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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 용도로 갤럭시 S23 울트라를 사 놓고는 뗀석기처럼 쓰고 있었는데 뭐 좀 해보겠다고

https://theqoo.net/square/2615550470

 

더쿠 - 갤럭시 S22 울트라 대여해가면서 모르는 사람 아무도 없길 바라며 쓰는 공익을 위한 글.jpg

https://img.theqoo.net/prJPE 보통 울트라로 연예인 사진을 찍는 경우는 카메라를 켰을 때 기본 '사진' 탭에서 냅다 줌으로 찍는 게 아님 https://img.theqoo.net/lHcaF 무조건 프로 동영상 모드로 촬영해야 함

theqoo.net

(이 글을 보고 '사진은 영상 찍어서 캡처하는 게 나음-프로동영상의 슈퍼 망원 렌즈(ST)로 촬영-화질은 UHD60-ISO 감도는 수동, 160으로 하되 조명에 따라 직접 조절하기' 팁을 얻어서 해 봤는데 아무래도 아직 스킬이 쪼렙이고 오늘 자리가 1층 막줄이라 결과물이 썩 좋지는 않네요. 하다 보면 나아지겠거니...)

 

후기 시작합니다.

 

러닝 타임: 100분
11월 4일 오후 3시 캐스팅:
코치 종우 역: 김대현
짠내 주인공 수현 역: 임규형
기억력 제로 상태 역: 김승용
농구 지박령 승우 역: 이종석
수학 지박령 다인 역: 김민강
도전정신 지박령 지훈 역: 정찬우

스테디셀러 왕따청춘농구귀신뮤지컬(...음?;) '전설의 리틀 농구단'을 보고 왔습니다. 저야 뭐 평생 본 뮤지컬이 열 손가락(죄다 머글들이 들어도 다 알아듣는 뮤지컬을 사교 용도로 갔음;) 안이고 해서 뮤지컬알못인데 역시나 우리 잿밥 임규형을 보고 간 거였구요, 불순한 의도와는 달리 매우 잘 즐기고 왔습니다.

여담인데 집에서 전리농 공연장까지 도어 투 도어로 45분밖에 안 걸리네요.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오는구나...으흑(실은 팬싱 갈라 부산도 가까웠지만 입장 루트가 혼란했었고 승민이 오페라는 해운대 번화가 살짝 외곽이라 한 시간 걸림) 마침 케이뮤직콘서트가 같은 장소에서 열려서 트로트 왕자님 이찬원과 트로트 골반킹 김희재 팬 백만명 헤치고 도착함.

부산 전리농 세시 공연 후기
-슬프다더니 진짜 슬픔
-주고받으면서 푸는 복선과 대사 개그가 찰짐
-몸치는 뮤배도 못하겠어
-뀨수현 열일곱 청춘 너무 잘함
-그 와중에 본체 피곤하고 찌글찌글한 표정이 나와서 내적 폭소함

전리농 처음에 규형이가 공연 사전 안내 및 주의사항을 제법 길게 목소리만 들려줬는데요 정말 맑고 생생한 목소리더라구요(웨얼이즈더펀! 생각하심 됩니다) 목소리가 초록초록해 ㅠㅠ 굿즈로 안내사항 보이스만 팔아주라 아침 알람으로 듣게.

수현이는 학교에서는 왕따, 집에서는 투명인간으로 하루하루 버티는 상록구 모 고등학교 1학년입니다. 오프닝이 일진들에게 삥 뜯기는 장면이니 말 다했죠.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싶어서 죽으려고 하는데 진짜 죽어서 학교의 지박령으로 15년째 있는 귀신 셋이 나타나서 아직 이루지 못한 소원이 있어서 성불(정말 뻘한 얘기지만 전리농에서 성불 성불 얘기 나올 때마다 우리 집 모태 불자가 생각나서... ...뭐하니...패왕별희 때문에 주말 출근해서 너갱이 놨니...)을 못하고 있다며 상록구 리틀농구단으로 이끕니다.

수현이 처음에 맥아리없는 표정+쭈뼛쭈뼛한 자세가 수인이 라방 마지막에 '가는 데 순서 없지만..'이랑 수인이 생카에서 전심전력으로 내외하던 본체랑 오버랩됐습니다 ㅋㅋㅋ

전리농에서는 '보인다'라는 게 등장인물들의 입을 타고 변주되며 아주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수현이는 사실 일진들의 괴롭힘보다 학교와 집에서 안 보이는, '투명인간'이라는 게 제일 괴로웠을 거 같아요. 그러니 사는 것도 의미가 없고 하루하루 버티기가 괴롭죠.

그래서 수현이를 알아보고 필요로 하는 지박령 3인조가 구원의 시작이겠네요. 
보긴 하지만 기억을 못해서 사실 '보지 못하는' 상태의 상태(...이걸 개그라고;)가 수현이의 짝꿍이라는 게 일종의 거울 이미지 같았어요. 이제 적어도 둘은 서로를 볼 수 있어서 다행.

전리농은 떡밥이 많은데 알뜰하게 회수도 잘 합니다
코치의 농구 15년-지박령의 학교 15년
수현이의 망가진 호루라기-코치의 망가진 호루라기
처럼요. 코치는 수현이의 다른 얼굴일 수도 있겠네요.
어 저 사실 상태랑 수현이 말미 대사듣고 얘들도 귀신인줄 잠시 빠짝 긴장...

 

농구팀이 다섯명인데 왜 지박령은 세 명일까 계속 궁금했었는데 코치와 지박령 셋의 속초 여행에서 수현이가 코치 대역으로 셋의 사고를 지켜보고 호루라기를 미친듯이 불어제끼는 장면을 보면서 아 이래서 다섯 명이 완성되는 거였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이다는 없어요. 수현이는 여전히 공부도 못하고 반에서는 겉돌고 일진한테는 당하고 상록구 리틀농구단은 내년에는 전패할지도 모르겠어요. 근데 애 마지막 씐난 표정을 보니 어떻게든 살아가겠다는 생각은 드네요.

락비트 사운드의 밴드 연주가 공연이랑 너무 잘 어울렸구요, 규형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나옵니다. 단독 넘버도 몇 곡 있지만 공연 자체가 팀웤 중시형이다 보니 성대 단독 차력쇼는 없음. 근데 규형이 진짜 잘해요, 너무 잘 해요. 정말 한국인이 좋아하는 뮤지컬 배우 그 자체. 그리고 공연하는 건 처음 봤는데 몸 쓰는 거나 연기도 참 잘하더라구요. 

사는 게 그저 버티는 거고 기운빠지고 지친 표정으로(HP 3%인 맥아리없는 상태를 제일 잘 구현하는 배우인 듯) 극의 80%를 일관하지만 뀨수현이는 청춘입니다, 부러워요. 어디가 빠른 31살인지? 어제 그 어른남자 어디감?

