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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호텔 방에서 오전에 일하다 보니 맛있는 것도 먹고 싶고 청소하려면 방을 비워 달래서 살짝 이른 점심을 먹으러 가기로 했습니다. 쫌 뒤져 보니 도보 10분 거리에 평이 괜찮은 '삼대 닭갈비'와 '삼대 막국수'가 있더라구요.(아 지도 보니까 경춘선 남춘천 역 인근입니다) 둘이 붙어 있는 걸 보니 주인이 같은 모양인데, 닭갈비가 2인분인 듯 하여 막국수를 먹으러 출발했습니다. 아

대로변에서 살짝 안쪽에 있는데, 어차피 표지판이 커다랗게 있어서 찾기는 쉽습니다. 예상대로 삼대닭갈비 옆집이 삼대막국수. 주택을 개조한 큰 식당이었습니다.

들어가니 열한시 반이라 혼밥 하는 분들이 뜨문뜨문 있었습니다. 제가 혼밥을 썩 잘 하는 편인데(아 근데 혼고기는 하겠는데 혼곱창은 아직 못하겠...) 대체로 유명한 데서 혼밥을 퉁박 맞지 않고 하려면 30분 정도 살짝 일찍 가거나 한시 가까이 가는 게 낫더라구요.

미리보기용 막국수 중(8,000원) 참 잘 찍었죠? 갤럭시S23울트라 인물사진 2x의 위엄입니다. 제가 생각해도 저는 최애 사진보다 먹을 거 사진을 아리땁고 청순하게 찍는 거 같습니다. 거의 맵지 않고 입에 착착 붙는 양념장에 은은한 들기름 맛이 매우 좋았고, 메밀은 적당히 삶겨서 식감이 좋았습니다.

메뉴판. 저렴한 편이고 혼밥 하기도 괜찮습니다. 옆집 닭갈비는 닭갈비 25,000원. 근데 말타면 견마 잡히고 싶다고 닭갈비를 먹으면 볶음밥도 먹어줘야 하잖아요? 금방 2인분 됩니다. 만두, 도토리묵, 전도 맛있는지 옆에서 연신 시키심.

그리고 아무래도 궁금해서 호기롭게 시켰다가 만두 하나 먹고 고스란히 포장한 메밀만두국(만원). 마침 바빠서 저녁 먹으러 호텔 밖 나갈 겨를도 없는데 잘됐다 싶어서 공연 보러 가기 직전에 먹었습니다. 사방지는 불쌍하지만 내 밥은 내가 챙겨야지;ㅁ; 오래 놔둬도 크게 불지 않아서 밀가루보다 메밀이 낫더군요. 메밀이 성질이 냉해서 두 끼 연속 먹으면 안 그래도 썩 좋지 않은 위에 부담이 가지 않을까 싶었는데 만두의 돼지고기 덕분인가 괜찮았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왜 맛집인지 알겠더군요. 토속 음식만 고집하지 않고 경주 가서 피자나 파스타처럼 지방의 현대 요리도 즐기는 김영하 선생이 멋지다고 생각은 하는데..
그래도 춘천은 닭갈비와 막국수죠.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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