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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칭따오에서 도움받고 싶은 마음은 별개로, 아무 도움을 받지 않고 작성되었습니다.-

위의 이미지는 구글링해서 퍼온 겁니다. 출시 당시에 홍보용으로 뿌린 이미지 같네요.

여러번 말한 적 있다시피 저는 술을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작년 7월부터 병 치료차 먹는 약 때문에 술을 못 먹고 있습니다. 이미 10개월 다 되어 갑니다. 비슷한 카테고리로 제한해야 하는 카페인은 새벽에 잠 깨고 정상 사이클을 돌리기 위해 적은 양 정도는 먹어도 괜찮은데, 알콜을 새벽에 먹었다간 그것도 볼썽사납고 약을 아침점심저녁에 먹었던지라 어디 하나 안 걸리는 게 없습니다.

 

드럽다 안 먹고 말지 싶은데(+그리고 제 술버릇이 술 마시고 전화하는 건데 그 진상을 안 떨어서 좋은 면도 있습니다) 날씨가 더워지니 생각이 나네요. 그간 먹었던 논알콜릭 맥주를 회상해 봅시다.

하이트 제로 류 국산 논알콜릭 맥주-쓰레깁니다. 국산 맥주 특유의 밍밍함은 더해졌고 하다못해 탄산의 톡 쏘는 맛도 그 밍밍함을 가리지 못합니다. 어지간하면 다 감사하고 잘 먹는 저도 먹다가 식겁하고 버릴 정도.

에딩거 논알콜릭-역시 맥주는 독일. 독일 논알콜릭 맥주들은 다 평타 이상은 칩니다. 그런데 원전이 다 뛰어나다 보니 논알콜릭을 먹다 보면 아 역시 이건 원래 먹던 것의 열화 버전이구나 하는 생각이 확 들어서 좀 서글퍼집니다.

 

그러다가 몇달 전부터 칭따오가 논알콜릭 맥주를 엄청나게 프로모션하면서 편의점에도 다 들여놨길래 335ml짜리 한 캔을 사서 먹어보았습니다. 칭따오 원전에 대한 제 평가는 '괜찮은 라거 맥주인데 환상의 맛은 아님' 정도입니다. 그리고 제가 라거 맥주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아서도 있구요. 제 사랑은 언제나 IPA...

 

오, 그런데 이거 원전과 열화 비교가 안 될만큼 뛰어납니다. 원래 칭따오도 괜찮은데 이건 이거대로 괜찮아요. 원래 칭따오보다 홉을 두 배로 때려넣었다더니(...왜 그랬어 그냥 공평하게 많이 넣지) 무알콜 특유의 아쉬운 풍미가 보완되어 상쾌하고 쌉쌀합니다. 무알콜 카테고리에서 잘하는 게 아니라 그냥 맥주 맛으로 봐도 괜찮은 정도입니다. 대륙에서 뭔 짓을 했는지 홉은 더 때려넣었는데 한 캔에 65칼로리밖에 안 되어 저당질인가?? 싶기는 하지만 그냥 대륙의 제조공정은 모르고 싶습니다.

 

하지만 저는 요즘 알콜 쓰레기니까 335ml 한 캔정도가 딱 적당합니다. 유리병으로도 나왔는데 실제로 본 적은 없구요, 편의점에서 작은 캔만 파는지라 한 달에 한 두번 정도 속이 더부룩하거나 더워서 맥주 생각이 날 때 한 시간 잡아서 아주 천천히 마셔요.

 

아쉬운 점이라면 완벽한 무알콜이 아니라 알콜이 0.05% 들어가 있어서(그래서 맛이 남아있는 건가...) 마시다 보면 술과 비슷한 반응이 살짝 옵니다. 자다가 한번 깬다던가 그런 거 말이죠. 그래서 전날에 잠 설치고 피곤해서 잠이 강력하게 올 때 마시면 +- 제로의 효과를 노려볼 수 있습니다(별로 수면 건강에 좋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근데 수면위생을 언제나 완벽하게 챙기고 살면 피곤하고 강박적이에요-_-)

 

5월달엔 2+1 행사도 해서 세 캔에 3,600원 합니다. 착한 가격이죠. 들여놓을까 하다가 여전히 저는 저를 못 믿기 때문에 딱 한 캔 아쉬운 듯이 계속 마시려고 합니다.

 

-불쌍한 인생 쯧쯧쯧-

덧. 글 쓰는 김에 논알콜릭 맥주를 어떻게 만드는지 궁금해서 찾아보았더니 이런 글이 있습니다. brunch.co.kr/@masism/480

 

무알콜 맥주의 모든 것

#술은 마셨지만 음주는 하지 않을 수 있다고? | 술은 마셨지만음주는 하지 않았습니다 SF영화보다 허구 같던 이 문장이 현실이 되고 있다. 바로 무알콜 맥주가 우리에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마트

brunch.co.kr

참고로 디카페인 커피도 여러 방법이 있지만, 맥주와 비슷하게 가열해서 카페인을 제거하는 방법이 가장 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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