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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에 있는 동행과 함께 가느라 진주를 찍고 통영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진주 터미널에서 5분 정도 도보로 가면 있는 식도락 거리에 있습니다. 겁나 불친절해서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참고로 전 음식점에서 친절함 여부는 별로 신경 안 씁니다.

진주 냉면(11,000원) 진주가 갱상남도의 정치경제문화예술의 중심이었던 조선시대, 술꾼...아니 풍류객들이 기방에서 밤새 술 먹고 새벽에 해장한다고 먹던 진주 냉면을 기록을 토대로 재현한 것이라고 합니다.(이 우와사는 어디서 줏어들었냐면 10년전쯤 KTX 매거진에서;) 해산물 베이스라 쌔한 육수맛과 육전이 특징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세숫대야 냉면보다 양이 더 많아서 결국 남겼음;
진주에서 통영은 가깝습니다. 시외버스 타고 대략 한 시간쯤? 부산에서 통영은 대략 두 시간 정도 걸립니다. 경남권이 그렇게 매끄럽게 연결되지는 않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안내 센터에서 관광 지도를 보고 급하게 동선을 짜 보았습니다. 둘 다 저녁에 다찌집 갈 요량으로 통영 온 거라 그 전까지는 배 꺼뜨리며 슬슬 유람 다닐 생각이었음. 지난 번 통영 여행에서 안 가봤던 동피랑 마을에 가고 싶어졌습니다.

동피랑 마을은 큰 기대 안 하고 소소하고 힙한 가게들이나 중간중간에 있는 벽화들 잠시 사진 찍어주면서 슬슬 다니면 구경할 만 합니다. 사실 전국의 관광 마을들이 서로서로 베끼...아니 벤치마크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특이점은 찾기 힘듭니다.

그러나 배트맨은 좀 특이하군요.

스크류 모양으로 슬슬 올라가면 이렇게 통영 중심지를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이건 좀 귀여움.

어 그래 나도.

이건 전혁림 그림 생각도 나고 실제로 구경할 맛도 났습니다.
동피랑 마을 구경이 생각보다 빨리 끝나자 근처에 뭐 볼 거 없나 보다가 청마 문학관이 도보 10여분 거리에 있길래 그쪽으로 넘어갔습니다. 막판에 계단이 나와서 계단혐오자인 저는 절망.

손님맞이 할 생각은 1도 없으시던 관리직원께서 즤들 보고 화들짝 놀래시길래 '여기 오늘 찾아온 사람이 처음인가요'하고 물어봤더니 ㅇㅇ. 쨍쨍한 여름에 그늘집하러 문학관 들리는 것도 괜찮은데요 왜.

이쪽으로 올라가면 청마 생가가 있다고 합니다. 저는 올라가는 것을 거부.
청마 문학관은 좋게 말하면 옛스럽고 나쁘게 말하면 한번 리뉴얼을 해 줘야 할 것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자그마한 규모였습니다만 그 분의 생애와 문학, 지인들에 대해 알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어요.

으마으마한 당시 통영의 문화예술인들.

사진 찍어놓고 보니 노벨과학상 수상자들이 몇십명 나오던 모 유럽 대학 졸사 보는 기분.

다시 내려가서...당분이 떨어진 저는 팥빙수를 먹자고 청해서(이미 올라가던 길에 카페에서 팥빙수 파는 걸 보고 점찍어 놓았습니다. 먹을 거 관련해서는 정말 쓸데없이 용의주도합니다) 당을 보충하고 서피랑으로 넘어갈 것인가를 잠시 논의. 동행은 취향에 맞지 않았던 동피랑에 좀 실망했기 때문에 같은 피랑시리즈도 비슷할 것이라 생각해서 서피랑은 삭제. 저는 박경리 선생 발자취나 좀 볼까 했는데 어차피 통영은 또 올 거라서 그냥 동의.
또 근처에 있는 이순신 공원을 보러 가기로 했는데 등산 코스가 나오길래 저는 등산을 거부하고 동행을 혼자 올려보냈습니다. 근데 동행이 생각보다 너무 빨리 내려와서 올라가는 길은 정말 짧다며 보기를 강권하는 거 아니겠어요? 저는 등산인들이 하는 '이거만 넘어가면 금방이다'라는 말을 정말 불신하기 때문에 '뭐 쌀이 나오냐 밥이 나오냐'며 다시 거절했지만 다찌 사주잖냐는 동행의 말에 급 수긍하였습니다.
그래, 먹을 거 사주는 사람이 최고.
이순신 공원은 탁 트인 바다 좋아하는 분이라면 정말 추천할 만합니다. '이순신과 함께하는 270도 남해 바다 뷰 포인트'라고 이름을 바꾸는 게 좀 더 낫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와하하 어떻게 이렇게 수직을 못 잡지 ㅋㅋㅋ

이순신 장군의 불패 33전 33승의 기록을 읽어보면서 이런 것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저는 요쪽 전망이 참 이쁘더라구요. 해수욕장으로 내려가 보겠냐는 동행의 말에 단호하게 놉.
물론 저는 생의 반 이상을 바닷가 10km 밖에서 살아서 그리 바다를 자주 보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렇다고 바다에 환상을 가질 정도는 아닙니다.
적당히 배를 꺼뜨리고 구경도 했으니 술 마시러 갑시다.
-울산 다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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