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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이 기니까 세 줄 요약 먼저 들어갑니다.

- 박찬욱 신작 '헤어질 결심'에서는 남주와 여주가 같이 차인 수갑씬이 나온다

- 이것은 '화양연화' 뿐 아니라 감독이 존경하는 감독 히치콕의 '39계단'에서의 남주 여주 수갑씬의 오마주로 추측된다

- 우리 히치콕 오빠에 비해서 깐느박이 신사적이라서 박해일과 탕웨이는 참 다행이다

이번에 깐느박께서 깐느에서 호평을 받고 감독상을 타면서 신작 '헤어질 결심'에 대해 기대가 한층 높아졌습니다. 그 기대는 2차 포스터가 최근 공개되면서 더 높아졌는데요...

이 포스터를 보면서 '화양연화'가 생각난다며 둘 사이의 야릇한 기류와 텐션에 대해 더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저는 화양연화(대략 nn번 재탕한 인생 영화입니다)도 생각나지만 저의 올타임 최애 감독 히치콕이 생각나더라구요. 그리고 박찬욱은 '스토커'에서 '다정한 찰리 삼촌'과 조카의 섹텐을 통해 이미 히치콕에 대한 오마주를 진하게 한 적이 있습니다.

히치콕의 영국시절 1935년(여러분은 1935년에 뭘 하셨습니까; 놀랍게도 히치콕은 이 때 영국 시절 최고작으로 꼽히는 유성 영화를 찍고 있었습니다;) 작품인 '39 계단'은 캐나다 총독을 역임하기도 했던 명 소설가 비컨의 모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당시 히치콕은 '나는 비밀을 안다' 영국 버전을 초 히트 시켜서 본인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여지가 상당히 많아진 상태였습니다. 

줄거리는 전형적인 히치콕식 'wrong man'(오해받은 사나이)식 전개입니다. 남주는 우연히 만난 여인의 살인사건에 휘말려서 살인자로 오해받고 쫓기게 되고 그 과정에서 만난 매혹적인 금발 미녀 여주는 남주를 살인자로 오해하고 신고합니다. 그러나 여러 번의 쫓고 쫓기는 과정에서 빌런 집단은 여주도 못 믿겠다 싶어서...

포로로 잡혀 있는 남주에게 여주를 수갑으로 묶어버립니다;ㅁ;

처음은 이렇습니다...

둘 사이의 성적 긴장감이 최고로 달해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도 만만치 않지요.

이렇게 둘은 원하든 원치 않든 수갑으로 한 데 묶여다니면서 공동 운명체가 되다가...

빌런을 물리치고 둘은 행복하게 됩니다 짜잔;

그러나 수갑을 풀어버린 여주의 손과 여전히 수갑에 묶인 남자의 손이 다정히 묶여 있는 엔딩을 통해 wrong man의 만만찮은 인생 여정은 여전할 것임을 암시합니다...

그런데 제가 뻥 안 치고 nn번을 탐독한 패트릭 맥밀리건의 히치콕 평전(참고로 이 책이 어느 정도 히치콕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노골적이고 세세하냐면 정말 제가 그 대상이라면 수치사할 정도입니다;ㅁ;)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626937 

 

히치콕

영화 역사상 가장 먼저 등장한 스타 감독, 현대 영화사에 서스펜스의 거장이라는 이름으로 남아있는 앨프레드 히치콕의 삶과 작품 세계를 조망한 책이다. 방대하고 치밀한 조사를 바탕으로 영

www.aladin.co.kr

에 따르면 이 수갑 씬에 여러가지 비화가 있습니다. 마침 제가 책을 가지고 있으니 몇 가지 내용 타이핑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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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덫이 놓여졌다. 도나트(남주 배우)와 캐럴(여주 배우)는 안면이 없었는데, 1935년 봄에 스튜디오에서 처음으로 촬영하기 전까지 그들을 인사시키지 않았다. 두 사람이 악수를 하자마자, 히치콕은 황무지 장면을 위해 한 자리에 모인 두 사람의 팔에 수갑을 채웠다. 짤막하면서도 별 다를 게 없던 이 장면은 촬영 첫날에 찍을 장면으로는 이상한 선택이었다. 몇 테이크를 찍은 후, 히치콕은 수갑 열쇠를 잃어버렸다고 밝혔다. "열쇠를 찾아야 하는데" 그는 중얼거리면서 촬영장을 떠난 후 몇십 분-일부 설명에 따르면 몇 시간-이 지난 후에야 돌아왔다.

