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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다닐 당시(두 번째 회사 포함), 저는 아침에 톨 사이즈 커피 한잔 마시고 일 시작해서 점심 먹고 비슷한 사이즈 커피 한 잔 더 마시는-일반적인 직장인의 커피 마시는 양태와 거의 비슷하게 살았습니다. 물론 그 당시에도 오후 카페인에 민감한 건 알았으니까 오후부터 커피는 안 마셨다는 게 차이점이겠죠. 그런데 수면 문제가 불거지고 나면 언제나 카페인을 끊기 어려워서 괴롭더라구요. 그 몽롱하게 안개 낀 듯한 느낌과 축 늘어지는 피곤함....거기다 요 몇주 전부터는 아침이고 낮이고 저녁이고 집에 있으면 자리 보전하고 누울 작정부터 해서 수면에 악영향을 주는지라 이 순환을 끊어보고 싶었습니다.

 

지난번에 갔었던 수면 클리닉에서는 아침 각성용으로 커피 한 잔 정도는 괜찮다였고, 이번 신경정신과에서는 커피고 녹차고 다 좋지 않다는 의견이셨습니다. 결국 반응하는 건 내 몸이니까...하는 핑계로 카페인과 그 유사류에 질척대기 시작했습니다. 카페인이 효과를 발휘하는 시간이 최장 14시간이라고 하니, 넉넉잡아 잠자리에 들기 16~17시간 전에 한 잔 마시는 걸로 해 보았습니다.

 

1. 디카페인 커피(feat. 스타벅스, 맥도날드, 일리): 디카페인 커피의 장점은 마시고 나면 커피 특유의 향으로 파블로프의 개처럼 약간의 각성이 된다는 점과 커피를 마셨다는 심리적인 만족감을 들 수 있겠습니다. 아, 카페인이 없으니 점심에도 마셔도 된다는 점도 좋군요. 제 주변에서 제일 쉽게 구할 수 있는 게 스타벅스와 맥카페고 일리 머신 커피도 가끔 마시고 있는데요.... 맛은 일리>>>>>>맥카페>>>스타벅스입니다. 현재 디카페인 커피 때문에 일리 머신을 살까 간잽고 있습니다. 단점이야 뭐 이게 '디카페인'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으니 각성이 그리 크지 않고, 지속시간도 짧다는 거죠.

제가 여러번 한 얘기지만 요즘 디카페인 커피 잘 나와서 맛도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다만 브랜드에 따라서 카페인 제거량이 99.9%에서 50%까지 제각각이니 알아보고 마시는 게 좋습니다. 제 최애 일리는 99.9% 제거 효과를 자랑합니다.

 

2.아메리카노 숏 사이즈 일반 커피(feat. 스타벅스, 세븐일레븐): 쌩새벽에 작은 사이즈를 파는 곳은 흔치 않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대학생들이 1리터-혹은 트렌타 사이즈 커피를 물처럼 마셔대는 곳이라 작은 사이즈는 아이폰 12 미니만큼 인기가 없거든요. 하여 스타벅스와 세븐일레븐을 각각 한 번씩 이용해 보았습니다.

마시자마자...

www.youtube.com/watch?v=ZCXbPCtmW0U

10년전 노래라 저만 아는 망한 개그지만...노래 제목대로 high high한 효과가 나옵니다. 그 동안 카페인 역치가 어지간히 낮아졌었나봐요. 숏 사이즈 한 잔에 기분이 좋아지고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의욕 과잉이 되고.... 

그리고 수면은 좀 영향이 있습니다. 대략 한 시간 정도 줄어듭니다. 수면의 질도 좀 얕은 것 같구요.

 

3. 아메리카노 숏 사이즈 1/2 디카페인: 한 번 시도해보았습니다. 스타벅스에서만 가능한 옵션이죠. high high한 고양감과 의욕도 딱 반, 수면 영향도 딱 반입니다.

 

4. 녹차: 녹차의 카페인은 우리는 정도에 따라 조절 가능하고, 커피 카페인보다 배출이 쉽다는 얘기를 듣고 두세번 시도해 보았습니다. 말을 그리 들어서 그런지 몰라도 몽롱한 몸을 이끌고 아침 일상을 하고 그럭저럭 굴러가게 하는 데는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디카페인보다는 하루 내내 덜 처지게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효과와 수면 악영향은 2>>>>3>>>4>>1. 현재로서는 녹차를 새벽에 마시고 몸을 일깨워서 홈짐으로 새벽 요가를 하는 게 가장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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