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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간이 한동안 조용하다가 왜 갑자기 줄줄이 올리냐 이러실 수도 있습니다. 요즘 '약간' 불면이 개선되어서 쫌 신나서도 있고(여전히 약 없이는 못 잠) 이번 주말에 이놈저놈이 돈 되는 일을 여러 개 줘서 돈독이 올라 하고 있는데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쉬운데 쫌 지루해서...(그렇다고 어려운 일을 받고 싶은 건 아닙니다. 어려운 거 받으면 손 많이 가고 귀찮음)
 
저는 정확하게 올림이나 내림이 없이 신장이 160cm입니다. 건강 검진 때마다 159.8~160.2cm를 오가니 맞을 겁니다.  저는 제 키는 한국 여자 평균이라고 주장하는데 요즘 젊은이들은 큰 젊은이들이 많은 대신 편차도 커져서 대충 여전히 평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장황하게 쓴 이유는 제가 그리 엄청나게 작은 키는 아니라고 주장하고 싶은 거였는데 제가 9년 전 지점에 발령받아서 새로 장만한 책상-의자 세트를 제대로 앉아보지 않고 산 바람에 의자 높이가 제 스펙보다 좀 높아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일단 발이 바닥에 안정적으로 내려가 있지 않고 뜨니까 발꿈치를 들고 있거나 의자 쿠션 위 양반다리 또는 차마 설명할 수 없는 기괴한 자세로 앉아 있는데 저의 최근 인생에서 상당히 중요한 위치에 계산 도수 치료 쓰앵님의 말씀에 따르면 발꿈치를 든 채로 오래 앉아 있으면 다리 뒷 부분의 근육이 퇴축된다고 하더군요.(그래서 저는 아방수처럼 '아 저 이미 하이힐로 종아리 퇴축 많이 대써요'했더니 말없이 한심하게 바라보셨...)
 
그리고 또 하나는...

물론 저는 거치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불편함 없이 일정 높이를 수직으로 띄운 거치대를 써도 거치대가 올라갈 수 있는 각도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너무 각도를 올리면 자판 치기에 불편하거든요(적어도 저는 그렇습니다) 노트북 상단과 시선이 맞는 게 이상적인데 의자가 미묘하게 높으니까 허리가 구부정해지고 목과 허리 통증이 오는 겁니다.
 
저는 물건을 많이 안 들이는 주의라(얼치기 환경주의자라고 해 둡시다) 대충 참았는데 1년 전부터 재택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책상 쓸 일이 엄청 많아졌습니다. 게다가 6개월 전에 다리를 다치면서 오래 누워 있다 보니 허리 힘이 약해져서 의자로 인한 허리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것이었어요. 허리가 아프다는 핑계로 또 눕고, 또 눕다 보니 허리 통증이 더 심해지고(...) 그래서 결심을 했습니다.
 
어린이 의자를 사야겠다.
 
평균 수명의 반을 넘겼으면서 이게 무슨 소리요...할 수도 있겠지만 기존 의자는 높낮이 조정이 안 되는 쓸데없이 우아하기만 한 나무 의자고, 높이 조절이 가능한 사무용 의자도 제가 진정으로 만족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제 키가 초등학교 고학년과 대충 맞먹는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어린이 의자를 사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https://twitter.com/damby1004/status/1637414859351691264?s=20
대충 이런 추천을 받으면서 '성인이라도 어린이 의자를 쓰고 만족하는 사람도 이써'하고 용기를 얻었습니다. 이 계열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시디즈 링고 어린이 의자인데요, 저는 어스 아토 메쉬 어린이 의자를 샀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최애 조카가 157cm(만 10세심;)인데 체어스코 2단계(140cm 이상)를 쓰고 있길래 제가 앉아봤더니 좋더라구요. 그래서 무회전 옵션(+10,000원)을 붙여서 배송비 별도 59,900원으로 샀습니다. 저보다 키가 미묘하게 작은 분은 지금 발받침대 옵션 무료 행사 중이니 발받침대 옵션도 붙이시는 게 좋겠습니다.
 

주문 후 개봉하니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쿠션, 다리, 받침대, 허리 받침대, 나사못 8개, 렌치, 조립 설명서로 심플합니다.


 이미 꼬질해진 조립설명서. 저는 이미 그로잉이 30년전 멈췄고 키가 140cm 넘으므로 2단계로 조립합시다.

조립은 정말정말정말 쉽습니다. 참고로 저는 이케아 의자 조립에 50분이나 걸린 인간인데 이 의자는 10분만에 튼튼하게 조립함.

요렇게 조립하였습니다.

옆면은 이렇습니다.

 

써본 소감은 와...진작 왜 이걸 안 샀지(...) 바닥에 발바닥이 안정적으로 닿는 느낌이 이런 건줄 몰랐어요(미련한 자 같으니;;;) 그리고 발목 꼬기 다리 꼬기 양반 다리 한발 양반 다리 등의 온갖 기괴한 자세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아, 어떤 분의 평처럼 허리 힘이 있는 사람에게 편한 의자라고 했는데 '강제로 허리를 세우게 해서 허리 건강을 장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행복 회로)

 

후일담: 조카 2호는 지는 예쁜 레몬색 의자 샀으면서 이모가 즤랑 같은 색 쓰는 게 싫어서 노란 색 말고 핑크색 하라고 했습니다. 제가 신나서 조립한 사진 카톡으로 보내니께 '늬예' 라고 답을...

참자...사춘기 엔트리다...(을은 참아야죠)

 

덧. 아, 저는 체어스코에서 1원도 받지 않았습니다. 제가 적당한 걸 사려면 포레스텔라가 광고모델인 생활지음을 샀겠죠(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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