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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자영업 관련이든 직장 관련이든 집에서 일하는데요, 아파트 단지에서 뭔 점검 보수를 한다고 해서 5시간 동안 단전으로 전기 끊김+인터넷 안 됨+티비 안 됨+물도 끊김 이래서 노트북 싸들고 밖으로 피난을 갔습니다. 근데 예정된 시간보다 30분 먼저 엘리베이터 가동이 중단되어 1n층에서 계단으로 내려감...아직 오래 계단 내려가면 발목이 시큰한데 나한테 왜 이래 ㅠㅠ

 

여튼 집순이답게 나가면 이것저것 다 처리하고 옵시다. 저는 몇 년째 연산역에서 병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근데 오늘은 시간도 넉넉하고 해서 식사도 해결하고 일도 이 곳에서 하자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카카오맵(네이버맵보다는 좀 솔직함)+네이버맵(리뷰는 많은데 광고 많음)+구글맵(리뷰 적은데 제일 솔직함)의 집단 지성을 믿고 주변 식당을 수배해 보았습니다. 여기서 호평과 악평이 공존하는 국도밀면이라는 집이 있더라구요. 극 최근까지 밀면 한 그릇에 2천5백원하는데 물가 인상으로 고심끝에 3천원으로 조정했다는 곳. 궁금해서 가 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연산 로타리에서 교대역 쪽으로 어째저째 5분쯤 가면 있습니다. 일단 사장님이 직접 배달하는 오토바이와 '기계밀면' 그리고 가성비 음식을 추구하는 유튜버 야식씨로 이 집의 정체성을 좀 알 것 같네요.

와 진짜 싸네요.  한 명이서 밀면 보통+짜장면 보통을 시켜 먹는 경우도 있다는데 전 그날 좀 더워서 밀면 곱배기(4천원)을 시켰습니다.

국내산 소사골을 12시간 이상 푹 고았다고 합니다.

자가 제면이라 엄청나게 쌓여있는 밀가루.

안은 이렇습니다. 저같이 겨울에도 냉면/밀면 즐겨먹는 사람에게는 '사계절 밀면합니다'가 매우 기꺼운 말입니다.

밀면 곱배기(4천원). 음, 요즘 부산 시내에서 밀면 곱배기 먹으려면 8천원~9천원은 줘야겠군요. 맛이 아주 뛰어나거나 제 취향에 아주 들어맞지는 않습니다. 근데 또 밀면 자체가 엄청나게 고급진 요리도 아니라서 그냥저냥 전 만족. 오히려 제가 좀 더 흥미있었던 건 가게 분위기. 서울 낙원상가 닭곰탕(제가 먹을 땐 3천원이었는데 올랐나)/시락국밥(2천5백원이었는데 올랐겠죠) 노포랑 비슷하게 주머니 가벼운 나이 지긋한 분들로 문전성시를 이룹니다(그런 데 치고는 술을 안 팔아서 신기. 국수류만 팔긴 하지만 술쟁이는 국수 한 그릇으로도 몇 병 가능<-;;;) 암튼 저렴한 할배 갬성 노포 좋아하시면 부산 내에서 와볼 만 합니다.

 

먹고 나서 일하러 사이먼 커피로 출발. 스벅 큰 매장도 있었는데 이왕 갈 거면 안 가본 로컬 매장 가 보자 싶어서.

비교적 넓고 밝은 분위기의 깔끔한 갬성 카페.

가격은 스벅보다 좀 낮은 편입니다. 이미 낮 열두시가 넘은 시간대라 전 디카페인 아메리카노 시킴.

구움과자 종류가 평이 좋았는데 전 밀면 대짜 먹어서 패스.

파베 초콜릿 같이 주는 센스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친절하고 커피 맛도 좋은 편. 두 시간쯤 일하기도 괜찮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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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는 부산역 앞에서 지인이 저녁을 찍고 올라간다길래 출동하였습니다. 같이 꼭 가고 싶은 곳이 있었거든요.

어, 부산역 1번 출구에서 거하게 금색 붉은 색으로 번쩍이는 차이나타운 꺾어서 위로 올라가다가, 부산 화교 초등학교 지나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바로 보입니다.

들어가면 메뉴는 심히 단촐합니다.
돼지수육(만원)-1인당 1인분 이상 주문 요
물국수(3천원)
열무국수(4천원)
끗.

이 집의 존재 이유 돼지 수육.

하나하나 다 맛있으면서 수육을 뒷받침하는 양념장과 밑반찬.

심히 청순하고 착착 감기는 물국수. 여름에는 열무국수 정도의 변주를 줄 수는 있겠어요. 뭔가...뭔가...암튼 면 뽑기의 달인이시라고 합니다.

저는 하아안참 전에 이 집에 와서 이 집의 잡내 없고 야들한 수육 맛에 반했으면서 몇 년만에 이제서야 다시 와 보네요. 평냉은 그립네 어쩌네 염병천병을 떨어대면서(낙원동의 유진식당 잘 있겠죠? 으흐흑) 왜 그럴까 생각해봤는데요...

저녁 먹으면서 얇보드레한 돼지 수육을 먹을 수 있는 집은 돼지국밥+갓 쪄낸 수육 한 접시라는 수육 정식(8~9천원)이라는 이름으로 너무 많은 거예요. 물론 이 집 수육 솜씨가 훌륭하긴 합니다만 이미 소주를 마시는 입장에선 이놈이나 그놈이나...;;;

그리하여 이 집은 어차피 아홉시 쯤에 문 닫으니께 국밥 없이 1차로 알차게 드실 분들이 좋을 거 같아요. 이 집의 흥행을 걱정하는 건 아닙니다. 저 따위가 걱정 안 해도 너무 스테디하게 잘 나가심 ㅎㅎ 그러나 돼지국밥에 거부감이 있지만 부산역 앞 적당한 노포에서 한잔 마시고 기차 타실 분들에겐 매우 좋은 선택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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