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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반 전, 서태지씨가 발랄하게 재혼을 발표하셔서 일대 파란이 일었을 때 팬게시판에 썼던 글입니다. 여기저기 반고정닉으로 썼던 글들은 이제 거개 주워담을 수 없어서 흘러간 건 흘러간 대로...인데 전 팬들 단카방에서 오래간만에 얘기가 나오니 이 글 생각이 나서 주워왔어요.

지난번에도 말했다시피 서빠 탈덕의 이유는 '외모가 취향과 달라져서'입니다. 그래도 7년 전 당시에는 제법 애정이 남아서 길게 글을 썼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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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략 9년전쯤 후기머신으로 활동했던 그 키엘/키모씨 맞음
- 이게 리뷰/단상 카테가 맞나 싶긴 한데 뭐 일단 씀

나는 여전히 독거중년으로 살고 있고,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단기 해외 연수 나와 있음. 자연히 한국 소식엔 둔감하고 비활동기에는 팬질을 놓는 경향이 있는데, 한 몇년간 팬질 놨음. 뭐 디비디나 나오면 사고, 작년 팬질은 영화 보고 커피 얻어먹은 게 다. 그동안 일반인 남초/여초 커뮤니티나 기웃거리고 있다가 이번 사단이 난 걸 팬 친구한테 전해듣고 일반인 커뮤랑 팬싸까지 휘 한 바퀴 돌아다님.

일단 뭐 남초 일반인 커뮤 반응은 나쁘지 않음. 갸들이야 돈 많이 벌고 성공해서 어리고 이쁜 여자랑 사는 게 인생의 진리인 애들이 태반이니까 오오 서태지형님 16살 성공하셨음+이은성 능력남 잡았네 ㅊㅋ. 윤창중 덮여진 게 짜증난다 약간 있긴 한데 뭐 그럭저럭. 근데 다음 앨범 언제 나옴? 반응은 덤. 그래 나도 그게 궁금하다.

여초 일반인 커뮤는 내 정신건강상 잠깐 둘러보고 나왔음. 이혼소송 당시 '10여년간 결혼사실도 못 알리고 그늘에서 살아온' 전처에게 빙의해 있던 처자들이 많았음. 전처 조상님 친일을 명망가로 언플해서 그 처자들이 빙의에서 풀려나려던 차에 이번 일이 터져서 빙의상태가 더 심해진 거 같음. 전처는 그렇게 없는 사람으로 숨겨두고 이번은 호호하하 해피하게 공개한다는 점에서 이중성 비난하는 게 많은 듯함. 전처 이혼이야 10여년전 일이고, 소송으로 불거진 일이며...등등 사실관계 면에서 좀 하고 싶은 말이 많긴 한데, 이게 여초 특유의 감정+몰아가기라 이성적으로 이제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님. 거기다 이번에 오빠님이 신부감 공개하면서 악수를 둔 면도 있어서 더 안타까움. 전처가 사고 하나 더 치면 좀 나아지려나.

팬사이트 반응은....음, 뭐. 일반인들 반응도 '이제 서태지팬 다 결혼해서 애엄마 될 나인데 이 정도야 축하하겠지' '그 극성인 서빠들이 어쩌냐' 이 극단인 거 같은데 둘 다 인거 같음. 나이먹고 자기 일 하기 바쁘고 많이 무뎌져서 놀라긴 했는데 뭐 세상에 이런일 저런일 있는데 그럴 수도 있지 하는 쪽. 사실 나도 이 쪽에 가까움. '나이 차이 별로 안 나고 자기 일이 확실한 지적이고 현명한 여자를 만날 거 같음'하고 논했던 내가 좀 쪽팔려서 하이킥하고 싶긴 한데, 어차피 내가 알고 있는 오빠님? 나도 나를 모르는데 내가 오빠님을 어케 암? 한때 했던 태지논문질도 어느순간 접게 된 게, 내가 타인을 재단하는 게 위험하더라고. 혹시나 잘 때려맞춰서 내가 생각하는(솔까 그랬으면 좋겠다고 투영하는) 그 사람 모습이 지금 맞다손 쳐도 나중에 변할 수도 있고. 변한다 해도 아 그렇구나 이걸 내가 감내할 수 있나 판단해서 범위 안에 있으면 안고 가고 아니면 놓고 그간 고마웠어요 돌아서고. 나도 다른 사람한텐 그렇겠지.

근데 음...그게 안 되는 팬도 많고,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함. 전처 때야 괜찮은 척 코스프레 하고 오빠님 비호하느라 반응이 그랬던 거고, 이번에서야 그 동안 아니었던 게 터진 거 같음. 원래 팬질 속성상 그렇고, 끊임없이 레고를 쌓아가면서 놀아야 시간죽이기가 되는 태지 팬속성상 더 그렇고(너네는 내가 주는 음악레고나 하지 망상질 레고를 하라고 그랬냐 라고 오빠님이 그러시려나? 글쎄 망상질 레고도 주신 게 오빠님임) 유달리 8집에 더 심해진 꽁냥질 로맨스놀이때문에 더 그렇고. 솔직히 이거는 오빠님이 결과를 예상을 좀 하고 행동하셨어야 하는 건데 싶긴 함. 내가 8집 활동에 7집보다 더 미적지근했던 게 늙어서도 있지만--; 70년대생이 공감하기 어려운, 80년대 훌쩍 넘어가는 애들이 좋아하는 그 꽁냥꽁냥 로맨스분위기가 팬들의 자가발전 로맨스를 더 증폭시켜줬던 면도 있다고 봄. 다 오빠님 책임이라고 하고 싶은 건 아닌데, 반응을 생각하고 행동을 했었어야 하는 안타까움은 있음. 그거랑 별개로 흠....콘서트 때 버뮤다 트라이앵글 말미에 '그' 삼각형을 그리는 팬들은....음...지금 생각하니 흑과거군.

어쨌든 팬질은 계속 할 거고, 오빠님 영업은 좀 잘 됐으면 하는데 지금 상태로는 기존의 팬 장사 전략으로는 좀 무리일 듯요. 나같은 늙고 굼뜬 팬은 도움이 그닥 안 될거고 결국 빠릿한 애들을 잡아야 되는데 그쪽은 지금 멘붕상태고 일반인 여자애들은 반응이 별로고. 그럼 그 밖의 물인 남자들이나 성인층 잡으려고 해도 쉽지가 않을 텐데 그 최대치가 지금 조용필 전략이고. 근데 10몇년전 프레임으로 버티고 있는 닷컴을 봐도 그렇고, 언플은 되는데 인심 얻어야 할 대상들한테는 인심을 잃는 오빠님을 봐도 그렇고. 설마 이렇게 호갱님들 인심 잃어놓고 호갱님만 파는 기존 전략 하는 건 아니겠죠 오빠? 아 물론 세상에 쓸데없는 게 오빠님 걱정이라는 건 아는데 쩝.

ps. 여자는 바뀌어도 소니는 영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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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줄의 소니 얘기는 소니 캠코더를 말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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