수갑은 히치콕이 좋아한 소품이었다. 벨록 론즈 여사의 이야기에 수갑이 들어간 것과 똑같은 이유로, 버컨의 이야기에도 수갑이 첨가됐다(원작에 없는 수갑 설정이 영화에 들어갔다는 얘깁니다) 프로이트는 크롬웰로드에서 인기 있는 주제였고, 히치콕은 사도-마조히즘적인 함의에 의존했다. "수갑은 관객의 마음속에서 온갖 종류의 생각을 끌어냅니다" 히치콕이 어느 인터뷰에서 한 설명이다. "예를 들어, '그들은 화장실에 가서 어떻게 할까' 하는 의문이 떠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리고 두 사람을 하나로 이어놓는 것은 내 생각에는 무엇보다도 섹스와 관련돼 있습니다"

공모자인 디키 베빌이 히치콕을 찾는 척하고 나가버리자 스타들은 안절부절못하다가 점점 신경이 날카로워졌으며, 히치콕이 상상했던 바로 그 문제가 터져나왔다. 화장실은 어떻게 갈 것인가. 그들은 히치콕에게 약이 올랐고 상대방에도 화가 났지만, 오래지 않아 그들이 연기하는 캐릭터와 별반 다를 바 없이 행동했다.

"딱히 할 일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둘 다 알고 있는 친구들에 대해, 포부에 대해, 관심 있는 영화들에 대해 얘기를 나누게 됐습니다" 도나트가 훗날 한 회상이다. "우리가 경험을 교환하는 동안 우리 사이의 벽은 차츰 무너져내렸습니다. 우리가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본 히치는 조끼 주머니에서 '잃어버린' 열쇠를 꺼내서 우리는 풀어주고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습니다. '이제 당신들 두 사람이 서로를 잘 알게 됐으니 우리도 일을 해나갈 수 있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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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죄송합니다...우리 히치콕 오빠 원래 저래요 어디 내놔도 부끄러운 우리 오빠...하지만 히치콕과는 달리 국내 최애 제 감독인 깐느박은 굳이 수갑 헤프닝을 마련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탕웨이는 집 마당에서 나물을 캐서 박해일한테 비빔국수를 해 주면서 친분을 다졌대요;

이 노골적인 오마주와 암시로 인해 이 영화에 대한 기대치는 더 올라갔다는 얘깁니다. 여러분 6월 말에 개봉하는 '헤어질 결심' 많관부.

덧. 근데 전 '국내 최애'가 '올 타임 최애'에 대해 오마주를 바쳐서 어허허 이게 꽃밭이네 하고 심히 만족스럽습니다 밥 안 먹어도 배부르네요 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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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여기 오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한국에서는 영화 매트릭스의 사운드트랙 'du hast'(하지만 이제 매트릭스 1편은 고전으로 분류되어 mz세대들이 잘 안 본다면서여 ㅋㅋㅋ)로 대충 인지도가 있는 독일 람슈타인이라는 밴드의 덕질을 20...대충 얼마지...대충 25년 넘게 하고 있습니다. 나름 그 밴드 보러 해외에 갈 계획 세울 만큼 언제나 진심이긴 했지만 언제나 최애인 적은 없는 그이들...하지만 그이들의 음악과 퍼포먼스에 대한 취향은 6집 '사랑은 모두를 위한 것'에서 꽃을 피웠습니다. 그리고 그 음악은 제가 접하기까지 오래 걸렸습니다. 죄다 19금은 그렇다치고 다 발매금지였거든여 ㅋㅋㅋ 하지만 너무나 제 기대치 이상이었던 그 무엇들인가에 열정은 크고 높게 꽃을 피워올려서 기대치는 점점 더 높이 올라갔는데여... 그리고 우리 오빠들이 이번 앨범이 마지막이라고 그랬어여. 그래서 엄청 기대를 했었거든여...

 

근데 제가 오빠들의 례술을 이해하려면 한참 더 나이를 먹어야 하나봐여... 제 하찮은 연식으로는 아직도 너무나 힘드나봐여.

