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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설빙에서 애플망고치즈빙수를 혼빙하면서 재난지원금을 다 썼습니다. 재난지원금 소비 테마는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그러하듯 ‘먹거리’였는데요, 심지어 책도 먹을 거 관련해서 샀습니다. 개중 제일 만족스러웠던 게 안효주 셰프의 ‘초밥산책’이었습니다.


http://aladin.kr/p/vNPX9

(저는 알라딘 앱이 링크 따기 쉬워서 쓸 뿐 알라딘과 1의 이해관계도 없습니다)

목차는 이러합니다.

프롤로그 |

1장 알아두면 좋은 초밥이야기

초밥의 두 얼굴
초밥을 대표하는 두 지역

초밥의 종류

쥠초밥(니기리즈시, 握り寿司), 누름초밥(오시즈시, 押し寿司) / 틀초밥(하코즈시, 箱寿司),
봉초밥(보우즈시, 棒寿司), 말이초밥(마키즈시, 巻き寿司), 유부초밥(이나리즈시, 稲荷寿司)
흩뿌림초밥(지라시즈시, ちらし寿司)

2장 초밥의 맛을 살리는 재료이야기

초밥과 쌀
초밥의 미학, 묵은쌀, 밥과 식재료의 조화, 밥과 설탕과 식초

초밥과 생선 1
활어, 숙성어, 선어

초밥과 생선 2
연어는 붉은 살 생선? 흰 살 생선?, 붉은 살 생선과 흰 살 생선,
활동량과 비례하는 미오글로빈, 등 푸른 생선, 혈압육(血合肉)

3장 초밥을 맛있게 먹는 몇 가지 요령

자리는 초밥 카운터로…
“미각이 춤을 추듯이…”
입을 개운하게 하기 위해서는 생강보다 오차
된장국은 입가심용으로…
붉은 살 생선은 간장, 흰 살 생선은 소금
와사비(山葵, わさび) 양은 어종에 따라 다르게

4장 어종별 특성 및 조리법

붉은 살 생선
참다랑어(本鮪, ほんまぐろ), 가다랑어(鰹, かつお), 방어(鰤, ぶり), 잿방어(間八, かんぱち)

흰 살 생선
간재미(雁木鱝, ガンギエイ), 민어(本鮸, ほんにべ), 도미(鯛, たい), 참돔(真鯛, まだい),
붉돔(血鯛, ちだい), 자리돔(雀鯛, すずめだい), 옥돔(赤甘鯛, あかあまだい), 자바리(垢穢, くえ),
갈치(太刀魚, タチウオ), 광어(平目, ひらめ), 복어(河豚, ふぐ), 숭어(鲻, ぼら),
숭어 알(唐墨, からすみ), 연어(鮭, さけ), 연어 알(イクラ), 흑점줄전갱이(縞鯵, しまあじ),
눈볼대(赤鯥, あかむつ), 아귀(鮟鱇, あんこう), 아귀 간(あんきも), 보리멸(鱚, きす),
농어(鱸, すずき)

등 푸른 생선
고등어(鯖, さば), 전갱이(鯵, あじ), 전어(鰶, このしろ), 청어(鰊, にしん), 정어리(真鰯, まいわし),
학공치(針魚, さより), 꽁치(秋刀魚, さんま)

새우류
보리새우(車海老, くるまえび), 북쪽분홍새우(甘海老, あまえび), 독도새우(独島蝦, トクトえび)

조개류

전복(鮑, あわび), 왕우럭조개(海松貝, みるがい), 북방대합(北寄貝, ほっきがい), 백합(蛤, はまぐり),
피조개(赤貝, あかがい), 새조개(鳥貝, とりがい), 가리비(帆立貝, ほたてがい),
키조개(平貝, たいらがい)

문어/오징어
문어(蛸, たこ), 참갑오징어(甲烏賊\, こういか), 한치(劍先烏賊\, けんさきいか)

기타
붕장어(穴子, あなご), 갯장어(鱧, はも),성게(海胆, うに)

| 에필로그

——-
매우 친절하고 알찬 책입니다. 안효주씨는 스시효로 워낙 유명하시고, 국내 초밥계에서는 초일류로 정평나신 분이죠. 그 전에도 일식과 스시에 대해 전작들이 있어요. 이번에는 스시 입문자들도 부담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쉽고 간결하게 풀어갑니다.

총론격인 1-3장에서는 초밥집에서 술 한잔 곁들이면서 안주 겸 풀어놓을 썰(죄송합니다만 제가 쌓는 교양의 대부분 용도가 이런 쪽입니다)로 딱 좋을 얘기가 많습니다. 붉은 살 생선과 흰살 생선의 구분은 살의 색깔이 아니라 미오글로빈의 함유 정도라 연어는 흰살생선이고, 방어가 붉은살이라거나, 원래 단 식초를 써서 샤리에 설탕이 필요없었는데 전후에 음모론으로 식초 종류가 바뀌고 배급 설탕에 맛을 들여서 지금처럼 됐다는 둥... 뭐 저야 웬지 셰프 아니면 동행한 남자분들이 가르치려하는 게 먼저겠지만요(잘 벌고 잘먹던 시절 스시효 포함해서 솔찮이 먹으러 다녔는데 미묘한 불친절이나 차이, 가르치려 드는 태도 때문에 짜게 식은 감이 없지 않습니다. 일부였습니다만 그걸 받는 입장에서야 하나하나 마상이라 굳이 돈 써가면서 ㅋ)

붉은 살은 간장/흰살은 소금이 좋다거나, 사이사이 마시기엔 장국보다 차가 좋다거나, 붉은살-흰살을 교대로 먹는 게 맛을 더 생강하게 느낄 수 있다거나 이런 팁이 있긴 한데요, 강요가 아니라 그렇게 먹는 게 이러저러한 면에서 맛에 더 괜찮더라...하는 정도입니다. 저자는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분 치고 상당히 열린 자세를 견지하며, 젊은이들의 sns 미식 열풍에 대해서도 수용적이고 뭔가 배우려는 태도예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은 파트 4인데, 어종별로 각각의 생선 스토리와 초밥의 맛에 대해 세세히 풀어놓습니다. 각 스시 별로 장 모두에 나와있는 사진이 어우...기가 막혀요. 이제 헷갈렸던 초밥(농어/능성어 이런 거 있잖습..)을 머릿속에 바로 떠올릴 수 있겠어요. 태생이 그렇다보니 하나하나 서빙할 때마다 일본어로 얘기하는 경우가 많은데(그래서 저는 초밥 이름 엔간한 거 한본어로 다 외움;) 히라가나로 토 달아놔서 보기도 쉬워요.

여러 모로 두고 보기 좋은 책입니다. 사진과 지질, 제본 퀄리티에 비해 가격은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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