수현이가 꽤나 우울한 처지의 소년이고 앞으로 극적인 반전도 없이 그저 조금 전진했을 뿐이지만 청춘이라는 게, 회복 탄력성이 큰 존재더라구요. 물기가 있고 생생한 잠재력이 있으니 오래 억눌려 있어도 다시 제대로 클 수 있어요 근대 코치님은 박제된 세월이 너무 길고 어른이라 잘 모르겠어요.

암튼 청춘이 지나간 자들이 청춘을 부러워하는 거고 그 부러움을 이해할 수 없을 때가 청춘인 겁니다.

덧붙이는 헛소리: 오늘 트롯 왕자님 이찬원 래핑 버스를 십수대 보고 트롯 골반킹 김희재 팬들의 후드티 행렬에 입벌리고 인생 3회차 유성기 트롯가수님 조명섭 대형 부스 설치된 거 보고 놀램 
아 역시 트롯장르는 재력과 머리 수가 다르구나
한줌 크오판에 한소끔 크오 크레즐덕끼리 서로 아껴주며 살아요 사랑해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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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 쓰잘데기없는 정보이긴 한데 경기국악원(및 한국민속촌)에 가려면 용인신갈정류장이 용인고속버스터미널보다 훨씬 가깝습니다.
경기도 광역버스 카드가격 2800원...무서워요...

어디에나 존재하는 준수씨. 국악인 청년스타 양대 소(...라기엔 너무 이쁘지만) 고영열 김준수.

무대 굿굿. 영열이 피아노 병창이 왼쪽이라 왼블이 더 나았을 거 같기도 하지만 단차도 좋고 시야가 트여서 만족.

월하정인 전체 요약:
영여리 초반 더블브레스트수트 옷발 잘 받음 후반에는 회색 셔츠
실물 처음인데 피지컬 좋음
본인 취향의 팩트에 근거한 설득력 죽임 옥장판도 사겠음
서울발레시어터 협연 굿굿
영여리 요새 남미에서 저작권 들어온대요 추카요

월하정인 수인 요약:
쑥대머리 착장(셔츠 재질 다름)으로 쑥대머리 돈타령 진도아리랑 앵콜 뱃노래
쑥대머리 영여리 편곡
솔로 두곡하고 쏙 들어가는 망충미
오늘 유독 청순하고 이쁨 말은 청산유수
영여리랑 국5때 뮤지컬 놀부로 만나 17년째 인연

셋리스트는 이전 월하정인이랑 좀 다릅니다
풍년가-방아타령-꽃타령-밀양아리랑-사랑가-이별가-아리랑(서울발레시어터 협연)-이룰 수 없는-천명-쑥대머리/돈타령(김수인)-진도아리랑(with 김수인)-늴릴리리-둥게디어라-옐로라이트-뱃노래(앵콜, with 김수인)

제가 본 영열이 실물 첫인상:
와 키크고 수트발 좋다(당연하다 라비에 두 거인이 있어 그렇지 그도 180)
뽀둥한 볼이 빛나고 피부 엄청 좋음
존재감 뿜뿜 기존쎄인데 가끔 헐랭
국악에 너무너무너무 진심임
팩트에 근거하여 감성을 자극하는 설득력

풍년가 방아타령 첫 두 곡 하고 나서 영여리 멘트가 가을이라 어울리는 노래는 골라봤다며
귀한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일요일 다섯시에 여기 오신 분들은 정말 귀한 시간 내주신 거라며(어라 직장인 안 해봤쨔나)

꽃타령하고 밀양아리랑(뻔한 곡을 뻔하지 않게 웅앵 대충 팬텀싱어 심위 멘트)한 다음에 영열이가 민요가 멜로디만 있고 화성이 없다, 잘 안 알려진 게 너무너무 안타깝다, 좀 더 알리게 위해 뭐든 하겠다며 열변.
...국악에 진심인 남자...(기시감)

그리고 본인을 처음 보는 분도 있을 텐데 왜 한복 안 입고 양복 입고 있어?고수 어디 가고 밴드가 있어? 할 거 같다며 사랑가 썰로 자연스럽게 이끔 원래 판소리 전공이고 판소리 연습을 하는데 연습실에 피아노가 있었다, 그걸 눌러보며 연습을 하다 보니 잘 맞았다...하며 사랑가 시작

사랑가 이별가 모두 피아노 병창만으로 진행되었구요, 마이크 대에 마이크를 못 꽂아서 버벅거리다가 스탭 도움을 받으면서 머쓱하게 웃는게 귀여웠음요
사랑가-생각보다 야하다
이별가-이거 완전 내 취향이네? 특히 몽룡이가 점점이 멀어질 때 좋음
둘 사이를 판소리 사설보기는 나레이션처럼 처리

이별가까지 끝내고 멘트가 원래 판소리에서 사랑가는 30분이고 이별가는 2시간이다 사랑은 짧게 이별은 길게 사랑이 원래 그런 거 같다며
오 고댚 사상 완전 내 취향

아리랑은 아주 특별한 분들과 함께 하겠다며 서울발레시어터 소개. 어디서 하는지 궁금했는데 영여리가 노래하던 공간 내 주고 밴드석에서 부르고 발레리노 다섯 발레리나 다섯 도합 열 명이 심플한 흰 현대발레복 입고 등장해서 아리랑에 맞춰 발레. 특히 리프트는 어찌나 높게 하는지 입이 떡 벌어짐

아리랑 마치고 영열이가 자기가 하는 건 주로 청각이고 이 분들이 하는 건 시각인데 그게 어우러지니 좋다, 앞으로도 오감을 자극하는 걸 계속 해보겠다며 포부를 말씀하셨습니다
전진하는 영열이.

이룰 수 없는 얘기하면서 요즘 고맙게도 커버를 많이 해 주고계시다며. 천명까지 두 자작곡을 얘기하면서 조선시대? 고려시대? 암튼 한복 입던 시대ㅋㅋ에 지체 높은 집안 딸인 아씨를 사랑하는 신분 낮은 남자의 사랑이야기-여자가 떠난 후 천명을 거스르겠다며 울부짖는 이야기라고

TMI인데 요즘 영여리가 최종병기 활을 감명깊게 본 거 같더라구요

두 노래 다 스탠딩 의자에 앉아서 불렀습니다 둘 다 너무 좋았는데 전 역시 깨진 다음인 천명이 처절해서 제 취향<-;;,

그리고 소리꾼 김수인 소개하고 들어감
프듀예심때 건조하고 싸나운 사막여우라면 오늘은 참하고 살살 웃고 흥 많고 털에 윤기 도는 여우
오늘 참하게 앞머리 덮머로 내리고 아주 살짝 손톱만큼 이마 보임 메컵 연하고 청순예쁨 아이라인도 옅음 쑥대머리 착장인데 셔츠가 오글재질

