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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토요일에 친구하고 해운대 중동역에 있으나 행정구역은 좌동이었던 루이스 해밀턴 커피에 갔습니다. 알고 보니 친구 집하고 굉장히 가까웠어요. 그런데 저하고 반대 방향으로 왔던 친구는 '도대체 이 주택가 안쪽에 자리잡은 곳을 어떻게 알고 찾아왔을까'하고 궁금해했는데 중동역 6번 출구로 나와서>마세라티 수리센터에서 좌회전하면 바로 루이스 해밀턴 커피라고 겁나 크게 써 있어서 비교적 쉽게 찾아왔습니다.

 

지난번 카페 루시에서의 기억을 토대로 '해운대의 인기있는 집 브런치는 낮 열두시 전에도 자리가 없을 수 있다' 싶어서 원래 약속 시간인 열두시보다 조금 일찍 갔습니다. 다행히 자리가 아주 없진 않더군요.

은은한 조명.

커피 바 쪽은 이렇습니다.

비는 그쳤으나 여전히 습습한 바깥.

들어왔을 때는 차 있었으나 일시에 빠져 버려서 잠시 휑했던 전경. 그러나 10분도 되지 않아 다시 찼습니다.

브런치 메뉴가 여러가지라 뭘 시킬지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합. 결국 저희는 저거 세트를 시켰습니다.

커피. 부산치고는 가격이 좀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23년...전인가 서울에 놀러갔을 때(아마 스벅이 이대에 생길 무렵이었습죠) 압구정에서 만원짜리 커피를 마신 적이 있습니다. 맛은 괜찮았었어요. 그렇게 따지자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프차 때문에 커피값은 물가 대비 하향한 셈이네요.

코코넛코아 스무디(코코넛밀크+에스프레소)가 유명하다고 해서 먹으려고 점찍고 있었습니다.

여기는 팬케이크+에그 베네딕트 맛집이래서 그렇게 먹으려고 일찌감치 드릉드릉.

저거세트에서 옵션은 과일 수플레 팬케이크, 에그 베네+코코넛코아스무디 두 잔 주문. 주문하고 만드는 시스템이라 대략 20분 걸린 듯 합니다.

퐁신퐁신한 수플레 팬케익이 넘나 이뻤던 세트.

일단 외양만으로도 합격.

그리고 이건 으음? 싶겠지만 정규 메뉴인 떡볶이. 음식 기다리는 동안 요기하라고 맛뵈기 서비스로 나왔습니다. 여러번 말했지만 전 맵찔이라서+취향에 안 맞아서 제 돈 주고 안 사먹는 편입니다. 음식이 아니네 어쩌네 드릉드릉하면서도 사실 꽤나 떡볶이 애증의 존재인 황교익씨보다 제가 훨씬 안 먹은 듯. 근데 요 떡볶이는 건강한(...음?) 국물 자가제조 떡볶이 맛이라 저 치고는 꽤 먹었습니다.

에그베네. 도대체 설정도 다르게 한 게 없는데 왜 초점이 나갔을까요;;; 토마토가 달고 신선하고 상큼하였습니다.

한 칼 썰자 주욱 흘러나오는 반숙 계란. 그래 바로 이거였어. 부산 힐튼에서 먹었던 되도 않는 완숙(그것도 오버쿡한) 에그 베네딕트의 상처가 이제야 치유되는 기분이었습니다. 뭐 다 맛있었어요. 홀랜다이즈 소스도 맛있고 지나치게 짜지 않던 베이컨도 맛있었고 밑에 깔린 머핀빵도 맛있었고...

그리고 에그 베네딕트 먼저 먹느라 점점 꺼져가고 있던 가엾은 수플레. 좀 꺼지긴 했지만 폭신폭신하고 좋았습니다. 제가 마음에 들었던 건 폭신하긴 한데+안이 완전히 덜 익지는 않았던 겁니다. 간혹 썰면 덜 익은 반죽이 밀려나오는 수플레도 봤는데 그건 제 취향이 아니라서.

그나저나 집 나간 초점은 왜 안 돌아오는 것일까요. 왜...

코코넛스무디. 베트남의 콩커피와 다른 점을 들자면, 여긴 코코넛이 훨씬 조밀하니 덜 풀린 상태에서 에스프레소 샷 하나만 쭉 부어서 처음엔 에스프레소의 산미를 느끼면서 먹다가 천천히 녹아들은 코코넛과 커피의 맛을 즐길 수 있다는 겁니다. 맛있었어요.

이런 데를 어떻게 찾았냐고 친구가 계속 물어봤는데 답은 간단합니다. 다음 맵 검색+구글 맵 검색하여 악평을 걸러내고 둘 다 평이 무난하게 좋은 곳을 찾으면 됩니다. 아, 그리고 저는 주인장의 접객 태도에는 '어지간하지만 않으면 된다'라는 주의라 그 쪽 지적은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그런데 그 한계를 넘어선 산본 모 횟집...ㅎㅎ) 여기 리뷰 중에 주인장을 지적한 게 있었는데 평이 다 남자분 문투라(음?) 거르고 갔더니 상냥한 주인장 분을 만났습니다.

 

중동-좌동 마음에 들어요. 다음에도 해운대 갈 일 있으면 이쪽으로 가야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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