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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쓰다쓰다 본인이 입원했던 병원의 라이브 강의 후기까지 ㅋㅋㅋ 그러나 저는 아직까지 '나의 신경정신과 병동 입원기'는 쓰지 않았습니다. 한두가지 점이 걸리는데 굳이 그걸 감수해서까지 올릴 필요는 없다고 봐요.

 

제가 블로그 초기 포스팅에서 얘기했다시피 2018년에 불면증 및 그로 파생된(혹은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질환으로 분당 서울대병원에 입원 및 통원치료를 했었습니다. 다른 지역으로 이사온 지금도 고객 등록이 되어 있어서 그런가, 몇 주 전에 제게 수면센터 윤인영박사님이 수면장애에 대해서 유튜브 라이브를 하신다고 문자가 왔길래 오 이게 웬일이래 하고 기다렸습니다.

 

세상에 수면 장애가 있는 사람은 많고...윤인영 박사님은 바쁩니다. 저 통원치료받을 시절에도 정말 바쁘셨던 걸로 기억. 그런데 안 올라가고 온라인으로라도 조언을 받을 수 있다니 저같은 재발 환자는 들어야죠.

 

오늘 오후 세시 반에서 네시 15분 사이에 유튜브 분당 서울대병원 채널에서 라이브로 진행했구요, 30분은 설명하고 15분은 Q&A 세션. 이하는 그 45분간에 대한 간단한 메모입니다.

 

아, 수면장애에 불면증이 가장 흔하고 대표적인 건 맞지만 기면증, 하지불안 등 기타 수면장애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셨어요. 그러나 저는 불면증 환자이므로 기타 수면장애 증상에 대한 건 패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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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면장애 중 불면증에 대한 일반론

3개월 이상 잠을 잘 못이룰 때 만성 불면증이라고 합니다. 이 만성 불면증 인구도 상당히 많으며, 1개월 미만 잠을 못 이루는 단기 불면증까지 포함하면 한국 인구의 10명 중 2~3명, 노년층은 3~4명이 불면증이라고 해요.

 

이 만성 불면증이 계속되면 면역체계 악화, 당뇨병 위험 증가, 고혈압 증가, 치매 위험 증가 등등의 아주 좋지 않은 흔적을 남기기 때문에 꼭 치료해야 되는데요(저는 이 중에서 면역체계 약화를 세게 겪어서 종양 문제가 있었는데요, 실은 치매가 제일 무섭습니다. 사실 머리가 쪼끄마면 치매 확률이 높다고 해서 더블 당첨인 셈입니다-_-) 치료를 해도 만성 불면증 환자 45%가 10년 내에 불면증에 또 걸릴 수 있습니다(저요-_-)

 

이 불면증은 진단명이 아니라 증상이기 때문에 동반질환을 규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장 흔한 것이 우울증이고, 환경의 변화나 마약류(헉;) 의존 여파로도 올 수 있습니다. 동반질환도 같이 치료하되 꼭 동반질환과 같이 치료되는 건 아닙니다. 불면증이 나아도 우울증이 낫지 않고, 우울증이 나아도 불면증은 계속될수 있다는 얘기죠. 전반적으로 후자가 더 빈번합니다(네 지금의 제 상탭니다) 그리고 다시 우울증을 재발하게 할 수 있습니다.

 

2. 치료 방법

약물적 치료, 비약물적 치료(인지행동치료), 제3의 치료 이렇게 있는데 약물적 치료는 각 신경정신과 전문의가 환자의 상태를 보고 결정할 얘기라 조심스러워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단 하나 단호했던 것은 스틸녹스(제약회사에서 이름은 각각 다릅니다만 졸피뎀 류) 하루 처방은 한 개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거였습니다. 수면 중 몽유병적인 행동을 보인다는 한 분의 호소에 대해 하루에 반 알을 먹으면 거의 나타나지 않는 증상이고 한 알은 아주 가끔, 그리고 여러 알은 법적으로도 가능하지 않지만 저런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반 알~한 알 정도에 다른 수면 효과가 있는 약을 추가하는 방법을 사용한다고 해요.

