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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입원 13일째입니다.

여전히 불편한 점은 많지만 적응이 다 되어서 지낼만 합니다. 며칠 있으면 퇴원인데 집에 매우 가고 싶으면서도 가기 싫습니다. 집 안에서 낙상한 자로서 집 안도 위험합니다. 아니 침대 밖은 다 위험합니다. 사실 침대도 위험합니다(...)

입원기에서 따로 얘기하겠지만, 이 곳의 밥은 정말 별로입니다. 애시당초 제가 밥-국-김치-3찬이 나오는 급식 시스템의 밥을 별로 안 좋아해서도 있지만(따끈한 국물 없이도 1년은 살 자) 재료가 심히 별루니합니다. 그냥 식자재 마트에서 도떼기로 떼도 이 정도 퀄의 식재료는 안 살 텐데, 대체 어디서 사는 걸까요... 원장 쓰앵님의 정책이랩니다. 정책이 뭔 개떡같은...

 

그래서, 이틀 전에는 드디어 처음으로 병원 배민을 시도해 보았읍니다. 타겟 식사의 n시간대 전에 사식을 먹겠으니 식사를 물려라 예고-배민으로 주문-후문에 배달러 도착-연락 받아서 1층 후문에서 픽업을 거치면 됩니다. 이 모든 것은 제가 휠체어 운전에 익숙해져서입니다. 이제 실제 차 운전보다 휠체어 운전을 잘 하는 것 같습니다(진심)

병실에서 병상 간이 테이블 위 뷰는 정말 음식샷 찍기에 최악인 듯 합니다. 실물은 이보다 n백배 맛있어 보입니다.

대표 메뉴 중의 하나 맘모스 크럼블(암튼 저는 크럼블 종류라면 좀 환장을 합니다). 그 날 주문한 메뉴 중 베스트. 고메버터, 통아몬드, 피칸, 크림치즈 등 맛있는 재료를 아주 때려박았습니다.

두 번째로 맛있었던 크림 브륄레 도넛(저는 여러 번 말했듯이 크림 브륄레라면 한밤에라도 박수치며 퍼먹을 자) 슈크림과 생크림이 들어간 맛있는 조합입니다. 위의 바작바작한 설탕도 아주 제대로. 그러고 보니 성심당에서 순수 유크림 롤이 그렇게 맛있다던데 택배로 시켜 먹어볼까 해요...

어이쿠, 배달 과정에서 손톱 스크래치가 났군요. 초코크림이 듬뿍 들어간 도토로빵. 필링 들어간 간식빵 종류는 제가 썩 좋아하지 않는데 배달 금액 맞추려고...(...) 다행히 초코크림이 진하고 많이 달지 않아서 물리지 않게 잘 먹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 반죽을 24시간 발효해서 쓴다더니 먹어도 속이 편합니다.

+) 커스터드 크림이 빵빵하게 들어간 도라에몽 빵은 옆 병상에 노나 드렸는데 제법 반응이 괜찮았습니다.

사!제!커!피! 병동에는 커피가 없어서 2주차부터 1층 매점에서 캔커피를 사먹었는데 드디어 사제 커피를 먹어 봅니다 으흐흑 ㅠㅠ 바리스타가 따로 있다더니 배달해 와도 따뜻하고 향이 살아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호호제과를 선택한 이유 중의 하나인 라즈베리 크로핀. 사진은 공홈 출처. 제가 찍은 개떡같은 다른 제품 사진과 확연히 차이납니다. 안에 라즈베리 필링이 듬뿍 들어가 있고 꼭대기에는 딸기 다이스가 얹어져 있어서 보자 마자 사랑에 빠졌지만 주말 한정으로 바뀌었다고 해서 주중에는 배달 불가, 현금으로 환불 받았습니다. 매우 아쉽습니다. 작은 베이커리라 많은 메뉴를 상시 유지하기 힘든가봐요.

요즘 미친 베이커리 가격 생각하면 상당히 저렴한 데다가 재료도 훌륭하고, 맛도 괜찮습니다. 참고로 제가 배민에서 제 취향의 베이커리 검색하는 방법은 소금빵으로 합니다. 요즘 워낙 소금빵이 트렌디한 메뉴로 날리는데, 은근 맛있기가 힘들어서 자신이 없으면 그리 취급을 즐기지는 않더라구요.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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