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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7개월간 알코올과 카페인을 섭취 못 해서 상당히 슬픈 상태입니다. 물론 살면서 슬픈 게 그 따위밖에 없다면 그나마 속편한 인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암튼 그렇습니다.

현대인의 3대 영양소가 알콜, 카페인, 니코틴 아니겠습니까. 그래도!난!노담!(여담인데 보건복지부에서 학생들 대상으로 하는 노담 광고 애들 유행어 배워서 의기양양한 꼰대갬성 아닌가요;)이니 이제 남은 것은 2대 영양소인데 이게 공급이 원활히 안 되니 엉뚱하게 튑니다. 마치 담배 끊고 주전부리가 늘어서 배나오는 40대 남성처럼...(여기서 담배를 술과 커피로 바꾸고 남성을 여성으로 바꾸면 딱 제 짝입니다)

그래서 저는 상실감을 채워보고자 달달한 빵 주전부리가 훨씬 늘었는데 그 중 약 40%의 지분을 차지하는 이흥용 과자점 부산대점-살롱 드 보네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도보 가능한 거리라서 잘 가거든요. 하얗고 로맨틱한 인테리어(제 지인이 했는데 그분에게 이런 소녀스런 감성이 있을 줄 몰랐습니다)의 4층 단독건물 앞에 '대한민국 제과명장-문재인대통령 인증판'의 위엄이 쩝니다.

1타강사...아니 1타빵들은 대개 중간에 전시되어 있습니다.(아참 제가 맨날 먹느라 정신이 팔려서 찍은 사진이 하나도 없어요. 그래서 신문 및 공홈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탑 오브 탑. 인기가 1위: 자갈치명란바게트 2: 검정고무신 3. 해운대오징어먹물빵 4. 하쿠나마타타 이 순서입니다. 이 집이 전반적으로 명란을 아끼지 않고 넣는 경향이 있어서 명란 러버들은 좋아하시리라 믿습니다. 제가 달달하고 안에 소가 꽉 채워져 있는 빵을 좋아하는 취향이라 자갈치명란바게뜨(위 사진 상단 왼쪽)는 딱 두번 먹어봤습니다만 그 때마다 맛은 참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2위인 검정고무신(위 사진 하단 왼쪽)은 정말 철저한 제 취향입니다. 먹물 치아바타 안에 앙버터가 아낌없이 들어가 있는데 겉바속촉이라는 매력적인 요소(물론 먹고 나면 엄청 바닥에 흘려서 청소기 돌려야 함)가 참 좋아요. 매장 따라 흰 치아바타 안에 앙버터가 들어간 하얀 고무신도 있는데 검정 고무신보다 좀 심심한 맛입니다. 3위 해운대 오징어먹물빵은 부드러운 빵에 오징어먹물을 넣고 달달한 연유를 중간에 흘려넣은, 전반적으로 말랑말랑하고 단 맛인데 연유가 먹물 맛을 좀 가리는 듯 하여 저는 한 번만 먹어봤습니다. 4위는 안 먹어봐서 패스.

지금 사진들은 인기 1~8위 빵들을 20% 세일로 팔아제끼던 자비로운 시기에 공홈에 올라왔던 겁니다. 참으로 훌륭하신 분들입니다. 평소에도 인기빵들 가끔 할인해요. 시오빵(위 사진 왼쪽)은 '뭐여, 빵 위에 짭짤한 소금 뿌린게 다여?'해서 멀리하다가 배달 금액 채우려고(...) 시켜봤는데 생각보다 그 짭짤 담백한 맛이 괜찮았습니다(그리고 다시 안 시킴) 커런트레이즌(위 사진 오른쪽)은 제가 멀리하는 건강빵에서 달달한 말린 과일과 크림치즈가 듬뿍 들어가 있어 덜 건강스러워서 가끔 먹습니다.

그리고 바질 크로칸트는 매니아층이 형성되어 있는 아주 훌륭한 빵입니다. 다만 바질을 아낌없이 넣었으므로 바질 향을 좋아하는 분은 매우 쳐돌 것이고, 파스타 위의 바질도 추가 못하는 분은 그냥 패스하심 되겠습니다.

제가 살짝 옛스러운 과자점 가면 꼭 찾는 파이 만주(여기서는 파이 앙꼬빵) 팥과 호두를 아낌없이 때려박았습니다.

잘 하는 집은 팥빵도 잘합니다. 그냥 팥빵, 팥크림빵 등 여러 종류가 있지만 저는 비스킷 팥빵을 제일 좋아합니다. 그냥 팥빵보다 더 달아서요(...)

요건 수미감자명란빵. 제가 담백한 건강빵 종류는 거의 안 먹는데, 이건 담백한 감자에 짭짤한 명란이 포인트를 줘서 역시나 덜 건강스러워서 먹습니다.

이 집 빵 종류 중에서는 그나마 저가에 속하는 크림빵. 맛있습니다만 먹다가 추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빵집 중에서 사이즈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카스테라. no 식용유라서 어디 누구 줄 때 '너 생각해서 식용유 없는 건강한 걸로 골라 왔어'하고 유세 떨 수 있습니다(...제가 그랬다는 얘깁니다) 그리고 본인이 살 때는 생각을 좀 해봐야 합니다. 사람의 위는 한계가 있고 이 빵은 상당히 배가 불러요.

여름엔 블루베리, 가을엔 고구마, 겨울엔 딸기로 계절 특선이 나옵니다. 지금 나와서 제가 좋아라하는 빵입니다. 그거야 그 중에서 제일 크림이 달아서(....) 아참...봄은 뭐였더라... 어차피 좀 기다리면 알게 되겠죠.

이 외에 블루베리 잼이 아낌없이 때려넣어져 있는 블루베리 식빵이나 이북리더의 최애(...) 에멘탈 치즈가 아낌없이 그득그득 들어서 살이 북북 찌는 느낌이 드는 에멘탈 치즈빵도 참으로 훌륭한 선택입니다만 사진이 없어서 이만. 

부산 안에 매장은 문현본점, 사직, 부산대, 구서 등등 있는데 신세계 상당수 식품관에 입점해 있으므로 부산 외 지역에서도 사 드실 수 있습니다.

좋은 집입니다. 다만 배달 최소금액이 15,000원이고 대부분의 빵이 당일 먹거나 냉동해야 해서 때려먹다가 이거 내가 식이장애로 가나 갸웃 해서 다음 끼는 닭가슴살 샐러드로 쪼고, 그 다음 끼는 또 빵 먹고...의 악순환으로 가고 있습니다. 고로 몸 상태는 두 자아의 대결로 +-0 상태를 그럭저럭 유지하고 있습니다-_-;

덧. 타지방에서 놀러오시는 분들은 신세계 센텀점 식품관이 가장 나은 선택일 겁니다. 문현 본점은 괜찮은데 문현 중에서도 주택가라 딱히 볼 만한 게 없고(...곱창?) 다른 곳도 다 관광지는 아니거든요. 하긴 뭐 옵스 가실 분들은 옵스 가시라고 합니다. 내가 뭐라고 남한테 뭘 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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