이게 왜 그러냐면 우리 오빠들의 최신작 7집 타이틀곡 Deuchland부터 얘기해 보겠어요.

https://youtu.be/NeQM1c-XCDc

하... 빠순이 입장으로서는 게르마니아가 아니라 게르마니아 할매 삼신할매라도 우리 틸 오빠 목을 자르고 저러는데...(죄송합니다 알럽 티스토리 제가 술 깨면 알아서 지우겠죠) 저 뮤직비디오를 제가 이해하는데 대략 1년이 걸렸어요...

그리고 나서 면역력을 얻은 저는 코로나 때문에 공연도 덜 하는 오빠들이 생각보다 더 수위가 높은 뮤비와 가사 버전을 내면서 격렬하게(...) 의사소통을 하셔도 와하하 우리 오빠들 젊구나 하고 넘겼는데요...(그 중에는 스페인어 버전으로 와하하 *년들아 ㅂ어먹자!!! 뭐 이런 것도 있었...아이고 근강하시네 정도;;;)

https://www.youtube.com/watch?v=hBTNyJ33LWI 

근데 어제 올라와서 이제 딱 하루된 이 뮤비는 무엇일까요 뭘까요... 화려하고 퇴색하면서도 같은 퍼포먼스를 강요받는 그들, 그리고 흘러내리는 그 뭔가를 팬층(근데 오빠들, 님들 팬층 거의 다 남자잖아여;;; 왜 갑자기 할매들한테 덮어씌우고 그래여;)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황급히 주워삼기고 주입하는 건데요...

아 좀 봅시다. 좀 있다가 님들 인터뷰 봐야 이해가는 경우도 있고. 어차피 세월 가야 녹아든다 치고 지금 말하자면요, 지금껏 님들의 여성 취급 중에서 그나마 맘에 들었던 건 'Deuchland'의 게르마니아 여신 숭배도 아니고, 딱 Lindeman 프로젝트 그룹의...

https://www.youtube.com/watch?v=eciZWNdkGqs&list=PUbQporZxQlCjFDcxrWUX7BA&index=7 

Fish on이 제 취향이었던 거 같네요 ㅋㅋㅋ 졸랭 처녀사냥 가서 잡아가봤자 전기 발전이나 시키는 그들.. 그리고 그들을 후려치고 자유를 얻어내는 그녀들을 뒤로 하고 쓸쓸한 아코디온 멜로디나 내는 할재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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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베이징 올림픽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에서 은-동 후보였던 쉐르바코바가 금메달, 역시 은-동 후보로 비슷했던 트루소바가 은메달을 타고 유력한 우승 후보이자 올림픽 이전 경기에서 도핑한 것으로 밝혀진 발리예바는 4위에 머물렀죠. 경기가 끝난 후 트루소바는 자신이 금메달이 아니라 은메달이라는 데 대해서 아쉬운 감정을 격하게 드러내며 코치진을 원망했습니다(이 표현은 극도로 정제된 것입니다)

저야 개막장 좋아하니까 흥미진진하긴 했는데 미셸 콴 때부터 피겨 좋아한 라이트팬(소치 이후로는 월드 경기 정도만 챙겨보니까요)으로서 어쩌다가 이 종목이 이 꼬라지가 됐나 참담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제 관점에서 썰을 풀어보겠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제 썰은 좀 길어서 3줄 요약부터 시작하겠습니다.

- 2011년에 개편된 채점제도 하에서는 각 기술의 완성도보다는 고회전 등 난이도 높은 기술을 장려한다
- 러시아는 이런 제도 개편에 극단적으로 맞춤형 답안의 어린 여싱들을 배출하고 있다
- 그래도 도핑은 상도덕 다 포기하는 공멸의 길이다

아울러 논란의 떡밥 '김연아가 돌아와도 발리예바에게 밀릴 것인가'도 힘차게 물어 보도록 하겠습니다<-넵 저도 무리수라는 거 압니다.

