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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지난 번 주말에 서울 갔다 온 걸 이제 슬슬 우려먹고 있습니다.

당시 서울 여행은 금~토로 비교적 짧았는데요, 토요일 점심에 지인과 함께 호텔에서 노닥거리다가 호텔에서 불과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에 있는 우래옥에 이른 점심 먹으러 열시 55분쯤 출발했습니다. 즤 심산이야 우래옥은 워낙에 인기 식당이고+여름이고+토요일이니 우래옥 오픈 11시 30분 전인 11시 정도에 가면 대기를 대략 30분 내외로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요...

가자마자 현대 문명의 이기, 핫한 가게의 증표 테이블링 자동 예매기가 저희를 반겼습니다. 예전에는 1층 대기실에서 기다리게 해 줬었는데 코로나 이후에는 땡볕 야외에서 기다리게 하더군요 헐헐.

암튼 찬 밥 더운 밥 가릴 때가 아니라 바로 테이블링 머신으로 튀어가서 예약을 걸었더니 11시 10분에 대기 번호 73번이 나왔습니다.

그나마 그늘진 주차장 구석에서 1시간 기다려서 다행입니다.

1시간 10분째 겨우 알림이 와서 입장. 그나마 객장이 넓고 냉면 위주 손님들이 빨리 빠져 줘서 73번치고는 선방한 듯.

면수는 면수 맛입니다. 아, 더워서 카스 시켜서 한 병 거의 다 제가 마심.

비교적 빨리 나온 냉면. 하긴 여기 불고기/냉면으로 심플하긴 합니다.

우래옥을 남한 평냉 제일 윗길로 치는 제 친구가 원래 우래옥은 성수기 때 맛이 별로라 안 간다던데...음, 제 막입으로도 맛이 미묘합니다. 하지만 여름엔 평냉을 먹고 싶단 말이죠.

수확 아닌 수확이라면 다른 음식값이 미친 듯이 올라 이제 냉면 한 그릇에 만 육천원이 그리 비싸 보이지 않는 시대가 된 것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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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또 서울에 갔다왔습니다. 저는 서울 갈 때마다 나름의 명분을 만들어서 갑니다. 이번에는 실무 집합강의-기업회생, 기업진단을 듣기 위해서였죠. 뭐 핑계가 아니었다고 하긴 힘들지만 나름 유용한 강의였습니다.

충정로-서대문 권역에서 강의가 끝나서 서울 4대문 안에서 저녁 먹기가 딱 좋아보이더라구요. 저는 몇 달 전에 모 트윗에서 '빈자의 우래옥'이라고 조용하게 회자된 보건옥 불고기가 먹고 싶었습니다.

조금 더 설명을 덧붙이자면 우래옥은 을지로 4가 쪽에 한우 불고기와 평양 냉면으로 유명한 집인데, 특히나 한우 불고기는 뭐어랄까... 맛은 좋은데 꼭 종부세를 내는 사람들만 먹어야 할 것 같은 그런 곳입니다. 그래서 비슷한 맛이 옛날 서울식 한우 불고기를 파는데, 엄청나게 가격 차이가 나는 보건옥이 '빈자의 우래옥'이라고 소문난 거죠.

을지로4가에서 도보 3분 내에 있습니다. 간판이 무진장 크게 되어 있어서 찾기 쉬워요.

메뉴판. 한우불고기는 150g 1인분에 15,000원입니다. 서울 도심에서는 꽤 괜찮은 가격. 그리고 아련히 보이는 대우정밀의 힙함.보건옥 메뉴판. 을지로4가에서 도보 3분 내에 있습니다. 간판이 무진장 크게 되어 있어서 찾기 쉬워요. 다만 약간 영등포 공구 상가를 떠올리게 하는 드라이한 공구 노포들 사이에 있어서 이런 분위기 좋아하시면 환장할 거고, 아니면 생각 좀 해보시고.

 

고기 2인분이 놓였습니다. 양은 적지 않습니다.

보건옥은 파김치가 아주 훌륭합니다. 저는 사실 김치를 썩 좋아하진 않는데 이건 푹 삭은 감칠맛이 있어서 젓가락이 엄청 가더군요. 불고기랑 곁들여서 쌈싸먹으면 딱 좋아요.

익으면 이렇게 됩니다.

맛과 불판, 힙한 분위기까지 좋습니다. 다만 힙이란 구중중함(...)과 양면의 동전같은 거라, 깔끔한 인테리어나 정갈한 서빙을 원한다면 우래옥 가셔야 합니다. 아, 위생이 떨어지진 않습니다만 노포 특유의 분위기라는 게 있지요.

그리고 탄수화물이 딸린 일행은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우래옥으로 갔습니다.

면수. 나이가 들 수록 면수가 참 맛있습니다.


평양냉면(14,000원) 홀에 손님은 참 많습니다만 평냉만 먹는 사람은 엄청 빨리 먹고 나서 대기가 그리 길진 않습니다. 저희는 어쩌다 보니 운때가 딱 맞아서 대기 없이 잘 먹었습니다. 우래옥 평양냉면이야 나무랄 데 없죠. 다만 양이 너무 많고, 면부터 육수까지 간이 센 정도?

이렇게 먹고 박원순 성지(...) 청계천 프로젝트 쪽으로 산책하면서 부른 배를 꺼뜨렸습니다. 불행히도 코로나 여파로 전망대가 폐쇄되어 서울 뷰를 못 본 게 좀 아쉽. 대신 토기 유적지는 잘 구경.

이렇게 걸으니 오래된 상가가 좀 홍콩 느낌도 나고, 이미 젊은이 취향의 가게는 꽤 들어섰군요.

저녁 잘 놀았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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