서 나와인데 쓸데없이 너무 잘생김 ㅋㅋㅋ 내일 팬미 연습에 늦었다며 다정다정 인사하며 갔어요. 짧은 시간에 감사와 팬미와 다음에는 더 멋진 모습 보여주겠다는 알짜 메시지는 다 전하고 감. 역시 영리한 아이.

그리고 그는 늦은 시간에 연습하고는 비스테이지에 사진까지 올려줬군요...역시 효자 복복복.

-오페라 후기라고 하기도 부끄릅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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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런 공연에 다녀왔습니다.

국립합창단 송년음악회: 과장매물인줄 알았는데 알짜였음 
나하나꽃피어 파트배분 쫌 아쉽
김수인 헤메코 완벽 얼마만의 반짝반짝 화이트 국악풍 가미 7부재킷인가
승원씨 엄청 발전하심 가요 완전 잘함
앵콜 때 수인이 필승 아이템 부채 들고 완전 춤에 추임새에 날라다님
국립합창단 이사장님과 지휘자님 이임식 때 회사 행사 참석 기분 났음
왕복 800km 여한없다


- 언제나 그렇듯 우리(음?) 김수인씨(이름하고 씨는 띄워야 된다던데 그냥 쓰겠음 띄워쓰기 어렵...) 공연이면 생각없이 예매 갈기고 이동할 생각부터 하는데 올라오는 길에 출연분은 '나 하나 꽃피어' 한 곡밖에 없다는 비보를 들었습니다. 보통 요런 류의 행사에서 출연자는 두 곡쯤은 하는데 과장매물에 잠시 낙담했으나 뭐.. 내가 까마귀 땐 많이 봤나 ㅋㅋㅋ 


- 당일 아침에 수인이 보러 갈 거니까 생각 안 난다고 건방 떨었던 거 취소 ㅠㅠ(이미 늦었다)
늘 1분 1초에 감사하는 새우젓 초심 잃지 않겠읍니다
- 해오름극장 앞열(1열 아님) 착석
해오름은 무대와 객석의 간격이 정말 좁더군요 수인이를 우러러봤고 승원씨는 우러러러봤음
어느 정도냐면 제가 1열이 아니었는데 1/2도 안 되는 춘천 사방지 1열보다 더 가까운 느낌? 리베란테 팬으로 보이는 분들이 끝나고 국극 완전 가깝다며 잘 보인다도 감탄을 하시더군요 자주 오세여 국립극장 조아여

- 아름다우신 아나운서님께서 수인이 출연하기 전에 미리 예고를 해 주셨으면 더 좋았을 뻔. 공연 끝난 다음에 '힙한 소리꾼'으로 소개하긴 했지만; 합창단 보러 온 사람들은 잘 모를 수도 있다고요(ㅍㅅ 및 국립극장 고인물 제외)

- 나하나 꽃피어는 1부 중간에 했는데요(하긴 인터미션이 없고 송년이라는 컨셉에 일관성이 있어서 1부/2부 구분이 별 의미없는듯?) 국립합창단+시니어분들하고 같이 했습니다 저 진짜 김수인씨(또 내외) 성큼성큼 들어올 때 숨 멎는 듯 너어어무 얼굴치레 완벽하심
 
- 저는 그 동안 김수인씨가 잘생겼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할 거라고 한껏 객관적인 척 했는데
웬걸
초미남
난 얼빠였음

- 블메 때+월하정인 때 헤메랑 상당히 흡사하구요 이마 1/3쯤 왼깐에 적당히 웨이브진 까만 머리에 목에는 반짝반짝 브로치 착용 비즈 섬세하게 반짝이는 새하얀 6.5부 길이의 국악풍 재킷 입었는데 허리선과 핏이 예술이었음 메컵도 톤 잘 맞추고 장점 강조함  
- 수인이 착장은요 얼마만의 까마귀 탈출인가 무지성 무보정이니 그냥 의상만 봐주십셔

- 실제는 진짜 반짝반짝 새하얗게 빛납니다 갤울 내가 이러려고 널 그돈주고 산 게 아니다 더어어어 잘 찍는 분 작품을 기다립니다(그리고 쫌 있다가 금손님들 작품 받아먹음)


- 승원씨는 할 말이 되게 많았는데 정리안됨
 갈라에선 빛나는 문짝이었는데 매우 길고 늘씬한 청년임
 인간 사모예드임
 더블 브레스트 수트 문신해야댐
 그간 여러 커버와 무대로 가요 및 팝송 창법이 촥촥 붙더군요
 관객 바라볼 때 사랑 그 자체

 
- 다른 출연자 분들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코지 판 투테에서 보고 내적 친밀감을 다진 소프라노 이해원씨 무대가 좋았습니다. 선곡도 본인과 딱 맞게 했고 퍼포도 잘 했고.