쑥대머리는 예심때처럼 심플한 기타 반주만으로 진행됨.
와...제가 오늘 하루를 싹 바칠 보람이 있었습니다 프듀 예심때 엄청 들었는데 실제로 들으니까 그 쥐락펴락하는 느낌과 압도하는 포효가 아주 ㅠㅠ 피 토하는 게 뭔지 알게쓰요

오늘 쑥대머리가 어느 정도였냐면 수청을 거부해서 목에 칼 쓰고 끌려나온 김수인이 죽기 전에 마지막 곡조로 뽑으면 다들 눈물 흘리며 풀어줄 거 같음
물론 풀려난 김수인이 다 죽였어요 으앙

쑥대머리 끝나고 멘트. 소리꾼 김수인입니다 하고 나서 쑥대머리에 비하인드가 있는데 영여리형이 편곡해 줬어요 하자 우오오 소리 나옴 예심곡에 쑥대머리를 할 건데 어떻게 유니크하게 할까 하니까 영여리가 미니멀하게 기타 반주만으로 하자고 아이디어 주고 편곡을 다 해줘서 하나하나 영열이형 손때가 묻어있다고 함

근데 그런 곡을 하면서 '언제까지 고영열만 찾으시겠습니까' 그랬다며 능청맞게 급반성모드.

아참 수인이가 독무대 중간 멘트로 제가 많은 국악인을 알지만 영여리형만큼 유니크한 사람이 없다며 오늘도 무대를 보면서 언제까지 고영열을 찾을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ㅋㅋㅋ

다음 곡은 따끈따끈한 신곡인데 잘 안 들으면 휘르르르(하고 엄청 빠르게 말함)하고 지나간다며 고영열에게 사랑가가 있으면 김수인에겐 돈타령이 생기지 않을까요하며 시작

돈타령끝내고 갑자기 인사 후 들어가버려서 급당황. 서너곡이랬고 영열이랑도 해야 하는데? 하는데 몇초만에 영열이랑 웃으면서 나옴 영여리가 야 너 들어오면 어떡해(영여리 특유의 당황 말투) 했다고ㅋㅋㅋ 김수인 쫌 망충하게 웃음 기존쎄인데 은근 헐랭한 건 둘이 쫌 비슷

그리고 본격적으로 썰풀기 시작
둘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봤대요 광주mbc에서 어린이 뮤지컬할때 김수인 초5 영여리 중1 그럼 몇년째지...?하고 둘이 또 잠시 망충모드
17년째라며 수인이가 3년 지나면 20년째라니 그때 밥이라도 같이 먹을까요?하고 영열이가 그럼 ㅋㅋㅋ

그땐 수인이가 키가 작았대요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고 하자 수인이가 저어기 아래를 가리키며 이만했다고

어린이뮤지컬에서 놀부 역 맡았다고 형이랑 저랑 (놀부에) 잘 어울리진 않지만 하자 영여리가 야 너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라며 ㅋㅋㅋ
...노코멘트.

그리고 이곳저곳에서 만나다 영열이가 중앙대 축제 가니 서빙하는<-ㅋㅋㅋ김수인을 만나고 국립창극단에 창극도 보러 오고 ㅍㅅ 나가면서 영열이한테 연락하고 그런 인연

팬싱 결승 때 보러 왔는데 어땠어요?하고 수인이가 묻자 아 어땠는지 물어보는 거예요?하고 영여리 또 당황(쫌 놀릴 맛 나는 캐릭) 방송보다 훨씬 좋았다고 아 물론 다른 분들도 좋았지만 하자 수인이가 또 여우 표정으로 그래도 크레즐이 제일 좋았져?*-*이럼

수인이는 무대에서 딱 저기쯤에 하고 가리킴 형하고 존노형하고 앉아있는데 너무 좋았고 든든했다고 형도 국악인으로서 느끼는 게 있었잖아요 하자 영열이가 장난스럽게 반대로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하자 수인이가 더 장난넣어서 아 왜 온거야~이럼ㅋㅋㅋ

아 그리고 중간에 영열이가 크레즐 어떻게 되어가냐고 물어보자 잘 하고 있다고 간단하게 답함

그리고 둘은 진도아리랑을 같이 하였습니다 작년 이맘때 무대(유튜브 그거)랑 파트 배분이 조금씩 다르고 수인이 구음이 잘 들려서 좋았습니다 영여리의 탁성과 수인이의 청량한 소리가 잘 어울려요 그리고 화음 넣을 때 영여리가 윗성부 수인이가 아랫성부함

수인이 들어가고 늴릴릴리하고 둥게디어라 얘기하면서 한글 말이 너무 좋다며 아 둥게디어라는 남미에서 입소문을 탔는지 브라질 페루 이런 데서 저작권료가 들어오고 있다며 유럽 아프리카 전 세계에서 사랑받았으면 좋겠대요
전 영열이 야심가 모드 좋음

그 다음 엔딩 곡 역시나 자작곡 옐로라이트 얘기하면서 좌회전을 하는데 초록불이 노란불로 바뀌고 갈까 말까 누구나 고민을 해 봤을 거라고 했는데 관객이 그냥 간다고 해서 또 타격받고 그냥 고민한다고 해주세요오~함
이런 재미가 있는 남자였군

아 맞다 밴드 소개하면서 원래 실용음악하고 재즈하던 분들이 자기 때문에 연주하며 이제 막 민요 따라한다고 교과서에나 나오거나 부모님들이 좋아하는 음악하니 좋다며 ㅋㅋ

영열이 본공연 마치고 나서 들어갔다가 수인이랑 같이 나와서 뱃노래 부름 수인이 겁나 신나고 흥나는게 보임

아참 수인이 오늘 월하정인 내내 기분좋게 생글생글했는데 뱃노래라거나 목청 고조될 때 어둠속에서 안광이 번쩍번쩍거려서 아 우리 영물이 잠깐 여우탈 쓰고 사람이 좋다 모드구나 생각했음

돈타령 1회전 뱃노래 1회전 도합 두 턴 시전함
그리고 영열이 수인이 밴드멤버 다같이 한줄로 손잡고 인사함
...게스트가 보통 이러나?;;;
나갈 때까지 방실방실 웃으며 두 손 흔들어줌

퇴근길 후기:
영열이 수인이 같이 나옴
영열이 너 안 부끄러워? 하자 수인이 여우같은 표정으로 새침하게 아니 안 부끄러운데? 함
라비던스 크레즐 합동공연 묻자 수인이가 크레던스라 함
뒤의 영열이 사진 보고 수인이가 잘 생기게 나왔다고 놀릴 기세 드릉드릉
팬 악수해줌

총평: 고향 근처에 영열이 공연 오면 꼭 가야지
고댚이 내 상사였으면 좋겠다 업무 스타일이랑 캐릭터가 완전 취향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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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홍백가 역의 박애리, 사방지 역의 김수인, 남자 역이라면 다 했는데 사이비교주로 남은 유태평양, 여자 역 다 했는데 다 큐티섹시했던 전영랑.

