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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제가 발목 핀 제거 수술하고 반깁스도 안 푼 상태에서(근데 핀 수술했다고 4주씩이나 깁스하라는 사례는 듣도보도 못했는데 뭘까요...? 초반에 너무 와자작하고 여러 조각나서 긍가...뭐 일단 의사 말을 듣자. 하지만 의사 말을 제대로 들으려면 한양길도 가지를 말았어야...) KTX타고 추석 당일에 집에 사기 치고(뭐랬냐면 본가에 몇십명 모여서 복닥거려서 어디 공겨 앉아야 되는데 이 꼴로는 그리 못한다 하였음) 추임새 클래스 가서 한 소립니다. 
...사랑은 맞는데 광기도 맞는 거 같습니다.

트위터에 썼던 조각 후기 아카이빙합니다.

추임새 클래스를 방금 끝냈습니다 정말 재미지고 유익했으며 김수인의 실물 비주얼은 사진이나 영상으로 담지 못하는 궁극의 미였습니다 뾰족한데 동그랗고 잘생겼는데 예쁘고 헌칠한데 오밀조밀함

정확하게 한 시에 시작함. 사회를 맡으신 분의 오프닝 멘트-그리고 국립창극단 단장님의 말씀이 있었습니다. 본인도 추임새가 정말 어려웠었고, 기획 담당 직원(근데 국극은 기획과 추진과 홍보 피드백 다 열일함)이 기획 올린 의도도 '내가 하기 어려워서 배워보려고' 였다더군요

그리고 반응이 좋으면 추임새 클래스를 확장해 보실 계획이시랩니다. 지금까지 좋았고 오늘도 좋았으니 내일도 좋으면 더 확장될지도 몰라요

아참 국립창극단 단장님 말씀으로는 '요즘 방송에 많이 나오신' '잘생긴' 김수인님 싸인 받아달라고 자신한테 그렇게 요청이 많이 온댑니다

어제 후기에서 나왔다시피 입담 좋으시고 아름다우신 서정금님께서 중앙에서 전반적인 진행을 하셨구요, 황봉사(...) 최용석님이 오른쪽에서 고수와 꿀팁을 주셨고, 막내 김수인씨는 좌측에서 각 장단의 쓰임새 상황 과 판소리 시범을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잿밥...쪽에 눈이 가는 게 인지상정인지 서정금님께서 웃으면서 '여러분 눈이 김수인씨 쪽으로 요렇게(도로록 굴러가는 거 흉내내심) 갔다 오는 게 보인다'고 하자 김수인 거동 보소...(아 배웠나봐) 부채로 입을 가리고 수줍게 웃었습니다

순서는 유인물에 있는대로 중모리-중중모리-자진모리-진양으로 했구요, 서정금님이 설명을 하고 김수인씨가 상황 설명을 덧붙인 후 최용석님의 북장단에 맞춰서 가창을 하고 그 다음에 수치플레이...아니 서정금님의 지휘에 맞춰서 연습을 두세번 해보고 다음 예시로 넘어갔습니다

서정금님이 중모리 설명을 하고 김수인씨에게 바톤을 넘기자 김수인 어제(후기 봤음)에 이어 급당황. 그러면 상황 설명을 하고 시범을 보일까요? 응. 속닥속닥(다 들려) 근데 그 다음부터 설명은 처음부터 끝까지 유창하고 노련해서 뭐지 싶긴 했습니다.

김수인씨 설명에 따르면 중모리는 봄날과 같은 장단으로 제일 많이 쓰이고 기쁠 때나 슬플 때다 쓸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근데 첫번째 예시가 심청이 밥빌러 나가는 장면(쫌 슬픔)인데 서정금님께서 잘못된 예시로 얼쑤! 얼씨구! 롹킹을 하셔서 김수인 빵 터져서 노래 중단....ㅋㅋㅋ 진짜 웃기긴 웃겼어요. 역시 관객을 수십년간 울리고 웃기신 노련함.

이렇게 슬픈 부분에서는 문장 대신에 으음이나 아~를 해주면 된다는 반례로 롹킹을 하셨는데 수인이가 자기도 실제로 공연에서 얼쑤 이모를 만나본 적이 있다며 ㅋㅋㅋ 그러자 서정금님이 찰떡같이 받아서 자기는 얼쑤 엄마라고 ㅋ

아 근데 지난번에 베니스의 상인에서 3층 끄트머리 볼 때 잠깐 수인이 마이크가 나갔는데 그 마이크 없는 쌩 소리가 해오름 3층 자리까지 잘 들리더라구요. 그 때도 생각했는데 목청 음색 진짜 좋고 구성짐. 본업 잘하는 최애란 참 좋구나.