피겨 신채점제도 2.0
원래 공식 용어로 2000년대 초반 현재 개편된 제도인 신 채점제(점프 하나하나 등 각 기술과 수행요소마다 촘촘하게 점수를 매기고 총점 200점 300점 뭐 이렇게 합산해서 총점 높은 사람이 우승합니다.), 이전 제도인 구 채점제(6.0 만점 보신 적 있으십니까? 당신은 고인 물입니다;)가 있습니다. 그런데 뱅쿠버 올림픽 후, 그러니까 2011-2012 시즌 때 이 신 채점제에서 획기적인 개편이 있었습니다. 큰 내용만 말하자면

- 각 점프마다 주어지는 가산점 최대 3점에서 2점으로 조정(설명충 들어가자면 점프 점수는 점프 난이도를 반영한 기초 점수와 비거리, 높이, 착지 등의 완성도를 반영한 가산점 합으로 이뤄집니다)
- 점프별 기초점 조정(같은 회전 수 점프 내에서도 고난이도 점프 기초점을 올리고 저 난이도 점수를 낮췄습니다)
- 매 경기 내 더블 악셀 점프 최대 수 2회로 제한
등등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스파이럴 시퀀스를 없애고 뻘하게 짧은 코레오 시퀀스로 대체하는 등 아쉬운 변화가 아주 많지만 암튼 이런 거죠.

이 제도 개편이 주는 시그널은 명백합니다. 피겨 기술의 꽃 점프를 예로 들어 봅시다. 신채점제 1.0(아무도 이렇게 쓰진 않지만 설명을 위해서 이렇게 통칭합시다) 하에서는 점프를 크고 높으며 회전 수 꽉 채워서 깔끔하게 뛰는 사람이 유리했지만, 신채점제 2.0에서는 고회전 고난도 점프를 '시도'하는 사람이 유리해진 것입니다. 예전에는 트리플 악셀-더블 토룹(3.5회전+2회전=5.5회전)의 최고 가능 점수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룹(3회전+3회전=6회전)보다 낮았는데 트리플 악셀 기초점 상승과 가산점 하락으로 최고점이 더 높아져서 역전됐구요, 회전 수 감점이 거의 없어진 2.0 관행과 어우러져 차이는 더 심화되었습니다. 비단 여자 싱글만 이런 것은 아닙니다. 2010년 뱅쿠버 올림픽에서 미국의 에반 라이사첵 선수가 쿼드 점프 하나도 없이 남싱 금메달을 차지했었는데 신채점제 2.0에서는 매우 힘들 일이죠.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김연아의 기초 점수가 소트니코바에(그녀는 금 당시 만 17세였고, 이제 만 25세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비해 근소하게 낮았던 것도 그 이유입니다. 그러나 피겨는 기초점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기에 가산점과 수행점수에서 꽤 논란이 있었던 거죠. 하지만 이 때도 여싱은 3회전 점프 내 싸움이었습니다. 10대 초반에 점프 연성이 거의 끝나는 특성상 맞춤형 선수가 나오기엔 아직 일렀죠. 2018년 평창 올림픽 메드베데바-자기토바 때에도 점프 구성은 트리플 점프군 내에서 이뤄졌습니다.

시스템에 극단적으로 맞춘 러시아 여싱
러시아 여자 싱글 피겨 선수가 손바뀜이 심해진지 대략 10년 정도 되었습니다. 그 동안 수많은 여싱 소녀들이 명멸해갔죠. 패턴은 비슷합니다. 10대 초반에 주니어를 씹어먹습니다. 그리고 만 15세쯤 시니어에 데뷔해서 유로와 월드를 석권합니다. 운이 좋으면 올림픽 시즌이라 치열한 러시아 내 경쟁을 뚫고 출전해서 메달을 딴 후 불과 만17세 때 조용히 사라집니다. 소트니코바야 뭐 원래 국제경기에서 금 하나 없던 분이니 그렇다치고, 천재 소녀라 추앙받던 메드베데바도, 대신 금을 땄던 자기토바도 올림픽 이후 다음 세대에 대표 넘기라는 압력을 받고 이후 국제경기에서 미미해졌습니다. 만 24세인데 아직 버티고 있는 뚝따미쉐바는 극히 이례적이에요.

