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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립스틱 중에서도 촉촉한 계열을 좋아합니다. 특히 겨울에는 더 그러하죠. 겨울엔 찬 바람과 난방 때문에 입술 각질이 심한데 매트한 립스틱이나 립 틴트 바르면 ‘모두들 내 입술의 각질을 봐줘!!!’ 상태가 됩니다. 그런데 몇년 전부터 일명 착붙템, 건조한 스타일이 유행하더라구요. 뭐 언젠간 지나가겠지... 한 세기는 우려먹을 거 같은 립글로스 유행도 10년을 못 가더라...기분으로 보고 있었는데요,

어쩌다 보니까 제 손에는 면세점에서 기분풀이로 삼 매트한 립스틱과 틴트들이 굴러다니고 있고...꼴에 또 색은 이뻐서 썩히면 안 될 것 같아서 입술을 좀 멀쩡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해 봅니다.

참고로 저는 유리아쥬 립밤, 키엘 립밤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손상 립을 위한 제품 다 써봤구요, 승무원 립밤이라는 카멕스도 써보고 했는데 신통찮았습니다. 그나마 제일 효과 있던 건 바셀린이었는데 이것도 만족스러울 정도는 아님.

그러던 중 혈육 추천으로 아리따움에서 진저 슈가 오버나이트 립 마스크(정가는 9천원인가 그런데 아리따움 포인트 닥닥 긁어서 그냥 들고 온 기억이;) 사고 광명을 얻었습니다.

사용 방법은 간단합니다.

-씻고 자기 직전 입술 위에 좀 밀려나오겠거니 싶을 정도로 도톰하게 올려 줍니다
-잡니다(저같은 불면증 환자는 자다가 말다가 뒤척여 줍니다)
-일어나서 세수하는 김에 물로 입술을 문질러 줍니다

영양 공급이 되어 윤기나고 각질이 싹 사라진 입술 위에 다시 립밤을 발라주고 매트한 립을 마음껏 발라줍니다.

이건 생존템이라 뭐 한다고 엄청 좋다고 그렇진 않습니다. 다만 없을 땐 삶의 질이 급속도로 하락하죠. 제가 며칠 전에 밖에서 잘 일이 있었는데 깜빡하고 립밤은 들고가고 립마스크를 빼먹고 갔어요. 그 다음날 에이 설마 하루는 괜찮겠지 하고 립 화장을 했는데...

....그 다음날 악어껍질같은 입술을 보았음;;;

겨울에 보통 립밤으로 구제 안 되는 분이면 하나 쟁여놓을 만합니다. 사이즈도 휴대하기 좋아요.

참고로 이 립마스크와 찰떡인 립스틱은 슈에무라 마뜨 립스틱 pk355 못된핑크 입니다; 뭐 이름을 왜 저렇게 쪽팔리게 지었는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나름 3만원대 백화점브랜드가 무슨 못된고양이 천원짜리 쇠귀고리같음;;;

이 립스틱만 바르면 사람 꼴이 돼서 매우 애용합니다. 전 역시 웜톤인가봐요. 다음엔 이 시리즈 강남오렌지랑 강남핑크도 사봐야겠어요.

아무도 안 물어봤지만 슈에무라는 일본 메이크업 아티스트 우에무라 슈 할배가 만든 브랜드인데 2000년에 프랑스 로레알에 매각되었습니다. 저는 돈 가는 대로 불매한다는 나래비를 세워서 이 브랜드는 여전히 씁니다.

이걸 쓰면 이런 발색이 됩니다(발색을 보여주려면 스노우를 안 써야 되겠지만 그건 불가능합니다. 이제 스노우는 제 피부. 분리안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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