사방지 감상:
극 이름답게 김수인 100분 내내 나옴
김수인 무용 진짜 잘함 많이 나옴
시그니처 흰 드레스보다 후반부 자주색 드레스가 더 어울리고 이쁨
홍백가 나리 날 가져요
퍼시픽유 사이비교주 삼킴
매란이 경기민요 너무 간드러짐
연주 좋아요 음향 좋아요
난해한데 전개가 빨라서 확 들어옴

내 이름은 사방지를 보고 왔습니다. 실은 몇년전에 한 김수인 주연의 같은 극 영상을 10여분 봤는데 바빠서 다 보진 못했어요. 그 땐 와아 첫 곡 가사 수위 겁나 쎄네 싶었어요. 가루지기 타령이 25금이면 이건 39금쯤? 근데 사실 그 첫곡만 쎘지 나머지는 서사 위주고 그리 가사 수위는 안 높아요.

그리고 실은 그 첫곡은 세상의 사방지에 대한 성적인 편견을 대표하는 거라 수위가 높을 수 밖에 없었어요(사실 사방지는 강간이나 희롱 빼고는 뭐 성생활이라는 게 있었을까 싶음) 나머지 90분동안 나온 사방지는 겁나 고단하고 불쌍함 근데 꼭 피해자만은 아니고 가해자적인 면도 있어요 하지만 그(그녀)의 가해는 권력 구도에서 결국 힘없이 묻혀갈 뿐입니다.

이 극의 등장 배우는 총 네 명. 사방지는 자신의 삶을 나레이션과 노래 춤으로 토로하고 초반에 다른 세 분은 사방지의 삶에 대해 해설합니다.
사방지와 홍백가는 해당 역으로 쭉 가고 퍼시픽유와 전영랑님은 계속 역을 바꾸며 등장합니다. 퍼시픽과 영랑님이 사방지의 남녀 자아로 나올 때 특히 좋음

제가 봤던 전통적 판소리나 창극은 시간 순서대로 극이 흘러갔는데 여기서는 처음부터 사방지가 성인으로 본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버려져서 비구니절에서 자라고 일곱살에 동무에게 치마가 벗겨져서 처음으로 본인의 운명을 자각하고 절망하는 건 언급으로 지나가요.

그리고 첫 20분에 이 소개와 회상 부분에 김수인 춤이 매우매우 많이 집중적으로 아름답고 우아하며 섬세하게 나오므로 필견할 가치가 있습니다. 역시 무용 영재, 한국 예술의 총체. 저는 이 춤을 보고 춘천 이틀 1열 잡은 제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이 극에서 사방지는 총 세번을 관아에 잡혀갑니다
첫번째-남장하고 외부 스케줄(...) 뛰다가 여자라고 잡혀감
두번째-여장하고 살다가 남자인데 군역 안 냈다고 잡혀감(아 눙무리...조선시대에도 군대)
세번째-열녀 마님한테 소설 읽어주고 플라토닉 백합물인데 간통했다고 잡혀감

첫번째로 관아에 잡혀가서 맞은 다음 다리 사이로 피를 흘리며 제주도로 끌려가는 부분에서 절절하고 한이 흐르게 노래를 하는데 쑥대머리 급이었음요. 그리고 세번째로 잡혀가서 고문당하는 걸 상대나 소도구 없이 혼자서 연기하는데 왜 저렇게 고통스러워하는 걸 유독 더 잘 하죠;ㅁ;

지금도 인터섹슈얼이 저 정도 스캔들로 터졌으면 난리인데 세 번씩이나 잡혀가고도 살아남은 이유가 있습니다. 거상 로비스트 홍백가가 매번 살려줘요. 홍백가는 여자라서 태어나자마자 죽을 뻔하고 남편이 팔아먹고 이쪽도 팔자 사납기로는 사방지 버금가는데 이쪽은 권력과 독함이 있습니다.

그래서 홍백가는 포식자, 사방지는 피식자가 되는 거죠. 매번 사방지는 홍백가가 놓은 장기판의 말 역할을 하여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열녀 스캔들로 권문세가를 말아먹고 사랑하는 화쟁선비를 죽게 만듭니다. 홍백가가 '독한 년이 되어라'라고 사방지한테 그러는데 얘는 결정적으로 독하지도 못해요.

인생에 있어서 사방지의 유일한 욕망이 있었다면 그건 자신이 사랑하고 학대했던 코끼리 고상이를 되찾는 것 정도?(화쟁선비는 예외로 합시다. 자신의 여성상으로 동경했던 매랑이 거라서 갖고 싶었던 거죠;) 그래서 제주도에서 고상이를 사겠다고 소라를 따제낄 때 가장 생기있고 행복해 보였습니다.

근데 그렇게 모은 돈을 남녀귀천 차별없는 평등한 세상에 퍼시픽유의 오음어쩌구교에 다 갖다바치고 정작 남자도 여자도 아니라서 방주에도 못 탐;ㅁ;(모태 예수쟁이인 저는 사이비종교씬에도 터졌고 갑분 노아의 방주 나와서 더 터짐) 그니까 기댈 데라곤 홍백가 나리밖에 없음.

배우 얘기를 하자면 김수인은 이제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1인극도 될 거 같아요. 아까도 얘기했다시피 고통당하고 고문받고 피토하고 피흘리고 이런 거 되게 잘 해서 그런 거(본인이 관심가진 사극? 아니 일제시대?;;;)에서 많이 봤으면 합니다. 그리고 분명히 팔척장신에 어깨 딱 벌어졌는데 이뻐요.

가늘가늘한 팔 선도 이쁘고 휘돌아갈 때(김수인 턴 몇십번 봄) 그래서 몸선이 잘 안 드러나는 청순한 흰 드레스보다는 허리선 딱 들어가고 라인이 잡힌 자주색 드레스가 더 이뻐보였어요 김수인은 흐콰해야죠(사방지는 흐콰도 제대로 못했지만)

그리고 해녀복!!! 네 저는 바디슈트 기대했는데(세조 때라니까;) 그러나 극 아니면 김수인이 저 정도로 내놓고 입은 거 언제 보겠냐(긴팔 긴바지 매니아;) 근데 저 정도로 다리가 드러나는데 제모를 했을까 뻘하게 궁금해하고 앉았습니다 잘한다;;;

말할 때는 새침하고 좀 히바리없는(...) 여자 말투 쓰다가 창 할때는 본인의 평소 톤으로 하는데 그게 묘하게 잘 어울립니다. 딱 두 마디, 한남짓;하느라 쩌렁쩌렁하니 남자 말투로 호통치다가 다시 저는...소녀 말투로 돌아오는데 그게 전환이 엄청 빨리 되더라구요.