이번 시즌에서 탑 3를 석권하고 있는 발리예바-트루소바-쉐르바코바도 비슷한 성장 경로를 거쳤습니다. 다 주니어 시절부터 월드 클래스였고 지금 만 15세-16세죠. 아까부터 나이 얘기를 왜 이렇게 하냐면... 여성들은 10대 초중반에는 체형이 마르고 무게가 가벼워서 점프 등 요소 수행이 용이하죠. 만 16-18세 때 성장 호르몬으로 가슴과 엉덩이가 커지는 등 성인 여성으로 체형 변화가 옵니다. 이 때 무게중심 등이 다 달라져서 극심한 성장통을 겪는 경우가 있죠. 그걸 이겨내고 근육으로 다져서 파워풀한 퍼포머로 다시 태어나는 사례가 꽤 있습니다만, 인재 풀이 넓은 러시아는 그걸 기다리고 기회를 줄 필요가 없죠. 다시 말하자면 10대 초중반, 청소년 시기에 가벼운 몸으로 석권하다 10대 중후반이 오면 실질적인 은퇴 수순을 밟는 겁니다.

거기다 신채점제 2.0이 도입된 근 10년 전은 이 3인방이 갓 스케이트 부츠를 신었을 때와 근접합니다. 신채점제 2.0에 극단적으로 맞춤화하여 키워낼 수 있다는 얘깁니다. 그래서 이들은 여싱에서 제대로 수행한 사례가 극히 드문 트리플악셀부터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팡팡 뛰어댑니다. 점프에 타노가 가산점이 붙으니


(타노할 때 사진은 예쁜 게 거의 없습니다, 죄송)
은 언제나 붙여대구요, 제가 겁나 숭하게 생각하는 캔틸레버도...하...

그러나 가장 큰 차이는 아까 말한 것처럼 쿼드 점프죠. 여싱에서 거의 불가능해보였던 쿼드 점프를 실제 대회에서 수행하고 있으니.(물론 회전 수 부족이나 엣지, 토픽 등 정석 여부에는 논란의 여지가 많습니다) 공식적으로는 경기화 경량화 등 기술의 발전, 비공식적으로는 읍읍... 등등을 들 수 있겠습니다만, 이들이 매우 어린 나이라 몸이 매우 가볍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겠습니다. 트루소바가 한 프리 내에서 쿼드 5개를 뛰면서 파란을 일으킨 게 시니어 첫 시즌, 2년 전이었는데 3시즌차인 지금은 성공 확률이 확연히 떨어집니다. 물론 그녀는 쿼드 2개를 뛴 쉐르바코바가 이긴 것에 대해서 매우 억울해하고 있습니다;;;

즉, 러시아의 극단적으로 빠른 세대교체는 신채점제 2.0이라는 토양에서 뚜르베제라는 걸출;한 코치로 대표되는 러시아 양산 시스템이 물을 주고 길러낸 결과라는 거죠. 이게 문제가 되고 있으니(재미가 없어요 재미가....) 올림픽 시니어 출전 나이를 만 16세로, 더 나아가서 만 17세로 상향할 예정입니다만 언제나 기대 이상의 맞춤형 솔루션을 내놓는 러시아이니만치, 근본적 대책이 없는 한은 크게 바뀔 거라고 보기 힘듭니다.

덧. 아, 김연아-발리예바 떡밥요? 지금 채점제에서 기초점만 따지자면 발리예바가 높습니다. 더 이상의 얘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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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좌사...아니 임우신씨의 생일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의천도룡기 2019에서 양소와 조민의 관계성에 대해서 써 보겠습니다. 좀 더 부연 설명을 해 보자면 '깊은 이해와 가벼운 동족혐오'가 되겠군요.

 

양소와 기효부의 관계성이 아니라 저 둘을 다루는 이유는, 미리 써먹었기 때문이고 

https://kiel97.tistory.com/entry/%EC%9D%98%EC%B2%9C%EB%8F%84%EB%A3%A1%EA%B8%B0-2019-%EB%93%9C%EB%9D%BC%EB%A7%88-%EB%B2%84%EC%A0%84%EC%9D%98-%EC%96%91%EC%86%8C%EC%99%80-%EA%B8%B0%ED%9A%A8%EB%B6%80%EC%8D%B0

두번째로는 이들이 커플링으로서가 아니라 서로 비슷한 두 개체로서 맛집이기 때문입니다. 둘은 높은 지적 취향을 가지고 살짝(아니 실은 많이...) 비틀려 있는 존재이며 취향조차도 '올곧고 바른' 객체 매니아라서 서로에 대해 빠져들 가능성은 1도 없습니다. 둘 다 그건 아주 잘 알고 있죠.