- 앵콜(예고안했다는 점에서는 앵콜이지만 이후 렛잇스노우가 실질적인 앵콜) 희망가에서 태평소와 북(국립국악관현악단 분들이셨음)이 나와서 일말의 기대를 했는데 네 맞습니다 김수인 입장. 입장부터 여기는 나의 나와바리다 +눈 휘고 입꼬리 한껏 끌어올려 생글생글

 
- 앵콜 무대 자체에 집중해보자면
김수인 퍼포 장인 그 자체
소리꾼 무적 아이템 부채를 접었다 폈다(부채 펴는 소리가 그렇게 청아할줄) 어깨를 덩실거렸다 박자에 맞춰 늴리리 돌다가 흥에 넘치고 이게 소리꾼 무대인지 춤+소리 크오 공연인지...수인이가 언젠가 하고 싶다던 춤과 소리를 결합한 공연 프리뷰 본 기분

- 아리랑 부분에서는 관중 호응도 유도하고 사랑과 흥이 넘치는 무대였습니다 지휘자님도 너어어무 좋아하셨음 그리고 끝나고 인사에서는 에헤헤 모드 on.

- 왜 그 있잖아요 블메 결성될 때 수인이가 앉아서 초승달처럼 눈 휘고 눈끝에는 애교 뚝뚝 떨어뜨리면서 형아 올려다볼 때 찐웃음 그 캡처(그게 뭔데 씹덕아) 그대로 앵콜 5분 쭉쭉 갔음

- 그리고 막판에 국립합창단 이사장님과 단장 겸 지휘자님의 이임식 행사가 있었는데요 오래간만에 회사 행사 참석한 기분이 나더만요. 준공무원(그니까 나라의 녹을 먹는다고 욕은 디지게 먹는데 실은 꼭 그렇지는 않고 공무원의 완벽한 안정성은 없는데 처벌은 공무원 식대로 하는 ㅋ)때 봤던 행사 포맷 그대로라...

- 오늘 연주회 도중 국립합창단의 구조에 대해서 윤단장님이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술술 말해주셔서 좀 찾아봤습니다. 원래는 국립극장 산하로 국립창극단과 같은 구조였는데 20년 전부터 재단법인으로 반 민영화가 됐군요

출처 나무위키 아님 ㅋ

- 그래서 국립합창단은 80퍼센트는 정부의 지원을 받고 20퍼센트는 독자 수익을 내야 하는데 그게ㅠ무척이나 힘들고 공연이 매우 많(아야 한)다고 하시더라구요 오늘도 오전에 협연 연습하고 세시부터 리허설했다고. 클래식 특성상 20퍼센트도 쉽지 않죠

- 그게 단원들의 피로감과 질적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공연에서도 어느 정도 체감했습니다
워낙에 민영화 매니아 정부인데다가 '그'가 돌아와서 주시 중이라 오지랖이 뻗쳐서 떠들어봤습니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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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금도끼 은도끼

우리가 다 아는 그 금도끼 은도끼 하지만 시대를 관통합니다.

패왕별희 여치로 제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연주님이 작창하심. 아니 소리꾼들은 못하는 게 없어...

에코프렌들리하다 못해 자연 중심적인 메시지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탐욕나무꾼이 도끼가 되자 다시 좀 느린 조로 하모니-하모니-가 반복되면서 신령님이 도끼를 다시 데려와 자연의 일부과 되어버린 도끼와 함께 하모니-를 합창할 때 아 자연에 해를 미치는 인간을 자연이 아예 덮어버렸구나 싶어서 살짝 오소소.

나무와 바람과 흙 모두 이미지에 딱 맞았습니다. 특히 우정소리꾼 너무 청아한 목소리에 사랑스러운 미모...바람에 딱입니다.

