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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대충 트위터 낭인으로 살고 있다가 문재인 대통령이 펀드를 5천만원 가입, 투자했다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http://news.tf.co.kr/read/economy/1761951.htm

 

[TF초점] 불붙은 '필승코리아펀드' 가입…엇갈린 운용업계 시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NH아문디자산운용의 필승코리아 펀드에 가입하면서 유명 인사를 비롯해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뉴시스출시 보름 만에 400..

news.tf.co.kr

최근 기사라 오히려 그간 스토리가 정리가 된 거라 보기 편합니다. 그 동안 문대통령에 이어 강경화 외무장관, 도지사, 민주당 지도부, NH회장, NH투자증권 사장 등등이 가입했습니다. 가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통령이 가입한 건데 설마 손실이 많이 나겠어?'

...여기서 투자자의 전형적인 심리 bias 몇 개를 접할 수 있는데요, 유명인이 하고 사람들이 많이 한다고 따라가는 herding, 그리고 한 가지 특징으로 다른 것까지 다 좋아보이는 halo effect 등등이 있겠습니다. 저도 이게 비합리적이라는 생각은 당연히 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간 농협과 그 계열사의 여러 분들을 접해 보면서 농협이 최소한 검찰보다는 대통령의 부와 정치철학에 긍정적 관심이 많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대통령이야 뭐 저걸로 돈을 벌려고 한 건 아닌 것 같구요... 이 펀드 투자 정책이 최근 대일 경제관계 악화 등에 영향받는 소재기업에 집중투자하는 거니 이 기업의 경영성과가 좋으면 이 펀드 투자성과도 좋아지고, 대통령의 5천만원도 이익을 보겠죠. 나는 여기에 사재 5천만원을 투자할 만큼 관심이 있다는 걸 대외에 보여주는 signal인 겁니다.

 투자원금은 150만원으로 이미 잠정적 결론을 내리고 갔는데, 100만원은 적어보이고, 200만원까지 하기엔 그만한 사랑이 없어서(...)

 이미 묻지마 투자를 결심하였지만, 최소한의 합리화를 위해 투자설명서를 읽고 갔습니다.

http://www.nh-amundi.com/fund/FundDetail.asp?FundCode=EPM53

 

NH-Amundi자산운용

NH-Amundi자산운용 한발 앞선 투자 합리적인 투자. 투자상품 신탁 안내. 투자 도우미

www.nh-amundi.com

여기서 이 펀드의 투자설명서와 개관 자료에 대해 한방에 알 수 있습니다. 투자설명서는 빽빽한 50페이지 넘는 pdf 파일이므로 읽기 매우 귀찮지만 몇 가지 요약만 해드리자면

-운용사인 NH아문디자산운용은 이런저런 운용 상도 받고(근데 국내보단 해외에 강한듯) 재무지표도 양호함(운용사 재무지표가 양호하다고 운용을 잘 하는 건 아니지만, 무리수를 두지 않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주로 산업재편에 영향받는 국내 소재 기업에 투자함(국내 주식 시장 전망이 밝지만은 않습니다)

-위험등급은 2등급으로, 원금보장 안 되며 위험도가 상당히 높음(국내 주식에 주로 투자하므로, 당연합니다)

-인터넷으로 가입 가능하고, 퇴직연금에 담는 펀드로도 가입가능함

그리고 공시로 알 수 있는 것은 출시 직전에 운용 관리자가 교체되었는데 이름값이나 투자 성과를 보면 아무래도 '그분의 가입이 사전 통보되어 신경을 좀 더 쓰려고'에 가까운 듯 합니다(행복회로 가동 중)

이리하여 27일 당일날 씐나서 인근 농협에 가입하러 갔는데...

단위농협이라 가입 안 ㅋ 됨 ㅋ(카카오맵은 위치에 농협은행과 단위농협을 구분하지 않습니다) 마침 영업시간도 끝나고 하여 며칠 목포다 서울이다 여행하고 싸돌아다니다가 9월 2일에 농협'은행'에 들렀습니다.

위험등급이 2등급인데 저는 백수라 소득이 불안정하다는 걸 투자성향확인서에 곧이곧대로 적었더니 부적합 ㅋ 뭐 당연한 얘깁니다. 어차피 저는 그간 투자한 상품들도 2등급 정도라 대충 어디를 어떻게 체크하면 적정 등급이 나오는지 알고 있긴 했는데 그걸 고치기엔 귀찮고 뒷 단락에서 얘기할 또 다른 생각 때문에 일단 자리를 떴습니다. 하나 궁금한 건 대통령께서는 펀드 등 금융상품에 투자한 경력이 없다고 체크했는데 어떻게 적격투자가 떴을까요. 하긴 의전하는 분들이 조금이라도 머리가 있으면 미리 시나리오를 써서 농협에는 불완전판매의 여지가 없으면서 대통령이 사실만을 쓸 수 있게 고려를 했을 것 같습니다.

이 펀드는 여러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A형은 선취 수수료를 떼고, C형은 선취 수수료를 떼지 않는 대신 전체적인 투자기간 동안 이걸 녹입니다. A형은 투자자가 초년에 고생하지만, 3년 이상 장기투자할 경우 수수료를 적게 냅니다. C형은 2년에서 3년사이 어드메까지는 수수료를 적게 내고, 그 이후로는 많이 냅니다. 저는 3년까지 투자할 생각은 없는지라 C형으로 갈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농협이나 각종 증권사에서 가입하는 일반 C형은 1년에 수수료가 1.037%(펀드치고는 이것도 아주 싼 거긴 합니다), 인터넷창구에서 직접 가입하는 Ce형은 0.787%... 0.25% 차이가 납니다. 1년에 0.25%면 3,750원-_-;;;

그리하여 기존에 2등급으로 어케저케 처리해놓은 NH투자증권에 접속해서 9월 3일에 인터넷으로 청약을 완료하였습니다. 실질적 매입은 9월 5일에 이뤄지는데요, 문대통령이 가입한 기준가액 1,000에서 지금 1,007 언저리니 수익률은 대통령보다 약간 낮을 것 같습니다.

대통령이 가입한 펀드라, 여러 모로 말도 많고 표정관리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아무쪼록 환매할 때 적당한 수익이 나길 바래봅니다. 그리고 저처럼 답정너식 투자는 지양하시길 바래요;;;

덧. 사실 이 펀드는 제 대통령에 대한 호감+NH지주의 정치적 행보를 봤을 때 대통령 정치철학에 거스를 거 같지 않다는 예측을 기반으로 했는데요, 둘 다에 다 건 겁니다. 제가 혹시나 이명박대통령의 광적인 팬이라고 해도-_- 동일한 정치철학을 구현한 펀드에는 절대 투자 안 할 거 같거든요. 일단 투자 구조가 이렇게 단순할 리가 없고, 다른 투자자는 다 죽고, 그 양반은 사는 결과가 불 보듯 뻔한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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