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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책이 나오자마자 읽었는데 이렇게까지 엄청난 사회적 현상이 될지 몰랐습니다.(사실 전 흥행작 보는 눈이 좀 없는 것 같습니다;) 문체든 컨텐츠든 평이했거든요. 평이한데 전달력은 괜찮네 하고 덮었는데 반작용이 거세게 일어나면서 또 작용이 일어나고 영화화가 되면서 또 혼파망이 되고...망해라는 축수 하에서도 영화는 흥행 1위를 찍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나무위키는 또 160만개 스크린을 건 것에 비해서 좌석 점유율이 별로라고 깠는데...스크린이 160만개면 한국 인구가 100억이겠다ㅋ) 여러 모로 책 그 자체보다 사회적 파장이 더 흥미로운 역사의 현장에 살고 있나보다 하면서 구경 중이었는데...

주간동아에서 김지영씨 남편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습니다. '79년생 정대현도 아프다' 정대현 역으로 나온 공유 단독 표지를 내세웠더라구요. 정작 공유씨는 최근 발언으로 봐서 그렇게 뽑히는 걸 원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암튼 내용 자체는 생각하는 그 대로 뽑혔습니다. 너무 생각하던 그대로라 딱히 뭐 더 까고 싶은 맘도 없어요. 다만 제 머릿속에서 들었던 생각은...

그치...우리 78년생 정대현...얼마나 무릎 부상으로 아팠어 여왕벌ㅠㅠ

설명충 들어가자면 정대현은 대한민국의 전직 야구선수로서, 2010년대 초까지 SK와이번즈 등에서 최고의 불펜으로 활약했던 언더암 투수입니다. 별명인 '여왕벌'은 불펜을 벌떼처럼 올려보내는 야구를 구사했던 김성근 SK왕조 시절에 불펜의 정점으로 군림한 분이라. 그의 우아한 씽커 투구폼은 그 투구에 숱하게 헛스윙으로 희생된 꼴데 타자(이대호가 특히 심했죠. 오죽하면 김성근 할배가 이대호 절호의 찬스일 때 정대현 올려보내서 이대호만 잡고 내려보내는 짓도 자주;)들을 응원하는 꼴빠로서도 참으로 감탄스러운 아름다움이었습니다. 롯데로 트레이드되었을 땐 고질적인 무릎부상이 심화되어 예전같은 방어율을 선보이진 못했지만 그래도 등판할 때마다 눈이 호강했죠. 하얗고, 느릿하고, 우아하고...

그런데 모 여초 사이트에서 해당 주간동아의 '79년생 정대현도 아프다' 광광거림에 대한 리플로 '정대현이 무릎부상하고 많이 힘들었지..'의 무심하고 시크한 코멘트를 보고 이렇게 코드가 잘 맞을 수가!하고 감탄했습니다.

-전혀 생뚱맞은 기사에 10년 전 정대현의 최전성기를 떠올릴 만큼 야빠여야 합니다.

-10여년전을 오늘처럼 떠올려야 하므로 최소 30대 중후반~40대여야 합니다.

-생뚱맞은 소리로 병크를 지워버리는 개그 코드를 가져야 합니다.

...그러나 이 거센 시대에 이런 코드는 마이너 중에 상 마이너인 것 같습니다. 이런 사람이 뭐라도 해주면 지갑을 갖다바칠텐데 말이죠, 안타깝습니다.

덧. 정대현 선수는 롯데자이언츠에서 부상으로 은퇴 후 동의대학교에서 지도자로 재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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