아참 금도끼은도끼에서 레트로 나무꾼과 나쁘진 않았는데 동시대적인 나무꾼 이소연님의 곡 몰입력은 대단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시연회를 하고 있는데(나쁘다는 거 절대 아님 시연회니까 시연회대로 하면 됨) 혼자서 본 창극을 하고 있더이다

2. 두메

작창가 프로젝트 두메는 정말 제 취향이었습니다. 다만 미완의 예리한 병기 느낌? 특히 오프닝 돌인간들의 노래는 정말 으어 소리 나올만큼 위압적이었음 그리고 어두움(공포)과 빛(천진함)을 적절히 섞어준 것도 맘에 들었구요. 여행을떠나요(아님; 역마의 시대임) 후크송도 좋았음. 돌사람들의 노래와 역마의 시대 두 곡은 곡 전체에서 반복되는데요 곡 자체도 쉽고 참여하기 좋았습니다. 역마의 시대(짝짝)

쫌 제 취향 사또 외 최호성님(호탕한 목청하며 완급조절에 당당한 풍채까지 좋음)은 두메에서 추임새 대박. 잘한다! 민은경! 오늘도 질러주심
두메와 페가 길을 떠날 때 '역마의 시대' 후크송 첨엔 페가 안 따라하고 시큰둥하게 서 있다가 다음번엔 누구보다 씐나게 부르고 있던 게 깨알 포인트.
그때였을까요... 두메에게 빠져든 게..
두메 널 죽여야해애애!!!했던 어리석은 페. 니가 칼 꺼내드는 게 빠르겠냐 두메가 너 쳐다보는 게 빠르겠냐;


다만 여러 분들이 말씀하신 대로 그 기간 후 두메의 폭주에 무슨 일이 있었는가와 로맨스남주엔딩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지만 중간까지의 전개는 마음에 들어서 한 시간으로 늘려본다면...? 이런 기대가 드는 작품이었어요

아 제가 로맨스남주엔딩이라고 한 건 모른다 플러팅처럼 근사하게 차곡차곡 쌓아가서 오래간만에 와 남녀도 사랑할 수 있구나<-;;; 이러다가 두메 폭주 이후에 너무 급하게 가버려서 음? 아까 그 맛도리 다시 줘 이런 거예요 ㅋㅋ


3. 도깨비 쫄쫄이 댄스복 아줌마

도깨비쫄쫄이댄스복아줌마는 완성도 면에서 상당히 박한 평을 내렸는데 슬랩스틱 코미디로서는 상당히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중년 관객분들 연신 웃으심. 사실 슬랩스틱 코미디에서 기승전결 서사 따지진 않잖아요 그때그때 배우들의 코미디 재능 차력쇼를 보면서 즐길 뿐. 그리고 음악에서 둠둠 울리는 베이스 사운드가 좋았어요. 전 베이스 사운드에 약한 여자임.

질풍노도 사춘기 도깨비(사실 그녀는 부부사기꾼에게 당한 피해자였다) 조유아님의 찰진 우라질이 참으로 귓전에 맴돕니다
내 평생 품행제로 공효진을 능가하도록 찰지게 욕하는 소녀 캐릭을 못 만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절창 너무 기대됨 ㅋㅋㅋ

도깨비쫄쫄이댄스복 아줌마 남편 유퍼시픽이 사랑타령할 때 황정민 감성이라는 트친님 멘트 생각나서 술마시다가 내적 개폭소(혼술하다가 외적 개폭소하긴 좀 그럼)
아니 근데 좀 알 거 같애...너는 내 운명 뭐 그런 거....

4. 눈의 여왕

요약:
겔다 여주 원톱물
왕윤정 여신님 너무 잘해서 소름끼침
까마귀 신스틸러
김수인 멜빵바지 귀여워서 기절함
순록 플레이할 때 물고기시절 도른자 미 뿜뿜
우리 애 목소리는 합창해도 뚫고 들리네여
아 그리고 오늘도 그는 퇴근할 때 매우 신났읍니다...

