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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검색어 람슈타인으로 유입되는 분들이 쫌 있으십니다. 아무래도 이 분들이 최근에 모 브랜드랑 콜라보해서 팬 패션용품을 내놓은 게 계기가 아닌가 싶은데 그거 말고는 짐작이 안 갑니다. 재작년 혹은 작년에 이 밴드 보려고 독일까지 가려고 했으나 코로나 때문에 투어가 미뤄진 다음엔 뭐 딱히 아는 게 없으요... 신보 낸 다음엔 조용하시고들.

 

그래서 이번엔 제가 어떻게 이 밴드에 입덕하게 되었는지 간단하게 써 보려고 합니다. 20여년전 저는 X세대답게(...) MTV에 절여진 대학생이었습니다. 대충 밀레니엄 전이었던 것 같은데 정확한 시간대는 기억나지 않아요. 당시에 넥스트의 리더였던 신해철씨가 MTV에서 진행하는 프로에서 여름 특집으로 '가장 무서운 뮤직비디오 20선' 뭐 이런 걸 했었습니다. 당시에는 세기말을 넘어선 밀레니엄 말이라 화질만 구리지 수위는 무진장 센 뮤직비디오들이 나왔었어요. 지금은 쫄보라서 킹스맨의 머리 날리는 씬도 제대로 못 보지만 중 2병을 갓 벗어난 대학생이었기에 매우 흥미로워하면서 보았습니다.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건 프로디지의 'smack my bitch up'도 있습니다. 이거 엠티비로는 방영금지되기 전에 잘도 풀렸는데 유튜브 찾아보니 없네요. 반전의 충격이 있는 비디오였습니다. 프로디지 특유의 이펙트 잔뜩 먹인 신경질적인 비트에 맞춰서 한 남자가 술을 마시고 토하고(...) 마약하고 여자랑 놀아나고 싸움박질하고 그러다 집에 들어와서 역시나 세기말적인 스모크 메이크업을 지우고 서 있는 건 여성. 이게 말로만 풀어놔서 그렇지 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의 요한 변신 저리가라 싶은 반전과 충격의 엔딩이었습니다.

 

저 프로디지를 저 멀리 밀어내고 당당히 1위를 웬 람슈타인이라는 듣보(저는 당시에 락 관련해서는 영미사대주의 쩔어서 판테라 뭐 이런 거 듣고 있었음)가 하길래 얼마나 무섭냐고 해서 봤는데...

www.youtube.com/watch?v=rrmsJhf89MY

(알럽 티스토리 저 짜르지 마세여 이 뮤비는 당시에도 금지 안 먹었고 유튜브 성인인증도 안 거치는 아주 건전한 영상물이어요;;;)

뮤비 주인공은 대부분 그렇듯이 프론트맨인 틸 린데만이 하는데 보시다시피 한 두껍 하는 장신의 떡대남이(근데 지금보다 많이 슬림하더라구여... 지금은 저때보다 두텁두텁) 희생자의 빨간 드레스를 입고 내려오는 씬과 드레스채로 엎어졌을 때 늑대인간 새끼들이 사방팔방으로 흩어지는 씬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가사의 뜻을 알고 뮤비를 보면 더 흠칫합니다. 인간사냥하는 내용이거든요. 팬이 만든 영어 번역본은 다음과 같습니다. 요약하자면 어디서 좋은 냄새가 난다 니 냄새가 난다 쫓아간다 도망가지 마라 다 왔다 찾-았-다-(...)

[Verse 1]
(The madness)
It's just a small bridge
The banks are reason and instinct
I'll follow you
The sunlight confuses the mind
A blind child that creeps forward
Because it smells his mother
(I find you)
The tracks are fresh and on the bridge
Drips of sweat, your warm blood
I don't see you, I only smell you, I sense you
A predator screaming from hunger
Weathering you down for miles

[Chorus]
You smell so good
You smell so good, I coming for you
You smell so good
I find you
So good
So good, I follow you
You smell so good
I'll get you now

[Verse 2]
(Now I've got you)
I wait until it gets dark
Then I touch the wet skin
Without betraying myself
Oh can't you see the bridge burning
Stop screaming and don't resist
Because otherwise it'll break apart

[Chorus]
You smell so good
You smell so good, I coming for you
You smell so good
I find you
So good
So good, I follow you
You smell so good
I'll get you now

[Instrumental Bridge]

[Chorus]
You smell so good
You smell so good, I coming for you
You smell so good
I find you
So good
So good, I follow you
You smell so good
I'll get you now

[Outro]
You smell so good
You smell so good, I coming for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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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병에 걸려 있던 저는 저 뮤비를 보고 사랑에 빠졌습니다. 사실 'Du riechst so gut'은 1995년에 발매되었는데 웬 꽃만 줄기차게 나오는 이게 뭐지 하는 앨범 자켓으로 반응이 그리 오진 않다가 98년에 재발매하고 저 뮤직비디오로 프로모션을 해서 반응이 왔습니다.

그리고 새천년엔 매트릭스의 'Du hast'가 있었구요. 하아...추억의 매트릭스..

그래서 밀레니엄을 넘어서는 간헐적 빠질을 하고 있습니다. 대체로 유튜브나 팬 매체 같은 걸로 공연 영상이나 인터뷰, 아니면 틸 오빠가 유콘 강 가서 낚시한 영상;; 뭐 그런 거 찾아보고 있구요, 그리 불타오르지도 않고 잔잔바리로 갑니다. 하긴 불타올랐다간 내한 취소됐을 때 엄청 열받았겠죠. 열받아서 뭐하나 이 코로나 시대에.

덧. 알럽티스토리. 이 뮤비 세기말 한국방송에서 방영도 됐단 말이져 저 짜르지 마세여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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