홍백가 역의 박예리님은 정말 프리마돈나셨습니다. 쩌렁쩌렁한 발성에 쫙쫙 붙는 딕션, 앞에 나와서 마님~하고 광공플레이;하시는데 진짜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멋졌음. 악역계의 한 획을 그으셨어요. 반성도 참회도 없이 그저 욕망대로 살다가 불나방처럼 가셨음.

퍼시픽유는 모든 남자 역은 본인이 다 맡았는데 확확 다르게 소화하는 데다가 유들하고 매끈하게 넘어가는게 마!내가 국립창극단 간판스타다!!!하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창을 너무너무너무 잘하심. 그리고 사이비 교주를 완전 삼키셨음 ㅋㅋㅋ 화쟁선비는...음...캐릭이 매력이 별로 없어요.

그리고 모든 여성 역을 다 맡은 전영랑님(옷에다 풍선까지 너무 고생하심)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고 매력넘치심. 그리고 경기민요(제가 뭘 알겠음 이희문씨처럼 부르길래 경기민요인줄 안 거지;) 쪼가 너무 매력있었습니다. 이러다 경기민요까지 찾아듣겠다.

다시 수니의 자아로 넘어가서 왜 김수인의 자주색 드레스가 더 이뻤나를 얘기해 봅시다. 라인과 색상도 더 잘 어울렸지만 아무래도 진한 메이크업이 자주색 드레스에 더 어울려서도 있습니다. 근데 안 그래도 휙휙 빠르게 지나가는 전개에 사방지가 계속 나와야 되는데 메이크업 수정도 안 되겠고요.

왜 그는 팔척장신에 어깨도 넓고 목과 상체도 탄탄하고 두꺼운데 여장이 고와보일까요? 일단은 팔 선이 이쁘구요, 트친님이 말씀하신 무용인 몸선이라는 게 남녀 불문하고 좀 비슷한 면이 있잖습니까. 그게 옷발이 참 잘 받음. 그리고 동글동글 코코볼 코가 큐티함을 더함.

사실 워낙 사방지가 흥미+에로 위주로 다뤄진 역사 인물이고 얘기했다시피 초반 10분 프리뷰 때문에 꽤 쫄았었는데 그냥
홍백가+사방지: 하드보일드 커플
해녀+사방지: 학원물 갑분 사이비 커플
매란+사방지: 플라토닉 백합물에
고상이+사방지 수인물...<-끌려간다;

이 극에는 유난히 꿈, 그 중에서도 사방지의 꿈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요, 아무래도 워낙에 삶이 신산하다 보니 꿈으로 많은 걸 보는 듯 하더라구요. 저도 오늘 밤에는 소라 전복 왕창 따서 김만덕 능가하는 제주 거상이 된 사방지가 고상이 사들여서 행복하게 사는 꿈을 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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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강화도 전등사-청와대-부산의 강행군을 마치고 이틀간 앓아 누웠다가 일하다가 하다 보니 청와대는 후기 타이밍을 놓쳤군요. 그래도 자기 만족이니께 남겨 봅니다. 아참 제목의 '사랑이란 간사한 것'이란 청와대 개방과 대중 공연에 대해서 회의적인 입장(순화하자면)이던 제가 크레즐 단독 스케가 잡힌 후 빠른 태세 전환으로 '아 글엄글엄 취지도 좋고 너무 좋은 거 같아여'라고 간사하게 돌아선 걸 말합니다 ㅋ
- 강화도 탈출 청와대 입성의 택시 팀을 결성했었습니다. 아침 여덟시에 출발할 때쯤 이미 청와대에는 대기 순번이 꽤 있다는 정보 입수. 아홉시쯤 경복궁역에 내려 카페인 수혈, 짐 맡기고 잔디마당 도착하니 대략 9시 50분쯤. 도착하니 듣던 대로 꽤나 줄이 늘어서 있더군요.

- 무대 상태는 사진과 같습니다.

- 그 때부터 대략 두 시 입장까지 서 있거나 적당히 옆 모서리에 기대거나 버티다 보니 아직까지 다리가 아픕니다.  

- 포레스텔라 페스티벌 필수 물품 메모 쌔벼옴; 여기다가 우비와 짐 담을 김장 비닐까지 다이소에서 사서 추가하면 좋을 거 같습니다. 집에 사은품으로 받은 낚시의자 있는데 짐 안 늘린다고 두고 왔더니 몸이 고생함.
 
- 아참 대기 중에도 음료수는 되는데 취식은 금지더군요. 오 음료수는 된단 말이지 하고 인근 편의점에서 맥주 사와서 탄수화물과 칼로리 보충<-;;;
 
- 등산객과 관광객 인파가 많이 지나가는 길이라 대기 줄의 정체에 대해 자와자와하는 게 너무 적나라했;;; (이거저거 생략)가장 긍정적인 반응은 '크레즐이 뭐야?'하고 유튜브에서 바로 검색해보는 분들. 계속 보세요!!! 우리 애들 무대 쩔어요!!!
 
- 좋은 점이라면 사전 예매 600명 외에도 오다가다 서서 리허설과 본무대 구경하는 분들의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었다는 점. 감동적인 가곡-장년층에 익숙한 황진이-국민건전가요 홀로아리랑. 셋리 참 잘 짰다.
 
- 크레즐이 리허설하러 입장할 때 스스슥 너무 빨리 가버려서 어어어 하는데 이미 들어감 승민이 흰 스트라이프 셔츠, 수인이 생일선물 우영미 남방, 규형이 어제랑 같은 남색 재킷과 베이지 바지(어젯밤은 집주인 집에서 잤다는 설 탄력 받음)
...조진호 너무 예뻐서 얼굴만 봐서 착장이고 뭐고 휘발됨(정신 차리고 리허설 보니 킬디스럽 무대의상 미리 입고 옴)

 
- 리허설 때 비가 부슬부슬 왔는데 진호가 '(여러분) 탈모 오는 거 아니예요?'하고 걱정해주다가 '(격, 한국의 멋' 포스터 가리키며) 아 격조 높은 무대에서...ㅎㅎ' 함. 아녀 탈모 중요하다.
 
- 애들 리허설 마치고 무대 옆 뒤로 퇴장하는데 잘했다고 환호하자 수인이 양손 흔들고 활짝 웃으며 덩실덩실함
국립국악관현악단하고 협연 미침..
계속 잘해봅시다 우리...(이미 우리 됨) 이걸 왜 유튜브 중계 안 하냐 진쯔

 
- 기나긴 기다림이 끝나고 두 시에 표 배부 받아 입장. 걍 주는 대로 받음. 무대는 160석*4개 블럭이었는데 아무래도 앞왼쪽부터 쭈욱 순서대로 뿌린 듯. 저는 이승민존. 나중에 보니 국립국악관현악단은 각도상 잘 안 보여서 아쉽. 
 