눈의 여왕 감상부터 먼저 쓰겠읍니다.
원작부터 그렇다시피 이건 겔다 여주 원톱물입니다. 카이는 영원한 첫사랑 소년, 차가워져 사라진 객체고 겔다는 주체로서 '저걸 나라도 기억 안 해 주면 누가 기억해주나'하고 공주...아니 카이를 구출하러 나가는 용사입니다

사실 카이는 초반과 마지막 외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겔다의 고난과 모험의 이야기죠. 그럼 김수인은 노냐, 왕자님과 산적과 순록(...네 그 문제의 순록;;;)으로 계속 나옵니다

이성현님도 강물, 까마귀(아 진짜 배잡고 웃었...쫌 샤이한 최용석님 포지션 고려해보십...; 창극단은 똘끼로 뽑나요)로 나오는데 이 조연들 외에는 다 여자들이 이야기를 해먹습니다

겔다 할머니-겔다 모험 격려, 필승 아이템 제공
산적 딸-겔다보고 첫눈에 반해서 '저건 내꺼'하고 컬렉션에 넣어서 감금집착함
산적 여두목-ㅇㅇ 우리 딸이 여친을 갖고 싶었구나 그럼 너해
눈의 여왕-카이 잡아간 건 훼이크였다 사실 목적은 겔다 너다!!!
진짭니다 네...

아 맞다 중간에 눈의 여왕님이 머리를 빗겨준다고 하다가 대사가 머리를 벗겨준다고 해서 으음? 인디언식 청혼인가?(헛소립니다 녜...) 그리고 그 다음날에도 머리를 벗겨준다고 하셨음 그냥 이젠 이게 원래 대사겠거니... 김수인을 비롯한 모든 무대 위 배우들은 온 힘을 다해 웃음을 참고 있었음 ㅋㅋㅋ

카이는 풋풋한 첫사랑에 설레고 영원을 약속하는 소년기는 잠시고 싸늘하게 굳어버린 채 기억을 잃은 모습, 스스로는 구원할 수 없고 구원을 받아야 깨어날 수 있는 대상으로 그려집니다 얼음호수 한 가운데서 위태롭게 서 있는 모습이 제일 잘 어울림

김수인이 무표정하게 인형같이 전시되어 있는 이런 쪽에 꽤 뛰어난 것 같습니다 포즈도 그런 쪽으로 꽤 잘 잡고.

사실 겔다는 고난-스스로 이겨냄-또다른 고난 이렇게 골치아파서 그렇지 감정선도 명확하고 목표도 확실하며 캐릭터 잡기도 좋은 편입니다. 그리고 그걸 왕윤정 배우가 기가 막히게 잘 살렸음 카이를 얼음에 빠뜨려 죽이느니 망각에 계속 두게 해달라고 울부짖을 때 진짜 처절함

다시 김수인 얘기로 돌아가자면 왕자님 할 때는 오만하면서도 안절부절 벌써 공주한테 꽉 잡힌 모습이 귀여웠습니다.
눈의 여왕의 왕자님이 김수인 본인같음
처음엔 오만하고 외관에 까다로워 보임
이성과 감성을 조화시킨 이차처차에 귀얇게 설득당함
처음만난 여자애한테 대사를 맡길 만큼 쫌 하찮음
황금마차 퍼주고 나중에 남친 꼭 데려오라고 계속 챙김 정에 쫌 약함

산적에서 합창할땐 특유의 맑고 시원한 소리가 씐나는(산적질하면서 그렇게 신날 일인가...)합창에서 생생히 들려서 좋았습니다. 
이틀 연짱으로 산적 수인(둘째날은 선글라스 주머니에서 잘 안나와서 뒤적이는 거 귀엽)은 건들건들 킹받고 날티 대박이었습니다
승민이의 첫인상 날티 평이 전적으로 이해갔으며 형을 대단히 좋아하고 꽤나 붙어있었으면서 날티프루프인 이승민도 대단해요 고우림의 날티프루프력과 맞짱 뜰 만함

순록 역을 제일 행복해해서 문제지. 아 순록...



루돌프 머리띠에 멜빵바지 최애가 온갖 애교 부리는 걸 팬싸템이 아니라 작창가 프로젝트에서 보는 거
...실화입니다 실존합니다...
미친 이게 왜 이틀밖에 안 되냐

아니 진짜 김수인이 루돌프 머리쓰고 양손으로 내내 앞발 만들어서 콧소리로 우웅? 우우우웅? 눈 땡글땡글 이랬다니까여...

