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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금요일에 해운대에서 구구회사 10년전 동료와 그 와이프 커플을 만났습니다. 여러번 말했다시피 저는 해운대에서 그리 맛집을 추구하지는 않습니다만 그 부부 동선상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마린시티 넘어올 수는 있을 거 같길래 거대곰탕에서 만나자고 정했습니다. 위치는 마린시티 베네시티 1층이에요. 여기는 부산에서는 인지도 있는 '거대갈비'의 곰탕 브랜드인데 제 구회사가 있던 서면의 삼정타워에도 분점이 있어서 몇 번 가봤거든요. 곰탕도 먹을 만했고, 냉면도 부산에서는 보기 드문 평양냉면 '식'이었습니다.(정통 평양냉면은 아닌듯한데 상당히 근접했습니다)


보자... 예전 동료도 참 오래간만에 보는지라 첫 자리에서 바로 핸드폰 꺼내서 사진찍고 할 사이는 아닌지라 거대곰탕집에서의 사진은 없습니다. 여기는 곰탕을 시킬 때 서울식 맑은 국물과 경남식 흰 국물을 택할 수 있습니다. 맑은 국물은 소뼈로 우려낸 거고 경남식 흰 국물은 소뼈와 투뿔 한우 고기로 우려낸 겁니다. 그럼 흰 국물과 설렁탕과의 차이가 뭐냐고 물으신다면...음 글쎄요?;;; 가게피셜 분유나 견과류, 돼지족과 같이 흔히 설렁탕의 흰 국물을 내기 위해 첨가하는 재료는 없이 소뼈와 소고기만으로 우려냈다고 하니 믿어 줍시다.

음식 정하고 권해주는 건 참 잘하는 제가-_- 옛 동료 커플에게는 고기와 내포 섞어곰탕-흰 국물(16,000원)을 추천했구요, 저는 고기와 내포 섞어곰탕-맑은 국물(14,000원)을 먹었습니다. 전 이 동네 살아서 뽀얀 국물 먹을 기회가 많으니께요. 아, 그리고 여기 자가제면이 평이 좋아서 곰탕에 투척할 사리(2,000원)과 투뿔한우로 만든 수육 소짜(55,000원)도 함께했습니다.

부산에서는 상당히 센 가격입니다. 가성비를 추구하는 분들께는 수육은 빼고(음 그러나 참 맛있던데...) 곰탕만 드시라고 하고 싶고요, 하긴 만원 중반대 곰탕이 가성비라는 말에 딱히 어울리진 않는군요. 하지만 고급 재료 쓰고 고기 양도 많은 걸 감안한다면 가성비라는 말이 딱히 틀린 건 아닙니다.

어르신들 모시고 오기 딱 좋은 곳입니다. 뭐 이렇게 비싼 데를...하고 대노하시다가 드시면서 사르르 풀릴 맛. 아, 그래도 제 올타임 곰탕 레전드는 하동관입니다만, 하동관보다 훨씬 편한 마음으로 느긋하게 먹을 수 있는 곳입니다. 사실 수육 먹으면서 소주 생각나서 원...

그렇게 먹고 나서,
해운대 조선비치호텔로 이동해서 애플망고빙수를 먹었습니다.

우유얼음 위에 애플망고 슬라이스가 올라가 있구요, 애플망고 셔벗과 여분의 망고 토핑을 같이 줍니다. 가격은 5만 2천원인가 그랬던 것 같네요. 동행한 분이 무료 사용 바우처가 있어서 고맙게 먹었습니다. 저도 바우처 나오는 회원제 카드 열심히 쓰고 그랬었는데 요즘은 찾아가기 귀찮아서 죄다 해지해버렸습니다.

다른 호텔 고가빙수를 먹어본 적이 없어서 비교하긴 그렇고, 이 빙수 자체만 따지자면 괜찮은 편입니다. 우유 얼음이 굉장히 조밀하고 우유 맛이 진해서 먹다가 물리기 쉬운데 셔벗과 슬라이스를 덧붙이면 맛이 살아나더라구요.

해운대 조선비치호텔은 뷰 맛집입니다. 동백섬쪽에 혼자 고고하게 들어앉아있어서 그래요. 한적한 곳에서 호텔 조밀한 현대식 건물이 들어찬 해운대 바닷가를 보는 게 제맛. 그래서 구구회사 영감님들이 시설 낡은 이곳을 그리도 좋아했구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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