- 근데 어제 와대× 국립극장O 굿즈 비막이 모자 은근 유용하지 않나요? 선물이란 내 돈 주고 사긴 그렇지만 남이 주면 기꺼운 그런 것이 전 좋더라구요
역시 아낌없이 주는 국극...추임새 클래스 만원 받고 고급 식혜와 떡으로 페이백하는 국극

 
- 본무대 전까지 비 와서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직전에 개더군요. 역시 기존쎄 그룹과 풍수 명당 중 명당 청와대의 콜라보.
 
-  공연은 총 80분이었구요, 첫 번째 순서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애국가. 올드 랭 사인을 포함해서 대한제국 초기의 애국가부터 안익태 버전 현대 애국가까지 세 버전 애국가를 한 곡으로 묶었습니다. 처음엔 좀 진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깨고 참 좋았습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김수인 직장인 국립극장 소속이라 내적 친밀감은 맥스였는데 이렇게 직관은 처음. 퀄리티와 합이 웬만한 서양 관현악단은 가볍게 능가했습니다.
 
- 두 번째 순서는 제가 매우 사랑하는 국립창극단 소속 소리의 신 민은경님이 협연한 단가 '사철가'(사철가의 부분이 황진이에 메시업되어 이쪽도 내적 친밀감 맥스) 단가가 판소리 전에 목을 푸는 노래라고 하더군요. 오늘따라 민은경님 미모와 우아한 착장이 돋보였습니다.
 
- 존웃 모먼트 얘기하자면 민은경님이 '여러분 추임새 아세요?' 했을 때 안다는 반응이 여기저기서 나오자 '어떻게 아세요?'라고 해서 '추임새 클래스~'라고 하자 추임새를 시켜 보심. 생각보다 추임새가 좀 약하자 '추임새 클래스 들은 열 분 정도만 오신 거 같은데요 ㅋㅋㅋ' 그리고 추임새를 간단하게 가르쳐 주심. 무대야 뭐... '작은 거인'이라는 말에 딱 들어맞았음.
 
- 아니 근데
국악인은 다 기존쎄잖아요
기존쎄만 살아남아 국악인이 되는 건가요
국악인이 되면 기존쎄가 더더 되는 건가요?
 
- 세 번째 무대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라라랜드' OST. 서양 선율이 우리 소리에 어떻게 담길까 궁금했었는데 와...그게 되네요. 
 
- 네 번째 무대는 크레즐 협연. 여담인데 오늘 사회는 아나운서 진양혜님(대충 제 연배 위로는 매우 익숙하고 유명하신 분)인데 그룹 설명할 때 '크리에이티브의 크레, 즐겁다의 즐'이라고 아주 정확하게 말씀하셨는데 베테랑 아나운서답게 '즐'을 너무나 고급스럽고 정확한 딕션으로 발음하셔서 개터졌;;;   
 
- 곡 순서는 나하나 꽃피어-황진이-홀로아리랑. 나하나 꽃피어도 서양 메이저 음계라 경연 당시에 수인이가 맞추느라 고생했는지라 이게 우리소리 마이너 음계에 어떻게 맞추나 했는데...이것도 되네? 그리고 크레즐이 반 음계 조정된 걸 기막히게 잘 소화해서 또 감탄.
 
-  첫 곡 마치고: 
김수인-진짜 많이 와 주셨어요(무대 올라올 때부터 네 명 다 업된 게 너무 잘 보였음)
조진호- 이 정도면 콘서트해도 되겠는데?
크레즐 그룹의 현실을 담당하는 그이의 '콘서트해도 되겠는데' 아홉 글자에 객석은 아수라장이 되고 마음은 두근두근

 
- 근데 이쯤 되면 솔로 듀엣 끼워서 크레즐 팬콘할 셋리는 되는 거 아닌가욤 네 명 솔로무대+리버+덴져러슬리+겨울잠+네버체인지+경연 네 곡+홀로아리랑+그 외.

 
- 그리고 진호가 본인은 풍수지리같은 거 잘 모르지만 여기 산 보이고 공기 맑은 게 너무 좋다고 하고 수인이가 풍수지리 명당이라며 만담 이어감. 아니 근데 오늘 무대 위 크레즐 시점의 사진 하나만 봤으면 좋겠어요 객석에는 풍류객이 넘실넘실 최고의 풍수지리 명당의 정결한 기운 절경
 
- 황진이는 본격적으로 긴장 풀고 음악을 타며 덩실덩실 분위기를 띄우는 게 인상적. 그리고 어제는 음향팀 실수로 듣지 못했던 아니리 부분을 본공에서 들으니 참 좋더군요. 김수인의 '풍류객이 모였으니 놀아본들 어떠하리' 이후에 얼쑤 추임새가 한층 고조되자 김수인 너무너무너무 좋아하며 따봉 날림.
 
- 황진이는 임규형 파트를 조진호가 나눠 가질 거라는 예상을 보기 좋게 날리고 김수인 앞 부분 파트를 나눠 가졌는데요 너무 구성지게 잘 소화해서 새삼 놀람. 조진호도 레슨받으면서 국악에 성악에 저변을 넓혀가는데 내가 뭐라고(급반성과 자기개발 의지를 다진 후 바로 까먹음)
 
- 마지막 멘트 타임에
김수인: 이번 곡으로 끝이지만 내년 초에 국립국악관현악단과 공연 있으니 보러 와 주실 거죠? 약속! 
조진호: 그 땐 새로운 곡이 있겠죠? 저희 뒤에도 국립관현악단 연주가 이어지니 자리 끝까지 지키고 봐 주실 거죠? 약속!  (열여섯 미소녀 아이돌 말투로) 약속! 
임규형: 퐈하하하(허리 꺾으며 대폭소)<-똑같은 약속!이라도 조진호에만 대폭소 반응
조진호: 왜요~저 아이돌이에요~ 아닌 것 같나요?
약속은 하는데 신년음악회에 내 표가 있었음 좋겠다 ㅠ

 
- 공연 펄펄 날아놓고 마지막 인사하러 다시 올라올 땐 수듑수듑해서 갭 맥스.
 
- 임규형 최고의 개그맨 조진호
조진호 최고의 리액셔너 임규형
이승민 마음으로 낳은 김수인
김수인 메멘토 모드 금사빠 이승민

 
-  마지막 곡은 홀로아리랑. 다 좋았지만 베이스급으로 둠둠 내려가서 묵직하게 잡아준 이승민(새삼 이승민 음역 진짜 넓은 걸 실감 나하나 꽃피어 마지막에는 하이바리톤으로 올라가잖슴)과 임규형과 부자 대화(뮤배와 창극 배우라 연기가 출중하더군요) 후에 허공을 후려치는 김수인의 구음은 진짜 보물이었습니다.
 