아 미치겠네...진짜 공익을 위해서 안구 공유하고 싶네요 여자 둘이서 찐한 우정 쌓아갈 때 아방수...아니 얼빵하게 눈을 도로록 굴리며 앞발 내밀며 콧소리를 내는 순록 김수인을 어떻게 잊어요 ㅠㅠ

그리고 수인 순록이가 산적 딸에게 잡혀와서 컬렉션이 된 이유:
"예뻐서"
ㅋㅋㅋㅋㅋ

네 순록 얘기는 앞에서 진짜 많이 떠들었는데 김수인의 그 아방함을 삼킨 모습이 잊혀지질 않네요 아 진짜 똘기 최고고 허우대 멀쩡해서 더 웃겼음
나중에 제가 노인네가 돼서도 침대에 누워서 배싯배싯 웃으며 '좋은 삶이었다'하고 추억할 거 같음 ㅋㅋㅋ

그 뭐냐... 리디북스 광공이 티아라 의상 입고 보핍보핍 댄스(연식 나온다...)를 추는 급의 충격이라고나 할까요 그는 왜 이렇게 허우대가 멀쩡해서 더 웃길까요...

너무 모에화에만 열중한 거 같은데 겔다와 함께 눈바람을 뚫고 갈 때 높은 음계로 한곡조 쩌렁쩌렁하게 뽑는데 와...진짜 감탄이 나왔습니다 그렇지 저거지

눈의 여왕은 원작의 힘이 있고 그 서사를 비교적 충실하게 따라간 편입니다. 결말도 꽉 닫힌 모두가 만족스러운 끝.
그래서 작창에 비해서 대사의 비중이 네 프로젝트에 비해 제일 높은 편입니다. 아무래도 30분 내에 말할 게 많으니까요. 짜임새는 넷 중 제일 준수하지만 상당히 원작 덕택.

음악은 눈의 여왕에서도 상당 부분 양악 리듬이 주도하다가 마지막에 시원스럽게 태평소를 울려 주는 게 좋더라구요.

아 그리고 사소한 얘기지만 이 플젝이 유일하게 소리꾼 무적의 아이템 부채를 활용했습니다. 어우 부채 보니까 왜 이렇게 반갑냐.

커튼콜 영상으로 보셨겠지만 카이는 온데간데 없고 에헤헤 우리 극 좋아여 연주자님들 좋아여 작창가님(나중에 퇴근길 영상 보니께 애교 넘치는 말투로 누나라고 부르더라구요. 누나...누나...누나...)들 짱짱 해맑은 본체 모드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5. 총평

전체 구성이 좋았어요. 금도끼 은도끼는 코믹이 상당수라 관객이 힘빼고 즐길 수 있는 오프너였고 두메로 압도했다가 인터미션으로 쉬어주고 쫄쫄이 아줌마로 웃겨줬다가 눈의 여왕으로 닫힌 결말.

그리고 이번 작창가 플젝에서 네 공연마다 악기와 연주자가 달라지고 컨셉에 따라 확확 곡 스타일이 달라지는 게 참 좋았습니다.

최고의 수확은 그간 창극에서 비중이 작은 조연이나 앙상블로 봐서 눈에만 익었던 단원님들의 진면목을 봤다는 겁니다. 나무 이시웅님, 사또 외 최호성님, 페 박성민님, 사설 외 박경민님, 털리는 아줌마역 김미진님과 김유경님, 까마귀 외 이성현님, 산적딸 한아윤님... 하긴 국립창극단은 모님의 명문처럼 '지나가는 백성 1도 4시간짜리 1인 오페라가 쌉가능한 사람들'이었죠.  

공교롭게도 이번 작창가 프로젝트에서 극중 인물에 대해 '시대' 관련 묘사가 세 번 나왔습니다
착하고 물욕없는 나무꾼-시대를 역행하는
물욕 넘치는 나무꾼-동시대적인
사기치는 쫄쫄이 댄스복 아줌마-시대를 앞서가는
시대 인식에 동감합니다. 이 시대가 좀 그렇긴 하죠...

사실 입이 보살이라 말은 안 했지만 시절이 하수상하고 나라 녹을 먹는 기관이라 걱정이 많았는데 작창가 프로젝트를 보고 적어도 지금의 국립창극단에 대해서는 조금 마음을 놓았습니다. '내일의 전통'이라는 힙한 슬로건에 가장 걸맞는 프로젝트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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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8일 오후 두시에 하는 창극 나무물고기달 보러 부산에서 남해에 갔는데  남해보물섬시네마는 오후 두 시에 나무 물고기 달을 취소하고 썰매 대작전 어쩌구 애니메이션을 상영합니다. 어쩐지 초딩 관객들이 선생님들과 와그르르 와서 음? 어려울 텐데? 했는데...
...그러나 저는 여기서 물러서지 않습니다(엔간하면 쫌 물러서라는 멘션 들림)

