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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넷플릭스 나오는 지인 집에 갔다가 요즘 한창 핫하다는 'too hot to handle'(이후 '투핫'이라고 통칭합니다. 한국 커뮤니티에도 그렇게 나오고 있고) 리얼리티쇼를 보게 되었습니다. 마침 모인 사람들 모두 호불호 타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보기 딱 좋은 플로우여서도 있고, 저는 원체 무뇌 리얼리티쇼를 좀 좋아합니다.

이게 투핫 한 샷이구요...그냥 시즌 내내 저렇게 벗고 댕깁니다. 아, 좀 살색 덜 보이게 입고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본디지(저는 이 장르를 어쩌다보니 10대때부터 알고 있습니다;)라거나 뭐 그런 걸 해서 더 야하게 보이기 위한 밑밥이더라구요.

그리고 이건 십여년 전 제 길티 플레져 저지 쇼어. 미국 10대~20대 초반 trash white 애들이 홀랑 벗고 술 먹고 토하고 짝 바꾸고 섹스하고 약은...했나 기억이 잘...암튼 스누키 잘 지내니? 아직도 태닝이니?(아련)

일정상(저는 넷플릭스 예전에 구독하다가 하차했습니다) 3회까지만 봐서 이후 반전이랄까 뭐 그런 건 잘 모르겠고 1~3화 기준으로 말하자면,

'육체적으로 겁나 매력적인 열명의 서반구 남녀들이 아름다운 섬에서 겁나 섹스 열심히 할 줄 알고 희희낙락하며 매력을 뽐내다가 섹스와 페팅을 하면 상금에서 차감되는 걸 알고 세상 모든 절망에 휩싸이며 음모와 배신이 판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진짜예요...;ㅁ;

물론 저 매력적인 열명의 남녀들은 리얼리티 찍는 줄 알고 동의하고 들어왔습니다. 대충 서바이버 류의 예능+연애 짝짓기 예능으로 알고 들어온 것 같아요. 그리고 그 느낌은, 상견례했을 때 서로의 헐벗은 비키니 또는 팬츠 수영복을 보고 더 확신으로 갔을 겁니다. 그리고 남자들/여자들끼리 누가 핫하네 누군 내 스타일이네 수군수군하면서 탐색하고 이윽고 점찍어놓은 애들끼리 슬슬 페팅하고 열시간 남짓 뜨거운 밤 직전의 예열 시간을 가집니다. 그리고 첫 커플(아직 마음은 확인 안 했으니 커플은 아닐려나요...아 모르겠어요 접붙고 있는 동안은 커플이죠) 섹스하기 직전, 시리 스타일의 쟈가운 인공지능 스피커가 발동합니다.

"이제부터 이 섬의 모든 참가자에게 섹스 한 번에 **달러, 페팅(키스 포함) 한 번에 **달러씩 전체 상금에서 차감됩니다)"

여기 출연한 남녀들은 배경과 전공과 직업이 좀 제각각입니다(출신 국가는 조금씩 다르지만 다 서반구 출신이고, 해맑다는 점에서는 비슷합니다. 뭐 해맑음의 농도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요) 그 중에 장발에다 수염 스타일링 때문에 예수라고 불리는(진짜 예수 닮았습니다. 저는 제가 캘리포니아에 잠깐 살 시절 아파트 커뮤니티에 들리던 남자 요가 강사랑 존똑이라 더 웃기더라구요;ㅁ;) 양반은 정말 돈이 없어서 상금에 더 절박해 보이더라구요. 아까 말했다시피 A와 B가 몰래 섹스를 해도 CCTV와 인공지능 스피커는 모든 것을 알고 있고, 이 피해는 전체 상금에서 차감되기 때문에 모든 참가자에게 돌아가요. 돈이 아쉬울 수록 남의 섹스에 더 민감해지고, 상호 감시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제작진 기획의도는 '참가자와 시청자들에게 진정한 정신적 사랑과 인간 관계에 대해서 성찰하게 해 주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냥 개소리고 딱 로맨틱한 섬에서 육체적으로 매력적이고 성에 대해 개방적인 남녀들에게 잔뜩 기대를 올려놓고 김새고 감시하고 그와중에도 어떻게든 붙어먹으려고; 하는 걸 보면서 시청자들에게 길티 플레저를 주려는 거죠. 그게 아니면 이미 섹스도 못한다는 걸 알고 있는 남녀들에게 헐벗게 입혀서 백주대낮에 일본 본디지(게이샤의 사랑의 기술 전문가 어쩌고;) 전문가 양반을 불러서 쌍쌍이 밧줄로 묶게 하고 그런 생쇼는 왜 한대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저는 이 쇼는 굉장히 재밌게 잘 봤습니다. 저는 양키들, 아니 서반구의 해맑은 점을 평소에는 참 재밌어해요. 지상낙원같은 섬에서 먹을거 입을 거 잘 거 다 주어지는데 섹스 맘대로 며칠 못하는 걸로 세상의 불행을 다 짊어진 것처럼 우울해하고 불행해하고 그렇다니, 너무 웃기잖아요.



평화의 시대(...)에는 그렇다는 얘기죠.

앞의 투핫 장광설은 최근의 이태원 클럽 클러스터 감염 얘기를 위한 밑밥이었습니다. 지금은 전란에 준하는 판데믹의 시대잖습니까. 그나마 한국은 소강세에 접어들긴 했습니다만, 전 세계가 시체 처리할 곳도 전전긍긍한 게 진행형이고 말이죠.

그런데, 이 상황에서 불특정다수와 오프라인에서 유흥을 못 즐기는 게 세상 최고의 불행인 삶이라니, 그거 참 서반구 인민들이 부럽지 않은 나이브함이네요. 부럽기 그지 없습니다. 라떼는 어떻게든 밥벌이터에서 살아남으려고 시덥잖은 야망이나 태우고 있었는데 말이죠. 아, 저도 섹스 참 좋아합니다. 그런데 굳이 그 나이때로 돌아가도 거참;;; 니들 언택트, 온라인 컨택트 좋아하잖아요. 굳이 구식으로 클럽이나 룸싸롱을 꼭 쳐기어가야 하는지 이해는 여전히 덜 가고 평화의 시대 때보다 재미도 덜합니다.

가난한 사랑노래 줄 수 있는 게 이 노래밖에 없다 웅앵대는 갬성을 후지다고, 부족하면 그냥 안 하는 게 방법이라고 비웃었는데 이제 보니 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노래나 부르고 꼬무룩한 게 그나마 낫네요.

덧. 아, 저는 특정 성소수자(...게이라고 왜 말을 못하니)에 대해 편향해서 이 잡담을 늘어놓고 있는 건 아닙니다. 얼마 전, 역시나 넷플릭스(...가 문제네요;)에서 다큐멘터리 떡밥으로 게이판 사랑의 유람선에서 미친듯이 매력발산 및 접붙이기 파티보고는 호오 재밌겠는걸 했던 적도 있거든요. 그냥 공평하게 관음증이라는 얘깁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올해에도 할 가능성 꽤 있다던데 이시국에 "유람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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