- 그리고 거의 모든 분들이 자리를 지켰지만 마지막 무대 직전에 앞줄에서 무대 빠져나간 몇 분 때문에 좀 그랬습니다. 진호가 전등사, 와대에서 거듭 말한 '무대 끝까지 즐겨 달라'는 당부는 물론 주 목적이 뒷 무대 퍼포머들을 챙기는 살뜰한 배려, 성숙한 팬을 위한 당부였지만(알랍엔젤) 말에 함의를 넣는 그 성격상 퇴근길 초근접 따라붙는 팬 이슈도 있다고 궁예. 극소수지만 참. 당분간 진호는 저 멘트 계속할듯.
 
-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다섯번째 무대, 원일의 '신뱃노래'는 원래도 흥겨운데 각종 출연자가 소품(아니 우리 지휘자님께서 응원 수술을 양손에 들고 지휘하실 줄이야)을 활용해서 흥을 돋우는 게 돋보였습니다. 계속해서 실험하며 대중과 소통하려는 노력에 박수.
 
- 감동에 불타올라 내려가는 단원 분들께도 아낌없이 박수 보내고 퇴근길에도 멋있었다고 주접떨고 국립국악관현악단 인스타에도 후기 주접댓글 남김. 우리 '세종의 노래'에서 만나요오~
 
 - 뭐니뭐니해도 전 빠니께 애들이 기 살아서 행복한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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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강화도-청와대-부산 1박 2일 일정은 너무나 빡빡한 것이었습니다. 결국 실시간 후기는 단상 위주로 흘러갔고 지금 좀 기억나는 대로 보완을 하겠지만 여전히 의식의 흐름 위주로 갈 것 같습니다. 

- 갤울 신상을 마련하면 뭐하니 아직 수평도 잘 못 잡음요 ;ㅁ;
- -비행기 타는 시간(두 시)이 좀 간당간당할 거 같아서 붓싼 택시 마법의 주문 '탑승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요...'을 걸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부터 기사님 폭주. 무서워 덜덜덜...
살아서 전등사에서 만나요오... 결국 예상보다 20분 일찍 도착.

 
- 오후 세 시에 김포 공항에 도착했는데 전등사로 가는 유일한 직통 버스 60-5는 50분 후에 도착하더군요. 택시 질렀습니다. 기사님이 거기까지는 왜 가냐고 하셔서 말 섞으면 서로 불편해질 일도 있을 듯하여 ㅎㅎ 거기 일이 있어서요 했는데 전등사 앞까지 와서 길 건너 있는 음악회 현수막 힐끗 보시더니 '저기 가시는구나...?' 하고 귀신같이 알아보심. 그러게요...
 
- 택시를 내려 전등사 음악회장까지 가는 길은 길진 않았는데(일반인 기준) 꽤 가팔랐습니다. 제가 1년 동안 사고 때문에 오르막길을 1도 안 올라보고 주로 침대 생활을 해서 체력이 바닥나 있었는데 가다가 부처님 만나는 줄 ;ㅁ; 하지만 사랑으로 모든 것을 극복하고(아니 뭐 주위의 등산 고인물들은 쟤 왜 저래; 하고 헉헉대는 절 보고 계셨음) 올라갔습니다.
 
- 올라갔더니 이미 줄이 길게 늘어서 있더군요(당연하다 오전부터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는데) 일단 줄 섰습니다. 역시나 지나가던 분들이 여기저기서 뭐 하냐고 물어보시더군요. 저는 가만 걸어가도 길 물어보는 사람을 하루에 한 번씩 만나는 사람입니다(도믿걸은 다행히 안 붙음) 질문 참 잘 답해주게 생겼거든요 ㅎ
 
- 제가 네 시 20분쯤 도착했는데 바로 김창완 밴드 리허설을 시작했습니다. 다 부르기보다는 밴드와 노래 초입 톤 맞추고 조율하는 정도. 제가 산울림 팬이라 참 잘 들었습니다.
 
- 좀 있다 보니 크레즐이 도착했습니다. 수인이 덮머에 청남방 청바지 얼굴 허얘서 저승사자같음 진호 올블랙 반바지 후드티 승민이 어디서 저런 거 샀어 티 규형이 톤다운 남색 재킷과 베이지색 바지
진호는 여전히 꼬마 아가씨들한테 말하는 상냥한 오빠 말투로 '여러분 춥죠?'라고 말을 걸었고 수인이가 불자답게 휘휘 둘러보며 '여기가 제일 오래된 절이래요' 했음.
 
- 천주교 신자 조지노(조비오)님 여러분 관세음보살 날리심 ㅋㅋㅋ 옆에서 김수인은 나무아미타불...
 
- 여러분 식사는 하셨어요? 하던 조지노 음식이 뭐 필요하겠어 저희가 있는데 크레즐 노래 들으면 되지 드립 날림 임규영 개폭소하더니 많이 배웁니다 함 ㅋㅋㅋ
 
- 리허설은 대사부터 시작한대서 뭐지???했는데 황진이 아니리 부분이었음.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마라
일도 창해하면 다시 오기 어려우니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간들 어떠리
풍류객이 모였으니 놀아본들 어떠하리 <-new! 수인이 파트
 
- 전등사 리허설 감상
와 바리톤 목소리가 절 전체를 진동시켜
->와 역시 3층에서 쌩목으로 다 들리던 국악인 목청
->아니 뮤배 저 까랑까랑 올라가는 거 봐라
->천년돌님 가곡까지 마스터하셨음?;;,

 
- 황진이에서 규형이 파트를 배분할 거라는 혼자만의 예상을 뒤엎고 주로 진호는 수인이 파트 초반을 배분받았는데 국악풍 멜로디를 잘 소화해서(갈라 때부터 눈치는 챘음) 좋았어요. 특히 '허어어~ 아아~'하는 구음까지 잘 소화. 
 
- 제가 오늘 네 시 넘어 도착해서 자리가 중간 정도였거든요? 근데 그 거리를 뚫고 선명히 보이는 진호 미모...우와...언제나 이뻤지만 출근 차안 셀카부터 오늘 역대급
 
- 잠시 전등사 카페에서 쉬어가는 쓰잘데기 없는 정보: 의외로 고찰 안에 자리한 카페가 커피와 차에 진심인 경우가 많습니다 스님들 중에 커피와 차에 조예 깊은 분들도 꽤 있고. 전등사 카페도 블루 리본 달아서 오호 했더니 대추차가 진하고 맛있었어요
 
- 돌아가니 여섯시부터 전등사 저녁 예불 중계. 스님들 저녁 예불 마치고 앞자리 입장하시고 유지들도 하나둘 오시고... 여섯 시부터 삼랑성 축제 개막식 행사 시작. 여담인데 사회를 맡은 1세대 기캐 출신 아나운서께서 목소리도 교양있게 아름다우시고 전달력도 좋으시면서 임기응변에 강하셔서 좋았음. 거기다가 크레즐 등 생소할 수 있는 그룹에 대해서도 대본 외에도 사전 공부를 하신 듯 해서 좋았습니다.
 
