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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금~토 1박 2일로 청주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좀 빡빡하게 잡으면 당일치기도 가능할 일정이었지만 그냥 좀 널널하게 가고 싶더라구요. 그리고 이틀 전 숙박을 잡으려니 숙소가 쫌 문제. 그랜드 프라자 호텔은 별 다섯개긴 한데 위치가 동선에서 애매하고 연식이 좀 되어서 선택지에서 덜어냈고, 목적지에 제일 가까운 나무 호텔은 모텔 냄새 난대서(...) 포기. '니벨룽겐의 반지' 호텔은 이름이 너무 웅장해서 금새 사랑에 빠질 뻔 했지만 들어가면 창칼 들고 얍얍해야 될 것 같아서 또 포기. 인터넷에서 추천을 여러 개 본 뮤제오 호텔은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는 이미 매진, 자체 사이트에서도 예약 불가였습니다. 혹시 몰라서 호텔에 전화를 해 봤더니 거의 만실 상태라 자체 사이트를 닫아 놨을 뿐이고 전화 예약은 가능하더라구요.(여러 번 얘기했지만 저는 뭔가 안 된다 싶으면 '물어봐서 손해 볼 일 없으니 직접 문의해 보자' 주의입니다;)

이걸 가지고 두고두고 생색을 낸 거이... 동행이 금요일 서울에서 청주로 오는 길에 멀미를 심하게 해서 반 시체 상태였거든요. 그런데 뮤제오 호텔은 청주 임시고속버스터미널에서 도보 3~4분 거리에 있습니다. 가서 12시 반 무렵에 얼리 체크인 되냐고 물어보니까(여러 번 얘기했지만...웅앵;) 원래 오후 네 시에 체크인이라 두 시에 얼리 체크인 가능하지만 이번 한 번만 편의를 봐 주겠다며 객실료 10만원+얼리 체크인 2만원에 바로 체크인 시켜주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동행이 잊을만 하면 터미널 초근접한 곳에 호텔을 잡은 자신의 혜안을 자찬하며 흐뭇해 했습니다;;;
http://hotelmuseo.co.kr/apb-room-type/deluxe-b/

Deluxe B [Double] - 호텔 뮤제오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는 비밀스러운 객실 은은한 조도를 이용하여 비밀스러운 무드를 자아내는 객실입니다. 블라인드를 통해 수줍게 모습을 드러낸 햇살이 인사하는 긴 복도를 지나 마주하는

hotelmuseo.co.kr

객실 타입은 밑에서 두 번째 디럭스에 B 타입으로 골랐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의 사진보다 너무 정직한 아래 사진을 보시겠습니다.

LG 50인치 티비. 넷플릭스 나오길래 동행이 쉬는 동안 돈룩업을 보았습니다. 참으로 미국적인 이공계 병맛 개그 영화였습니다.

시몬스 침대였는데 안락하고 좋았습니다.

욕실과 화장실이 복도로 분리되어 있고 둘 다 건식입니다. 미쿡에서 건식 욕실 써 봤는데 청소하고 말리긴 힘들었지만 쓰는 입장에선 깔끔하고 좋네요.

동행 기다리다간 제가 굶을 것 같아서 양해를 구하고 호텔 2층에 있는 보테가 레스토랑(3년 넘게 블루 리본 달고 있는 곳이더군요)에 '완도 돌문어 청양 파스타'(14,900원)를 주문했습니다. 룸서비스가 아니라 배달의 민족에 룸 넘버 쓰고 픽업으로 주문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제가 맵찔이라 청양은 조금만 넣어달라고 했는데 정말 조금 넣어주셔서 좋았구요(에이, 설마 한국 사람이면 이 정도도 못 먹겠어?하고 넣어주는 그 양을 제가 못 넘깁니다;) 갱북의 후손 답게 문어를 참 좋아하는데 질 좋은 문어를 엄청 때려박아줘서 쫀득고소한 치감을 즐겼습니다.

이튿날 먹은 조식(인당 12,000원). 보테가 레스토랑에서 먹었습니다. 달걀 요리/스프/음료는 선택, 양식으로 자리에 서빙해 줍니다.

동행의 조식. 뭐 하나 뺄 거 없이 재료도 좋았고 조리도 잘 했습니다. 제일 좋았던 건 토마토 야채 스프.

난방 온도가 너무 높게 설정된 것과 휴지통이 너무 힙하게 작은 거 빼곤 다 마음에 들었습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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