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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이번엔 좀 긴 서울 여행 중입니다. 성수기 막 시작이라 그런가 열흘 전에 KTX를 예약했는데도 표가 없어서 대구부터 서울까지는 서서 왔네요. 그리고 나서 내렸더니 KTX 승강장 에스칼레이터는 공사중이라 그 긴 거리를 계단으로 올라가서 또 줄줄이 지하철 에스칼레이터가 지난 주 서울에 내린 폭우로 공사 중. 살려줘... 그래도 긴 여행이라 바닥에 밀착되는 낮은 굽(없다고 해야 할 듯)의 샌들을 신길 잘했네요. 휴 잘했다 나새끼...

일요일 저녁은 한강진에서 제가 주최한 모임이 있었습니다. 원래는 이속우화로 갈까 했는데 한 달에 한번 하는 예약에 장렬히 실패하고 2안으로 알아봤던 '소와 나'로 왔어요. 이태원과 한강진의 중간쯤,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 뒷편 골목에 있습니다. 길이 좀 복잡해서 지도에 의존해서 갔음.
들어갔더니 이미 모임은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최대 6인까지 착석 가능한 자리에 즤 모임(4인)+커플 일케 있었음.

미리 보기용 사진. 4인용 한우 5종 세트 고기입니다.

안에서 전용 셰프님이 잘 구워주심.

일단은 5종 세트로 시켰습니다. 먹다가 7종 세트로 변경하거나 단품 추가 가능합니다.

새우와 쥬키니. 쥬키니 즙과 짭짤한 새우가 잘 어울립니다.

5종 스타트. 샤또브리앙(안심 중심살)과 표고 버섯. 또 맨스플레인 쩌는 할재처럼 옆 자리의 좋은 친구에게 샤또브리앙이 프랑스의 낭만주의 소설가인데 말야 이 부위를 잘 먹었대 그래서 이름을 따고 어쩌고저쩌고 떠들었습니다. 그래도 잘 만나줘서 고맙다 친구야. 참고로 샤또브리앙의 '르네'는 근친 로맨스라 근친 매니아(...)인 제가 참으로 냠냠굿 좋아했습니다.

등심.

이 집의 시그니처 스지. 스지 매니아인 제가 참으로 열광했습니다. 쫀득한 식감과 육즙이 제대로.

칼채끝. 구운 파와 매우 잘 어울렸습니다.

5종 세트의 마지막 채끝등심. 농후한 계란노른자와 마요소스에 찍어먹으니 맛이 정말 녹진하니 좋았습니다. 그리고 구운 양배추도 은근한 단 맛이 일품.

 

기왕 돈 쓰기로 한 거 좀 더 먹자 싶어서 7종으로 변경했습니다. 참고로 전채+5종+가니쉬+소고기계란덮밥+떡 이렇게 하면 딱 배가 차는데 7종으로 변경하면 나중에는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부릅니다. 하지만 지금은 한 치앞을 모르고(거기다 탄수화물도 부족한 상태라) 질렀죠.

이렇게 7종 종료.

일행 중에서 단 거 못 먹는 자가 있어 설탕 토핑+조청을 보고 경악하며 손도 못 댔습니다. 저야 뭐 단 거 좋아하니 냠냠.

계산하니 인당 6만 9천원*4명+와인 하나 해서 35만원 나왔습니다. 소고기에만 집중해서 엄청 먹는 쪽은 아니고, 대접받는 분위기로 기분 좋게 한 시간 반-두 시간쯤 시간 보내려면 딱 좋습니다. 이 맛에 제가 돈을 버나 봅니다.

그리고 쫌 알콜이 오른 일행은 제가 길에서 보고 심상찮음을 감지한 뮤직바 'NUMB' 로 갔습니다. 제가 왕년에 참 좋아하던 밴드 U2의 노래 제목하고 같아서 꽂혔어요.

들어갔더니 뮤직 컴플렉스처럼 개별 LP 플레이는 아니고요, 자기 좋을 대로 신청해서 들을 수 있게 엄청난 음향과 방음 설비를 갖춘 뮤직 바였습니다.

https://youtu.be/N4jR1RNypG0

NUMB에 왔으니 NUMB을 들어 줍시다. 보노가 아니라 기타리스트 에지가 부르는 건데 그 어떤 자극과 욕망에도 무념무상한 그이의 덤덤함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그리고 그걸 들으면 자동으로 EVEN BETTER THAN A REAL THING도 들어주고 뭐 이거저거 듣다가...듣다가,,,

결국 폭주한 저는...

https://youtu.be/IxuEtL7gxoM

우리 오빠들의 이 노래를 듣고야 말았습니다... 이게 울 오빠들 최애 명반 사랑은 모든 것을 위한 것의 ICH TU DIR WEH라는 건데 소재가...내용이...어...암튼 참 강렬하고 좋은 노래입니다. 맨날 꼬진 랩탑으로 듣다가 사운드 극강의 바에서 들으니까 폭포수를 만나 샤워를 하는 기분...

암튼 뭐 사랑에 대한 내용입니다. 사랑은 여러 가지 형태가 있으니까여...

와인을 두 병 까고 있으면 이런 서비스 안주도 나옵니다. 기분이 좋아진 일행은 와인을 한 병 더 시켜, 전작까지 합치면 인당 와인 한 병씩 마시고 매우 신나고 행복한 밤을 보냈답니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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