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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에 일이 좀 있어서 서울-경기권 올라온 김에(10대 조카로부터 "이렇게 코로나가 퍼져 있는 시기에 수도권에 올라가는 건 좋은 생각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하고 힐난을 받았;;;; 맞는 말이죠 뭐) 부암동 투어를 반나절 했습니다. 영화 기생충 찍은 계단 좀 보고 서울미술관으로 가는 길에 배가 고파져서 들른 곳. 그럭저럭 미더운 구글 리뷰를 봤더니(여러가지 변수가 있긴 합니다만, 네이버 블로그 리뷰보다는 믿을 만 합니다. 특히 마음에 안 들면 가차없음) 평이 괜찮아서
가기로 하였습니다.

 

외관은 이렇습니다.

12월 31일인데 예약 안 하고 가서 살짝 쫄려 물어보니 자리가 다행히 있었습니다. 그것도 인왕산이 잘 보이는 자리로요. 그런데 한시 반~두시 사이에 예약이 몰려 있어서 그때 갔으면 못 앉을 뻔.

자리에서 찍은 인왕산과 부암동 나머지 풍경. 저기 왼쪽 건물 윗층의 프롬 이태리도 괜찮다고 합니다.

메뉴판 1.

메뉴판 2. 저는 들어오기 전부터 여기 레스토랑 앞에 프로모션하고 있던 버거 세트 중 칠리 콘 카르네 버거를 먹으려고 작정하고 있었습니다. 대체로 매우 대중적이고 귀얇은 취향답게, 레스토랑 이름을 따거나 프로모션하고 있는 메뉴, 혹은 메뉴판 제일 바로 위에 있는 요리를 주로 선택하거든요. 그런데 다움 코스는 왜 안 먹었냐면 저녁에 또 약속이 있어서 배를 좀 비워 두려고;

레스토랑 안이에요. 별실이 각각 두 개 정도 있고, 아주 크지도 작지도 않은 아늑한 레스토랑입니다.

일행이 시킨 카페 라테. 저는 호들갑스럽게 오오 맛있겠다 하고 있었는데 사장님께서 갓 내린 커피 한잔을 제게 서비스로 권하시면서 '커피를 좋아하는 거 같아서...'라고 했는데 전 커피를 좋아하긴 하는데 카페인을 못 먹어요; 하고 사장님의 마음만 고맙게 받았습니다. 뭔가를 좋아하는데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면 더욱 애절해지기 마련입니다. 제 경우를 차치하고라도 다른 테이블이나 일 때문에 온 분들 대하는 거 봐도 인심이 좀 후하신 분 같았습니다. 좋네요.

달팽이 압지가 귀여워서 찍었습니다. 20대땐 말라비틀어져서 ㄱㅇㅇ 감성이 돈을 주고 살래도 없었는데 중년이 되니 귀요운 건 귀욥게 보입니다.

제 몫인 칠리콘카르네 버거. 크림소스가 맛있는 새우꼬치가 따뜻할 때 얼른 해치우고 버거를 해체해 봅시다. 칠리 소스는 살짝 맵싹했지만 맛있어서 잘 먹었습니다. 저는 매운 걸 힘들게 먹는 사람이지 매운 걸 싫어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감자튀김도 실허니 꽤 먹을 만했습니다.

동행이 시켰어요. 모짜렐라 소스가 듬뿍 뿌려진 모짜렐라 버거. 한 입 얻어먹어보니 생각보다 안 느끼하고 입에 착착 붙는게 좋았습니다...만, 포만감은 칠리콘카르네 버거보다 훨씬 컸던 모양이었습니다. 역시 이 조합으로는 스테이크 코스는 글러먹었습니다. 

 

분위기 좋고 친절하고 서울 부암동 치고는 가격대도 합리적이라 좋은 데이트 내지 모임공간이 될 만 합니다. 주차장도 널찍해서 차 가지고 오기도 좋겠어요.

 

이렇게 먹고 서울미술관을 향해 떠났습니다. 이 때만 해도 서울미술관이...(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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