중중모리는 중모리보다 좀 더 빨라지면서 흥겨운 상황에 좋다며 방아타령(여인네 부분)을 불렀음. 그리고 자진모리는 더 빨라지며 춤에 어울려서 어깨춤이 절로 나온다며 노래 부르다가 춤추고 그냥도 춤추고 김수인이 제 앞에서 덩실덩실 이쁘게 춤을...나 살려

그 다음이 제일 어려운 진양인데 여기는 장엄한 풍경이나 절정을 묘사할 때, 심청가에서는 범피중류 예시를 들면서 하는데 으아아 김수인 목소리로 듣는 범피중류라니..오늘 최애는 자진모리 장단의 만좌 맹인이 눈뜨는 대목이었고(진짜 신나고 박진감났음 흥 넘치는 게 예인다웠음) 두번째가 범피중류

진양조에서 다들 으아아아하고 어려워하자(수인이도 진양이 소리꾼의 기량을 제일 잘 드러내주고 소리꾼도 어려워하는 장단이랬음) 최용석님이 북에 따라 꿀팁을 주었습니다. 시작 북 큰소리에 추임새하면 소리꾼이 혼란스러우니 그 땐 하지 말고 계속 진행하다가 북머리를 타탁 두드릴 때 추임새를 주면 된다(김정은 메모)

수인이가 준비한 멘트로 '잊어버리시기 전에 복습을 하는 게 어떨까요?'해서 진양부터 다시 복습. 아 알듯말듯해... 수인이는 처음엔 정금님의 입담에 입 가리면서 빵빵 터지고 허리꺾고 웃더니 나중에는 정금님 멘트 따라하고 중간에 의견도 내고 마에스트로시라고 아양도 떨고 손하트도 누님께 날림

뭐랄까 창극단 막내 3년차(이제 막내 들어왔지만 본격적인 탈 막내는 못한 듯)의 예의차리면서도 결정적일 때 잔망스럽고 애교 작렬하는 사회생활을 보는 듯 했습니다

다 끝난 다음에는 참여자들이 소리꾼 세 분을 찍는 포토타임도 있었구요, 자원자 한정 소리꾼들과 단체 사진도 찍었는데 처음에는 쭈뼛쭈뼛하다가 나중엔 거의 다 나와서 찍음. 오늘 YTN 카메라도 와서 제법 오래 찍어갔는데(잠깐 나오겠지만) 어차피 내 얼굴은 다 팔렸겠거니...

마지막으로 퇴장하시면서 서정금님께서 까페도 있으니 쉬고 가시라고 하시자 수인이가 '라면도 있어요오~'하고 또 잔망을 떨고 손흔들고 퇴장. 그래... 라면... 달오름극장 지하에 라면 파는 곳이 있죠. 하지만 난 아진당의 고오급 식혜와 떡을 받았지. 아낌없이주는 나무 국립극장.
어라 방금 서정금님 최용석님 김수인씨(...음?;)가 해오름극장과 하늘쉼터를 지나가 음료 하나씩 빨면서 가방 챙겨서 달오름극장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김수인...옥색 두루마기에 프라이탁(....인가요?;;;) 가방이 힙하네요 그리고 길다...길어...

결론: 국립극장 사랑해요
추임새클래스 자컨 만들자
김수인 실물 진짜 잘생기고 이쁘고 다해먹음
김수인 본업 너무 짱짱하고 구성지게 잘함 재능에 연습을 더한 천재형.
뭔가 많이 배웠는데...세 시에 써먹을 수 있을까요?

세 시 공연 짧은 후기:
퇴근은 언제나 즐겁다지만 오늘 수인이는 누구보다 더 높이 껑충껑충 덩실덩실거리며 무대 밖으로 사라지더군요...응 연휴에 이 행사 저 공연 고생 많아...
그래도 많이 일하고 아주 많이 벌어...

그 다음 괜히 감상에 젖어 주절주절:
제가 수인이를 보고 돌아올 때마다 스스로 다짐하는 건 마음에 담은지 갓 반 년 되었다는 이유로 재단하지 말자는 겁니다. 국립창극단과 크레즐에 둘 다 몸을 담고, 둘 다에 간절하고 열심인 만큼이나 그는 함부로 재단하기엔 복잡합니다. 이 글은 그냥 독백입니다(네 술 마셨음)

그는 악세사리 주렁주렁 달고 '팝 들어요, 국악 잘 안 들어요'하지만 누구보다도 찐 소리에 간절하고 완창이 목표인 국악인이고, 엄격한 듯 하지만 맘 내준 사람에겐 누구보다도 물러질 수 있고
블메와 킬디스럽 등 누구보다도 과격한 최전선에 설 수 있지만 말랑말랑하고 섬세한 서정을 추구할 수도 있는 사람이지요. 일찍 예술세계를 시작해서 노숙한 면도 있지만 딱 그 나이 다운 청춘다운 면모를 보이기도 하구요

그냥 이 혼신의 힘을 다 하는 예인, 청춘의 순간을 고맙게 받아들이며 그 이상은 하지 않기로 했어요.
...하지만 많이 일하고 더 많이 벌어...
(이 정도면 거의 세뇌급...)

덧. 2월 12일 아침에 '국악인 서정금 나이'로 100번 가까이 들어오신 분께 말씀드립니다. 서정금님은 1976년 남원에서 태어나셨습니다. 자세한 건 아래 프로필을 참조하세요

http://arirangs.com/news/view.php?no=241


 

 

서정금 - 판소리

서정금 - 판소리 / 대한민국 국악포털 아리랑

arirang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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