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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태국 여행 왕복 비행기는 타이 에어아시아와 함께했습니다. 에어아시아를 이용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간 이 항공사에 가지고 있던 이미지는

-박지성의 QPR시절 스폰서
-잦은 비행기 캔슬로 악명높음

이 두 가지예요. 첫번째야 그냥 과거사고 두번째가 좀 크리티컬해서 그닥 이용하고 싶지 않았는데 서울에서(...동행하고 시간 맞추다 보니;) 태국 가는 시간대가 제일 괜찮은 데가 에어아시아더라구요. 저가항공사는 다른 데도 꽤 이용해보고 해서 예의 캔슬 문제만 아니면 참을만할줄 알고 예약했습니다.

...결론만 미리 말하자면 다음에는 에어아시아는 가급적 제외하고 다른 곳을 이용할 생각입니다(아 물론 윌아엠과 콴타스항공과 같은 승무원과 승객간 크리티컬한 이슈는 없었으니까 해당 날짜에 목적지에 가는 게 에어아시아밖에 없다 하면 이용해야죠)

몇 가지 면에서 얘기하자면...

-안전과 승무원 : 사실 비행기 안전은 모 아니면 도(전원 안전 귀환 아니면 전원 사망;) 또는 결과론적인 면이 있기 때문에(땅콩항공 회항과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는 한 일반 승객은 결정적인 순간까지 잘 모릅니다) 뭐라 말하긴 어렵지만 왕복 여정에서 별다른 일이 없었습니다. 그 흔한(...)급류도 없고 이착륙도 무난했고...

승무원은 아시아 특유의 젊고 친절한 미소를 띤 미녀들이었습니다만 저한테는 별 감흥없고(...) 후술할 대로 여기 서비스가 추가 유료 서비스를 구매한 사람들한테만 주어지는 게 많아서 딱히 뭐라 할 말이 없네요. 하긴 뭐 저한테 승무원은 안전요원인데 비상시가 발생하지 않아서;

-쾌적함 : 캐리어를 세워 끌고 가야 할만큼 통로가 좁았습니다만 그거야 타 LCC에서도 흔히 보는 일이고 좌석도 좁긴 한데 가죽 시트가 푹신해서 상쇄되는 점도 있고(어차피 저는 이동수단 안에서 거의 못 잡니다)

-좌석배치 : 여기 악명높은 것 중의 하나가 자리마다 촘촘하게 추가요금을 받는다는 겁니다. 뒤에서 앞으로 갈 수록 추가요금이 할증되는 건 물론이고(...근데 최근에 제주항공 이용해봤더니 거기도 자리가 두 줄 앞으로 갈 때마다 할증이 차곡차곡되는게 만만찮더라구요. 무슨 10단계 할증;) 웹체크인시 동행과 일부러 자리를 떨어뜨려 배정해 놓고 이걸 연석으로 만드는데 할증으로 또 받아요 ㅋ

다만 저희는 해당사항이 없었던 게, 돌아오는 길에 돈므앙 공항에서 실물 체크인 시 ‘웹 체크인 시 좌석이 떨어져 있었는데 이걸 연석으로 해 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추가 요금 없이 가능했어요. 이건 당시 직원 재량이라 된다 안 된다 말하긴 어렵죠.

-기내식 : 당연하지만 미네랄 워터 하나부터 다 돈입니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기내식이 현매로는 220바트(8,600원)이고 인터넷으로 사전 예약하면 160바트라 다른 데에 비하면 저렴한 수준인데 앱이 한번 꼬이면 사전 예약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동행과 제 태국 스타일 기내식. 맛은 그냥저냥 먹을만했습니다.

-수하물 : 여기서도 악명이 높습니다. 대체로 LCC가 인당 10-12kg 수하물은 무료인데 여기는 인당 기내반입 7kg(캐리어+핸드백 무게 합산)까지 무료고 부치는 짐은 무조건 과금이거든요.
이걸 듣고 제 친구가 ‘캐리어 무게만 해도 반 넘어가겠다’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것도 역시나 온라인으로 사전구매(최소중량 15kg)하는 게 가장 저렴합니다. 문제는 전 짐 부치고 찾는 걸 매우 귀찮아합니다. 그래서 엔간하면 기내반입으로 끝내는데 7kg...아, 어떻게저떻게 짐을 최소화해서 면세품 포함 7kg에 맞추긴 했습니다.그래도 10kg 한도가 적당한 것 같아요. 마음이 가난해지는 기분이었어...

기타 : 아까도 말했지만 전 항공사와 승무원에게 기대하는 게 별로 없는데다 이 항공사는 입국신고서 쓸 볼펜까지 과금한단 말에 미리 흠칫해서 딱히 이용한 것도 없는지라...

아참, 1터미널 중에서도 많이 외곽 출입구를 이용하는 듯 합니다. 그래서 인천공항 도착을 정시에 했는데 터미널 입국장까지 셔틀트레인 타고 어쩌다보니 30분 걸려서 부산행 막차를 놓치고 강남까지 택시 타고 가는 길에 all-in cost 개념으로 봤을 때 에어아시아는 최저가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에어아시아 종특만 있는 건 아니고, 상당수의 저가항공이 가장 기본적인 승객 운송 서비스를 요금으로 내세우고 옵션을 얹는 스타일이긴 합니다. 하지만 좌석 열 하나 하나, 기내식/수하물 중량/라운지 등 각 서비스 하나마다 48시간/24시간 전 온라인 서비스를 선택하고 실행해야 하는 노동은 몇 년 전에 읽었던 ‘그림자 노동의 역습’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나는 소비만 하는데 왜 노동하는 기분이지;

덧. 아, 바우처를 인쇄해오지 않으면 재인쇄 비용을 공항에서 다시 청구한다는 흉흉한 소문이 있었는데요, 모바일 큐알코드 스캔만 되면 문제는 없었습니다. 이 역시나 담당자 재량으로 봐준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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