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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격조했습니다. 좀 바빴어요. 근황 업데이트를 하려고 했는데 그 근황이 또 어그러져서(홀홀홀) 뭐 암튼 일교차가 심해진 환절기에 롤코를 타는 컨디션을 적당히 달래가면서 별일 없이 잘 살고 있습니다.(저의 '별일 없다'의 기준은 좀...넉넉합니다;;;)

 

어쨌거나 지난 주에 부모님 모시고 '제 불찰로 재난지원금 못 받아서 죄송합니다 저녁 2회차'(좀 길게 늘여 말하자면, 제가 간접투자한 사모펀드 배당을 받느라 2020년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되어버렸고, 그래서 가을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된 것까지는 괜찮은데 저랑 같은 건강보험 가구로 묶여있는 부모님까지 못 받게 되어버렸습니다. 10월달에 한우집 가서 제 불찰로 웅앵 죄송합니다 1차를 샀었고, 이번이 2차입니다. 대략 3차로 마무리 지을까 합니다.)를 사러 갔습니다. 원래는 가성비 좋기로 소문난 스시집 오마카세를 먹으러 갈까 했는데 부모님께선 다양하게 먹을 수 있는 걸 좋아하셔서 회, 해물 전문점으로 정했습니다.

 

그러나 제 불찰인 것도 죄송한데 부모님 앞에서 나오는 요리마다 찰칵거리기도 그렇잖아요? 따라서 대박급인 요리가 줄줄이 나올 때마다 그저 우와우와하면서 입으로만 열심히 넣었습니다. 그리고 전 여기 자주 가서 그 전에 찍어놓은 사진은 많습니다.

 

처음 나오는 생선튀김, 일식 계란말이, 오리엔탈 드레싱 넣은 양상추 샐러드.

아게다시도후. 전 녹말물도 좋아하고 튀긴 두부 참 좋아해서 이거 오면 참 좋아라하고 먹습니다.

냉모밀. 여기까진 평범합니다.

요거는 2019년 가을에 내온 3만 5천원짜리 방어회 정식(2인분). 훈늉합니다.

이건 2020년 초에 갔을 때 내온 선어회정식(인당 3만원, 2인). 

여기부터 2021년 11월 부모님 동반 모임과 차이는 급속도로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3년간 꾸준히 드나들면서 사장님께 얼굴도 팔아왔고 또 제 종특상 음식과 재료에 자부심 있는 사장님께 리액션이 쩔기 때문에(딱히 아첨해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존경해서 ㅎ) 전 제가 나름 중간치기로 이쁨을 받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십여년간 이곳을 꾸준히 드나들면서 내공을 쌓아온 즤 아부지가 오니 비장의 특수 어종+제일 좋은 부위가 줄줄이 나오더라구요. 맛과 때깔 자체가 몇길 위였어요.

 

그래서 말인데요... 왜 굳이 회/해물 혹은 일식집이라고 통칭되는 곳이 단골과/단골 아닌 사람 사이의 차이가 쩌는 걸까요. 전 그게 생선의 특성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생선이란 게 대체로 클 수록 맛이 좋고 해서 마리 단위로 소진해야 하는 양이 꽤 많은데요, 한 마리 잡을 때마다 그걸 손님한테 배분할 때 주인장의 주관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 거 같아요. 아무래도 기름기 많이 돌고 고급 부위는 최애 손님에게 줄 수 밖에 없죠.

생선 커틀릿. 이것도 튀김 기술은 비슷했습니다만 어종과 크기와 맛이 달랐습니다.

어...병어였던 거 같습니다. 병어 참 맛있죠. 그 때도 참 좋아라하고 먹었는데, 2021년 11월에 갔을 땐 엄청나게 커다랗고 통통하게 살이 퍼들퍼들 윤기가 흐르는 청어가 나왔습니다. 맨날 일식집에서 말라빠진 과메기후보생-_- 청어만 보다가 이건 마치 쥬비스 전의 정으니와 후의 정으니 차이같은...(후략)

생선조림은 음식점의 솜씨를 볼 수 있는 좋은 측정계입니다. 여기는 참 잘 해요,

...이것도 괜찮았는데 2021년 11월은...(후략)

그리고 스시가 여섯 점 나온 후, 지리로 마무리. 이건 비슷했습니다(활짝)

생각해 보면 지리는 남은 서더리와 뼈로 만드는 거라 그리 차이가 나진 않죠. 저 이 집 지리 참 좋아합니다. 전 국물은 취급 거의 안 하는 사람인데 이 집 지리는 거의 다 비우는 편.

 

그리고 '난 최애가 되긴 글렀어...'라는 자괴감을 가지고 카드를 긁으러 갔는데 더 나아진 점이 또 있었습니다. 알바 총각이 더 잘생기고 싹싹하더라구요. 조만간 다시 가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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