- 첫 번째 패스하고(뭐여...) 두 번째 순서는 국악 신동 & 트롯 신동 아기호랑이 김태연양. 엄청 팔다리 쭉쭉 뻗고 크길래 한 열여섯~일곱쯤 되나? 했는데 열 두살이길래 깜놀했음(어쩐지 말투가 애기애기하더라니)
아기호랑이 김태연양이 전등사에 오자 산사에서 호랑이의 기운이 느껴졌다고 거듭 멘트..
그거 조지노 기운...(개드립) 관객 호응 유도도 잘 하고 앵콜에 본인 전공인 범 내려온다를 무반주로 뽑는 센스도 돋보였습니다.

 
- 세 번째 순서는 크레즐. 꼬레 - 황진이 - 나 하나 꽃피어 - 리허설엔 1도 예고 없었던 킬디스럽<-헐;;;
아 맞다 조또가 킬디스럽 의상을 줬..거나 임대해줬군요? 사실 그땐 킬디스럽 입고 딴 노래만 하다 갈..ㅋㅋ하던 어리석은 관객 ㅋㅋ 
하지만 꼬레는 줘도 받지 마..아냐 리폼하면 이뻐질지도 일단 다 챙기자(질척)
 
- 오늘 행사 진행이나 음향 다 좋은 편이었는데 하필이면 황진이 아니리 부분 시작하려는데 바로 노래 MR 틀어버림. 멤버들 당황하며 손 내젓고 있는데 눈치빠르고 무대 내공 깊은 조진호 그냥 진행하자고 손짓하자 바로 진정.
 
- 나하나꽃피어에 조진호 뉴파트 들으면서 이승민 임규형 흐뭇해하는 것 좀 보래요..
이승민 조진호 낳은 줄...
크레즐 설계자 이승민 새삼 고맙다

 
- 현장에서 이긍민 굵은 람보르기니 부아앙 엔진같은 울림통 날 때마다 사람들이 수근덕수근덕 우오오할 때 마 이게 크레즐 바리톤이다 김루인 범내려온다 쩌렁쩌렁 밤 산사를 울리는데 또 사람들 우오오 오오 옷에 용 입고 더 기쎄진 국악인
 
- 잠시 멘트 타임.
조진호: 여기 너무 맑아서 살도 안 찔 거 같다 아까 절밥이 맛있어서 많이 먹음 제가 가지를 좋아하는데 가지도 나오고...
임규형: (난) 실은 좀 남김
김수인: 백팔배하세요
조진호: 참회하세요
결국 천주교로 돌아온 조비오님 ㅋㅋㅋ
 
- 김수인씨 왠지 모르게 쑥쓰러워하면서 본인이 실은 모태 불자라며 고백(좀 더 적극적으로 마케팅하는 방법을 조진호한테서 배우도록 하자 저 어릴 때 스님될 뻔 이 정도는 날려줘야지). 절해서 이런 행사를 하니 감회도 새롭다고. 
 
- 그리고 우리는 앵콜 없다며 대신 김수인한테 범내려온다 시킨 '난 대본대로 안 해' 즉흥 조진호 선생 사랑합니다 진쯔...
 
- 범내려온다 한 대목이 세상에 킬디스럽 출도야보다 더 기가 쎄서 다 잡아먹겠더라구요 익스트림 매니아 좋아서 기절하는 줄
저 조진호한테 백팔배할 겁니다 ㅠㅠ 저 기쎈 김수인 모먼트 진짜 좋아한다고요 ㅠㅠ 그리고 영기 받아서 더 기쎄지는 영물이었어요 오늘 ㅠㅠ

 
- 진호와 수인이의 관계성도 참 맛깔나요. '이 자식'의 재능을 사랑하고 이 재능을 잘 쓰는 건 나라고 당당히 얘기하는 진호, 
그리고 세상 어디 내놔도 기존쎄지만 진호 한 마디만 하면 순순히 따르는 이 자식 ㅋㅋㅋ


- 그나저나 김수인이 2019년에 주연하고 김태연양이 아역한 공연이 뭘까요?(김수인은 이 말 하며 회상 모드에 빠졌다가 아니 그래서 범내려온다를 하라구요?하자 조지노 단호하게 고개 끄덕)
<-써치 퀸 벨님이 '정읍사는 착한 여인'이라고 알려주셨음
김수인 정말 열심히 살았구나 
...더 열심히 살아라...


- 수인이가 범내려온다를 할 때 규형이는 옆에서 집주인 뭔가 좋고 자랑스러워서 실실 웃었고 승민이는 다시 사랑에 빠진 표정이었음.

 
- 그리고 모두의 예상을 벗어난 마지막 곡 킬디스럽. 작은 무대에서 큰 동선 없이도 능수능란하게 가지고 놀았습니다. 넷 다 목 상태 좋아서 짱짱함.


- 역시 어리석은 색욕은 죽여야죠. 절 행사에 정말 적합한 무대였습니다(끄덕) 그리고 그 전에는 아 노래잘한다 가곡(나하나) 좋네 이런 그룹이구나 하던 분들이 술렁술렁 끄아아 허어업하는 순간이 너무 짜릿했다고요. 반응 진짜 좋았습니다.


- 임규형 멘트할 때 허허실실 퐈퐈 웃다가 킬디스럽 시작할 때 의상 매만지면서 눈빛 사나워지는데 반전 매력
그리고 오늘 임규영 노래 퍼포 진짜 잘함

 
- 멤버별 단상(나이 순)
진호:어떻게 인형이 나무아미타불하는 나훈아?
규형: 소년미. 낯가려도 본업 잘하니께. 킬디스럽 초반 칭찬해
수인: 갈라 때보다 이번 메이크업이 낫네. 미의 여신 김...(끌려나감)
승민: 내가 승민이면 자기 방에 킬디스럽 의상 실물 크기 사진 걸어놨다 강아디 미모에 물올랐더라

 
- 진호는 엔딩 멘트로 본인이 좋아하고 존경하는 김창완님이 나오시니 자리 떠나지 말고 끝까지 즐겨달라고 당부.
 
- 김창완밴드는 50분~한 시간정도 한 듯? 산울림 때, 사람들이 익숙한 곡 위주로 했구요. 기억에 남는 건 김창완님 청춘 만들었을 때가 스물 일곱이었다고 무슨 정신으로 그랬는지 모르겠다며 사과드립니다 존웃 ㅋㅋ
 
- 총평: 절 행사 쫌 많이 좋은 거 같아요...행사할 만큼 부내나는 절은 엔간한 민간 행사보다 투자를 많이 한다고요.
각 절의 종무님들 크레즐에는 모태 불자가 있고 관세음보살을 날리는 천주교도가 있습니다 많이 불러 주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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