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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진이 오늘 찍은 다입니다
- 대단히 크레즐 위주의 후기입니다
- 의식의 흐름으로 주절거리므로 매우 길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 줄만 써야 한다면...
...전주순대 피순대 존맛이래요


0. 대구와 부산콘도 이미 예매해둬서 청주를 갈까 간잡고 있다가 오늘 오전에 대전콘 앞자리 양도가 극적으로 성사되어 대전 갈라콘에 가게 되었습니다. 저한테만 의미있는 얘기지만 낮 모임이 이미 한 달 전부터 잡혀 있었는데 시간을 어째저째 계산해 보니 80일간의 세계일주(가능은 한데 교통수단간에 엄청 쫄리는 일정이고 하나가 꼬이면 와르르 망한다는 얘기죠) 식으로 달리면 대전콘도 가능하겠다 싶었습니다.

...세상 일이 계획한 대로만 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충청지방 폭우 여파로 기차가 서행해서 가까스로 입장했습니다. 크레즐갤에서 나눔하는 슬로건 못 받아서 아직도 아쉬움. 이왕에 새우젓이라면 애들한테 빨간색 새우젓으로 남고 싶었다고 ㅠㅠ

1. 공연 10분 전쯤에 어어엄청 커다랗게 열 두명이 화이팅콜을 외치는 소리가 컨벤션홀을 울렸습니다. 다들 업계가 업계다 보니 우렁우렁하더군요. 뭔 수백명인줄.

2.기타리스트님이 숲별밴드 기타리스트님이라 혼자 2D로 내적 친분을 다지던 분을 뵈어 반가웠습니다. 크레즐이 팝 위주다 보니 크레즐 때랑 떼창가요(...) 때 특히 열일하셨음.

3. 열 두명이 입장했는데요, 정승원씨 키 크다 몸집 크다 얘기는 들었는데 와... 오스틴킴은 그냥 ㅇㅇ 체육인이라 양복매무새가 참 튼실하네 정도였는데 정승원은 그냥 세계 자체가 다름. 남들 150% 정도 아래위옆으로 확대한 네모난 몸집이... 하긴 뭐 본인피셜 188은 구라라고 했으니. 미국 슈퍼맨 영웅만화그림체.

4. 그 키에 대적할 유일한 존재가 이승민인데(전 얘도 키 좀 줄여서 말한다고 생각함) 계열이 좀 달라요. 늘씬한 수트미남.

4-1. 제가 이승민이라면 킬디스럽의 본인 옷을 열 벌쯤 맞춰서 잠옷부터 일상복 공연복으로 24시간 입고 다녔을 것. 어깨 넓고 허리 늘씬하고 골반 좁고 다리 긴 본인의 장점을 극대화하며 엄청 잘 생기게 보여줌. 근데 그걸 인사할 때 한 손으로 조신하게 브이넥 부분을 가리고 몸을 숙이더라구요? 명치끝까지 보이는 다른 형들은 1도 신경 안 쓰는데?

4-2. 승민이 얘기를 계속 이어가자면 본인 솔로 무대에서 4번째 무대만에 어어엄청 늘었습니다. 노래야 뭐 원래부터 엄청 잘했는데 관객 호응 유도하는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잘 알고 치고 빠지더라구요. 사흘째 콘(캠으로 봄)보다 또 성장했음.

5. 공연 멘트는 12명이 모여 있을 땐 김지훈씨가 전반적인 윤곽을 잡고 노련한 조진호가 츳코미를 날리는 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어어엄청 뚝딱거렸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나아졌음. 그게 무대 밑에 프롬프트가 계속 흘러가고 있는데 이동규선생님(웬지 이렇게 불러야 할 거 같다) 외쿡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읽기가 좀 힘드시댑니다.

5-1. 이 중에서 제일 대본대로 안 흘러가는 건 역시나 크레즐. 처음에 멤버별로 소개할 때도 임규형이 너무 멀쩡한 표정으로 '크레즐에서 임규형을 맡고 있습니다' 그래서 김수인하고 조진호가 뭔 소리냐고 츤츤거렸음에도 불구하고 임규형을 맡고 있다고 우겨서 김수인과 조진호는 '부끄럽지만 저희 리더입니다'하고 대신 소개를...

5-2. 김수인은 '(임규형을 가리키며) 햄찌의 집사를 맡고 있습니다'라고 하면서 둘의 동거설에 탄력을 더했습니다. 엔젤은 엔젤이니까 엔젤이라고 소개했고 승민이는 재간둥이 막내 갱얼쥐라고 해서 본인이 그렇게 소개해도 되냐고 진호한테 한 소리 들었...

6. 임규형은 오늘도 덮은 머리를 하고 나왔습니다. 반응이 좋은 걸 안 건가? 암튼 이 양반은 노래 안 부를 때는 무우우우우진장 헐랭합니다. 진호가 대전 출신인 걸 소개할 때도 '대전에 3대 명물이 있는데 하나는 성심당이고 두번째는 고은성이고(잘생겨서 저도 좋아함) 세번째는 조진호다'라는 요지의 말을 어어어엄청 이상하게 돌려서 얘기함. 결국 진호가 옆에서 수습. 그리고 덴져러슬리 잘 불러놓고 대전러슬리라고 이상한 개그 침;;; 근데 노래만 불렀다 하면 무시무시하게 정확하고 매서워짐. 갭이 제일 큽니다.