 

사실 둘 다 서로를 아주 '기능적인' 존재로 다룹니다. 그 매개체는 역시 장무기죠.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 명교즈를 조민이 처음 초청했을 때로 돌아가 봅시다. 조민 군주가 대접한 차에 대해서 한 번 다완을 달각거리고 이름을 정확하게 맞추면서 '하루를 말을 타고 내달려서 배달해야 향이 그대로 살아있는 차'라고 속성을 맞춘 건 조민의 타겟인 장무기가 아니라 양소였습니다. 그리고 양좌사의 그 말에 명교즈가 '으응? 뭐 위험한 거라도 탔단 말인가?'라고 움찔할 때 정작 양좌사와 조민은 태연자약합니다. 양소는 조민의 고아한 취향을 알아맞혔을 뿐이고, 조민은 그런 양소에게 '양좌사는 차에 대해서 잘 아시는군요'라고 답할 뿐입니다.

사실 이 둘의 공통점은 높은 인문적 소양 뿐 아니라 '그것이 굳이 필요하지 않으며 오히려 살짝 배척받는 환경'이라는 것에도 있습니다. 양소는 의천 19에도 나오다시피 수많은 인문학 서적을 섭렵했고 김용의 원전에서도 명교의 역사에 대해서 집필할 만큼(아아...명교 빠돌이;;;) 교양이 높습니다. 조민 또한 그녀의 무공보다 높은 교양을 가진 존재죠. 하지만 명교와 몽골에서 그러한 소양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양소는 전 교주가 부여한 광명좌사라는 그의 빛나는 지위와(동북아에서 좌는 우보다 높은 존재입니다. 따라서 광명우사보다 살짝 우위라고 할 수 있겠지요) 무공, 그리고 조민은 군주라는 타고난 고귀한 출신과 빼어난 지략 때문에 존중받습니다. 지극히 한족스러운 이들의 교양은 한족 주류에서 배척받는 처지라는 점에서 어울리지 않습니다. 한쪽은 사이비 중 개사이비 명교 넘버 투고, 다른 한쪽은 오랑캐 군주잖아요. 그리고 몽말명초라는 난세에서도 이들의 한가로운 교양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따라서 그들이 본연의 능력에서 그렇게 고강하지 않았다면, 그들의 인문학적 소양은 주변에서 조롱하기 딱 좋은 소재였을 겁니다. 실은, 일단 양좌사는 적이 많으니께 그 지위에도 불구하고 잘난 척 하고 있다고 꽤나 갈굼당했을 것...(...)

 

둘의 중요한 만남은 한참 뒤죠. 실은 그 동안 둘은 여러번 마주쳤습니다. 극의 후반까지 장무기는 어디 가든 양좌사를 대동하고 다녔으니 실은 장무기와 조민이 단 둘이 밀회하지 않은 이상 계속 본 셈입니다. 실은 그 둘의 밀회도 양좌사는 다 눈치깠을 겁니다. 무기는 단순하니까요, 어쨌든 둘의 중요한 두번째 만남은 피의 결혼식...아니(맞구나;) 장무기와 주지약의 결혼식입니다. 이 때까지도 어쩌면 양소는 자신의 영민한 머리를 애써 합리화시키며 장교주와 주장문의 결혼이 가장 합당하다고 생각했을 지도 모릅니다.그것이 이제 교주가 중원 메인스트림으로 보내려는 명교의 미래와, 교주의 미래와, 그리고 자신과 기효부의 이루지 못했던 비원(얼핏 보기에 양소-기효부와 장무기-주지약은 거울 이미지처럼 비슷하니까요)을 이루는 길이니까요. 그래서 주지약에 대한 숱한 의심을 가라앉혔을지도 모릅니다. 명교 No.2로서든, 장무기의 양붜붜로서든(의천 19에서의 양소의 매력적인 면은 두 요소를 다 보여준다는 거죠. 명교에서 그를 인간으로서 존중해주는 유일한 사람이기도 하구요) 둘의 결혼이 가장 적합하다고 말이죠.

