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1일차 동선: 안산(...)-부여버스터미널-부소산성-낙화암-백마강 수상관광-숙소-궁남지-숙소

6월 17일-18일 양일간 충남 부여에 다녀왔습니다. 다녀온지는 좀 됐는데 게을러서 묵혀두고 있었네요. 하긴 후쿠오카 여행기는 두달째 묵히고 있는데요 뭐;;;

일단 출발은 동행 집인 안산에서 시작합니다. 각자 출발해서 여행지에서 만나는 방법도 있긴 한데 신라 권역에서나 괜찮지 백제 권역에선 심히 동선이 불편해져요. 하여 서울경기에 다른 일로 올라간 김에 동행과 같이 출발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소요 시간은 대략 세 시간.

대개 작은 시가 그러하듯이 부여버스터미널은 구시가지 중심에 있습니다. 제일 인접한 유적지는 정림사지오층석탑과 정림사지박물관인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그날이 월요일이라 휴장&휴관. 점심 먹으려고 전통시장쪽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순영님의 완쾌를 기원합니다.

현지 분들이 많이 오시는 막국수 가게에서 점심. 그 때 깨달아야 했어요. 이게 제일 맛있는 식사가 될 거라는 걸;;;

엔간한 박물관이나 문화단지는 월요일 휴관이라 야외 환경으로 볼만한 부소산성과 낙화암을 낮 코스로 잡고 갔습니다.


부소산성 초입에 있는 (구)부여박물관 (현)문화재연구소. 한국 근현대건축의 거장인 김수근의60년대말 작품입니다. 지붕부터 대문까지 일본 신사나 도리이를 떠올리게 하여 완공 전부터 왜색 논란이 엄청났다고 하더군요. 판단은 각자의 몫이지만 와 이거 굉장하다-근데 이게 왜 백제수도 부여 박물관 건물이야-1960년대말에도 시기상조였지만 지금도 논란은 꽤 있을듯 이런 감상이 들었습니다.

자, 이제 낙화암 보러 부소산성 올라갑니다. 부소산이 해발 백몇십미터라길래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걸어갔어요. 처음은 정말 완만한 둘레길 코스더군요. 한데 낙화암으로 가면 갈 수록 뾰족뾰족 돌길로 은근 험준해지는데 제 차림은...


6센티짜리 한들한들한 굽의 샌들이었습니다.


이 때까진 매우 무난했습니다만...


여기서부턴 자기 자신에 대해 욕이 나오는 구간이었습니다. 낙화암은 야사처럼 삼천궁녀가 빠질 만큼 드넓은 곳은 아닙니다만 저처럼 넋놓고 올라갔다가 경치 보다 감상에 젖어 탁주 한 사발 들이키다 실족하는 사람들은 왕왕 있을 듯 합니다.

낙화암에서 내려가면...


한 모금에 3년씩 젊어진다는 신비의 샘물이 있습니다. 근데 마시고 반로환동해서 출세한 할배는 해피엔딩이라 치고 다 늙은 남편이 애로 돌아오자 육아해서 뒷바라지하고 새장가 보냈을 걸로 추정되는 할매는 뭔 죄래요. 이승만 부처가 와서 물마시는 사진이 있길래 할배 이 깡촌까지 꾸역꾸역 와서 좋은 거라면 다 처마신다고 욕을 했습니다(...)


딱히 떠나는 시간 없이 대충 사람 모으면 떠나는 백마강 유람선.

내려서 제 발이 아작난 걸 확인하고 택시를 불러서 숙소로 가 이른 체크인을 했습니다.


부여 외곽에 있는 한옥게스트하우스 ‘부여정’입니다. 주인분도 친절하고, 시설도 깔끔하고 괜찮습니다. 가족 단위면 부여 롯데리조트가 최적일테고, 모텔이 별로다 싶으면 괜찮은 선택입니다.

두어시간 쉬고 백제 무왕이 만들었다는 국내에서 제일 오래된 인공 연못 궁남지에 갔습니다.

​​​


가벼운 마음으로 갔는데 반만 둘러보고도 두시간 남짓 걸렸습니다. 6월말-7월초 연꽃 축제에 못 와서 아쉽네요.

어스름녂까지 잘 보고 저녁 먹으러 인근 조성된 먹거리타운 갔더니 죄다 연잎밥정식밖에 없어서 그나마 평이 양호한 로컬 중국집에 갔습니다.
(사진 생략)
​​​​양으로 압도하는 괴식이었습니다.

-다음 편에서 계속-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