6-1. 진호는 대전 동구 서구 소리지르라고 연신 부르더니 나머진 기억 안 난다고 퉁쳤습니다;;; 이 때는 태어난 곳은 대전이 아니고 ##초 ₩₩중 나왔으며 아버지 환갑도 얼마 전 대전에서 치렀으며 대전은 마음의 고향이다...정도로 음전하게 얘기하다가 막판 멘트에는 두 팔 활짝 벌리고 환호성을 즐기며 '대전의 아들 조진호입니다'라고...

6-2. 저는 진호가 인자한 왕자님이 백성들을 바라보듯이 눈에 별을 가득 담고 객석을 바라보는 모먼트를 정말정말 좋아합니다.

6-3. 아참 진호가 서울콘 사흘 하고 생전 처음으로 성대결절에 걸렸는데 이동규 선생님이 전화해서 '진호야  시간 되니?'(동규 선생님 조분조분한 말투를 기가 막히게 흉내냄)하고는 보컬 레슨해주셨다고..

...좋으신 분...(답례로 홍삼 드렸대요)

6-3. 크레즐은 전날 늦게 대전에 도착했고 유성온천에서 온천을 즐겼으며(김수인이 그래서 지금 피부가 좋아졌나? 했는데 얘야 원래 니 피부는 좋단다) 탕에 안 들어가는 진호는 만화방에서 만화를 봤으며 넷 다 점심에는 대전 최고의 맛집에 갔는데...

'전주 순대'라는 겁니다. 다들 ??? 하고 있는데 알고 보니 진호 어머님께서 하시는 곳... 피순대가 특히 맛있다고 합니다. PPL 아니라고 하구요, 돈 내고 먹었대요. 진호는 처음엔 손사래를 치다가 나중엔 풀썩 주저앉아 민망해하는 게 매우 귀여웠음... 나중에는 '엄마 나 잘했지? 효도했지? 당분간 용돈은 없습니다'하면서 객석의 모친께 얘기했음.

7. 꼬레를 부른 다음 얘기한 거이, 좀 다르게 해 볼까(넘버를 다른 걸로 바꿔볼까 얘기인 듯) 꼬레가 자기들에게 가지는 의미가 너무 크고 소중해서 바꾸질 못하겠다고 하더군요. 선곡할 때도 엄청 고민 많이 했다고. 이 번에 못 들은 노래는 다음번에 가질 수도 있는 곳에서 듣자고.(여기서 뉘앙스가 좀 미묘했는데, 세번째 콘에서는 시원시원하게 얘기했는데 환경은 현실이지만 의지는 뚜렷하다, 알아달라 정도로 들렸습니다)

7-1. 실은 세 그룹 통틀어 제일 방송이랑 라이브랑 다른 게 꼬레. 모노를 듣다가 스테레오 정도가 아니라 몇억 처부은 감상실에서 3D 사운드로 듣는 기분(여담인데 오늘 음향은 컨벤션홀인 거 감안하면 나쁘지 않았음) 엄청 화음이 풍성하고 아름답더라구요. 그리고 김수인 특유의 음색이 라틴팝과 묘하게 어울리고.

8. 페이쓰에서 김수인과 이승민이 등을 맞대고 서 있으면 최애가 누구근 모두가 참 좋아합니다.

8-1. 판교부부의 둘만의 행복한 세계를 깨는 조진호의 츳코미는 나와봐 정도. 그리고 옆에서 임규형은 김수인이 진호한테 밀려 튕겨나자 겁나 좋아함 ㅋㅋㅋ 이번에는 관객에게 말하는 개사 '대전 사람들 소리질러'.

8-2. 페이쓰 반응이야 뭐 워낙 좋아서. 김수인도 소개할 때 '팬텀싱어 역사상 최고 점수를 받은 노래'라고.

9. 자 이제 잡소리로 기를 다 모았으니 하고 싶은 말은...
김수인 존잘

(공식 사진 크롭이니까 써도 되겠죠)
아니 진짜예요. 지면과 방송은 그의 아름다움을 손톱만큼도 담아내지 못함. 제가 누누히 얘기했지만 그는 누워 있어도 얼굴에 물 한 방울 머무르지 못할 정도로 엄청나게 입체적으로 생겼는데 그걸 방송과 지면이 못 담음. 그리고 호불호가 갈리는 꺼칠해 보일 수 있는 얼굴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면 곱단이라고 부르고 싶을 만큼 얼굴에 있는 모든 선이 곱디고움.

하 그리고 뼈대...제가 파슨인생 nn년차에서 제일 중시하는 게 뼈대거든요? 키 큰 슬렌더 체형인데 비례가 워낙 좋고 뼈대가 섹시합니다. 거기다 그 그지깽깽이같은(죄송합니다) 꼬레 의상도 뒤에서 보면 늘씬한 허리선에 정신빠지고 쳐다보게 됨.

그러나 이 모든 미덕을 갖춘 김수인의 으뜸은 움직일 때라 하겠습니다. 제가 단콘에선 김수인 춤을 보고 싶다는 둥 어쩌고 그랬는데...
킬디스럽은 김수인이 내내 춤을 추는 무대였습니다... 독보적으로 눈이 감. 손끝 하나하나 허투루 쓰는 게 없음.

덕후 보라고 만든 친절한 무대인가? 했던 블러디메리에서 이승민 흡혈 조우씬 에서 몸을 나긋하게 등뼈를 구부리면서 표범처럼 다가가는데...하 이건 3일차를 넘어섬. 캠 꼭 보셔야 됩니다. 이거 못 보시면 인생 의미없다.

10. 실은 제 팬싱 처음 오프다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요, 결국 남은 일정도 즐기자는 결론이 들었습니다. 크레즐은 즐겁게 사파의 길을 가고 있으니 저도 즐겁게 씹뜯맛즐해야겠습니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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