 

그게 와자자자창창 깨진 게 피의 결혼식(아 몰라 이렇게 쓸래)에 조민이 쳐들어왔을 때입니다. 김용 할배의 영악한 점인데요, 그 특유의 정파와 사파 관계의 모호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비틀고 있습니다. 중원의 명문정파에 의해 언제나 의심받고 죄를 뒤집어쓰면서 멸문위기에 처했던 게 명교였는데요, 그 명문정파의 논리로 조민을 사파 요녀로 몰아붙이며 배척하는 거죠. 양소는 피의 결혼식에서 조민의 돌격에 대해서도 지극히 기능적으로 대응합니다. '지금 우리 교주가 기쁜 결혼식을 하고 있는데 꼭 이렇게 쳐들어와야겠냐' 물론 조민은 얘기할 대상이 양소가 아니라 장무기이니까 장무기에게 예전의 약속을 얘기하며 결혼을 중지하라 합니다. 거기에 대해서 양소의 말 '조낭자, 몸 조심하시오(保重)' 여기서 임우신은 그 특유의 미묘한 표정과 목소리로 0.5초만에 모든 것을 전달합니다. '니가 뭘 하고 싶은지도 알아 그리고 니가 왜 왔는지도 알아 하지만 이건 내 주군의 절대 망칠 수 없는 행사 날이니까 니가 더 이상 치고 들어오면 난 어쩔 수 없어'라고요.

 

물론 조민은 그 말을 들을 리가 없죠. 그래서 크게 쳐맞고 피의 결혼식은 끝났고(...) 이후에 몽골 군주로서의 신분을 벗어던지고 야인이 되어 장무기를 찾아왔을 때, 다른 명교즈는 군주라고 부르며 비아냥거렸지만, 양소는 '조낭자'라고 부르며 선을 긋습니다. 그에게 조민은 언제나 똑같았거든요. 다른 세상 다른 관계성에서 만나면 백만분의 일 확률로 지기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이 세상에서 이렇게 마주 보는 한 서로를 이해하고 너무 잘 알아서 희미한 혐오로 서로를 마주하는 두 사람요. 

 

그리고 그가 조민을 이해하는 건 한 분야가 더 있습니다. 그와 조민은 동류의 사람에게 미쳐 있거든요. 올곧고 올곧아서 끊임없이 올곧음을 추구하는 부류, 기효부와 장무기. 그는 피의 결혼식에서도 조민이 장무기를 사랑하는 걸 알기 때문에 그 막장을 이해할 수 있었을 겁니다. 굳이 말하자면 올곧은 것을 알면서도 그것에 개의치 않고 상대를 소유하는 것에 주력하는 사람도 있고, 그걸 망쳐서라도 상대를 소유하고 싶은 사람도 있죠. 하지만 양소와 조민은 상대의 올곧음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상대의 바른 길에서 궁극적으로 미움받고 싶어하지 않는 부류의 사람들인 겁니다그래서 양소는 같은 취향 뿐 아니라 같은 '망한 사랑'을 하는 이유로 조민을 '조낭자'로 받아들인 겁니다. 망한 사랑을 하는 이상 나를 죽여도 상대를 망하게 할 일은 없으니까요.

 

의천 원전 뿐 아니라 19의 열린 엔딩에서도 공식 여주 조민과 조력자 양소가 뭐 어떻게 만나고 생각하고 할 여지는 없습니다. 그냥 그들은 서로를 적당히 이해하고 적당히 혐오했을 겁니다. 그래서 그들의 관계성은 참으로 맛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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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수시로 저의 덕후 친지들에게 20년째 모시는 오빠가 없다고 징징거리긴 합니다만 제가 스스로 명명한 대로 '정신적 노숙자'가 그리 불편한 건 아닙니다. 오히려 제 자신을 마음의 벽장 안에 오래된 밀주 쟁여놓듯 구오빠들 켜켜이 쟁여놓고 때론 한 잔씩 목 축여가며 추억하는 게 굳이 그리 나쁘진 않아요. 예를 들자면...
...최근처럼 존버가 승리한다는 것을 깨닫는 경우엔 더 그렇고요.

1. 케이스 1: 장우혁
사실 우리 우혁 오빠는 제가 별도의 케이스로 못 모셔서 죄송할 만큼 각별한 분이죠. 제가 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에서 우혁 오빠만큼 사랑한 사람이 있었을까... 아니 없네여 ㅋㅋㅋ
어쨌든 제 인생에서 오빠를 영접했던 순간은 제가 너무나 체력이 (상대적으로) 괜찮았던 시절이라 오빠의 손가락 관절 하나하나, 발목과 발가락까지 세세하게 빨며(...이러니까 정말 변태같네여; 하긴 뭐 제 인생이 그렇긴 했습니다만) 분석하고 사랑했던 시절이었죠. 그 중에서도 가장 사랑하던 시절은 오빠의 하늘하늘한 아름다움이 극상이던 하이파이브 오브 틴에이저 4집이었는데요...