그리고 약은 아닙니다만 멜라토닌(서카딘 서방정)에 대해서는 증세가 중기에 들어선 사람에게는 효능이 미흡하므로 본인은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진료의뢰서 끊어서 그 대기 기다려가며 대학병원 온 사람들 중에서 증세가 심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싶네요) 초기에 증세가 가벼울 경우에는 시도해 볼 수 있겠다고 하셨습니다.

비약물적 치료(인지행동치료)는 수면질환에 시달리는 사람은 의료기관에서 다 주지를 하고 있을 얘깁니다.

- 밤에 잠자리에 누워있는 시간 줄이고 아침에 일정시간에 일어나기

- 낮에 누워있지 말기

- 매일 규칙적인 운동을 하되 너무 저녁 늦게는 하지 말기

- 카페인 등은 섭취 후 14시간 후까지 영향이 있으므로 수면에 방해되는 음식물 주의

- 침대에서 자는 행동 이외에는 하지 않기

- 새벽에 깨면 시계 보지 말기

- 자다가 깨어 잠이 오지 않으면 잠깐 잠자리 벗어나기

- 잠자리에 들어 긴장을 이완하는 복식호흡하기

 그 외에 제 3의 치료로는 뇌파치료라거나 광치료 등 여러가지가 있으나 현재로서는 1,2를 넘는 효과는 없으며 점점 발전하고 있으므로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에 제가 질문을 하나 했는데 '대체 치료로 TMS(경두개자기자극술)이 있는데 다녔던 병원에서는 뇌의 기억세포를 건드릴 수 있다고 젊은 사람은 삼가는 게 좋다고 하는데 의견이 어떠한지?'였는데 '우울증에는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입증되었고 기억 감퇴 현상은 시술을 하는 동안 일시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므로 우울증이라면 시도해 볼 수 있다'라고 조심스럽게 얘기하셨습니다. 저는 지금은 딱히 필요가 없지만 또 이런 상태로 접어들면 대안 중 하나로 킵해놓고 있습니다. 

3. 그 외, 수면에 대한 여러가지 의문

Q: 수면제를 장기 복용하면 치매 가능성 높아지는가? A: 수면제와 치매에 관한 대만 논문이 있으나, 불면증 자체가 치매의 전조 현상일 수 있기 때문에 실험군/대조군 자체를 잘못 놓은 실험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불면증이 오래되고 치료되지 않으면 우울증 가능성이 높아지고, 우울증이 방치되고 계속되면 치매 리스크가 커진다.

Q: 수면제는 의존성이 있어서 끊기 어렵다던데? 비약물적 요법을 병행하면 40%는 끊을 수 있음. 그 외의 경우는 의사와 상담하면서 최소한으로 조절하면 됨

Q: 병원에서 수면제 양을 줄여주지 않고 있는데, 수면제를 끊기 위해 양을 줄이고 수면의 질을 당분간 포기하는 것이 나은가? A: 의사와 상담하여 적정량을 조절하여 복용하는 것이 수면제를 안 먹고 못 자는 것보다는 나음(단호)

Q: 처음에는 입면 장애가 있었는데 수면제를 복용하다 보니 밤에 여러번 깨는 등 수면의 질이 저하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A: 수면제를 무조건 추가하기보다는 담당 의사와 복합적인 요인에 대하여 논의하고 조절함

Q: 적절한 수면시간은 어느 정도인지? 5~6시간 정도 자니 피곤한데? A: 적정 수면 시간은 하루 7시간>6시간>8시간이라고 생각함. 하루에 너무 오래 누워 있으면 수면 효율이 떨어짐.

Q: 밤에 피로를 회복하기 위해 자야 하는 필수시간대가 있는지? A: 필수시간대는 없음. 어떤 사람은 10-5, 다른 사람은 12-7이 적당할 수 있음. 자기한테 맞는 시간대가 최적임.

Q: 수면을 위해 단전호흡을 하고 있는데 적당한지? 그리고 10분이 넘어가면 잠이 오지 않는데? A: 단전호흡은 일정 시간이 넘어가면 운동의 요소가 있어 각성할 수 있음. 복식 호흡은 이완 위주가 되어야 함. 그리고 잠들기까지 수면잠복기는 30분까지를 정상으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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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끝. 열띤 질답으로 45분을 채웠습니다. 이 땅에 불면인이 이렇게 많다니 눙무리... 나새끼 포함해서 모두모두 힘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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