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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평소에 동네 산책을 하면서 뭐 새로 생긴 데 없나 파악하는 게 취미인데 몇 개월 전부터 부산대역 1번 출구 앞 모처(빌라 1층을 개조한 곳입니다, 정확한 위치는 포스팅 제일 마지막의 카카오 맵 참조하세요)에 푸딩 전문 까페가 하나 생긴 것을 보고 매우 기뻐했습니다. 왜 기뻐했냐면 제가 푸딩을 좋아하는데 한국에서는 푸딩이 마이너라 먹기가 참 힘들거든요. 그나마 쁘띠첼에서 푸딩이 나왔는데 요즘은 단종인지 마트에서도 찾아보기 힘들고. 옆 나라 왜국에는 108엔(아 이젠 소비세 인상 때문에 110엔 됐겠군요)짜리 푸딩을 편의점에서도 여러 종류 맛볼 수 있는데 말이죠.

그래서 제가 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어린이를 데리고 가 보았습니다. (여담인데 어린이 모친께서 '꼭 어린이에게 살찌는 걸 사줘야겠냐'고 타박을 주길래 부러 훌쩍거리면서 '맛있는 거 보면 어린이한테 주고 싶고 이쁜 데 있으면 같이 가고 싶은 마음을 몰라준다'고 하니 슬그머니 오케이. 요새 제가 연기가 좀 늘었습니다.

오후 한 시에 개장. 한 시에 맞춰서 들어가야지 안 그러면 꽤 줄을 섭니다.

안은 이렇습니다.

예전에는 빌라 안방이었을 듯한 방 1.

예전에는 빌라 거실과 부엌이었을 것 같은 카운터. 그리고 예전에는 작은 방이었을 듯한 곳도 귀여웠는데 이미 사람이 있어서 못 찍었음.

메뉴판도 귀염귀염.

학교 앞 답게 대체로 저렴한 편. 하긴 제가 알고 있는 제 지척의 극강의 가성비충은 이거 보고 비싸다고 기겁하겠지만. 하지만 파르페는 만들고 설거지하는 품 생각하면 저 정도는 받아야져. 

어린이와 한참 의논하다가 어린이는 '친구들은 먹어봤다던데 나만 안 먹어본' 메론 소다를, 저는 커피쟁이라서 커피를 시키고 공통의 주전부리로는 커스터드 푸딩과 스모어딥을 먹기로 하였습니다.

냥냥족 버전 애비 로드.

주문이 밀려서 좀 오래 걸렸다고 엄청 미안해 하시던데 뭐 그리 오래 걸리지도 않았습니다. 푸딩은 어린이가 먹어 보고 '음 이런 맛이었군 근데 내 취향은 아니다'라고 평하심. 그 전에 푸딩 두 개를 시키려다 하나를 급 취소하고 스모어딥을 시킨 제 자신의 혜안을 칭찬해.

메론 소다. 저도 잠깐 맛봤는데 딱 메론 소다 맛입니다. 커피도 딱 커피 맛.

누텔라를 넣고 구운 마시멜로우와 크래커를 같이 먹는 스모어 딥. 어린이는 이 쪽이 취향이라고 합니다. 엄청 맛있게 먹더군요. 그리고 고양이 스푼 받침과 곳곳의 고양이 인테리어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어린이가 고양이를 좋아하거든요.

호평과 악평이 공존하는 곳이던데 왜 그런지는 조금 알 듯도 합니다. 큰 기대 안 가지고 동네 왜식 카페 1로 생각하고 와서 먹으면 만족할 곳. 저는 호평 쪽입니다. 최근 유행에 안 맞는 복고풍 푸딩과 파르페를 내놓는다는 점에서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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