세상에 존버하니까 그때 오빠의 솔로무대 방송국 버전이 풀리는 것이어요! 무려 22년만에!!!
https://youtu.be/-ENCpxJ0llA?t=400

심지어 우리 오빠가 썸네일로 있네여 ㅋㅋㅋ 6:40초에 바로 시작하게 설정해놨는데 혹시 안 되심 처음부터 보시면 되어요 하긴 이걸 보겠다고 작정하신 분 자체가 그 세대 추팔하려고 다 보실 분이겠거니 ㅎㅎㅎ

암튼 우리 오빠의 자작곡 'Do or die'는 '난 이걸 춤추려고 만들었으니까 퍼포먼스로 열심히 감상하렴'하는 훌륭한 노래입니다. 우리 오빠의 훌륭한 다리 놀림을 제대로 안 보여주고 상체만 죽어라고 잡다가 나중에는 좀 반성했는지 다리까지 잘 잡아줬으니 밀녹 캠버전보다 못하다고는 말 못하겠어요.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건 22년간 존버하면 뭐든 나온다는 겁니다!!! 어떤 계기든!

2. 지디의 경우
사실 권지디씨의 경우 너무나 메이저에 계셨던 분이고, 공식 떡밥만 섭취하기도 소화불량이던 분이시긴 하지만...뭐 너무 사랑하면 그걸론 부족한 경우도 있구요... 그리고 입대 이후론 뭐가 없잖습니까 진짜 없어여 TS샴푸 말고는....ㅋㅋㅋ
여튼 저를 포함한 지디 덕들에게 너무나 아름답게 담겨 있던 추억은 대략 10년전 오빠의 2집 무렵 유희열의 음악...뭐였더라 암튼 거기서 kbs 홀 뒷문 열고 등장해서 오빠의 영원한 예능 파트너 형돈씨께 '드래동선'이라고 말 들었던 그 무대죠. 다른 건 다 풀려도 그 뒷문 열고 등장했던 'one of a kind'무대는 유튜브에 개인 캠도 안 풀려서 참 우리 오빠 비주얼 최고일 때(그 막대사탕 레인보우 머리는 최고지 않습니까+_+) 안 풀어주고 힘들게 한다 했는데...
https://www.youtube.com/watch?v=zakc6ahdGcc

껄껄껄 10년 버티니까 개인 캠이 풀리더란 말이죠... 풀어주신 분 들숨에 건강을 날숨에 재력을...감사합니다.

3. 이정재의 경우
아, 저는 20...아니다 25년 넘게 이정재를 좋아하고 있습니다. 그이가 각종 사생활이나 송사에 휘말려도 상관없습니다 저는 외모덕이니까요... 대충 그이를 외모로 찜한 것은 90년대 초반입니다만 제대로 꽂힌 것은 백야 3.98이라고 백종학 사단을 다 데려갔어도 망한 대북 드라마요. 거기서 북한 오렌지족으로 나왔는데 진희경(...이 양반은 쭉쭉 잘 뻗은 도회적인 미인을 좋아하는 건 참 한결같으심...)을 보고 헤벌레 소년같은 미소를 짓는데 반해버렸음.

최근에 그이는 오징어게임으로 잘 나가고 있어요. 다행히 외국에서 '한국에서 주연으로 외모가 아니라 연기파 배우를 뽑았나봐' 어그로를 끌어서 한국에서 '아니거든! 정재오빠 겁나 잘났거든!!!' 반격으로 여러가지 그간 30년 gif를 잘 줍줍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역시 한국인을 자극하는 방법은 정공법이 아니라 어그로예여 ㅋㅋㅋ

암튼 우리 오빠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 우리 오빠 관종이니까 더 사랑해주세여 ㅋㅋㅋ


-이상 2014년 신세계 붐 이후 정재오빠 팬미팅에서 오빠 수트 가슴팍에 안겨본 당사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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