오후 7시 50분에 하는 경남 산청에는 미리 전화로 확인하고 갔습니다. 네카구글맵이 가는 법 다 뻘소리하길래 서부경남의 허브 진주 경유해서 감
...네 이렇게 오늘도 광기를 전시하네요 ㅋㅋㅋ

뻘정보인데 군면리 단위에서 군면리 단위로 대중교통을 타고 바로 이동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네이버맵에선 37km를 택시를 타고 갔다가 또 다른 리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이동하라고 하더라구요. 그 지역의 교통 중심으로 시외버스 타고  간 다음 갈아타면 됩니다.
남해터미널->진주터미널->산청터미널 2시간

오후 7시 반, 산청군작은영화관에서 나무물고기달을 보았습니다.
-3연 기도 메타+VOD 소장서비스 강력소취, 현대인들 마음의 응급 키트로 딱임.
-아 이 극은 달빛극장 원형무대가 제격이다
-음? 대중적인데?
-여덟 배우 다 실력이 무시무시함
-물고기는 정말 사랑스럽다

제가 이 극을 대중적이라고 하는 이유는 첫번째로 동양적 환타지이지만 복선을 딱딱 회수하고 현실을 기반으로 한 데다가 인간중심적입니다. '귀신보다 집값이 무섭다'처럼 한국인들이 유독 환타지에도 현실 기반+이치에 맞는 걸 무척이나 원해요. 저도 그렇고.

첫 번째 장면에서 세 달지기들, 그 중에서도 퍼시픽 달지기가 혀를 끌끌 차는데 이는 극 중간에 순례자(이 분도 퍼시픽;)가 미혹에 빠진 모습으로 전개되고, 다시 세 달지기가 최후를 보는 모습이 반복되며 떡밥이 회수됩니다.

그리고 소녀와 소년, 물고기와 사슴나무들이 결핍된 것과 바라는 것, 무서워하는 것이 분명히 나타나고 그게 어떤 영향을 주며 어떻게 끝나는지에 대해서도 아주 깔끔하게 끝맺어줍니다. 이를 풀어주는 달지기들은 인간의 한계에 대해서 매번 어처구니없어하면서도 매번 자비롭습니다.

대중성의 두 번째 이유는 작창 위주로 흘러가지만 반복 변주되며 멜로디와 리듬이 쉽고 중독성이 있습니다. 모 기자께서 이 극에 대해 실험은 좋은데 오래 남는 게 없다고 까셨는데 전 그닥..
'아무것도 모르고 길을 떠나가네'
'몰라몰라 아무것도 몰라'와
'너는 아무것도 아니다'가 얼마나 중독적인데.

제가 창극을 속성으로 배워서 그닥 아는 건 없습니다만 봤던 창극 중 가장 작창>>>대사 비중인 것 같습니다. 대사 치는 시간보다 춤 추는 시간이 더 긴 것 같음. 이자람님이 작창하셨는데 56곡(...이었나?;)이나 맡겼다며 절레절레...중요 프레이즈가 반복변주되고 단순해서 작창이 대사 역할을 함.

아 그리고 국립창극단 배우들이야 다 에이스들이지만 이번 여덟분들은 이제 얼굴도 마이 익고(...) 해서 음색과 스타일, 몸짓 쓰는 것까지 다 눈에 들어오니까 매력이 정말 굉장하다는 게 다시 들어왔습니다. 이번에 눈에 들어왔던 분은 이야기소리꾼-사슴나무역 왕윤정님.

다른 사슴나무인 김우정 배우는 좀 더 러블리하고 소녀스럽게 풀어가는 게 있는데 왕윤정 배우는 도끼에 찍히고 살이 말라붙은 걸 묘사할 때 아주 무자비할 정도로 피를 토하는 가창과 표정, 몸짓이셨음. 판소리 찾아봐야겠어요.
기다려라 리건<-;;;

달지기-이야기소리꾼-순례자 역을 맡은 퍼시픽님은 옴-할때 오두미교 교주님의 사짜 연기가 생각나서(사짜 연기에 세계 제일인자인듯) 내적 웃음을 유발했고 아 맞다 퍼시픽님이 나이키 식으로 물구나무 서는 거 봤음...요즘 뭐 많이 구경하네요 역시 서울은 문화가 다양해.

