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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일요일이었습니다. 저는 오래간만에 덕질 역전의 용사 동지를 만나러 길을 나섰어요. 그녀와 저는 이런저런 인생역정 십여년(...생각해 보니 17년;)만에 같은 오빠 아래 다시 만났습니다.

왼쪽 분, 의천도룡기 19에서 천하+제일+동정+음적 양소를 연기하신 임우신씨요. 한줌의 한국 팬들에게는 북경 임씨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분이죠. 한 번 우정출연ㅋ한 고장극에서 천재적인 연기력을 선보였지만 정작 본체는 양소를 잊었으며 고장극을 정말 싫어한다고 말해서 팬들 가슴에 못을 박고 계십니다. 그래 뭐 꼭 좋아하는 장르에 출연해야 잘 하는 건 아냐. 우리 윤여정 선생님도 돈이 필요할 때 연기가 잘 된다고 말씀하셨고 제레미 아이언스 옹도 성 수리비가 필요할 때 괴상망칙한 환타지에 잘도 나와서 쿨하게 돈 쓸어가더라. 임씨도 언능언능 육아하면서 집 리모델링하도록 합니다. 그래야 10년 내에 장량과 주유를 찍고 20년 후엔 황약사를 찍지.

그날 간 곳은 임우신씨가 내한해서(...그냥 옆나라에 놀러 온 거 같았습니다;) 들른 약수역 호박식당인데요, 이미 리모델링해서 임우신석에서 주접을 떨 수는 없지만 장소가 있는 게 어딥니까. 대충 구글이나 트위터에서 호박식당 임우신으로 검색해보시면 임씨가 맥주 한잔 걸치고 뿌잉뿌잉을 하고 있는 사진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저는 임씨가 삐죽거리거나 마상입은 모습을 좋아하므로 그 사진 첨부는 패스합니다. 

여성 2인에게 적합하다고 추천받은 호박세트(호주산 와규등심 100그램+호주산 와규 꽃살 100그램+호주산 와규 차돌박이 150그램+미제 앵거스 갈빗살 150그램)입니다.

구워 봅시다.

모던하고 깔끔한 분위기에 세미 회식 분위기로 네 명 정도가 먹기 딱 좋은 식당입니다. 호주산 와규가 살짝 기름기가 부족한데 앵거스 갈빗살이 밸런스를 잘 잡아주고요. 호박세트만 먹어서는 탄수화물이 부족하다 싶어서 사이드메뉴 비빔면(저같은 맵찔이가 견디기 쉬운 정도로 순한 비빔장)과 멸치주먹밥을 먹었는데 마무리로 적당했습니다. 아, 그리고 나갈 때 포도/오렌지 슬러쉬가 있어서 먹었는데 추억의 싸구려맛이 무척 좋았습니다. 살짝 술 올랐을 때(대부분 여기 와서는 술을 먹겠지요, 저희가 그러했듯이) 해장 마무리.

술을 마시면서 양소 썰과 본체 임우신에 대한 한탄을 좀 길게 했는데요, 어차피 맨날 하던 거라 여기 다시 풀어놓는 건 생략합니다. 인생은 길게 봐야 돼요. 거기다 그 양반은 나이가 좀 들어야 더 그럴싸해질 양반이고. 

왜 우리는 떡밥도 안 주고, 줘봤자 이상한 불상 짤이나 웨이보에 올려대는 불자에게 빠진 것일까요.

이 짤로 대신합니다. 최소한 이태오보다는 제 더쿠 죄는 덜한 것 같습니다. 하긴 10여년전 (빠순) 사랑이 죄는 아니잖아요?했던 제 물음에 동종업계 모 언니님은 "자랑은 아니지"하고 답하셨지요.

뭐...인생 꼭 다 자랑스러운 일만 있는 건 아니지요(먼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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