아 그리고 전원 다 이야기소리꾼이지만 달지기로 역할이 고정되어 있는 분은 서정금님과 이소연님 두 분이고 나머지는 계속 옷을 갈아입으면서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넘나듭니다. 그렇다 보니 어두운 원형무대 뒤로 나가서 금방 갈아입고 다시 등장하고 이 연출이 필수. 그리고 빙빙 도는 원무에 딱.

뭣도 모르고 하늘극장 작다고 뭐라 한 저를 매우 쳐라. 원형극장의 매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나물달이에요. 작지만 알찬 구성.

우리(...) 물고기만 해도 이야기소리꾼-물고기-코끼리-미혹시키는 존재-이야기소리꾼으로 계속 역할이 변합니다. 김수인이 안 나올 때는 몇 분 없다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나올 때마다 워낙 특이한 길이에 프로포션이라 매우 알아보기 쉬움. 그 무지기치마같은 프릴 치렁치렁때문에 더 길어보임.

그리고...그리고...
김수인은 정말 또라이같고 사랑스럽습니다...
제니 표정+난 내가 이쁜 거 알아요 장원영표정+수인이에게도 주접이 필요합니다 흘기는 표정 이게 막 무한대로 제공됨. 예를 들어
-물고기가 용이 되었다지?(흐뭇 이쁜척)
-썩어버렸다던데?(수인이에게도 주접이 필요합니다 눈흘김)

그리고 맨날 춤춰요 맨날 턴해요 쉴 때가 없어요 소녀와 소년이 티격태격할 때도 뒤에서 사슴나무 둘하고 웨저래 하고 눈땡글 굴리며 리액션하고 있구요 뭐 흐릿하게 아웃포커싱된 뒤쪽에서도 때록때록거리며 내말이<-;;; 하고 있습니다

더쿠 마음으로 가장 사랑스러웠던 거야 단연 '뻐끔뻐끔 뿅뿅뿅'이었지만 소리꾼 팬으로서 가장 자랑스러웠던 건 코끼리 진양조. 제가 지금까지 들었던 김수인 소리 중에서 소리꾼으로서 기량을 가장 잘 보여준 게 코끼리 파트였어요. 이걸 다시 들으려면 3연을 해야 하는구나.

수미산에서 태어났지만 '내가 살 곳은 여기가 아니다'하고 가장 비천한 곳으로 스스로 내려온 존재, '더럽고 아름다운'것이 응축된 여의주를 기꺼이 내어주고 자신을 희생한 다음 용이 되었다는 서사는 당연히 부처와 예수가 떠오르죠.

굳이 따지자면 예수보다는 부처에 가까운 존재겠군요. 예수는 완벽한 존재였지만 부처는 인간 그 자체이고 현실세계를 받아들이는 존재니까요. 저는 매우 세속적인 인간이라 여기 동양철학, 특히 인도철학을 다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아 좋긴 좋은데...뭔가...구체적으로 표현을 못하겠...' 약간 이 기분.

저는 그래서 국립극장 창극 VOD 서비스 중에서 나무물고기달이 제일 급합니다. 사람의 마음이 나락을 쳤을 때 힘이 되는 경구와 책, 음악, 영상을 모아놓은 응급 키트가 있어야 한다고 하잖아요. 저는 그 키트에 이 극을 넣어놓고 싶어요.

저는 세상을 논리와 이지로 풀어가려고 하는 성향이 강하지만, 이런저런(...) 일들을 겪어보니 세상에 모든 일은 결국 마음에 달려 있고 좋은 일도 나쁜 일, 매혹도 공포도 다 마음이라는 이 극의 메시지가 참 마음에 드네요.

물론  팬이 많고 초연 재연때에도 좋은 평을 들었던 극이지만 코로나 때문에 여러 모로 제약이 있었던 게 아쉽네요. 그리고 세상은 더욱 난잡해졌으니 더 이 극이 필요해요. 그러니까 3연이 필요합니다(기도메타) 그러면 눈에 또 많은 게 더 들어오겠네요.

달빛상영회 때 '으어...으어...좋은데...뭐라 말할 길이 없네...'할 때보다 수다가 길어졌군요 이만 마무리하겠습니다 ㅎㅎ

덧. 나무 물고기 달은 딱 두 명이서 봤는데요 전남 장성에서 퇴근하고 두 시간 동안 차 몰고 오신 분이셨습니다
"수인님 때문에 오셨죠?"
네 마자여...
서로가 서로를 대단타 하며 서로의 안전을 빌어주며 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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